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샤 아르젠티 레이바흐

이리나 바이올렛 미나스

아리아 미누이트 레이바흐

1 2, 3편 못보신 분들을 위해

1편 : https://arca.live/b/commission1/37543797

2편 : https://arca.live/b/commission/44190283

3편 : https://arca.live/b/commission/55186548

이번 파트는 좀 야한건 없는거같은.. 중간과정같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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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숫캐와 그의 첩인 아리샤가 식장을 나서 맨 처음으로 향한 곳은 숫캐의 새 집이었다.

결혼을 했으니 신혼여행을 해야 하건만, 지금은 겨울이라 어딜 가도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알래스카에서 그랬다가는 얼어 죽기 십상이었기에, 안구타는 신혼여행을 못하는 그들 부부를 위해 원래 숫캐가 사는 허름한 헛간 대신 새 집을 줬던 것이다.

'여.. 여기가... 주인님의.. 집...?'

집 안은 정말 깔끔하게 잘 치워져 있었으며, 있어야 할 가구들이나 집기들이 잘 정돈되어 있었다.

한 눈에 봤을 땐 정말 신혼집으로써는 최고의 집임에 틀림이 없었다. 물론 새로 입주한 신혼부부가 정상적인 구성과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 문제였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적인 집이었지만 세세히 살펴본다면 마치 노예와 주인이 사용할 것임을 반영이라도 하듯, 식탁에도 의자가 단 하나밖에 없었고, 쇼파 등의 안락함을 위한 가구들도 모두 하나씩 밖에 구비되어 있지 않았다. 이런 것들은 모두 첩과 서방님의 서열 차이를 드러내기 위한 것임이라.

방은 2개가 있었는데, 신랑의 방이라고 되어있는 방은 당연히 숫캐의 방일 것이었다.

방문 또한 어떤 마법이 걸려있는 것인지, 숫캐가 문 앞에 서기만 하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것이었다.

끼이익...

문이 열리자 개가 뛰어다녀도 좋을 만큼 매우 넓은 공간에 강아지용 장난감, 간식 등 숫캐가 좋아할 만한 것들이 잔뜩 널려 있었고, 무엇보다 방 중앙에 킹 사이즈는 훌쩍 뛰어넘을 듯한 하트 모양의 침대가 놓여 있었다.

하트 모양의 침대를 본 아리샤의 머릿속에서는 낮의 교미가 다시금 생각났다.

'여.. 여기서... 식장에서 그랬던 것 처럼... 범해지는 걸까...?"

그르르르...

침대를 보자 다시금 욕정이 동한 것인지, 숫캐가 낮게 으르렁거리며 아리샤를 쳐다봤다.

"앗.. 아앗♡ 한지... 어..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큥, 큐웅!

빨리 보지나 대라는 듯 자신을 쳐다보는 숫캐의 눈길에 음문이 살짝 빛을 발하면서 그녀의 자궁이 욱씬거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처녀까지 억지로 빼앗아가고 숫캐였건만, 계약 때문인지 숫캐가 자신을 쳐다보면 명령과 욕정을 거부조차 하지 못하고 오히려 스스로도 기쁘게 받아들이게 되는 그녀였다.

뚜벅, 뚜벅

'앗.. 아앗... 왜.. 왜... 늠름해보이지.. 앗... 하아♡'

숫캐가 점점 다가오자 얼굴까지 붉어지며 보지에서는 암컷즙이 주르륵 나오기 시작한 아리샤였다.

그녀는 아예 숫캐가 박기 좋도록 스스로 엎드리며 보지를 벌리고는 유혹하는 것이었다.

질처억♡

"아핫♡ 하.. 한지는 어.. 얼마 안됐지만... 주인님께서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삑삑! 삑삑!

그때, 불행인지 다행인지, 숫캐에게 마법으로 무언가 연락이 왔고, 숫캐는 이런 타이밍을 끊다니 귀찮다는 표정으로 툴툴대더니 아리샤에게 노예면 노예답게 집이나 잘 보고 있으라고 말하고는 그대로 집 밖으로 나가버렸다.

