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counterside/48752216 참고함




"오빠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해?"

" 하하,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이야.
그 누군가가 바로 나고. "

" 알아주는 사람도 없어. 오빠한테 이득 되는 것도 없어.
그런데... 도대체 왜....? "

" 결국.. 그건 '나'니까.. "

" 오빠 그 사람은 오빠랑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이야.
애초에 다른 인물이라고!! "

" 아니 내가 결국 리타와 대시를 죽인다는 건 변함이 없어.
그러니 내 손으로 이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해. "

" .....오빠..... 대체..... "



내 이름은 윌버 스타시커.
지구에서 가장 잘나가는 제프티 바이오의 회장이다.
젊은 나이에, 그리고 유능한 능력 탓에 사회의 공헌을 인정받아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
엄청난 명예와 부, 난 모든 것을 손에 넣었었다.

하지만 인간의 지나친 호기심은 독이라고 난 그만 "인과율"의 손을 대 버렸다.
내가 만든 타입 : 가르강튀아는 다른 차원으로 이동할 수 있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었다.
아직 프로토 타입이라 그런지 미래로는 이동할 수 없었다. 도착 위치도 내가 정할 수 없었다.

여느 때와 같이 관리국 오퍼레이터인 동생의 보조로 다른 차원을 여행하던 중 난 '그녀석'과 마주해버렸다.

"뭣들 하고 있어 빨리해 더 빨리 하란 말이야!!!"
'그녀석'의 외침에 연구자들로 보이는 자들은 내 동생보다 훨씬 어려 보이는 아이들에게 이상한 약물을 주사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난무하고 잔인한 광경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저게 나라고.....?
나와 똑같이 생긴 '그녀석'
내가 즐겨 입던 똑같은 정장을 입고 있는 '그녀석'
다른 차원에서 '딘 코너'라고 불리는 '윌버 스타시커'였다.

"코너님, 카운터 실험체들은 어떡할까요?"
"아! 그 실험은 무조건 내가 하지 서로의 뇌를 바꿔 이식해보는거야!"

"오빠 클로킹(cloaking)이 곧 해제 돼"
클로에의 음성이 들린다.
"아니, 조금만, 조금만 더 이따가"

카운터라고....? 설마? 설마 아니겠지?

"아~ 이 초록 머릿결 좀 봐 너무 부드럽지 않냐?
이 녀석 뇌부터 꺼내보자고. 그 다음은 저 꼬마 녀석 순으로 가는거야."

리타 아르세니코. 내 아내가 될 사람. 교통사고로 죽은 내 하나뿐인 여자.
그의 여동생 대시.
내가 살던 세계에서는 죽었지만 여기에서는 살아 있었다.
그런데 이제 내 눈 앞에서 머리를 해부당하게 생겼다.

"안돼!!!!!!!!!!!!"

팟-

"오빠 괜찮아?"

"허억.. 허억... 허억.. 강제 소환시킨건가?"

"오빠, 우리는 다른 세계에서 엑자일러와 같은 존재야. 가르강튀아가 그리 오래 버틸 수 없어.
주기적으로 돌아와서 얼터니움을 충전시켜 줘야 한다고. 한 번에 많은 힘을 사용할 시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을 수도 있다는 뜻이야.
그러니 혹시 듀랜달을 사용하다는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은 꿈도 꾸지 마."

"....클로에. 해야 할 일이 생겼어."

그렇게 우리 남매는 가르강튀아 완성형을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원하는 위치로는 갈 수 있었다.
원하는 시간대로는 갈 수 없었다. 한 차원에서는 딱 고정된 시간으로 밖에 갈 수 없었다.

리타와 대시를 내가 사는 세계로 데려오고 싶었다.
하지만 항상 '딘 코너'라는 녀석이 리타의 머리를 해부하기 시작할 때 나는 클로에에 의해 강제소환됐다.

"클로에! 어째서야 왜 하필 지금이야! 거의, 거의, 거의 다 왔단 말이야 유리문만 부시고 손만 잡으면 됐는데.. 아니 이제 상관없어 가르강튀아를 최대 출력으로 올려줘. 다른 차원에서 머무르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늘려야 해. 어서!"

"오빠 미쳤어? 그렇다가 이쪽 세계로 다시는 못 돌아올 수도 있다고!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냐고!"

"시끄러워!!!!!!!!!!!!!!!"

