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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열린 마을은 평소의 한산한 모습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활기찼다.

가게마다 밝혀진 반짝이는 등불들은 간단한 마법적 처리가 이루어져 뜨겁지 않으면서도 밝은 빛을 뿌렸다.

밝은 빛 아래의 가판대에는 아카데미에서는 보기 힘든 물건들이 가득했다.

마법적으로는 가치가 없지만, 사람들의 생활감이 느껴지는 모자나 장식부터 시작해서 맛있는 군것질거리까지.

제멋대로 구워져 우습게 생겼지만 금방 오븐에서 나와 모락모락 김을 내는 초코 쿠키가 그녀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결국 지나치지 못한 그녀의 발끝이 멈추어 섰다.

아름다운 날개옷의 끝자락이 가볍게 흔들리며 바스락거린다.

"..."

허리춤을 흐르는 긴 금발이 가볍게 찰랑이고, 작은 입술이 벌어지며 들린 작지만 아름다운 음성은 점주에게 작은 충격을 선사했다.

장이 열릴 때 가끔 아카데미 출신의 학생들이 들러 물건을 사가거나 할 정도로 제법 연관이 있는 곳이지만

아카데미에 이런 미인이 있다는 소식은 그도 들은 적이 없었기에.

고고하면서도 우아한 모습을 한 채 쿠키를 가리키며 옆의 사내에게 말을 거는 모습은

뒤늦게 사내를 발견한 점주를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옆에 남자가 있었나?'

"저기요?"

그 사내가 말을 걸어온다.

그럭저럭 잘 생겼다 정도의 감상밖에 떠올리지 못한 점주는 

왜 같이 다니지? 같은 의문을 품기 전에 물건을 파는 쪽을 선택했다.

예쁘고 잘생기고 간에 손님은 손님일 뿐이었다.

"아, 예예. 지금 담아드리겠습니다."

가격표를 슬쩍 가리킨 후 종이봉투에 쿠키를 담던 그는 미인의 주머니에서 금화가 튀어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재룟값이나 받고 파는 수준의 쿠키였기에,

그런 돈을 받았다간 아예 가판대 채로 넘겨줘도 모자랄 것이었다.

"어이쿠, 금화를 주셨다간 이 판이랑 밀가루까지 다 드려도 거스름돈이 모자랍니다요."

"그런가요?"

아무래도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아가씨 같았다.

하긴, 저 맑은 벽안에 이슬이라도 맺히면 이런 쿠키가 아니라 금은 보석이라도 가져다 바칠 남자들이 널리고 널렸으리라.

머리에 얹힌 조그맣고 영롱한 티아라와 옆구리에 낀 책, 등에 비스듬히 걸치고 있는 지팡이.

옷부터 물건, 그것을 몸에 두르고 있는 사람까지 점주는 엄두조차 낼 수 없을 정도로 고급스러워 보였다.

그저 사는 세계가 다르다- 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었다.

"그냥 받아 두세요."

"아이고, 이것 참..."

난처하다는 듯 손을 흔드는 점주의 주머니로 금화가 마치 날개 달린 듯 가볍게 날아 들어갔다.

마치 일상의 한순간처럼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마법은 넘치는 그녀의 재능을 단편적으로나마 보여주는 듯했다.

둘이 실랑이를 벌이거나 말거나 그녀는 한쪽이 구겨진 것처럼 생긴 쿠키를 꺼내 한 입 베어 물었다.

상상한 것 이상의 달콤함과 따스함이 입안에 가득 퍼졌다.

"달콤해."

일국의 공주처럼 도도하고 고귀해 보이는 스텔라의 얼굴에 작은 미소가 걸렸다.


"시간이 많이 늦었군요."

아카데미 내에서는 보기 힘든 물건들을 잔뜩 산 스텔라가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뉘엿이던 해도 어느새 넘어가고, 그 빈 자리에는 그녀의 눈처럼 밝은 반달이 떠올라 세상을 푸르게 물들이고 있었다.