"아흣♡ 이.. 이렇게 만들어놓고.. 가버리시면..."

이런 상황에 나가버리다니, 괜히 자신의 보지만 만져대며 아쉬운 감정을 달래보는 아리샤였다.

그러나 계약에 따라 자기 자신의 만족 보다는 오직 숫캐만의 만족을 위한 몸이 되어버린 건지, 스스로 자신의 보지를 훑는 것으로는 식장에서의 그 쾌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학♡ 이.. 이상하네.. 왜.. 안되는...!'

쾅! 철푸덕!

그렇게 숫캐의 방에서 엎드려서 스스로 보지를 만지던 아리샤는, 숫캐가 방을 나가자 강제로 방 밖으로 밀려나며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바닥을 뒹굴었다.

"아얏... 아.. 아파..."

아무래도 이 방은 숫캐의 동행이나 허락 없이 다른 사람이 들어갈 경우 강제로 추방하는 마법이 걸려있는 모양이었다.  

그녀가 넘어진 곳은 우습게도 자신의 방이나 다름없는 신부의 방 문 앞이었다.

'시.. 신랑의 방이 저 정도면... 신부의 방도 그에 못지 않겠.. 지...?'

방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일반적인 거실보다도 더 큰, 개가 뛰어다닐수도 있을 것 같은 공간에 안락한 침대와 개가 좋아할만한 것들이 잔뜩 널려 있었으니, 신부의 방도 비슷하게 꾸려져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 집이 첩보다도 못한 소유물 취급의 육노예아내와 숫캐라는 비정상적인 가족이 살 것이라는 전제 하에 설계되어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끼이익...!

아리샤가 신부의 방의 문을 열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신랑의 방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좁은 공간이었다. 

거기에 벽에 잔뜩 나열되어 있는 음행들을 위한 도구들... 남근 모양 조각부터 시작해서 질 속에 집어넣으면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마법 로터와 삼각목마, 밧줄, 입을 막아버리는 개구기, 안대, 팔, 다리의 구속구 등 하드한 SM플레이에서나 볼 법한 것들이 즐비했다.

"아.. 아아..."

놀란 아리샤가 옷장처럼 생긴 것을 열어보았지만, 역시나 그 안에도 정상적인 옷은 없었다.

마치 이런 천박한 복장이나 입고 네 숫캐 주인님을 열심히 유혹해 보라는 듯,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강아지 귀 머리띠와 꼬리모양 애널비즈, 강아지 손, 발바닥 모양 탈이었다.

"그.. 그런... 아아아..."

역시 여기서도 자신의 취급은 내킬 때 박아서 새끼나 낳게 하고 귀찮은 잡일이나 전부 하는, 그런 임신육노예나 다름 없는건가? 라고 생각한 아리샤가 황급히 옷장을 뒤져 봤지만, 어디에도 자신을 인격체처럼 대해줄, 그런 복장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가슴과 성기 부분이 동그랗게 잘려져 나간 수영복이라던지, 거의 투명한 천으로 만들어져 치부를 가릴 수도 없게 만든 무희복, 오늘 결혼식때 입었던 것처럼 가슴과 보지를 오히려 드러내주는 변태같은 웨딩 드레스... 이런 옷들이 자신은 그저 숫캐의 씨받이나 다름없는, 그것도 하기 싫지만 해야만 하는 그런 상태임을 다시금 자각하게 해주었다.

심지어 이런 음란하고 천박한 복장과 도구들 조차 자신이 내킨다고 사용할 수 있는게 아닌, 숫캐의 허락을 받아야 사용이 가능한 것들이었고, 이 집 안에서, 아니, 이 신화 안에서 자신은 언제나 알몸에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개목걸이, 그리고 숫캐가 이끌 수 있도록 목줄을 차고 있는 것이 기본 복장이었다.