왜 그랬지. 하나뿐인 내 동생에게 소리를 질러버렸다. 아마 내가 미쳐가나 보다. 가르강튀아의 부작용인가?
사랑하는 여인이 계속 내 앞에서 죽어간다. 그걸 지금 수십 번째 보고 있다.
클로에는 고개를 푹 숙인 체 눈물만 뚝 뚝 흘릴 뿐이다.

"....부족해. 이제..."

"뭐라고?"

"얼터니움이 부족하다고.... 가르강튀아도 많이 손상됐고.... 관리국에서 내일 압수수색 영장이 나왔어. 가르강튀아는 금단의 물체야. 이제 그만 멈춰 오빠.."

얼터니움을 대량으로 매수하고 있긴 하지만 워낙 희소성이 높아 많이 구해지질 않고 있다.
내가 잠시 멈춰 있는 이 순간에도 다른 차원에서는 아이들, 리타, 대시 등의 모든 인물들이 '나'에게 고통 받고 있을 것이다.
머리가 지끈 거린다.

"사용횟수는 몇 번 남았지?"

"딱 한번이야. 이것도 최대한으로 쥐어 짜낸 거라고. 그곳에서 이상한 힘을 사용한다거나 그러면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거야... 싫어. 싫어 난. 오빠 없이 살고 싶진 않아!"

"클로에, 난 간다"

"안돼."

"마지막이잖아? 위험한 순간이 오면 너가 날 강제소환시키면 되고, 이번 한번만 하고 이제 그만하자."

"......."

그렇게 난 다시 가르강튀아를 착용한다.

"명심해. 신체가 접촉되어 있는 자들만. 차원 이동이 가능해. 후... 자 간다. 다이브 멀미를 주의해"

팟-

차원도약에 성공한 나는 곧 바로 클로에와의 연결을 끊었다.
강제소환이란 없다. 이번에 반드시 성공한다.

"아~ 이 초록 머릿결 좀 봐 너무 부드럽지 않냐?
이 녀석 뇌부터 꺼내보자고. 그 다음은 저 꼬마 녀석 순으로 가는거야."

내 목소리가 이렇게 역겨웠나?
몸 안에 모든 모세혈관이 꿈틀대는 게 느껴진다. 가르강튀아 최대출력.
오래 버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거기까지. 클로킹 해제"

"누구지? 실험실에는 아무도 못들어오게....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왜 이런 짓을 벌이고 있는 거지?"

"이럴 수가... 나와 똑같이 생긴 인간이라니... 아니 애초에 인간이 맞긴 한가? 가만, 가만있어 보자. 너를 해부해서 연구하면 뭔가... 불로장생과 관련한 연구욕이 샘솟는군!"

'그 녀석'이 손목시계를 누르자 사이렌이 울렸다.

웨에엥-- 웨에엥--웨에엥--

"코너님! 무슨 일이 싶니까? 아니 이건? 코너님이 두 명?"

"아아 용병 버러지들 어서 저 괴상한 갑옷을 입은 실험체 좀 제압해주게 내게 좋은 생각이 떠올라서 말이지"

총구가 들리는 소리. 방아쇠에 손을 갔다 대는 소리. 하지만


"그렇게는 안되지"

"미친... 쏴!"

탕탕탕탕탕탕탕!!
쾅쾅쾅!!

폭발음과 총성이 들린다.

-방어율 손상 90% 임박. 곧 가르강튀아 활성화가 중지됩니다-

클로에의 목소리가 들린다.

"컥 커컥..."

마지막 남은 녀석까지 처리했다.
아니 마지막이 아니지

"너... 너... 뭐야? 뭐나고? 뭐가 목적이야? 돈이야? 돈 다 줄께 다 준다고!"

"죄 값 달게 받아"

서걱-

끝났다.
드디어 끝났다.
진작에 이럴 걸 그랬다.
괜히 클로에게 강제 소환 당해서 여러 번이나 실패했던 것이다.
눈앞에 그녀들이 있다.
마취주사를 맞은 체 차디찬 실험침대에 뉘어 곤히 자고 있다.
아슬아슬했다. 10%의 동력 정도면 안전하게 돌아 갈 수 있을 것이다.
손을 뻗는다.

서걱-

".....?"

옆으로 날라가는 무언가.
뒤늦게 내 손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 몸을 덮는 그림자.

"호-호-호-호- 그렇게는 안된답니다 호-호-호-호-"

쾅!!!!!!!!!!!!!

나는 날아가 벽으로 꽂혔다.

-방어율 손상 100% 도달. 가르강튀아 활성화를 중지합니다-

찢어진 공간 속으로 누군가가 걸어나온다.

