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했던 사람이 이곳 지하15F 화물출입구를 통해 이송되었다

인형이라고 했던가? 실제로는 육신의 기억도 정신도 완전히 소거된 다른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믿지 못하겠다

바로 깨어난다고 하던데 이렇게 잠든 상태라면 자가습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영양실조로 죽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어쩔 수 없이 비울 때에도 배설이라던가 그런 땀이라던가 일체 없었다

마치 공간이 격리된 보호막을 가진 바이스 놈들처럼

하필 내가 없었을 때 일어난 모양이다
방의 구석구석 정배치였던 가구들도 어지러진 모양으로 되어 있을 정도로 힘이 장사다

인형에게 오너를 정한다는건 복종한다면서 옆에서 떠들던 성겸이라는 말많았던 (지금은 죽었지만) 녀석이 말한대로였다

가구를 혼자 옮기는 앞의 숙녀는 나이먹은 나조차 혼자 들기 어려운 기계들도 척척 들지 못하지만 이동은 시킬 수 있을 정도였다

유채희 생전 좋아했던 여성의 이름, 같은 얼굴의 인형에게 이름을 부여하고 무장상태를 체크했다

...앞의 광경이 너무나 두려웠다
우리는 탐색을 시작했다
인형은 내 뒤에 따라오게 했고 발견되는 바이스는 단독이 아니면 보내주고 혼자 배회중인것만 처리했다

너무 쉬웠던 걸까?
그만 너무 들어왔던 것 같다
이곳에 오는 지상녀석들의 안내를 했던 깊숙한 곳에 들어와 버렸다

돌아가자고 했지만 척후에 걸렸다
어린 치기에 뒤도 안보고 도망가던 때가 생각났지만 지금은 인형이 있었기에 더 많은 보폭소리에 늘어나는 적들에 둘러 트럭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보호소에 가면 보안관에 의해 죽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을 때 공격당해버렸다

잠깐의 발 한발짝 멈췄더니 더 가까워진 바이스들에 둘러 쌓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발은 뛰고 있지만 제대로 길은 가고 있는지 잘 모른다
앞서가던 인형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땐 기지의 입구였다
정신이 돌아오자 인형을 찾으러 다시 갔다

그곳에 있던건 바이스의 시체들의 길의 끝에 서 있는 인형이 피를 뒤집어 쓴 채로 존재했다

기지에 사람들을 부르고 오겠다고 그 장소로 갔을 땐 다리의 힘이 풀려 인형의 몸에 기대어 노동자들이 일을 하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15층에 사골이 될 운명이던 나는 16층 17층 곧장 아래로 내려가면서도 절약했다

...19F에 내려왔다
좋아했던 여자의 남편이였던 사람...아내를 버리고 혼자 살아남았다던가?
그는 인형을 보고 깜짝 놀랬지만 인형이란걸 알고는 비웃었다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과거의 기억이 덮쳐질 때 나는 오랜만에 독한 술을 먹고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