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의 피와 죽음은 황무지에서 찾아온다오.

당신이 어떠한 방식으로 부와 명예를 거머쥐었는지 
나는 알지 못하고 내가 상관할바 아니오만,
산처럼 쌓인 금은보화는 그대의 것이 아니고 
그대에게는 그만한 사치를 누릴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 있었소.  
그들의 시기는 당신을 황무지로 내몰았으며 

어두운 밤에 황무지에서 혼자 두려움에 떨고있는 
당신의 뒤를 내가 뛰어서 쫒아갔소이다.

당신은 나에게서 도망치고자 달렸지만 
내가 당신보다 더 빨랐기에
당신은 당신의 운명을 마주하였고, 
나는 언제나처럼 나의 숙명을 마주하였소. 

당신의 시신 주위에 남겨진 나의 발자국을 보고 
누군가가 말하더군. 
지옥에서 헬하운드가 나타나 
황무지에서 남작을 습격했다고. 

그들은 알지 못하는 모양이오. 
지옥에서 나타난 죽음의 개는 내가 아니라 
당신의 죽음을 소원한 그들 자신이라는 사실을. 

나 바스커빌은 단지 죽음의 개라는 이름을 떠안고 
그들의 추악한 소원을 
대신 이루어주는 대행자에 불과할뿐. 

그러니 황무지에 홀로 선 그대여, 
해가 저물기 전에 달아나시오. 
당신의 죽음을 바라는 사악한 헬하운드의 실체는 
때때로 나조차도 두려워지는 존재요.

왜냐하면 그들은 당신이 암컷이건 수컷이건 노인이건 어린애건 상관하지 않기에. 

바스커빌 가문의 개로써 살아간다는 것은 
가엽고도 가련한, 불쌍하고도 애처로운 일이 아니오?
부디 그대는 나를 두려워하거나 원망하지 마시오.

나는 그저 대대로 가업을 이어 손에 피를 묻혀온 
죽음의 개에 불과할 뿐, 
고된 지옥의 대리자 역할을 하는 이에게
오히려 동정을 주셔야 마땅하지 않겠소이까.

--------------

"헨리 바스커빌 3세는 112년 왕권다툼에서 패한뒤, 17세의 나이에 몰락한 왕족이 되어 자신을 추방한 백성들에 대한 복수심에 암살을 가업으로 삼았다. 새 왕조가 들어서면서 선대 바스커빌 왕족이 통치했던 시절의 기록은 전부 불살라졌기 때문에, 나도 어떤 역사가 존재했었는지 알수 없어." 

나이가 들어서 눈가와 입가에 주름이 자글자글해도 
천성 투견의 덩치는 어디로 안가는지 
여전히 다부진 체격에 핏불테리어의 외견을 가진
흰셔츠 차림의 검은개 로크 바스커빌. 
 
그가 탁자에 앉아있는 잡종개 바울의 옆에서 
붉은 눈을 빛내며 바울이 내려다보고 있는 
책의 문장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여기에 적혀있는 마일러 바스커빌의 수필이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 164년에 쓰여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바스커빌 가문은 외지에서 귀족만큼은 아니더라도 꾸준한 수요 덕에 부족하지않은 삶을 살고 있었지." 

한손에는 턱을 괴고 미간에 주름을 잡은채 
로크의 서재에서 바스커빌 가문의 역사를 
배우고 있었던 바울은 
귀를 쫑긋거리며 마일러 바스커빌의 수필이 오래된 것치고는 꽤나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남에게 책임전가하는 건 바스커빌 집안의 종특인가? 왜 몰락했는지 알만하군.' 

바울의 품에 안겨서 같이 책을 내려다보던 
바울의 아들 벤하민은 지루했는지 꾸벅꾸벅 졸다가 
바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댄채로 잠들었다. 

로크도 바울도 단잠에 빠진 벤을 
깨울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두었다.

반면 바울이 속으로 뭐라고 중얼거리는지 알수 없었던 
로크는 바울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지금의 상황이 살짝 설레였는지 꼬리를 위로 치켜들고 가볍게 흔들면서 책장을 넘기며 설명을 이어갔다. 

"마일러의 후손이 본격적인 전쟁용병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것은 181년, 바스커빌 가문이 암살을 주업으로 삼은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때가 바로 마일러의 아들 바알 바스커빌이 활동했던 시기다. 어흠, 이때 바알은ㆍㆍㆍ 셀수없이 많은 자식을 만들어서ㆍㆍㆍ 바스커빌의 씨가 널리 퍼지는데 중요한 공헌을 했다고 알려져있다. 물론 종을 개량하기 위한 밑작업이었고ㆍㆍㆍ 그중에서 바스커빌의 성을 물려받은 후손은 일부 뿐이었지만."