"크으으윽!! 이게 무슨... 넌 대체 뭐야? 뭐냐고? 왜 하필 지금 와서"

"이걸로 52번째로군요. 드디어 성공하신 건 축하드립니다만 그녀들에게 손을 대서는 안되시죠.
저는 이 세계를 관장하는 조율자라고 합니다."

"조율...자?"

"모든 세계에는 인과율이라는 법이 존재하죠. 당신이 그녀들을 데려간다면 이 세계의 법칙이 어떻게 되겠나요?
아 맞다 곧 있으면 로봇 한 개가 도착하는데 어쩜 좋지... 아! 당신이 '딘 코너' 역할을 해주시면 되겠군요"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딘 코너'의 시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이...이... 무슨 말도 안되는?"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찢어진 공간 속으로 다시 사라지는 그.

"크윽... 젠장 어떡하지 다시 돌아가야해. 클로에. 클로에. 들려? 클로에? 대답해봐! 제기랄!!"

무너진 벽에 깔린 다리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바로 눈 앞에 그녀들이 보인다. 빨리 돌아가야한다.

"으아아아아아! 말 좀 들어 제발!!"

우드득 소리와 함께 다리가 빠진다.

"허억 허억... 거의 다 왔어 거의"

엉금 엉금 기어가 그녀들에게 다가간다. 근데 아까부터 이 사이렌 소리는 왜 멈추질 않지? 머리가 너무 아프다. 빨리 돌아가야한다.

"여기 있었군요. 휴먼"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지만 고개를 돌려 옆을 본다.
정말 작은 소녀. 눈부시게 흰 머리를 가진 소녀가 서 있다.

"이...이봐... 잠깐만.. 잠깐만 도와줘. 내가 저 사람들에게 몸을 닿게 ㅎ..."



우득-

"아아아아아악!!!!!!!!!!!!"

"말이 많습니다. 휴먼. 이런 짓을 해놓고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겁니까. 딘 코너?"

"무..무슨? 아니야 난 딘 코너가 아니라고!"

콰드드득-

"끄으으윽!!"

털썩....

-오퍼레이터 권한 강제연결. 가르강튀아 예비 동력 활성화-

"오..ㅃ....려.... 오....들....리... 좀 ..ㅎ..봐"

클로에의 목소리가 들린다.
눈이 점점 감긴다.

"리타. 대시. 제가 왔습니다. 이제 돌아가죠"

소녀 몸의 푸른 빛이 감돌더니 그녀들이 깨어난다.

"머리가 아프군 어떻게 된 거지?"

"으으... 언니 여기 어디에요?"

"엇 뭐야! 저 놈! 맞아 저 놈이었어! 우리 몸에 손을 댄게. 웬 커피를 주길래 마셨더니만. 하마터면 큰일 날뻔했군. 음... 고마워 호라이즌.. 또 구해준건가?"

입이 움직이질 않는다. 그녀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지만 눈이 감긴다.

"여긴 위험합니다. 어서 빨리 나가죠. 인류수호 가동"

엄청난 굉음과 함께 더 이상 아무소리도 안들릴 때 쯤.

'자기야. 우리 내일이면 3주년인데 뭐할까?'

'와~ 벌써 3주년이라니 그렇게 시간이 많이 지났나? 하하, 저기 근데 어쩌지... 내가 내일은 중요한 세미나가 있어서....'

'아 그 무슨 장학재단인가 그거였지? 뭐 좋은 일 하시겠다는데 어쩌겠어. 그 대신 나 삐질 거니까 소원 들어줘.'

'아우우 정말 고마워 리타.. 역시 리타 밖에 없어. 소원이 뭔데?'

'다음 주에 샤레이드에서 별똥별이 우수수수 떨어진데!! 우리 그거 보러가자!!'

'별똥별이라면 우리 별장에서 망원경으로도 볼 수 있... 아흑! 아으으!'

'낭만이 없어 낭만이! 약속한거지?"

'당연히! 리타를 위해서라면 내가 별도 따주리오!'

'뭐라는거야 하하하하~'


그 날 세미나에 가면 안됐다. 리타와 함께 샤레이드를 가야했다.
리타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오지 않을 다음 번에는 꼭


별을 보러가자

"We are all in the gutter, but some of us are looking at the stars (우리는 모두 시궁창 속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중 일부는 별을 보고 있다." - 오스카 와일드






두 시간 동안 썼네;; 인트로도 길고 나도 읽다보니까 진짜 별로다 ㅋㅋ
노잼이라 앞으로는 글 안 쓸 듯 그래도 한번 재밌게 읽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