"아~ 이거. 통금 시간은 확실히 넘었네요."

시우가 말했다.

그의 말대로 저녁 식사 시간이 끝나기 전에는 아카데미에 돌아갔어야 했다.

엄격한 아카데미의 규율도 결국 사람이 판단하는 것이기에 광휘라는 이명을 가진 그녀와 

약혼자인 그에게는 제법 부드럽게 적용되고 있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어겨버린 채 당당하게 들어갔다간 좋은 소리를 못 들을 것은 확실했다.

"차라리 외박 처리가 되도록 밖에서 묵고 들어가는 게 낫겠어요."

시우의 말에 스텔라가 조용히 끄덕거렸다.

다행히 작은 마을은 아니다 보니 여행객들이 묵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그런 이들을 노리고 장사하는 여관 또한 꽤 있었기에

성수기의 늦은 시간에 숙소를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머물만한 방을 구할 수 있었다.

황금장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관이었는데, 1층은 작은 식당이었고 2층부터 방이 있는 구조였다.

어이쿠, 귀하신 분들 같은데 우리 여관은 방도 작고 수수한 편이우. 괜찮수?"

척 보기에도 이런 곳까지 찾아올 것 같진 않은 선남선녀가 문을 열고 들어오니 주인장이 너스레를 떨었다.

어두운 인상의 종업원이 카운터를 보고 주인장은 늦은 저녁을 나눠주는 중이었던 것 같았다.

"호오."

그의 훝는 듯한 눈초리에 기분이 이상해진 스텔라가 표정을 살짝 굳혔다.

고고한 미녀의 표정에 가벼운 인상이 그려지는 것만으로도 주변 온도가 냉각되는 듯 했다.

마치 징그러운 뱀이 기어가는 듯한 시선이 그녀의 어깨와 다리, 가슴을 훝고 지나간다.

"..."

분위기가 이상해진 것을 느낀 주인장의 입담이 펼쳐지려는 찰나,

주인에게 금화를 하나 날려준 스텔라가 주인장이 당황할 틈도 없이 2층으로 향했다.

좁고 낡은 계단이 삐걱삐걱 소리를 냈다.

"이런, 우리 방은 이렇게 고급이 아닌데! 건물을 통째로 빌릴 생각이 아니면 거스름이랑 키 받아 가시우!"

계속 스프를 퍼낼지 국자를 던지고 달려갈지 고민하던 주인에게 시우가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제일 좋은 방으로 주세요."


후줄근한 외형과 낡아 보이는 내부에 비해 방은 깔끔했다.

최선을 다해 닦은 흔적이 보이는 오래된 나무 가구들은 낡음보다는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겼고,

잘 정돈된 하얀 침구류는 더러움 하나 없이 깨끗하고 신선한 풀 향기가 났다.

제법 큰 나무 침대는 세 명이 누워도 자리가 넉넉하니 남을 것 같았다.

스텔라는 짐을 풀고 푹신한 침대에 걸터앉아 자신도 모르게 기지개를 켰다.

"하아..."

돌아다닐 때는 미처 눈치채지 못했으나, 자리에 앉아보니 하루의 피로가 금방 몰려오는 듯 했다.

저릿한 팔다리가 자신의 존재를 선명하게 알리고 있었다.

저녁을 가지러 간 시우보다 먼저 씻기로 하였기에 그녀는 입던 옷을 벗어서 잘 개어둔 후 샤워실로 향했다.

자동으로 청결을 유지해주는 정령의 날개옷도 좋았지만, 

피로할 때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걸음을 따라 아름답게 흩날리는 금발 아래로 새하얀 나신이 드러난다.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나올 곳은 나온 남자라면 누가라도 탐을 낼 법한 몸.

까맣고 매끄러운 돌바닥을 하얀 발길이 거닐고 있으니 색이 대비되어 한층 더 깨끗하게 보였다.

"좋다..."

좋은 방답게 투박하지만 깨끗한 욕조에는 살짝 뜨거울 정도의 물이 가득 담겨 있었다.