바울의 구겨진 콧잔등에서 킁 하고 콧바람이 뿜어져 나왔다.

'흥ㆍㆍㆍ, 허쉬나 바스커빌이나 뿌리 깊은 집안이라고 거들먹거리는 놈들이 하는 짓은 잡종보다도 못하기는ㆍㆍㆍ. 혈통이 대단하면 다인가? 당장에 내가 낳은 애들만 해도 갓난애들이 벌써부터 성격 나오는거 한번 보셔, 그레이 영감님 애기들 아주 그냥 영감님 닮아서 고집불통이고 그에 비하면 롤프는 고아원 출신인데 롤프의 애기들은 얼마나 순하고 착한데ㆍㆍㆍ(사실 롤프의 아기들도 그레이의 아기들에게 밀리지 않을만큼 한 성깔 했지만 바울의 편파적인 시선에 의하면 그렇다는 말)' 

"집중 못하나!" 

바울이 딴생각을 하느라 시선을 책에서 멀리 떨어뜨리자 
로크가 손가락으로 바울의 귀를 잡아당기면서 으르렁거렸다.

성질같았으면 주먹으로 탁자를 한번 쾅 내려치거나 회초리로 때렸겠지만, 자기 손자가 자고 있고 바울이 임신중이라는 사실도 염두에 둔 로크 나름대로의 배려였다. 

"아아아ㆍㆍㆍ! 귀 떨어져요!"

바스커빌 가문의 장로들을 대동하고 
제국의 저택에 들어와 
바울에게 바스커빌의 성을 붙여줄 권리를 주장했던 

바스커빌 가문의 대표 로크, 

바울과 토드의 사이에서 태어난 
벤하민까지 대동하고 맹수굴에 들어와서
무슨 권리와 자격을 원하냐는 
제국의 총수 눈표범 롤프 아몬 허쉬의 물음에 로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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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후계자를 낳아준 아이에게 우리 가문의 역사를 알려주려는 것 뿐이오. 그정도는 가르쳐줘도 되지 않겠소?" 

라고 답했고 

"이때까지 가만히 있다가 왜 지금와서?" 

롤프가 등받이 의자에 몸을 뒤로 쭉 기대고 
깍지낀 손을 자기 뒷통수에 대며 고개를 갸웃하자

"바울이 허쉬 가문의 직계혈통인 한스의 자식마저 임신한 지금, 가만히 있으면 제국에 바울을 영영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판단에 수를 두려는 것이지." 

호랑이 한스와 잡종개 바울의 등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호랑이 그레이가 로크가 대답하기 전에 먼저 선수를 쳤다. 

"바울이 아이를 낳고나서 다시 임신이 가능해졌을 시기를 노릴 생각이라면, 포기하시오. 당신들의 역사는 책이나 한권 주고 손을 떼면 될일. 행여나 바울에게 청혼이라도 하는 헛수작을 부릴거라면ㆍㆍㆍ" 

롤프의 파란 눈동자가 벤하민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있는 검은개 토드를 힐끗 돌아보았다. 

"어쩔건데요?" 

바울이 롤프의 말허리를 잘랐다. 

"아들! 이리와 한번 안아보자!" 

"아빠~~!!!" 

롤프가 미간에 인상을 쓰고 
바울을 홱 돌아보거나 말거나

바울이 벤하민에게 두팔을 쫙 벌리고 다가가자 피부가 새하얗고 눈동자가 빨간 알비노를 가진 꼬마개 벤이 
바울의 품에 도도도 뛰어가 폴싹 안겼다. 

"오구오구 우리 왕자님 많이 컸네~~!!! 그동안 아빠 많이 보고싶었어?" 

"엄청 많이!"

벤을 품에 안은 바울이 아들의 뺨에 입을 쪽 맞추자 
롤프와 그레이와 검은개 블라이 바스커빌의 표정이 
똥씹은 것처럼 구겨졌다. 

바울이 벤을 품에 안은채 롤프를 정면으로 보고 선다. 

"거 내 아들이랑 시간 좀 보내다 오게 해주십시다! 총수님의 애들이랑 어르신의 아이들이랑 같이 보내는 시간이 적은 것도 아닌데, 쫌팽이처럼 굴지 마시구요! 어?!" 

바울이 롤프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자 
레아 바스커빌이 주먹으로 입을 가리고 쿡 웃는다.

롤프의 이마에 핏대가 섰다.

"저들이 너를 데려가서 네 아들이랑 놀도록 가만히 내버려둘거라 생각하나?" 

"내 마누라놈은 바보가 아니야. 다 알면서도 따라가겠다는 거잖소." 

한스가 바울의 어깨에 자기 팔을 두르며 말했다. 

