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력전이란건 국민을 단합시켜야 전쟁 수행이 가능하고, 지도자의 역할은 그걸 실현시키는거임. 그 수단은 결국 연설과 대화이고, 그렇게 국민을 휘어잡은 사람중 유명한게 바로 히틀러임



러시아 푸틴이 선택한 방법은 전통적이고 권위적인 것들이였음. 푸틴과 러시아 매체에서 볼수있는 단어들은 슬라브, 반러시아, 서방, 러시아어, 탄압, 보호, 반데라주의, 나치 같은 단어들임. 그것들이 강조하는건 "민족"이였고, 이를 주입받고 수용한 러시아인들은 민족이라는 잣대로 베타적이고 제한된 사고방식과 시야를 가짐



민족은 역사, 문화, 핏줄을 공유하는 이들로 보통 정의됨. 그런 시각을 가진 러시아는 자신과 같이 러시아어를 쓰거나 역사를 공유하는 슬라브족은 같은 민족이며, 같은 민족인 이들을 러시아로 통합 하는것이 자신들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이며 목표라고 생각한걸로 보임


그러한 어긋난 시각에서 우크라이나는 소위 "끔찍한 혼종" 이였음. 같은 역사와 언어를 공유하는 슬라브족이, 반러 친서방 민주주의 주권국가로 존재하며, 이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는 러시아어를 쓰며, 동부 출신에, 유대계라는 기묘한 특성을 가졌음


결국 러시아의 폭력적이고 베타적인 구시대의 시각으로 내놓은 결론은 "우크라이나는 실체가 없으며, 서방의 꼭두각시일것" 이라는 결론에 도달함. 그들의 시선대로라면 같은 민족인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자신들에게 호의적일것이며, 그러니 전쟁은 본격적인 전투 없이 빠르게 끝날것이고, 같은 민족 같은 국가 내부 문제이기에 전쟁이 아닌 군사작전 이라는것임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분명 실제하고, 국민들은 훌룡히 단결됐음



젤렌스키의 연설에서는 민족이라는 단어는 잘 보이지 않음. 우크라이나가 즐겨쓰는 단어는 "이웃" "친구" "삷의 터전" "주민" 같은 단어임. 외국인이라도 옆집에 있다면 이웃이고, 친한 사람은 지구 반대편의 사람이라도 친구이며, 어느곳이든 내가 사는곳이 삶의 터전임. 그리고 친구와 이웃이 해를 입고 삶의 터전이 파괴되는것은 어떤 민족적 의미부여와 수식어보다도 강력하면서, 인간이라면 모두가 공감할수 있는 명분이였음


이것이 쇼맨쉽의 일부든, 정치계에 물들지 않아 습관적으로 나온것이든, 동서부 갈등과 여러번 찢어지기를 반복한 역사, 유로마이단과 크림위기 돈바스전쟁을 겪은 우크라이나를 묶을수 있는 단어였음은 물론, 전 세계를 설득하기에 적절한 단어인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