자유자재로 체중을 조절할 수 있는 그녀의 능력 덕분에 가득 담긴 물은 그녀가 들어간 후에도 오롯이 모양을 유지하고 있다.

투명한 물빛 아래로 비치는 분홍빛 유륜과 밝은 금빛 음모는 스텔라가 요정의 혼혈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일견 비현실적이기까지 했다.

마음이 풀릴 듯한 온도에 늘 도도하던 그녀의 표정도 달콤한 것을 먹을 때처럼 풀려간다.


샤워를 마치고 마법으로 몸을 간단히 말린 채 가운을 걸친 그녀의 앞에 

시간에 맞춰 들어온 시우가 스프가 담긴 나무 그릇을 대령했다.

늦게 들어온 손님들을 위해 종업원이 다시 데워 따끈해진 하얀빛 스프와 빵은 모락모락 김을 내고 있었다.

"이거밖에 없는 게 아쉽지만, 아무것도 안 먹는 것보단 나으니 먹어두도록 하죠."

스텔라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향신료와 고기의 맛이 적절히 어울린 진한 스프는 어째서인지 톡 쏘는듯한 약간 특이한 맛을 냈다.

문득 그녀는 끈적하게 달라붙던 종업원의 시선이 떠올랐다.

"흐음..."

가볍게 미간을 좁히며 인상을 쓰던 스텔라였지만 

샤워로 인해 몰려오는 노곤함과 약혼자와 함께 있다는 그 상황,

자기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남아있던 작은 불안감의 불씨마저 꺼트렸다.

큰 대화 없이 식사가 이어지고, 그릇이 바닥을 드러내자 오가던 손길이 조용해진다.

"흐아~ 오늘 엄청 피곤했지."

그녀가 스푼을 내려놓음과 동시에 시우가 무척 졸린다는 듯 크게 하품을 했다.

아직 안 씻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할 틈도 없이 몰려오는 졸음에 스텔라도 비틀거렸다.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는 흐름이었지만 

이미 누군가의 마수가 성공적으로 그들을 손아귀에 쥔 것이다.

스텔라는 의심조차 할 틈도 없이 이미 잠들어있는 시우의 옆에 몸을 누인다.

마치 그녀의 의식을 가리는 무언가를 그려내듯,

밝은 금발이 치렁하고 쏟아지며 그녀의 몸을 덮었다.



"이제 잠들었나."

안색이 어두운 종업원이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몰래 구해둔 수면제가 제대로 먹혀든 것 같았다.

고위 마법사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은밀하고 혹시나 깨어나도 마치 꿈을 유영하는 듯한 감각을 주는 강력하고 비싼 약.

그 약을 구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수소문과 밀담, 돈이 오고 갔는지 그도 제대로 계산하지 못했다.

그저 죄를 짓고 다녀온 감옥에서 쌓았던 인맥 중 한 명이 어렵사리 구해왔다는 것만 기억할 뿐.

어차피 죄 많은 삶에 이 정도 결심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렇게까지 끝내주는 년이 올 줄은..."

그는 아까 훝어보던 그녀의 엉덩이에 손을 올렸다.

따끈하고 말캉한 감각이 전해졌지만 깊이 잠든 스텔라의 의식은 돌아올 줄을 몰랐다.

그저 조용한 연못에 던져진 돌멩이가 가라앉듯, 밑으로 가라앉아 갈 뿐.

"하! 이런 놈팡이가 맛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과실인걸?"

본격적으로 음심이 든 그가 대충 덮여있는 스텔라의 가운을 들춰냈다.

접힌 다리 사이로 새초롬히 고개를 내민 음화가 보였다.

약혼자가 있음에도 그다지 많이 사용하지 않은 듯 깔끔한 모습으로 입을 앙다물고 있는 꼴이,

마치 그곳마저 주인을 닮은 듯 했다.

닫혀 있는 꽃잎을 검지로 벌리고 중지를 밀어넣자 끈적한 촉감과 함께 마주 닿은 속살이 강하게 저항하며 밀려든다.