"인정할건 인정합시다. 우리 제국은 그동안 내 마누라놈에게 싫은짓을 많이 했어.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지. 너무 많은 임신을 연달아서 했으니 예전처럼 바깥공기가 필요한거야. 그렇지?" 

바스커빌 가문도 바보가 아니고서야 
내 아기를 임신중인 바울에게 난폭한 짓은 안하겠지.

한스의 말에 바울이 엄지로 한스를 가리켰다. 

"내 남편이 갔다와도 된다는데요?"

"ㆍㆍㆍㆍㆍㆍ." 

얼굴에 핏대가 우지직 솟아오른채 말없이 머리꼭대기에 불길을 활활 태우고 있는 롤프의 옆으로, 
그레이가 다가선다. 

"ㆍㆍㆍㆍ?" 

롤프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그레이를 올려다보다가, 
이내 아버지의 눈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눈치를 채고 
얼굴이 벌개져서 크흠! 하고 헛기침을 했다. 

"좋아, 다녀와라." 

롤프가 서랍에서 서류 한장을 꺼내 
탁자위에 탁 올려놓았다.

"단, 여기다가 서명하고." 

바울이 롤프를 스물일곱번째 반려자로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 적힌 결혼서류를 내려다본 바울의 표정이 멍해지고, 
그 서류에서 뿜어져나오는 롤프의 집착을 막아내듯 바울이 자신의 손바닥을 방패삼아 들어올리며 뒷걸음질을쳤다.

"친구끼리 결혼이라니ㆍㆍㆍ 이런 미친ㆍㆍㆍ." 

"난 주례 안서줘." 

한스가 롤프의 시선을 미리 외면한다. 

--------------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혼하겠다ㆍㆍㆍ." 

롤프와 팔자에도 없는 결혼을 약속한 바울이 
온몸에 소름이 돋아서 
검은 아우라를 뿜뿜 뿜어내며 
눈에 핏발을 세우고 중얼거렸다.

하지만 로크를 따라 
바스커빌의 저택에 도착한 바울은 

진짜 롤프의 말대로 벤하민과 놀수있는 시간 없이 
곧장 로크의 서재에 처박혀서(?) 
책을 펼쳐놓고 바스커빌 가문의 역사 이야기를 
귀에 피가 나도록 주입을 받았다. 

지금 바울의 코앞에 펼쳐진 책장속 이야기는 
바스커빌 역사상 가장 우수한 실력을 갖추었던 
바알 바스커빌의 이야기라나 뭐라나ㆍㆍ

-------------- 

휘날리는 깃발아래 울려퍼지는 총성, 
포탄이 떨어진 자리에서 솟구치는 진창 소나기와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 
적과 아군의 구분없이 서로 뒤엉켜 
죽음의 공포와 광기에 사로잡힌채 
무기를 휘둘러대는 수많은 짐승들, 

시커먼 때와 땀으로 뒤덮힌 짐승들은 
하늘에서 함박눈처럼 쏟아지는 하얀 잿가루를 맞으며

모두 피로 빨갛게 젖은 이를 드러내고 
악귀처럼 새하얀 흰자위를 번들거리고 
언어능력을 전부 상실한 것처럼 

"으리야아아악-!!! 끄에에아아아--!!" 

나라와 파벌싸움이 어찌되건 
그저 이 전쟁속에서 살아남고 싶다는,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절규를 토해내며 
하염없이 괴성만을 질러댈 뿐이다. 

췩! 하고 귀에 거슬리는 살과 뼈가 갈라지는 소리, 
쏟아져서는 안된다는 소망이 담긴 붉은 피가 
야속하게 허공에 치솟으며 
한때는 하나의 생명을 지탱했던 
빨갛고 건강한 연료였건만 

이제는 누군가의 죽음을 알리는 
짙고 어두운 빛깔을 띄며 
시체와 잿가루와 무기와 피로 가득한 
흙더미 위로 쏟아져내린다. 

온몸을 검은 천으로 감싸고 
새빨간 두눈을 두건아래로 빛내는 
검은 개 한마리가 전장의 중심에서 
손에 든 단도와 장도를 번갈아가며 휘두른다. 

그가 지나간 자리 뒤로는 어김없이 죽음이 찾아오고
전쟁의 폭음속에서 살기위해 발악하는 
병사들의 고함소리가 하나 둘씩 잦아들며 
평화롭다고 여겨질 정도로 
조용한 침묵이 자리매김한다. 

쏘아진 화살처럼 전장을 누비고 
전장을 가득 채우는 괴성과 비명들 사이에서 
폭풍이 몰아쳐도 깊은 바다속은 
변함없이 고요한 것처럼 

심연을 짊어진듯한 검은 개가 홀로 침묵을 유지한채 
불필요한 낭비가 없는 깔끔하고 단순한 동작들로 
칼을 췩! 췩! 췩! 휘두르며 병사들을 흙바닥 위에 누운 
조용한 시체로 만드는 작업을 
묵묵히 이어나갔다. 

