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등학교 때는 힘쓰는 무리의 중심이었고, 중학교 때는 커뮤니케이션 실패로 아싸로 지내보면서 

괴롭히는 쪽과 괴롭힘 당하는 쪽을 모두 겪어 봤단 말이야.

그래서 나는 누구를 괴롭히지 않고, 괴롭힘 당하면 구해줘야겠다라고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생각을 했고 성격도 크게 바뀌었음.


그러다 대학교 때 우리 과 동기애들이 한 명만 빼놓고 단톡방을 판 거야.

그 한 명이 내가 봐도 조금 나대는 성향이 있고, 자기 과시욕이 강한 친구였는데 나는 그냥 그러려니 했어. 그냥 나랑 안 맞겠구나, 엮이지 말자라고 생각한 게 다였지.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조직적으로 따시키는 게  너무 불쾌해가지고, 이런 거 기분나쁘니까 하지 말라고한 다음에 단톡방을 나갔어

난 MT도 안 갔기도 했고, 대학 동기 애들에게 "학교 혼자 다니고 싶으니까 사적으로 크게 친해질 마음없어." 라고 선언도 했었거든

그래서 이걸로 나도 따 당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했던건데 이렇게 내가 한 마디 한 덕분에 애들이

"그래, 역시 하나 소외시키는 건 안좋지." 하면서 그 단톡방을 없애면서 내 의도와 상관없이 동기애들에게 호감도 MAX치를 찍어버림.

(이로 인해서 한 남자 동기생이 나에게 이성적인, 연애적 호감을 가지게 된 것은 덤.)


그렇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데 축제 때 신입생 중심으로 과 부스를 연단 말이지.

거기서 그 따 당했던 동기 얘가 술을 많이 먹고 실수를 한 거야.

그래서 그 뒷처리를 동기애들이 하는데

선배가 보더니

"야, 쟤가 잘못했으면 쟤가 해야지. 너네가 그걸 왜 하고 있어."

라고 말하는데 걔가

"내가 그걸 왜 정리해요!!"

하고 소리를 빽빽 지르는 거임.

듣자하니까 MT에 가서도 사고를 쳤는데 본인이 오히려 역정을 냈었다고 함.

그래서 

속으로 '아 ㅋㅋ 쟤 저러니까 애들에게 그렇게 평가가 안좋았던 거구나.'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체육대회 때 과에서 도시락을 지급해줬단 말이야.

그 도시락 지급 타이밍이 출정식이라고 하나? 그런 거 한 이 후에 한 거였는데

나는 이 출정식에 빠졌었음.

도시락을 받으려고 슬쩍 끼니까 그 놈이 날 밀치면서

"야, 너는 참여도 안했는데 뻔뻔하다." 라고 말하는 거임.

거기서 나는 과거 얘 따시키는 걸 막은 나를 후회할 정도로 어이가 없었지.

이거 누구 사비로 산 것도 아니고 다 학회비로 산 거일테고 당연히 난 그런 돈은 다 지불했으니까.

심지어 이 놈은 체육대회 때 아무것도 참전하지 않은 반면에 나는 우리 과 농구 대표로 나가서 인문대 준결승까지 나갔었는데...

여튼 이 이 후로


왕따는 가해자가 나쁜 놈이 맞지만 왕따 당하는 애에게도 이유가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됨.

물론, 이게 왕따라는 행동을 정당화하는 건 아니야.

힘있는 놈이 그냥 자신이 우월감을 드러내고 싶어서 누굴 괴롭히는 건 진짜 사회의 개 쓰레기고 꼭 처벌을 받아야 되고, 난 진짜 멍청한 짓하지 말라고 말릴 거야.

하지만 개인의 어떤 쾌감을 위해서 남을 괴롭히는 게 아니라 피해를 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누군가를 소외시키고 따돌림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이 방관자 스탠스를 취할 수 밖에 없겠다고 느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