"이렇게 꼴리게 생겨선, 아직 신품이네?"

아직 남성에 익숙하지 않은지 손가락 하나조차 뻑뻑한 스텔라의 구멍.

손가락을 물어대는 감각은 남성기를 들이밀었을 때 얼마나 더 조여올지 기대가 되었다.

그 상상만으로도 종업원은 남근에 피가 쏠리고 숨이 거칠어지는 것을 느꼈다.

손끝으로 안쪽을 눌러대는데도 살짝 뒤척이기만 할 뿐 미동도 없는 그녀를 보며 완전히 안심한 그는

대충 입혀진 가운을 벗겨내고 그녀의 다리를 양쪽으로 쫙 벌렸다.

벌어진 채로 물기를 띄고 있는 음순과 살짝 튀어나온 음핵, 그 위로 조금 자라있는 금빛 음모는

그가 안아온 어느 창부들의 것보다도 깨끗하고 탐스러웠다.

종업원은 마치 귀한 술을 담은 술잔에 입을 맞추듯 스텔라의 음부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속살에 혀를 밀어 넣고, 음핵을 입술로 누르며 양껏 욕심을 채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여관의 욕조마다 담가져 있는 은은한 입욕제의 향과 조금 시큼하면서도 남심을 강하게 자극하는 안의 끈적함이 어우러진다.

혀가 문질러질 때마다 허리가 가볍게 튕겨 올라가고, 잔잔하던 그녀의 숨이 거칠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깊게 잠들어있는 상태에서도 이만큼이나 느끼는 걸 보아하니 천성이 음란하기 짝이 없는 년 같았다.

스텔라의 작은 반응에도 몰입하여 흥분한 그는 정신없이 그녀의 꿀을 삼키다 문득 정신을 차렸다.

본능에 충실한 남근이 어서 씨를 토해내고 싶다며 하복부에서 자기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조금만 참아라, 이놈아."

그는 바지를 벗어 던지고 저릿저릿할 정도로 달아오른 물건을 스텔라의 얼굴에 들이밀었다.

힘이 들어간 꼴이 마치 배꼽까지 튕겨 올라갈 것 같았다.

앙다문 연분홍빛 입술에 까무잡잡한 남근의 끄트머리를 문지른다.

순결함이 맺힌 것 같은 그녀의 신체를 더럽힌다는 감각이 실시간으로 그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입술 사이로 귀두를 억지로 밀어 넣고 그녀의 목구멍에 교미하듯 기둥부터 뿌리까지 난폭하게 삽입한다.

혀와 점막, 그녀의 타액이 비벼지는 매끄러운 촉감은 잔불이 잘 마른 장작을 타고 오르듯 은근하면서도 뜨겁게 다가왔다.

강하게 찌르고 뽑아낼 때마다 숨이 막혀 우욱대면서도 질끈 감긴 눈을 뜰 줄을 모르는, 

하얗고 고운 살결 위로 딸려 나온 타액과 쿠퍼액이 방울방울 떨어진다.

"허억..."

몰려오는 사정감이 아쉬워 억지로 몇 번 더 왕복하던 그는 결국 마지막으로 목 깊이 남근을 밀어 넣은 채 첫 사정을 시작했다.

한 번 뿜어낼 때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눈앞이 아찔할 정도로 짜릿한 절정의 맛은,

그가 약을 구하기 위해 소비한 돈은 따위로 느껴질 정도였다.

스텔라의 목구멍과 입 안에 잔뜩 사정한 후, 뽑아내어 얼굴과 머리칼에도 뿌리고 나니 진득한 쾌락이 느껴졌다.

매끄러운 금발과 고귀한 얼굴을 비루한 자신의 씨앗으로 더럽힌 것이다.

그러나 이건 아직 식전 빵 정도일 뿐이었다.

가장 중요하고 맛있는 부위를 맛도 보지 못했는데, 약효가 끝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미처 쉴 시간도 가질 틈도 없이 그의 남근을 단단히 발기시켰다.