제자리에서 한바퀴 휘리릭 회전해서 
실에 매달려 움직이는 목각인형의 실을 끊어내듯 
자신의 주위에서 살아숨쉬는 병사들의 목숨줄을 
칼로 단숨에 끊어내버린 검은 개가 문득 움직임을 멈춘다. 

방금 그가 동시에 죽인 세명의 병사들을 마지막으로, 그의 주변에는 이제 더 이상 살아숨쉬는 짐승이 남아있지 않았다.

시체더미 위에 홀로 선 그가 두건을 벗어내고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그레이트 데인을 연상시키는 기다란 주둥이와 외관에 비해 손으로 만져보지 않으면 있는지 없는지조차 분간을 못할 정도로 비정상적으로 짧고 뭉툭한 귀가 달려있는 특이한 외형으로 보아, 일반적인 견종은 아니었고 인위적으로 개량된 품종.

그의 이름은 바알 바스커빌. 
바스커빌 가문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업적을 많이
달성했다 알려지는 암살자이자 전쟁용병. 

헝겊을 꺼내 칼에 묻은 피를 주욱 닦아내는 그의 머릿속에는 오늘 받을 일당과 어디가서 피로를 풀 것인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다. 

바알이 자리를 떠나자 시체산 위에 
까마귀와 파리떼가 날아들고 

붉은 눈을 빛내며 걸어가는 바알의 등 뒤로 
매캐한 검은 연기와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며
우울하고 꿉꿉한 죽음의 냄새를 잔뜩 흩뿌린다.

까마귀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지는 전장을 벗어난
바알은 인적이 끊어진 외딴 숲속에서 버려진 우물물을 퍼올려 자신의 머리위에 끼얹었다. 

납작한 꾸러미 속에서 수건을 꺼내 몸을 닦아내고, 
반듯하게 접어서 보관하고 있던 심플한 정장을 꺼내입고 옷의 주름을 손으로 쓸어서 펴낸다.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울려퍼지는 조용한 밤길을 지나 걸어가는 바알의 눈과 귀에 
얼마 지나지 않아 불빛과 동물들이 떠드는 소리가 감지되기 시작한다. 

전장으로부터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수도였지만, 
한번 싸워보지도 않고 진작에 항복을 해버린 지역이었던 탓에 전쟁의 피해를 입지 않을거라 생각하는 마을의 동물들은 전장에서 울려퍼진 폭음과 소음에 대해 여유롭게 떠들어대고 있었다. 

방금전에 바스커빌이 학살한 저항군의 전멸 소식을 전해듣고 적군을 환영하고 승전을 축하하는 파티를 열겠다고 준비하느라 떠들썩한 모양이다만, 
나라를 배신한 자들이 어떤 잔치를 벌이는가는 바알 바스커빌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이목을 끌지 않기 위해 으슥한 골목길을 가로지르던
바알이 어느덧 으리으리한 저택의 문앞에 멈춰서고, 
그가 문을 두드리자 

살색 피부에 구정물이 튄 자국같은 점박이 돼지가 두팔을 활짝 벌리고 열린 문 너머로 바알을 맞이했다.

"바-알-! 바스커빌~~~~!!! 내 훌ㄹㄹㄹㄹㄹ륭한 친구가 아니신가! 어서 이쪽으로 오시게! 자네를 기다리는 귀족집안의 여식들이 줄을 서 있어?" 

돼지는 중절모를 벗어보이면서 음란한 표정으로 바알에게 눈썹을 까딱까딱 거렸다. 

"게다가 전부 처녀들일세! 어떤가?" 

"오늘은 조금 피곤하니, 스무명만 상대하도록 하지." 

바알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어깨가 결리는 것처럼 팔을 뒤로 우둑우둑 돌리면서 말하자 돼지의 얼굴에 순간 당혹감이 스쳤다. 

"어어어ㆍㆍㆍ! 그래! 스무명ㆍㆍㆍ! 문제없네! 지금 바로 준비시키도록 함세!" 

바알의 빨간 눈동자가 돼지를 흘깃 돌아본다. 

"비처녀나 매춘부를 섞어넣는 수작따위는 안부리는게 좋을거야. 냄새만 맡아봐도 귀족인지 처녀인지 정도는 구분할수 있어." 

"그ㆍㆍㆍ 이런말 하기는 뭣하지만ㆍㆍㆍ 내 솔직히 말함세. 이 근방의 귀족 처녀들이ㆍㆍㆍ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거의 대부분 다ㆍㆍㆍ 임신을 했거든. 모두 자네의 아이일세! 자랑스러운 일 아닌가?" 