즉 그녀는 마음대로 옷 조차 갈아입지 못하고 숫캐의 취향에 맞춰져 옷을 입혀지는 인형이나 다름없는 존재라는 말이었다. 물론 숫캐의 성욕에 깔려 범해지고 임신하여 새끼까지 낳게 될 것이므로 인형보다도 못한 존재일지도...

털썩...

옷장 안을 전부 뒤져본 아리샤는 털썩 주저앉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숫캐가 자신과 멀리 떨어졌기 때문일까? 생각 개변으로 인해 숫캐님을 자신보다 더 우위에 두고 섬겨야 하며 그럴 때 가장 행복하다는 생각은 점점 줄어들고, 다시금 숫캐에 대한 혐오감과 안구타에 대한 증오심,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러나 분노, 증오, 혐오보다도 더 크게 피어오르는 감정은 절망이었다. 함정에 빠진 것은 맞지만 자기 스스로 해버린 계약이었기 때문에, 되돌리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었다. 거기에 욕심에 눈이 멀어 이런 멍청한 계약마저 덥썩 받아든 자기 자신에 대해, 그리고 시간의 신의 조언을 무시하다가 결국 이지경까지 와버린 것에 대한 자책까지 밀려들어왔다.

"흐윽... 시.. 싫어... 흐어엉..."

그렇게 눈물을 흘리던 아리샤가 방의 구석에서 발견한 것은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개집과 개밥그릇이었다.

신부이면서도 신부의 방에 있는 물건들 중 어떤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지만, 그녀가 유일하게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자신의 개집과 개밥그릇이었다.

자신의 모든 권리와 재산, 격과 업까지 모두 갖다 바친 결과가 이런 암캐만도 못한 취급이라니.

"아.. 하하... 크흐흑... 크힛힛..."

사람이 너무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면 오히려 웃음이 나온다고 했던가? 이런 모순적인 상황에 허탈해하며 눈물을 훌쩍이면서도 웃는 아리샤였다.

그러나 이렇게 벼랑 끝에 몰릴 정도의 절망감과 자책감을 어디에 표출할 방법도 없었고, 이대로 계속 숫캐의 씨받이를 하며 살아간다 해도 결국엔 숫캐의 새끼들을 낳으며 숫캐의 뒤치닥꺼리나 하면서 살아갈 것을 생각하니 더욱 더 캄캄해지는 그녀였다.

"흐윽.. 미.. 미안해요.. 단원 여러분..."

결국 아리샤는 생애 처음 겪어보는, 이런 버텨봤자 출구도 없고 빛조차 들지 않는 상황에 절망하여 자살하기로 마음먹었다.

으드득!

"어.. 어라...?"

당장 이용할 수 있는 날카로운 것이 없었기 때문에 혀를 깨물고 자살하려고 했던 아리샤였지만, 이빨은 혀에 상처를 내기는 커녕 제대로 닿지조차 않았다.

"왜.. 왜...?"

여러 번 시도해 보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하핫, 나.. 자살도 할 수 없는거야...? 그냥 이렇게 저 냄새나고 더러운, 비루한 개새끼한테... 원할 때 마다 몸이나 대주면서, 새끼나 낳고 살아야 하는거야...? 하하.. 하하하..!"

눈물을 주르륵 흘리면서도 웃는 아리샤의 모습은 마치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마음이 부서진 사람 같았고, 그녀의 웃음소리는 공허하지만 슬픔과 절망이 가득 담겨있었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목숨 또한 자신의 것이 아니게 되어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참을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한 아리샤는 지친 몸을 이끌고 자신이 유이하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물건인 개집 안으로 몸을 집어넣었다.

"큭큭.. 그래... 암캐면 암캐답게.. 개처럼 행동해야지..."

스스로 암캐라고 자조하며 좁아 터진 개집의 입구에 몸을 쑤셔넣는 아리샤.

아리샤가 지금은 개와 다름없는 짐승의 격을 가지고 있지만 몸은 사람임을 그나마 고려한 것인지, 개집은 겉으로 보기엔 일반 개집 크기에 좁아터진 입구였지만 안에 들어가보니 큼지막한 상자와 같은 느낌으로 아리샤의 몸을 구부정하게 뉘이기는 충분한 공간이었다.

