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천장이었다. 가챠 천장 말고 진짜 천장 말이다.


"깨어났나보군."


이쪽을 전부 꿰뚫어 보는 듯한 목소리, 젊지만 수백년은 산 것 같은 노괴가 나를 바라보고 말았다.


"귀중한 전력의 부탁이라서 말이지. 자네를 살리지 않으면 앞으로의 협력도 없다고 하더군. 덕분에 자네를 수술하느라 아끼는 아이와의 데이트도 미루고 말았지."


그러고 보니 오늘이 목요일이었지.


"보아하니 그쪽은 자네를 무척이나 아끼던 것 같던데."

"매일 같이 맞느라 이제 오토바이에 치여도 아프지도 않던데요."


".... 자네가 카운터였나?"

"그런 흉흉한 물건을 차느니 개목줄을 찰 겁니다."

"자네와 자네의 사장은 참으로 흥미로운 인물이야. 관심을 갖고 지켜보도록 하지."

"별로 개운한 이야기는 아니군요."

"훗 그런가."

그가 떠나자 곧바로 호라이즌이 뛰어들어왔다. 


참으로 반갑고도 무서운 얼굴들이었다. 무단 결근했다고 얼마나 사람을 쪼아댈까. 아니 생각해보니까 나 사표 던졌었지. 


"왐맘마. 레이첼은 몰라도 그쪽은 남의 병실에는 어쩐 일..."

그 순간, 음속과도 같은 주먹이 내 턱을 후려치려고 했으나, 나도 시발 하도 쳐맞다 보니 주먹의 궤적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시발 해병대에서 존나 쳐맞아도 보이지 않던 주먹이 이제는 보였으니, 시발 갈수록 인간이 아니게 되는 것 같았다.


"왜 그랬습니까 휴먼. 왜 자꾸 위험한 짓만 골라서 하는 겁니까. 제가 가지 않았더라면 휴먼은 그대로 사망했습니다. 왜 자꾸 휴먼들은 제 곁에서 떠나버리려고 하는 겁니까."


아무리 해병대에서 눈치 당나귀 좆박은 기열 소리 듣던 나라고 해도 지금 상황에서 농담하면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아 그... 미안해요 선생님. 그냥 화가 나서 잠깐 나가버린다는 게 그만... 위험한 놈들하고 엮여버려서..."

"위험한 놈들이라니. 누구를 말하는 겁니까."

"아 그 제프티 바이오테크인가... 선생님이 깨부순 회사 놈들이 저랑 레이첼을 인질로 잡겠다고 찾아오는 바람에... 그 무기상에서 뽀려온 수류탄으로 싸우다가 결국에는 잡혀서...."

"휴먼."


묘한 압력이 느껴졌고, 호라이즌은 이내 자주 보던 상태인 타입 : 시무르그 상태로 변신했다.


지난번에 돈 모아서 바니걸 바에 가려고 했을 때 걸려서 개쳐맞았을 때 이후로는 처음보는 모습이었다.


나는 혹시 맞을까봐 겁나 나도 모르게 가드를 올리고 말았다. 평소 호라이즌이라면 진심 공격이라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지만, 각성 상태라면 두 대 버티는 것도 한계였으니까. 


"앞으로 그런 일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절 부르십시오. 상대가 누구더라도 제가 도망치게 해드리겠습니다. 적어도 휴먼이 위험할 일은 없도록 만들어드리겠습니다."

때릴 줄 알았는데 오히려 포옹이라니. 세상에 매맞는 아내가 이래서 무서운 거구나. 평소에 쳐맞다가 한 번 잘해주니까 사랑에 빠질 것만 같았다.


"저 선생님 저... 숨이..."

"그나저나 휴먼.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시발 이게 본제였구나. 끌어안은 건 어디까지나 퇴로를 차단하고, 내가 좆같은 답변을 할 시 바로 관절기로 이어나가기 위한 이니시에 불과했다.


"셰나하고는 도대체 어디까지 갔습니까."

킹오파 98에서 이오리 야시로 장거한으로 각각 3스트 하는 데까지 갔다만.


"아하하... 그건 그냥 오해입니다 선생님."

"바른대로 말하십시오 휴먼. 저는 제 재산의 사용기록에 대해 알 권리가 있습니다."

이런 개시발 내가 아직도 쿤타킨테였구나. 


링컨 선생님이 날 구원.... 아 씨발 그거 병신이지. 


"아 그냥 같이 영화 보고, 오락실 가고, 수영장도 간 그런 상태인데... 아 수영장에서 셰나가 절 껴안기는 했죠."


날 익사시키기 위해 끌어안은 거지만. 말코손바닥사슴 같은 년 가슴 좀 작다고 했다고 사람을 익사시키려고 들다니.


"과연 알겠습니다."

"어... 선생님? 저 왠지 끌어안는 힘이 강해진 것..."

"그 침식체 곁이 그렇게도 좋았습니까 휴먼. 저는 휴먼을 찾느라 며칠 동안 샤레이드를 이잡듯이 뒤졌는데 말입니다."

시발 이어지는 관절기는 대체 뭐지. 슬리퍼 홀드? 리에 네이키드 초크? 힐 훅?


"앞으로는 셰나한테 잡혀도 제 생각만 나게 해드리겠습니다 휴먼."

시발 관절기는 관절기인데, 목이나 팔이나 발목이 아니라 다른 걸 조이는 관절기였구나.


"저 선생님 여기 남의 사옥..."

"아무도 못 들어오게 했으니 괜찮습니다."

관절기, 아니 그것보다 훨씬 위험한 기술이 시작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