"가업이니까 해야할 일을 한것 뿐이다." 

바알이 뒤돌아서서 저택의 대문을 향해 걸어가자 
돼지가 황급히 바알을 불러세운다. 

"어디 가나?" 

"귀족들이 숨겨둔 처녀 여식들을 찾으러. 집집마다 뒤져보면 더 나오겠지." 

바알 바스커빌이 나타난 자리에는 
항상 죽음이 찾아온다. 

목숨을 잃은 자들도 있고, 
처녀성을 잃은 여성들은 다른 의미로 
정절과 자제력을 살해당했다.

바알이 손에 쥐고 휘두르는 무기에 묻은 피와 비명보다, 
그의 아랫도리 성기에 묻은 처녀의 피가 더 많았다.

"엄머-!? 어머어머??! 꺄악!?♡ 미쳤어 무슨 힘이 이렇게 좋아요!!? 꺄아아악-!!!♡♡♡" 

"아저씨 사랑해요!! 아아악!!♡♡ 나 죽어요ㆍㆍㆍ!!!♡♡" 

"아응앙항떻흫꺄앙응응응응ㆍㆍㆍ♡♡♡"

"하아ㆍㆍㆍ!♡ 하아ㆍㆍㆍ!♡ 소녀는 이제ㆍㆍㆍ 남작님만을 기다리겠사옵니다ㆍㆍㆍ!♡♡♡" 

"저 또 임신했어요ㆍㆍㆍ."

바알에게 살해당하면서 울려퍼지는 죽음의 비명보다 
그의 자식을 낳으면서 암컷들이 지르는 출산의 비명이 
더 많았으니 

그가 죽인 생명보다 
낳은 생명이 더 많았다는 소문마저 돌았는데ㆍㆍㆍ

전장보다 더 참혹하게 난리가 난 
바알의 연애사(?) 아래에서 
그의 직계 후계자로 인정받아 
바스커빌의 이름을 물려받은 선조가 
수많은 대를 타고 내려온 것이

312년에 출생한 사라 바스커빌, 
그리고 그녀의 아들이 바로ㆍㆍ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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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ㆍㆍ지금의 토드 바스커빌이지." 

"아 네에ㆍㆍㆍㆍ." 

시어머님의 선대는 죽음의 개가 아니라 번식의 개였군.

바스커빌 가문의 역사를 간략하게(?) 배운 바울의 
한줄 감상평이었다.

로크는 오늘은 이만하면 되었다는 듯 바스커빌 가문의 역사책을 손으로 탁 덮었다.

로크가 서재에 등을 기대고 서서 팔짱을 끼며 
입가의 까끌한 콧수염을 씰룩거린다.

"기적의 개라고 불리는 바울 네 피가 바스커빌 가문에 들어온 것을 가문을 대표하는 장로로써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제국에 몸을 담은 네 처지는 알고 있지만, 아무쪼록 앞으로도 내 아들과 계속 친밀한 관계를 이어주었으면 좋겠어." 

말을 끝마친 로크가 뒤돌아서서 
서재의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가자, 
바울도 벤을 품에 안은채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뒤를 따라 나섰다. 

로크와 바울이 거실을 가로지르자 거실과 연결된 부엌에서 커피잔을 들고 서 있던 레아 바스커빌이 둘을 뒤돌아본다. 

레아와 눈을 마주친 바울의 눈에 그녀는 
마치 하나의 환영같아보였다. 

자기냄새가 미약할 뿐 그녀는 분명히 숨을 쉬고 살아있는 존재였건만, 
수컷의 몸으로 토드의 아들을 낳은 바울에게 있어서 
레아 바스커빌은 설령 살아있고 눈앞에 서 있다고 해도 

만지거나 다가갈수도 없을 것처럼, 
다른 세상에 존재하는 것처럼,
둘 사이에 거대한 벽이 가로막혀있는 것을 느꼈다.

이미 쓰여진 이야기에서는 자신의 연인이었던 레아. 
버려진 이야기인 이곳 지옥속에서 
그녀는 자신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다 
고개를 살짝 끄덕여보인다. 

ㆍㆍㆍ별로 할말은 없어.

다른세상의 기억이 있건 없건 
이 세상의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고 
네가 누구와 결혼하던지
지금상황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모습. 
바울의 입꼬리가 씁쓸하지만 부드럽게 미소를 머금었다. 

쓰여진 이야기에서도 지옥에서도, 
레아는 여전히 레아다웠다. 
그런데 오른손에 끼고 있는 저 장갑은ㆍㆍㆍ?

저택의 대문을 연 로크가 뭐하냐는 듯이 뒷짐을 지고 서서 바울을 뒤돌아보자 
바울은 아쉽지만 레아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벤을 거실의 소파에 눕힌뒤 
잠든 그의 볼에 입을 쪽 맞추었다. 

