과거부터 자주 있던 말이죠. 쇠말뚝이라던가 행정구역 이름 바꾸기라던가.


사실 이거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었는데 최근 논문을 보다가 한 구절을 보고 다른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우리의 이런 민족혼, 민족정신, 민족정기와 같은 개념은 사실 일제 강점기 식민지 시기를 거치면서 '국가 잃은 민족'의 사기 고취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입니다. 


사회학자 겔너는 민족주의에 대하여 '정치적 단위와 민족적 단위가 일치해야 한다고 믿는 정치적 원리'라고 말했는데, 이러한 정의는 한국에서는 이미 전통시대에 이 과제를 완수하였으며 '자연스럽게' 일치되었다고 당연시해왔습니다.


하지만 20세기에 일본에 국권을 침탈당하는 식민지 시기를 거치며 이러한 믿음이 깨지게 되었고 그에 대한 반동으로 이런 민족정신, 민족혼 등등의 영적 개념이 더욱 활성화 되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일본의 입장에서는 아무런 생각 없이 측량을 위해 쇠말뚝을 박고,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어디까지나 국가의 행정구역 설정은 자신들의 행정적 편의를 우선하기 위해 생겨나므로) 이런저런 이름을 등록하고 고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행위를 민족혼의 손상으로 인식하게 되면서 이렇게 지금까지도 이런 문제에 민감해진 것 같습니다.


사실 일제는 그냥 생각 없이 한 행위인데 받아들이는 우리의 입장의 경우에서는 이러한 민족의 손상으로 비치게 된다는 것이지요.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일제가 남긴 ~하면서 이런 글들이 떠도는데 아마 이러한 것이 기반이 되어 한국에서 유독 활발한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