"후후.. 숫캐의 멍청한 사탕발림에 속아넘어가는... 암캐에게 딱 어울리는... 그런 집이네..."

몸을 새우처럼 말아 옆으로 누우며 아리샤는 자신에 대한 자조적인 생각을 계속 이어갔다. 

하지만 하루만에 너무 충격적이고 많은 일들을 겪어서 지친 탓이었을까? 눈물을 주르륵 흘리던 그녀는 그런 어정정한 자세로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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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한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안구타가 한 일은 차원이동 방지용 좌표 혼란 마법을 풀어놓는 것이었다.

차원이동 방지를 해 놓은 것은 DTS가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지금까지는 모두 주신이 세워놓은 규율에 의한 적법한 계약이었기에, DTS가 총 출동하여 이 결혼식의 이행을 방해한다고 하여도 인과율을 어긴 상태라 힘의 대부분을 발휘할 수 없어 손쉽게 물리칠 수 있을 테지만, 하객들 그리고 전 차원으로 중계되는 식을 관람중인 시청자들 중에서는 그런 조금의 소란조차 싫어하는 존재들과 신들이 많았기 때문에 막아두었을 뿐이었다.

이제 하객들과 시청하는 존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쇼는 모두 끝났고 차원이동을 계속 방해해 두더라도 언젠가는 그들이 넘어와 이의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차라리 먼저 선수를 쳐서 싹을 자르기 위함이라.

역시나 혼란 마법을 풀자마자 이누이트 신화로 접근해오는 존재들이 느껴졌다.

번쩍!

푸른 빛이 여러 줄기 터져나오며 사람이거나 사람이 아닌 존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 역시나 집 문을 열어 놓기만 하면 이런 날파리들이 바로바로 들어온단 말이지..."

계획이 성공한 것에 대해 자축하며 자신의 정원에서 새신랑이 된 숫캐를 불러들여 티타임을 가지고 있던 안구타는 의자에 편하게 기대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흥, 가증스러운 소리는. 아리샤 언니에게 무슨 짓을 한 거죠?" 

그들을 통솔하는 존재인듯한, 은발에 머리에 뿔을 달고 있는 용족 여인, 이리나가 입을 열었다.

"무슨 짓을 하긴, 그저 난 낚시를 하듯 미끼를 드리웠을 뿐이네. 물론 미끼가 정말로 탐스럽긴 했지만 그렇게 덥썩 물어줄 줄은 몰랐지만. 덕분에 우리 신화도 안정적으로 잘 굴러가고 있고, 큰 업도 하나 마쳤으니 서로 좋은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정확히... 무슨 일을 한 것입니까?"

"뭐.. 그냥 업을 잔뜩 달아놓은 계약서를 던져 줬더니 순진하게 사인하길래, 여기 신붓감이 없어서 장가도 못가고 있던 불쌍하고 늙은 숫캐랑 붙어먹게 했을 뿐일세."

"그.. 그런...!"

"이익... 아리샤 언니는 그저 업을 회수해서 알카디아 왕국을 원래대로 돌리려고 했을 뿐이라구요! 그런데.. 그런데 대체 왜 이런 짓을... 너무하잖아요!"

아리샤와는 전혀 닮지 않은 의붓동생인, 갈색 머리에 작은 체형의 아리아 또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분노를 터뜨렸다.

안구타는 역시나 우리들이 만든 피조물일 뿐인 저 생명체들과는 말이 통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너털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크크큭, 너희들은 개미들이 갑자기 너희들에게 닿겠다며 탑을 쌓기 시작한다면, 무슨 생각이 들 것 같나?"

"으드득.. 언니가.. 언니가 무서웠던 거죠? 당신들에게 위해를 가할 까봐?"

"아리아, 그만. 이럴땐 더 냉정해져야 한단다."

