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메뉴는~대시 특제 파스타!!"
대시가 커다란 냄비에 가득 담긴 파스타를 식탁에 쿵 내려놓았다. 겉보기에는 다양한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데다 토마토 소스가 윤기있게 흐르는 이상적인 파스타였지만 이미 대시의 요리를 몇 번 먹어본 나로서는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았다.
슬쩍 리타 쪽을 바라보니 마찬가지로 포크만 든 채로 접시로 덜지 않고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그런 우리들 모습을 본 건지 호라이즌이 말했다.
"이번 요리는 제가 같이 참여했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저번처럼 먹다 버린 콘샐러드라던가 피자 끄트머리빵이라던가 이상한 재료가 들어가 있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철저히 감시했으니."
그 말을 들은 대시는 억울하다는 듯 뺨을 부풀렸다. 대시는 화를 내도 귀엽네.
"대표님! 이상한 재료라뇨. 콘샐러드에 소스 약간만 묻힌 피자 조각이 얼마나 든든한 한 끼인데요. 제가 집에 있었을 때는 그런 것도 못 먹기 마련이었다구요. 음식물 쓰레기통이 얼마나 대단한 보물창고인지 모르시는 것 같아요! 어라? 왜 다들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계세요?"
"아무것도 아냐,그냥.....눈에 먼지가 들어가서 그런거니까. 먼저 먹어."
"에이,그래도 언니가 먼저 드셔야죠. 언니랑 카붕 오빠가 먼저 먹고 어떤지 말해주길 기대했다구요. 일부로 침 넘어가도 꾹 참았는데."
대시는 과거에 카운터라는 것을 이용당해 부모한테 반강제적인 학대를 당해왔다. 자신들의 잘못으로 생긴 빚을 자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억지로 부과한 것이다. 그 빚이라는 것도 자신들이 벌인 도박으로 인한 것이었는데도.
그것을 알아챈 리타가 빚이라는 명목으로 대시를 데려왔고 다행히 대시는 지금과 같이 평범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지만 이렇게 가끔씩 가난하게 살던 시절의 모습이 불쑥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다.
정작 본인은 그러한 사실을 깨닫지도 못한채 자신은 행복한 삶을 살았다는 기억을 가지고 있으니 더더욱 마음이 아프다. 부모가 자신을 팔아넘겼다는 사실조차 능청을 떨고 있을 정도니.
저 바보같은 순수함은 세상을 향한 대시의 마지막 발악인 것이다.
하지만 대시가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안 먹는 것도 실례겠지. 과거는 과거,지금부터라도 행복한 삶을 살게 해주면 그것으로 좋다.
"""잘 먹겠습니다."""
모두가 합창하듯이 말하고는 그대로 식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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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나는 리타와 함께 으리으리한 별장의 입구에 서 있었다.
"장난 아니게 크네요. 이정도 규모면서 굳이 우리 쪽까지 탐내는 이유를 모르겠네."
"원래 돈은 벌면 벌수록 더 벌고 싶은 법이야. 게다가 그 녀석 입장에서 보면 자기네가 밀리는 것 같으니 형식적이더라도 경고는 한 번 날려줘야지. 일종의 짜고치는 쇼같은 거다."
"갱단 두목도 쉬운 게 아닌 것 같군요."
"하, 옆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게 어때?"
"실언이었군요. 지금부터는 노코멘트하도록 하겠습니다."
끼이이이이익~!
가벼운 대화 후 리타가 문을 두드리자 별장의 거대한 문이 천천히 열리더니 그 안에서 한 노신사가 나와 허리를 숙인채 인사했다.
"어서 오십시오,리타 님. 저희 측에서는 이번 모임이 성사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아르셰니코 가문의 무궁한 발전과 원만한 우호관계를 깊게 바라는 바입-"
"쓸데없는 미사여구는 됐어. 안내나 해."
예의바르게 행동해준 노인한테 실례가 되는 것이 아니냐라고 말하려다 나는 입을 다물었다. 이 곳은 이미 성냥팔이 조직의 근거지. 리타와 나로서는 오래 있을 필요가 전혀 없는,아니 오히려 빨리 빠져나갈 수록 좋은 곳이다.
어차피 이들로부터 호의를 살 필요도 없으니 리타는 정면돌파를 택한 것이리라.
안내를 받아 복잡한 별장을 걷기를 몇 분,이내 거의 입구의 문만큼이나 거대한 고풍스러운 나무 문이 우리를 반겼다.
"들어가시면 됩니다. 이미 성냥팔이님은 기다리고 계십니다."
물러나려는 노신사한테 리타가 싸늘하게 비웃듯 말했다.
"흥,명색이 마피아라는 녀석이 지금은 범죄자들 뒤꽁무니나 따라다니는 신세라니,우습기 짝이 없군. 이럴거면 우리 패밀리는 뭣 때문에 무너져야 했던 거지? 이런 한심한 놈들 같으니라고."
".....못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들어가 주시죠."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노신사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변하는 것은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뿐, 노신사는 재빠르게 뒤로 물러났고 리타도 그를 쫓아가면서 말하고 싶지는 않았는지 혀를 한 번 차고는 문을 열었다.
"도와즈리죠. 혼자서 낑낑대는 것보다 둘이 여는 게 훨씬 나을테니."
"카운터를 너무 우습게 보는 거 아닌지 모르겠군."
"그렇다고 여기서 오메르타 부를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뭐, 그런 것보다 성냥팔이 앞에서 말할 때 도움되는 팁 같은 거 있습니까?"
"지금 네 말투대로 하면 될 것 같은데. 녀석은 너처럼 머리가 빨리 돌아가고 뻔뻔한 녀석을 좋아하니까."
"하하,농담 마시죠. 이래보여도 꽤나 떨고 있다구요."
"그 녀석이 원하는 인재상이라는 게 바로 그런 모습이다. 잡소리는 됐고 일단 들어가면 내 곁에 딱 붙어있어라. 멀리 떨어져있는다면.....나도 네 목숨은 장담 못하니까."
쾅!
문이 완벽히 열리고,나와 리타는 회의실에 들어섰다.
파이어펀치! 파이어펀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