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https://arca.live/b/counterside/21507312


2편 https://arca.live/b/counterside/21567133


3편 https://arca.live/b/counterside/21584845


4편 https://arca.live/b/counterside/21610416


4.5 https://arca.live/b/counterside/21760892




쓰다보니 전개를 어떻게 끝낼지 모르겠는데스.....살려줘. 흐지부지된 것 같다.









"흠,정말이지 자네는 내 예상을 뛰어넘기만 하는군. 내가 설명할 것도 없어 보이는데."


"그럼 내 예상이 전부 맞다는 이야기? 관리국부터 차원이동까지 전부?"


"그런 셈이지. 다만 자네가 어떻게 그 차원이동을 견디고 20년 후의 현재에 떨어졌는가는 의문이지만."


"말도 안되는 허례허식같은 건 필요없어. 파티장에서 류드밀라를 보고 눈치챘지. 아,나도 똑같구나,라고."


"그야 그렇지. 다만 자네와 같은 경우는 이미 그림자가 된 상태에서 이성을 유지하고 있는 또 다른 케이스지만."


"그럼 이 세계의 '알렉스'는 어떻게 된 거지?"


"앞서 한 이야기대로라네. 류드밀라가 그녀를 포함한 모든 대원들의 침식을 혼자 받아들여서 짊어지고 있지. 다만 알렉스와 같은 경우에는 동일한 존재가 한 세계에 존재하고 자네 또한 알렉스인만큼 두 사람분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있을 거야."


"류드밀라는 이 세계에서도 류드밀라구나......"



파티의 열기에서 한층 떨어진 아무도 오지 않는 조용한 방. 관리자와 알렉스는 서로 마주앉은 채 대화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관리자를 어떻게 믿고 따라갈 수 있냐 반발하는 알렉스였지만 결국 아쉬운 쪽은 알렉스였기에 그에게 맞춰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와 대화하면서 나온 사실들은 알렉스가 생각은 했었지만 결코 믿고 싶지는 않았던 진실들이었다.



"그러니까 우리는....관리국의 모두는.....단순한 모르모트였다 이거야?"


"모르모트라니 자기비하가 심하군. 나로서도 그 세계를 완전히 버리고자 한 것은 아닐세. 실제로 관리국의 대원들이 쓰던 기술들은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 않았나? 관리국이 없었다면 금새 멸망해버릴 정도로 말이지. 다만 마왕들의 힘이 너무 강력했을 뿐이고 나는 어쩔 수 없이 다음 기회를 노린 것 뿐이지."


"그런 말로 이해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조용히,냉철하게 말하는 관리자의 말투에 알렉스는 거칠게 테이블을 내리쳤다. 누구보다도 동료들을 아끼던 그녀였기에 자신의 전우가 단순한 소모품 취급을 받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견디기 힘들었다.



"결국 당신은 이 세계로 건너오기 위해서 우리를,아니 우리 뿐만 아니라 그 세계에 있던 모두를 외면했어. 당신입장에서 그건 어마어마한 도박이었을지도 몰라. 아예 다른 세계로 도망쳐 다음 기회를 노리겠다니. 

그래,확실히 그런 방법이면 이 세계는 마왕과 침식체에게 이길지도 모르지. 하지만 우리는? 우리도 우리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 필사적이었어,모두 싸우고자 했다고! 그런데 정작 당신이 떠나버리면 우리는.....우리는 대체 무엇에 의지해야 했던 거야?!"


"자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겠지만 한 가지만 첨언해주도록 할까."


"뭐?"


"자네들은 완벽한 피해자가 아닐세."


"뭐? 그게 무슨 의미야. 우리는 버림받고,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 채....."


"힌트를 하나만 주도록 하지. 지금 이 세계에도 관리국이 존재했고 메이즈 전대 또한 존재하지. 그리고 이 세계의 메이즈 전대의 현 넘버링은 '9'라네. 그 쪽 세계에서의 메이즈 전대의 넘버링은 '8'이었고.


"잠깐만,설마...."


"시대를 뛰어넘은 듯한 기술과 의문에 쌓인 관리국의 기술 축적....그 답을 알겠지?"


