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상황에서 [오해]라는 것은 두 가지에 인해 발생한다. 하나는 '정보의 격차', 다른 하나는 '상황인식의 차이'다.

정보의 격차를 예시로 생각해보자.
정신없이 물량을 제어하고 있던 고인물은, 그 와중에도 자기 주변에 삐융 소리가 들리는 순간 고개를 돌려 빛기둥의 존재를 확인한다. 찰나의 순간 스쳐지나가듯 그것이 붉은 기둥을 가졌다는 것과 이글류의 공중타격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 다음 이걸 던진 십새끼의 얼굴과 위치를 확인한다. 목숨이 간당간당한 순간, 썩은물은 이글 공중타격은 수직으로 퍼진다는 정보를 토대로, 던진 새끼의 위치와 기둥의 위치를 기준으로 타격의 방향을 확인하고 자신이 살 수 있는 안전범위를 역산하여 급하게 다이브를 쳐서 렉돌만 당하는 정도로 어떻게든 살아남게 된다.
하지만 뉴비는 주변에 무슨 소리가 들리거나 말거나, 눈 앞에 적한테 총질하느라 정신이 없다가 이내 머리 위로 떨어진 폭탄에 뒤지게 된다.

그럼 이번엔 상황이해의 차이의 예시로 생각해보자.
썩은물은 커여운 뉴비를 데리고 다니다가 눈앞에 중급 굴을 마주쳤다. 썩은물은 자기가 들고 있는 스젬인 반톤의 스펙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 철거위력 50에 공식 폭발 범위는 35m. 데미지는 직격에 2000, 폭발에 1500이라는 막강한 데미지. 무엇보다 폭발범위가 정확히 중급 굴을 딱 한방에 조질 수 있을 정도다. 수류탄을 던지기도 귀찮은 썩은물은 '⬆️➡️⬇️⬇️⬇️'을 누르고 대충 중앙에 던져버리고 갈 길을 간다. 하지만 누비에게 굴이란 수류탄으로 까는 것이다. 조금 발전하면 유탄권총, 유탄발사기 등으로 까게 되지만, 어느 쪽이건 장탄수에 허덕이긴 매한가지다. 탄약을 낭비하지 않게 굴의 정면으로 들어가, 신중하게 각도를 맞추고 한땀한땀 열심히 굴을 까는 뉴비는, 어느새 자기 옆에 떨어진 반톤이 반짝이는 것과 함께 장렬히 증발한다.

이런 식으로 서로가 아는 것, 현 상황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것의 차이만으로도 매우 많은 것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럼 상황적으로 썩은물들이 일방적으로 배려하고 희생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그것은 또 얘기가 조금 다를 수도 있다.


알다시피 공방은 온갖 정신병자들이 몰려있는 악의 소굴이다. 친구의 추천을 받아 버스를 받으며 성장한 순수한 뉴비들과 달리, 야생의 뉴비들은 그 악의에 늘 노출되며 살아간다는 뜻이다. 친절한 썩은물들이 내미는 모던하고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의, 뉴비들이라면 참을 수 없는 무려 충전형 공격을 할 수 있는 지원무기.
그리고 끽해봐야 보급백 밖에 없는 뉴비들에게 친절하게 내밀어준, 뭔가 묵직해보이는 빨간 스위치가 달린 가방까지.

상대에게 감사하며 그것들을 몸에 둘둘 둘러, 무려 고인물이 자신에게 준 무기가 얼마나 좋은 무기일지 두근거리며 써보려던 순간. 잠깐 충전했을 뿐인데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만 뉴비. 사인은 레일건과 에포크의 과충전이었다. 마음의 상처를 입고 다시 살아나 가방이라도 어떻게 주워들고 다시 갈 길을 가려는데, 갑자기 음흉한 고인물이 등짝을 찰지게 때리는게 아닌가? 그러더니 이상하게 불길한 딸깍 소리와 함께 "헬밤 암드!!"를 외치는 나의 캐릭터를 보며, 가방을 벗을 줄도 모르는 뉴비는 우왕좌왕하다가 이내 외로이 폭사해버리고 만다. 뉴비에게 정보의 격차는 너무나 잔혹한 결과로 되돌아오는 것이었다.

그렇게 믿었던 썩은물에게 두번의 배신을 당하고, 뉴비는 세상의 무엇도 믿을 수 없어져버리고 마는데... 그 다음부터 뉴비들은 남이 주는 모든 종류의 도움을 거부하고 길고양이처럼 털을 빳빳이 세우게 된다. 차저 좀 잡으라고 일대전 던져놨더니 부비트랩인 것마냥 빤히 쳐다만 보고 있는다던지. 무슨 달려라 하니도 아니고 맨다리로 달리는게 불쌍해서 기껏 남는 워프팩을 줬더니, 과거에 썩은물이 준거 쓰다가 터졌던 기억 때문에 쌩까고 맨몸으로 달리다가 뒤쳐진다던지.

하지만 그런 뉴비에게 타인을 믿을 수 없게 된 얼마나 슬픈 과거사가 있는지 모르는 상대들. 그들은 뉴비의 그 자기방어적 행동이 자신의 호의를 무시한다 생각하고 훗날의 싸이코짓을 위한 원동력으로 삼게 된다. 장비를 좋은 걸로 안 쓰니까 화력이 후달리는 뉴비에게 꼽을 준다던지, 어차피 떨굴 것도 없으니 뉴비가 열심히 미션을 하는 장소에 버림패로 궤이팜을 박는다던지, 모두가 서로 안아주며 훈훈해야 할 펠리컨 앞에서 자기 딴엔 열심히 한 뉴비를 총살하는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르고 마는 것이었다!!

그렇게 서로 오해하면 할수록, 악의에 노출되면 될수록 뉴비와 썩은 물들의 사이는 점차 멀어져만 가고...... 이제 우리는 이 오해를 풀고 함께 으쌰으쌰 민주주의를 전파할 제 2의 브라쉬 장군과 제자들이 되어야 한다. 뉴비를 사랑하자, 뉴비를 아끼자, 서로 배려하자. 아니 근데 미션지 20미터 앞에 궤이팜은 좀 선넘지 던지다가 팔 부러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