종업원은 자신의 정액과 스텔라의 즙으로 엉망이 된 물건을 그녀의 구멍에 가져다 댔다.

인정사정없이 이어지는 삽입. 

"크... 이거 죽이는구만."

이미 축축하게 젖어 있던 음부가 찌걱 하는 소리와 함께 균열을 넓혀간다.

평균 이상의 사이즈를 가진 그의 물건은 가차 없이 내벽을 유린하며 가장 안쪽까지 파고들었다.

목구멍은 애교로 느껴질 정도의 정복감이 그의 가슴 속으로 노도처럼 몰려든다.

벗겨진 이성의 탈 아래로 욕정과 본능의 맨얼굴을 드러낸 채, 그는 탐욕스럽게 허리를 때려 박았다.

철썩, 철썩, 삐걱. 삐걱.

젖은 살이 부딪히고 침대가 삐걱거리며 내는 음란한 삼중주는 잠든 연주자가 내는 소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음란했다.

부딪힐 때마다 애액이 튀어 오르고, 당겨낼 때마다 질육이 달라붙으며 가지 말라고 애원한다.

그는 들썩이는 스텔라의 허리 위로 출렁이는 유방과 꼿꼿이 자신을 드러낸 유두도 탐욕스럽게 맛보았다.

거친 손길로 모양 좋은 가슴에 손을 올리고는 박을 때마다 손자국이 남을 정도로 힘주어 주무르는 것이다.

이 정도로 난폭하게 맛보는데도 애액만 흐를 뿐 잠잠한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반짝이던 음모와 발갛게 충혈되어 솟아오른 음핵도 흘러내린 액에 반들반들하게 젖어버렸다.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스텔라의 안에 남근을 박은 채로 그녀를 안아 들었다.

눈을 감은 채 제멋대로 흩날리는 금발과 흔들리는 사지는 마치 스텔라가 줄이 끊어진 인형처럼 보이게 했다.

"허억, 허억."

나락에 떨어진 아름다운 육변기 인형을 마음껏 안을 수 있는, 생에 한 번은 찾아올까 싶은 비현실적인 상황.

이제는 언제 그녀가 깨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조차 흥분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뒤로 안아 들어 올린 채 암컷의 본능대로 조여오는 스텔라의 아랫도리를 정 없이 유린하며,

그가 흘린 땀방울이 그녀의 피부를 타고 흘러내렸다.

종업원은 참고 참은 사정감이 조금씩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옆에서 벌어지는 그 서슬에 널브러져 있던 시우가 정신을 차리려는 듯 눈을 반쯤 떴다.

약 기운 때문에 흐려진 시야와 몽롱한 감각은 마치 꿈을 꾸는 듯했다.

두통으로 이마를 쥔 채 옆을 돌아본 그의 시선에, 상상치도 못한 일이 보였다.

깨어난 그를 의식조차 하지 못하고 허리를 흔들고 있는 종업원의 남근이

그의 약혼자 스텔라의 고기단지를 사정없이 유린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으윽..."

눈을 감은 채 바닥에 애액을 쏟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도 약 때문에 상황 파악이 되지 않던 시우는,

알지도 못하는 다른 남자가 자신의 약혼자를 유린하는 꼴을 보고도 참 꿈도 고약하게 꾼다고 생각해 버렸다.

"꿈...인가...아..."

그의 생각으로는 고결한 그녀가 그런 짓을 벌이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아니, 차마 받아들이지 못한 것일지도 몰랐다.

이마를 움켜쥔 채 다시 잠에 빠져드는 그를 한껏 비웃음 띈 눈으로 바라보며,

종업원은 그가 모르는 스텔라의 내벽까지 귀두로 꾹꾹 눌러주고 있었다.

그녀의 가랑이에서 주룩주룩 흐르는 물이 이미 얇은 은빛 선을 그리며 

바닥까지 연결되어있는 모습은 틀림없는 현실이었다.