"................하하. 당신이야말로 진짜 마왕 아니야? 이런 사실을 아무한테도 말 안해왔다고? 인간 맞아?"


"마음을 탁 터놓을 만한 친구가 없어서 말이지."


"정말이지......뭐라 해야 할까....."



알렉스는 헛웃음을 지으며 책상에 놓인 찻잔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봤다. 수면에 비친 알렉스의 얼굴에 류드밀라를 비롯한 소대원들의 얼굴이 겹쳐져 지나갔다. 자신들은 피해자였지만 또한 그와 동시에 누군가의 피눈물을 발판삼아 꾸역꾸역 살아남고 있었다. 그렇다면 본인은,세계를 지키기 위해 살아간 우리는.



"대체 누구에게 원망하면 좋은 거냐고...."



팔로 눈을 가린 알렉스의 얼굴사이로 눈물 한방울이 흘러내렸다. 그런 알렉스를 본 관리자가 마음을 정한 듯 입을 열었다.



"다소 냉혹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할 말은 해야겠지.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다면 그건 오히려 그대들에 대한 기만일테니까. 한 번만 말할테니 잘 들어주게."



 숨을 가다듬은 후 그가 조용히 말했다.



"나는 멸망해버린 세계에 대해 후회하는 마음은 있지만 미안한 마음은 없다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당신....우리를 그렇게 버려놓고...한다는 말이 겨우 그런 거야?"


"그러게 말하지 않았나. 냉혹하게 보일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한 가지만 말하자면 나는 세계를 마왕으로부터 구해내는 것 그 자체가 목표라네. 그 세계가 어떤 세계인지,몇 번 째 세계인지는....별 상관이 없지. 물론 그 횟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좋겠지만."



관리자의 고백을 들은 알렉스가 어딘가 동정심어린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마치 자신이 무언가 잘못 들었다는 듯한 미약한 희망을 품으며.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당신한테도 있을 것 아냐....추억이라던가.....잃고 싶지 않던 사람이라던가....."


"추억이라.....기억속에는 남아있지. 하지만 그에 매달려 살아갈 정도로 느긋한게 아니라서 말이지. 가끔씩 회상하는 정도로 충분해. 추억은 추억일 뿐. 그에 후회하고 집착하게 된다면 결국 현재도 어그러지거든."


"아무것도 없이 그저 세계를 지킨다라는 터무니없는 목표만을 이정표 삼아서....지금까지 살아왔다고? 그걸 알아줄 사람은?"


"흠....그걸 아는 사람은 자네가 아마도 처음이로군. 곧 털어놓을까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지만 자네의 반응을 보니 역시 그만두는 편이 좋겠어. 원망을 듣거나 비난받는거야 상관없지만 그 사람과 관계가 틀어지면 그 이후의 계획도 틀어지니까. 안 그래도 변수가 많은 계획이니까 조금 더 확실하게 다질 수 있는 곳은 다져놓는 것이 좋겠지."


".......뭔가 할 말이 없어지네. 내가 여기서 당신한테 아무리 폭언을 퍼부어도,얼마나 욕하더라도 당신은 아무런 동요도 하지 않겠지. 자신이 벌인 일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그렇지. 뭣하면 지금이라면 다소의 신체적인 상해도 상관은 없다네. 다만 사망에 이르거나 사고활동의 정지로 이어지는 행위는 양해를 부탁하네. 아직까지는 내가 스스로 움직여야 할 일이 조금 있어서 말이지.

만약 내 계획이 제대로 성공하고,이 세계가 제대로 성장해서 모두가 그들의 삶을 이어나간다면.....그 때는 나를 죽여도 상관없겠지. 자네가 원한다면 회사 안에 따로 자네 방을 만들어 놓도록 할까? 언제라도 나를 죽이기 쉽도록."


"세계를 지킨 후엔 어찌 되든 상관없다고?"


"당연한 것 아닌가? 세계를 지킨다는 목표 말고 이미 다른 것들은 희미해진지 오래일세. 이 세계에서 쌓아온 인연이 있다 하더라도 그건 이 세계의 것일 뿐. 결코 끌고갈 것이 아니지."


"흥, 이 세계를 지킨다는 사람이 꼬마 여자애 하나 못 지켜?"