"아들, 아빠 이제 가볼게. 잘있어ㆍㆍㆍ 다음에 또봐." 

"으응ㆍㆍㆍ." 

소파에 누운 벤이 잠결에 뒤척이고,
바울은 몸을 일으킨 뒤 
로크의 뒤를 따라 그의 집을 나섰다.

로크와 바울이 정원으로 나오자 나른한 봄의 햇살이 봄 먼지를 반짝이고 있었고 상쾌한 바람이 로크와 바울의 귀를 흔든다.

"가능하면 토드와 빨리 결혼해줬으면 좋겠는데." 

잠시 눈을 감고 피부를 어루만지는 봄의 아지랑이를 느끼던 바울은 로크의 말에 눈을 떴다.

"토드와 저의 결혼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겁니까?"

바울은 손으로 자신의 아랫배를 감쌌다.

"제국으로부터 바스커빌 가문의 권리를 주장할수 있는 디딤돌." 

로크의 시선이 바울의 아랫배를 흘깃 돌아본다. 

"다른세상에서 전부 죽었어야 할 운명을 네가 대신 떠안았잖아. 덕분에 살아남은 바스커빌 가문의 원로들은 이전보다 더 치졸하고 살벌하게 서로 숟가락 싸움을 하고있어. 한번 죽어봤으니 이번만큼은 쉽게 죽지 않겠다는 거야." 

바울이 눈동자를 위로 굴리며 한쪽 귀를 팔락였다.

"별 말씀을ㆍㆍㆍ." 

"내 아버지 매트 바스커빌은 암살자의 재능도 없었고, 실적도 변변찮았으며, 아버지로써의 역할도 하지 못하면서 주먹질이나 해대는 헛바람만 들어찬 삼류 킬러였다." 

"ㆍㆍㆍㆍㆍ." 

로크가 갑자기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자 
바울의 표정이 굳어졌다. 

"바스커빌의 명예에 먹칠을 한 장본인인 주제에, 그깟 앵무새 한마리가 뭐라고 내 아내에게 주먹질까지ㆍㆍㆍ." 

로크가 바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다른세상의 시나리오에서 내 아버지는 토드에게 총을 맞고 죽었다. 그때의 이야기는 기억하고 있어. 하지만 여기서는 내 아버지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지 못해. 한가지를 제외하면." 

로크가 바울에게 한발자국 가까이 다가섰다. 

"그때 아버지의 옆에 네가 있었다는 것." 

바울은 로크를 올려다보면서 무심하게 말했다.

"한번 빨아주니까 기분좋다면서 저한테 박고 안에 몇번 싸더니 죽었습니다." 

로크의 시선을 외면하는 바울. 

"한번도 사랑받고 사랑해본적이 없었는데, 이제는 아무런 미련이 없다나 뭐래나ㆍㆍㆍ."

"ㆍㆍㆍ정말이냐?" 

로크와 다시 시선을 마주하는 바울. 

"거짓을 말할 이유는 없어요."

이 세상의 매트 바스커빌은 
토드 대신 제가 죽였습니다.

"ㆍㆍㆍ그랬냐." 

이번에는 로크가 바울의 시선을 외면했다.

"원래 세상과는 다르게, 행복하게 가셨군ㆍㆍㆍ."

구원받을 자격도 없는 늙은이가 
지옥에서 구원받았구나ㆍㆍㆍ.

로크가 손을 들어올리더니, 
검지손가락으로 고여있지도 흐르지도 않는 
눈물을 닦아주듯 바울의 눈가를 슥 문질렀다. 

"고맙군. 네가 짊어진 그 모든것들이. 너와 내 손자 벤하민이 바스커빌 원로들의 진흙싸움에 말려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면, 내가 할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어." 

"ㆍㆍㆍㆍㆍㆍ." 

뺨에 닿은 로크의 손길을 느끼는 바울의 귀가 아래로 스륵 내려갔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로크는, 천천히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ㆍㆍㆍ 어흠, 내가ㆍㆍㆍ 예전에ㆍㆍㆍ 그러니까 너랑 나랑ㆍㆍㆍ." 

"말하지 마십쇼." 

내가 로크 당신의 손자 벤하민을 뱃속에 품고 있었을때, 
비록 당신이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는 해도 
내 애널에 찔러넣은 당신의 남근은 눈앞이 파래질 정도로 아팠으니까. 

그때의 이야기를 꺼내는 거라면 듣고싶지 않습니다.

"그래, 알겠어ㆍㆍㆍ."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바울의 뺨에서 손을 내리지 못하며 
뭔가를 망설이는 로크.

"내 아들이ㆍㆍㆍ 잘 대해주지?" 

