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코드 인식...... 완료.」
「생체 정보 동일성...... 확인.」
「세계 관리국 제 1 관리 대행자」
「테크 레벨 6 모노리스 타입 테라브레인」
「Grand Architecture Provisor - No. 166774」
지이잉.
「기동」
익숙한 기계음이 나를 반겨준다.
「WELCOME ADMINISTRATION
백업 절차에 따른 프로토콜 Record - 00001을 실행합니다.」
이제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을 기록하는 것 뿐이었다.
다음 세계에서 눈 뜰 '나'를 위해서.
무슨 말로 시작을 해야할까. 그래 그게 좋겠다.
"......오랜만이군."
내가 나에게 건내는 첫마디로 어색하진 않은가? 모르겠다.
"몸은 괜찮은가?"
앞으로 몇 번이나 이어질지 모르는 프로토콜 CoW.
단 한 번으로 끝나면 좋겠지만, 그거야 말로 희망사항에 불과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나 자신과 이야기한다는 건 꽤나 어색한 경험이지."
이 영상을 몇 번째 내가 볼 지 모르지만, 절대 익숙해질 수 없겠지.
그저 이건 내가 겪는 처음이자 마지막 경험일테니.
"이래서야 평생 익숙해지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다음 세계의 '나'는 과연 이 사실을 알까?
그저 본인이 '나'라는 복제 클론에 불과하다는 것을.
"......"
순간 입맛이 썼다. 다시 생각해보니 정말 못할 짓을 하고 있구나, 나.
고작 내 절망에, 세계를 버리고 새로운 시도를 한다니.
죽어간 다른 사람들은 알까? 그들이 선망했던 영웅이,
희망이라 믿었던 용사가, 희망이란 말로 포장된 도망을 선택하고 있음을.
"하하, 무슨 소리인지 도통 모르겠다는 얼굴이로군."
미안하다, '나'. 그저 백지와 같은 네게.
뭉텅이로 주입된 정보에 스스로 '나'라는 사람이라 여길 네게.
난 사과조차 건낼 수 없다.
"걱정 말라고, 친구."
나처럼 두려움에 잡아먹히지 말고, 넌 이 같은 사실을 모른채 시작하면 분명 쟁취할 수 있을거다.
반드시 이겨낼 수 있을거다.
"시공간 수정에 의한 충격으로 일시적인 기억 손상을 입는 경우는 흔하니까 말이야."
이런게 흔할 리 없잖아? 가까워지는 땅울림에 말을 생각 없이 뱉게 된다.
"이 영상을 보고 있다는 건 관리자 코드까지는 기억해냈다는 뜻이겠지."
아니, 그저 넌 관리자 코드만 뇌에 박혀있는거야.
미안하다. 두려움에 도망치는 내가 미안하다.
"그럼 곧 다른 기억도 떠오르게 될거야.
물론 기억을 되찾는 과정을 돕기 위해 나의......"
또 말실수를 할 뻔 했다.
"......그러니까 자네의 기억은 모두 이 테라브레인에 백업해 놓았네.
그걸 보면 금방 모든 것을 다시 기억하게 될 거야."
애써 다음 화제를 이어나간다.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까......"
다음세계의 '내' 가 눈을 뜰 때는 정해져있다.
종말이 코앞까지 다가온 그 날.
"......그래. 그날, 우리의 모든 관리가 실패로 돌아갔던 날부터가 좋겠군."
이 영상을 보게 될 '나'에겐 이제 다량의 정보가 주입되겠지.
"백업 종료."
「프로토콜 Record - 00001을 종료합니다」
후, 이제 마지막이다. 잘 해낼거라 믿는다, '나'.
"최종 프로토콜 CoW - 001 실행한다!"
-관리자 카케 보고 써봤음.
사실 관리자는 세계이주를 하는게 아니고, 기록 & 정보만 테라브레인에 백업해서 클론과 함께 다음세계로 보내는게 아닐까.
불멸체 코어를 기반으로 세계이주할 때는 일부 인간을 다 정보화시켜서 테라브레인에 백업해서 데려가서 클론으로 재생성...
뻘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