남자 놈의 한심한 작태에 알량한 승리감마저 느끼는 그였다.

"이런 명기를 두고도 제대로 맛도 못 볼 놈."

스텔라를 범하며 고양된 감정은 쌓여 있던 사정감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녀를 범하고 싶어 안달 난 씨앗의 물꼬가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았다.

언제 다시 찾아올지도 모르는 고귀한 여자의 자궁에 자신의 정액을 부어 넣을 기회에,

그는 그녀의 다리를 더 벌리고 가랑이를 최대한 밀착시켜 자신의 물건이 뿌리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밀어 넣었다.

한쪽 팔뚝은 목을 억죄고, 다른 쪽 팔뚝은 허리를 휘감은 채 번식욕이 가득한 사정을 시작한 것이다.

"크윽..."

잠든 주제에 아랫 입만은 생생하게 깨어있는지 그녀의 질 안으로 정액이 쏟아지자 내부가 더 달라는 듯 달라붙어 왔다.

예쁜 분홍빛 질에 작별 인사라도 고하라는 듯 쏟아지는 씨앗들은 그녀의 순결한 안쪽까지 자신의 흰 빛으로 덧칠하겠다는 듯,

생의 마지막 기회를 붙잡으며 끝도 없이 쏟아진다.

주륵주륵 흐르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은 양과 끈끈한 밀도의 정액은 곧 그녀의 음모마저 적시고 다리를 따라 바닥에 흘러내렸다.

어찌나 진한지 가랑이에서 음란한 아치를 이루며 맺혀 있는 씨앗들만 제대로 들어가도 스텔라가 임신할 것 같았다.

알이 텅텅 비어버릴 정도의 사정량에 그는 순간 정신을 잃고 그녀를 놓칠 뻔했다.

쥐고 있는 팔에 힘이 들어가자 스텔라의 숨골이 눌려온다.

"흐어억..헉.."

가냘픈 목이 눌리자 더 느끼기라도 하는 듯 그녀의 몸이 달라붙어 온다.

이래서야 마법사가 아니라 창부가 어울리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마르지 않는 욕심을 더 충족하기 위해 계속해서 허리를 놀렸다.



"음... 기분이 이상하네."

스텔라와 여관을 나선 시우가 어두운 안색으로 중얼거렸다.

잠은 푹 잔 것 같은데 개운치가 않았다.

무언가 흐릿하게 본 것은 있는데 또렷하게 남는 것이 없으니 답답함에 표정이 펴지질 않았다.

단순히 꿈이겠거니 하기에는 생생하고, 그렇다고 덮어놓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따지기에는 명확한 증거나 무언가가 없었다.

졸려서 한숨 잤던 그대로 일어났다는 기억 부분만큼은 선명했기에, 시우는 그냥 그런 꿈도 꾸는구나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악몽이라도 꾼 모양이죠."

그의 손을 꼭 쥐고 걷던 스텔라가 말했다.

밤 중에 그런 일이 벌어졌는데도, 그녀 또한 얌전히 잠들었던 기억만 선명히 남아 의심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약물이 노의 부자연스러운 기억은 지워내고 사건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작용한 것이다.

때문에 그녀는 가랑이에 남은 약간의 이물감도 그저 그날이 다가오겠거니 하고 받아들여 버렸다.

"오?"

잡담을 나누며 아카데미를 향해 걷던 그녀가 움찔거렸다.

장식으로 달아놓은 행운의 부적이 옅은 분홍빛을 띠며 짧게 점멸했기 때문이다.

정말 잠시 반짝인 것이라 놓칠 수도 있었지만, 평소 소중하게 대하던 물건이라 그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은 그녀였다.

"부적에 빛이 나는 기능도 있었네요? 뭐, 좋은 일이라도 생길 모양이죠?"

"그랬으면 좋겠네요."

자신도 모르게 흘리는 액을 뒤로한 채 사뿐사뿐한 걸음으로 나아가는 스텔라의 뒤로,

진득한 '그'의 미소가 마치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듯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