"....잃은 건 전우뿐만이 아니었던 모양이군. 상실한 이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표하지. 뭣하면 내가 그녀에게 사죄라도 하도록 하겠네. 다만 나는 계속해서-"


"됐어. 이 이상 이야기해봤자 의미가 없어. 당신은 모든 일이 끝나기 전까진 죽을 생각 같은 거 전혀 없잖아? 반대로 그 일이 끝난 후라면 언제 죽어도 상관없고. 그런 태도라면 필사적으로 살아남으려던 내가 오히려 바보같잖아."


"생존 의지는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 살 수 있는 기회를 붙잡았다고 해서 그것이 비난받을 일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만.

그래서? 복수를 포기라도 하겠다는 건가?"


"죽고 싶어하는 사람한테 복수같은 것 해봤자 의미없잖아....그리고 세계를 위해서라는 이야기를 들어버린 지금 난 당신을 절대 못 죽여.

비열해,비겁해,치사해,뻔뻔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주제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어.

어떤 욕도 당신을 모욕할 수 없어. 어떤 무기도 당신을 상처입힐 수 없어. 그럼 나는 대체 어떻게 하면 되지? 류드밀라...예고르...발레리....있지, 나는  어떻게 하면 되는 거야?"


"난 말할 수 없네."


"정확한 대답이라 오히려 짜증나네."


"정 그렇다면 지금 세계의 관리국 전대원들과 만나게 해줄수는 있다만. 메이즈를 포함한 일부 관리국의 생존자들이 남아있다네."


"어머 이번 세계는 어째서 도망가지 않고?"


".......자네 세계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희망을 보았거든. 그 어느 세계보다 강력한."


"당신 기계같다는 말 들어본 적 없어? 그런 무자비한 말을 꼭 당사자 앞에서 던져야겠어?"


"그건 미안하군. 하지만 기계같다니, 이미 기계랑 알고 지내는 사이이다만 그건 그 기계한테 실례일 것 같군. 내가 알고 있는 기계는 애교도 많고 활발한 성격이니까.  그래서 어떻게 할 건가? 참고로 다른 한 가지 선택지가 있다는 것도 말해두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 "


"죽는 거겠지. 나도 바보는 아냐. 결국 그 쪽 세계를 위해서 나는...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방관하라는 이야기인 거지?"


"정확하네. 이야기의 등장인물이 아닌 독자로서 그저 이 세계가 걸어나갈 길을 지켜보기만 해야 할 걸세. 만약 자네가 세계에 개입하고 그 결과 운명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면......안타깝지만 나는 전력을 다해서 자네를 치워야겠지. 웹소설에서 인기 없는 등장인물이 빨리 하차하는 것처럼 말이야."


"묘하게 싸구려인 비유네."


"습관이라 그만. 자 그래서 자네는 어떻게 할 건가? 이야기의 방관자가 되거나,혹은 아예 책을 덮거나. 파티가 끝나기 전까지 생각해보도록."



관리자가 방에서 나가고 알렉스는 창가에 선 채 눈부시게 빛나는 도시의 야경을 바라보며 창을 열었다. 열린 창문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알렉스의 머리카락을 간지럽혔다.


알렉스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멀리서 볼 때 빛나던 모습과는 달리 뻥 뚫린 어두운 바닥이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세계를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죽여야만 한다.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채로. 아무것도 내보내지 못한 채로.


그렇다면 차라리,모두를 따라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이 세계의 방관자로써 계속 살아가느니 어쩌면.



"얘들아,어떻게 생각해?"



그리고 그녀는 동시에 예나와 유리,그리고 자신이 여기에 있기까지 도와준 수많은 인연들을 떠올렸다. 동시에 자신의 소대원들이 이런 자신의 모습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지 무슨 말을 할지까지 그녀는 쉽게 생각할 수 있었다.


어느 쪽이든 그녀를 원망할 수 있고 또 어느 쪽이든 그녀를 원망할 수 없었다.



"역시 혼자는 힘드네......"



알렉스는,그대로 몸을 기울여-










1.몸을 던진다.

2.살아간다













결말을 뭐로 낼지 모르겠어서 어쩔 수 없이 맡기는데스....도와주십쇼 선생님덜. 저어는 알렉스마망 애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