바울은 킁 콧방귀를 꼈다.

"얼굴 볼때마다 째려보면서 가오나 잡을줄 알지, 연애의 분위기랑은 벽을 치고 삽니다."

"그런가ㆍㆍㆍ 그게ㆍㆍㆍ 토드가 나를 닮아서 감정표현이 서툴러ㆍㆍㆍ." 

곤란하고 머쓱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로크는 
손으로 바울의 뺨을 계속 쓰다듬는다.

바울의 눈에 로크 바스커빌은 
바울의 아버지와 같은 투견이라는 사실을 제외해도 
아버지와 생김새가 많이 닮아보였다. 

그레이의 품에 안겨서 그의 정을 받아낼때는 
단지 연장자에게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지만 

로크 바스커빌의 품에 안겼을때는, 
특히 로크의 얼굴을 보지 않고 
그와 후배위로 정사를 치룰때는 

자신의 뒷통수에 대고 헐떡이는 
로크의 까끌한 수염의 감촉, 
자신의 허리를 꽉 끌어안은 두껍고 거친 팔뚝의 압력, 
자신의 애널 밑에서 덜렁거리는 
늙은 개의 불알이 사타구니를 간지럽히는 촉감, 

아버지와 뒹군다면, 
이런 느낌일거라는,
확신에 가까운, 
이가 빠드득 갈릴 정도로 
혐오가 넘쳐흐르고 
사랑이 넘쳐흐르고
감정이 넘쳐흐르는 그 순간의 느낌, 

자신의 뺨에 닿은 로크의 손길과 
그 손의 온기를 느끼고 있던 바울의 
아랫도리 고간이 어느새 발기해있었다.

"ㆍㆍㆍ!" 

바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밍기적거리던 로크의 두눈에 단단하게 솟아오른 바울의 고추가 보이고, 

"ㆍㆍㆍ잠깐 실례하지." 

아들 이야기 했다고 
아버지 앞에서 이렇게 서는걸 보면 
말은 그렇게 해도 내 아들이 좋은 모양이군.

로크가 바울의 허리를 정면에서 슬며시 끌어안고 
손으로 단단해진 바울의 남근을 움켜쥐었다. 

"아ㆍㆍㆍ! " 

바울의 입이 자기도 모르게 아 벌어진다.

로크 바스커빌도 반응좋은 바울이 
귀여워서 입꼬리가 귀밑까지 벌어지는 것을 
억제할수가 없다.

"토드랑 결혼하라면서요ㆍㆍㆍ." 

얼굴이 새빨개진 바울이 
자신의 고간을 주무르는 
로크의 손에 자신의 몸을 수줍게 맡기며 
중얼거리자 

"그랬지." 

로크가 눈을 지그시 감고 바울의 뺨에 
뜨거운 입김을 훅 내뿜었다. 
토드의 냄새마저 감지할수 있는 바울에게 
그보다 채취가 강한 로크의 입김은 
달큰하고 묵직하다.

까끌한 수염이 바울의 뺨에 닿고
입술을 쭙 맞춰오는 로크.

불뚝 솟아오른 바울의 바지위로 프리컴이 삐죽 흘러나왔다. 

"결혼해줬으면 좋겠어ㆍㆍㆍ 나하고도." 

흥분한 로크가 헐떡이면서 급발진(급발정?) 청혼을 
교통사고처럼 들이받는다. 

프러포즈 받는게 한두번이 아니었던 바울은(이때까지 청혼받은 횟수가 삼천이 넘고 그중에 실제로 결혼한 남편은 스물일곱명이다) 별로 놀라지는 않고 로크의 시선을 피했다.

"장모님은ㆍㆍㆍ 그러니까ㆍㆍㆍ 아내분인 사라 바스커빌은 어쩌시려고ㆍㆍㆍ?" 

"설득해볼게ㆍㆍㆍ." 

"토드하고 먼저 결혼하고 나서ㆍㆍㆍ 생각해보면ㆍㆍㆍ 안될까나ㆍㆍㆍ요ㆍㆍㆍ?" 

아하하하하어업 

로크가 입술을 동그랗게 모으고 쪽 키스하자 
바울은 실성하다 말고 그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시발 좆같은. 

-------‐----- 

침대에 전라상태로 누워 천장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는 하얀 호랑이 한스의 가슴이 땀에 젖어있다. 

한스의 옆에 전라로 나란히 누워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을 빙글빙글 어루만지는 암호랑이 메로는 
한스가 무슨생각을 하는지 눈치채고 자신의 탱글한 엉덩이 위로 호랑이 꼬리를 관능적으로 말아올렸다. 

"지금 당신의 아내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생각하고 있어?"

자신의 오른팔은 베개삼아 머리를 기대고 왼팔로 메로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싸안고 있던 한스의 시선이 메로를 향해 힐끗 내려간다. 