"본인들과 동등하게 될 만큼, 아니, 위협이 될 만큼 큰 업들을 성공시키고 쌓아가며 힘을 모으고 있었으니까! 두려웠겠죠!"

이리나의 제지에도 아리아는 이를 갈며 안구타에게 쏘아붙였다.

그 말을 들은 안구타는 눈이 동그래져 아리아를 바라보더니, 배를 부여잡고 박장대소하며 말했다.

"푸흡... 푸핫핫! 으핫, 으하하! 정말 웃기는군! 정말 당돌하면서도 멍청하기 짝이 없는 인간 계집년이구나. 인간이 두려워? 우리가? 왜? 한낱 인간이 업을 좀 더 가졌다고 두려웠겠나? 그 업에 걸맞는 그릇도 가지지 못한 인간인데?"

"그.. 그렇지 않고서야... 왜.. 왜 이런 짓을..."

안구타의 말에 당황한 아리아가 묻자, 안구타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야.. 재미있잖아?"

"뭐.. 뭐라고?"

"영겁을 살아가는 존재들과 신들은 생각보다 유희거리에 목말라 있다고? 이렇게 자극적인 유흥거리 하나를 던져주면, 또 몇 백년간은 잠잠해지는게 그들이야. 왜, 우리가 우리의 피조물들을 마음대로 한다는데 무슨 불만이 있는가? 너희들도 재밌기 위해서 벌레들을 밟아 죽이지 않는가? 심지어 그것들은 네놈들의 피조물이 아닌데도 말이다."

"그.. 그런 말도 안되는.. 고작 그딴 이유로 언니를 그렇게 만들었다는 거야..?"

"물론 네 말도 맞긴 맞지. 자기 업 조차 챙기지 못하는 반푼이 모지리같은 반신 나부랭이들이 그년이 업을 모은다고 하자 시기하기도 했고 격을 높여 선신이 되어 새로운 신화를 개척하려는지도 모른다는 소리도 했지만... 뭐, 진짜 실세인 신들에게는 개미나 저 암캐년이나 다를 바가 없지 않겠나? 그저 표면적인 이유로 감히 신에게 도달하려고 하니 천벌을 내린다.. 고 그 년한테도 말해놨지만 실상은 그저 지 밥그릇도 못 챙기는 병신같은 반신 놈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고 신들도 재밋거리를 하나 챙기려고 했을 뿐이야."

"이.. 이이익...!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 집어 치워!"

"아리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분노한 아리아는 이리나가 붙잡고 있던 팔을 쳐내고는 자신의 창을 꼬나쥐고 안구타에게 달려들며 강령술을 통해 그의 심장을 찌르려 했다.

그러나 피하지도 않고 그저 히죽히죽 웃으며 바라보고만 있는 안구타.

"하아아압!"

팅!

그러나 웨어베어는 물론, 그 단단하다던 드래곤의 비늘도 찢어 발길 수 있는 그녀의 강령술은 안구타의 옷마저 뚫지 못하고 튕겨져 나갈 뿐이었다.

"어.. 어째서...?"

"아리아. 내가 흥분하지 말라고 했잖아. 상대는 지금 우리보다 우위라고."

"큭큭, 역시 드래곤 아가씨는 잘 파악하고 있구만. 크로노스에게 힘을 다 빼앗겨 껍데기만 드래곤이긴 하지만 그 통찰력은 어디 가지 않은 모양이야?"

"흥, 힘을 뺏겼다고 드래곤이라는 본질은 사라지는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렇게 낮아지면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있었죠."

"뭐, 그래서 그렇게 멍청하게 네 힘을 다 내줬나? 너도 지 밥줄 못챙기는 반신 반푼어치들과 다를 바는 없구만 그래?"

"지금 도발하는 건가요? 아쉽게도 상황이 급해서, 넘어가 드릴 순 없군요."

안구타는 자신의 도발에도 넘어오지 않는 이리나를 보며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호오.. 듣기로는 허당에 바보같은 드래곤이라고 하더니, 그냥 네 본성을 숨기고 있던 것이었구만? 그 암캐년이랑 계약을 맺은 건가? 의자매 결의라도?"

"그런건 당신이 알 바는 아니죠. 아무튼, 아리아의 공격이 전혀 닿지 않는걸 보니... 계약은 정말 언니의 의지로 맺은 것인가보군요."

"그래. 그렇다면 당연히 순리대로 흘러가는 업의 인과율을 방해하고 거스르려 하는 너희들의 힘이 우리에게는 닿지도 않을 정도로 약해진다는 걸 알겠지?"

"계약은 의지대로 맺을 수 있지만, 언니가 계약서를 보지도 않고 사인했을 리가 없어요. 무슨 술수를 부린거죠?"

"그냥 신의 힘을 쓰지 않고는 읽지 못하도록 조항들을 집어넣었을 뿐이다. 그 위에 쓰여져 있는 글씨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들이지. 네년의 언니라는 년은 그 글씨만 보고 냉큼 싸인 해버렸지만."

"하.. 그건 이중계약이잖아요! 주신께서 그런 걸 인정할리가...!"

당황해 말하는 이리나에게 당연하다는 듯 답변하는 안구타였다.

"아아, 당연히 신과 동등하게 계약을 하려면 동급의 능력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게 기본 아닌가? 지금까지 대부분 DTS에게 친화적인 신들만 만나서 그 신들이 배려해줬을 뿐이야. 거기에 저 암캐년은 신의 능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을 뿐이지. 시간의 신과 꽤나 반목했다고는 하지만, 자업자득 아니겠는가? 진짜 신의 조언마저 무시하고 인과율도 어겨가면서 업을 모으다 보면 이렇게 천벌이 떨어질 수 밖에."

"그.. 그럼 이.. 이게 정말 적법한 계약이라고 인정되었단 말인가요? 당신의 업과 능력을 소모해서 그 어긋난 인과율을 채우고 있는게 아니라...?"

"나한테 무슨 이득이 있다고 그런 순리를 거스르는 일을 하겠나? 그리고 그랬다면, 아까 저 년의 강령술 내린 창을 튕겨낼 수 있었을까? 우리 드래곤 아가씨도 흥분하니까 점점 머리가 나빠지는 모양이군그래?"

"으드득..."

"이 계약은 확실히 주신의 규율에 따라 이루어졌고 적법하다고 평가받은 계약이니, 더 할 말 없으면 그만 돌아가보는게 어떤가? 나도 대놓고 나는 니가 싫어요 하는 놈들하고 기싸움하는 취미는 없는데?"

"좋아요. 하지만.. 어떻게든 언니를 되찾으러 올겁니다. 반드시..!"

이리나가 안구타를 노려보다가 돌아서자, 아리아와 다른 단원들은 그녀를 붙잡으며 말했다.

"이.. 이리나님... 정말 이렇게 돌아가는 건가요?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벤다고, 뭐라도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구요!"

"이미 네 공격도 전혀 통하지 않을 정도로 순리대로 흘러가고 있는 일을 신의 힘도 없는 우리가 역행하려고 한다는 건 몰살당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거기에 우리 또한 저런 식으로 묶어두기 위해서 우리가 빌미를 만들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을거야. 지금 덤비는건 오히려 저쪽에서 바라는 일..." 

"그.. 그렇지만..."

"지금 아리샤 언니를 구할 수 있는 건 우리밖에 없어. 차라리 더 좋은 방법을 강구해서 다시 오는게 좋을 것 같구나. 미안하다.."

이리나는 씁쓸한 표정으로 전원 퇴각 명령을 내렸고, 잠시간의 푸른 섬광이 번쩍 하자 그들은 언제 있었냐는 듯 사라져 버렸다.

대원들을 먼저 보내고 마지막으로 이리나가 사라질 때, 아리샤의 주인이 된 숫캐가 그녀를 음욕 가득한 눈길로 쳐다보는 걸 고민에 빠진 이리나는 알 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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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은 약간 중간정리하는? 느낌의 파트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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