"어떻게 알았어?" 

"의처가로 소문난 당신의 생각이야 뻔하지." 

한스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메로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그녀의 코에 입을 쪽 맞추었다. 

"우리 아들 마크도 너처럼 내 생각을 다 꿰뚫어보게 되면 어떡하지?"

"날 닮아서 영리하게 컸구나 하고 좋아하면 되잖아." 

"그래, 마크는 날 닮아서 씩씩한데다가 너를 닮아서 똑똑해." 

한스는 잠시 눈을 감고 메로와 감미로운 키스를 주고받았다. 

"다른세상에 미련이나 후회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세상과는 달리 너를 내 아내로 들이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아." 

"다른세상에서도 우리는 잠시 이어졌을 뿐, 오래가지 못했다는 점은 똑같잖아. 난 오히려 이렇게 가끔씩 얼굴을 보는게 더 좋은걸?" 

메로가 사냥감을 노려보는 듯한 사나운 눈매에 
살짝 힘을 풀고 색기어린 미소를 지었다. 

"당신의 아내를 질투하게 만드는것도 재미있을거 같아." 

한스는 어림도 없다는 듯이 눈동자를 굴렸다.

"내 마누라놈은 질투같은거 안해. 지금 우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더라도 관심도 안가질걸?" 

"그건 내 남편도 마찬가지야. 나한테 잘 대해주기는 하는데, 내가 당신이랑 같이 있어도 신경안쓰더라." 

"그건 네가 너의 사생활에 신경쓰지 말라고 해서 그런거아니야?" 

"어라, 어떻게 알았어?" 

"내가 아무리 망나니라도 내 아이를 낳은 암컷의 속마음은 잘 알지." 

"아, 그래? 그럼 당신의 아내도 당신의 아이를 임신중이니까, 아내의 속마음이 어떤지 잘 알겠네?" 

한스는 콧숨을 푹 내뿜고 손으로 자신의 성기를 주물거렸다. 

"내 아내놈은 날 사랑하지 않아. 단지 내 이야기에대한 책임감에 의무적으로 결혼했을 뿐이야." 

"쓸쓸한 말은 하지만 별로 상처받지 않은것처럼 보이네." 

한스가 자신의 고간을 주물거리는 손 위에 
메로가 자신의 손을 얹고, 
그의 남근을 대신 어루만져주기 시작한다.

"당신도 당신의 아내가 우리의 아들 마크를 구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 때문에, 반려자의 책임을 지려는 것뿐이잖아." 

"어떻게 그걸 확신하지?" 

"당신의 아내가 다른 수컷과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낳았는데도 당신은 화를 내거나 질투하지 않았어. 이런 경우라면 모를수가 없지."

메로가 손가락 두개를 들어올렸다. 

"당신이 아내에게 별 감정이 없거나, 사랑하더라도 맺어질수 없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다는 증거거든." 

한스는 천장을 올려다보며 콧숨을 푹 내쉬었다. 

"좋아하는 마음이 있고, 같이 살고 있고, 결혼도 했고, 아이도 생겼는데, 맺어질수 없다라ㆍㆍㆍ."

한스의 남근이 위로 천천히 뜨겁게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애가 타니까 꼴리는군." 

힘줄이 잔뜩 돋아난 한스의 대물이 
바울을 향해 분기탱천했다. 

"내 승부욕과 경쟁심을 자극하는 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데." 

"어머ㆍㆍㆍ 이러다가 내가 오히려 당신의 아내를 질투하게 될것같다." 

"부러우면 내 세번째 아내로 들어올래?" 

"아니, 그건 사양할게." 

메로의 입가가 잔인하고 매혹적으로 말려올라가고, 
그녀는 한스의 몸 위로 올라가 다리를 벌리고 그의 단단한 성기에 자신의 음부를 축축하게 위아래로 부볐다. 

"내 남편 마음상하지 않게 달래주러 가야되는데, 당신은 체위 연습상대로 충분하거든. 참, 내 아들 마크도 내 남편이랑 사이좋게 지내는거 같던데, 그냥 내가 데리고 살까봐." 

한스의 입꼬리가 씨익 말려올라갔다. 

"공평하게 들리지만, 어림도 없어 이 여편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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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크 바스커빌과 입술을 맞대고 
입안에 밀려들어오는 
그의 말캉하고 질척거리고 뜨끈한 혀를 빨던 바울이 
로크의 수염이 너무 까끌해서 입가가 따갑다고 생각하려던 찰나, 

로크의 남근이 빳빳하게 부풀어올라서 자신의 고간을 쿡쿡 찌르자 입맞춤을 떼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몰락한 고대 왕족의 후손이라ㆍㆍㆍ 

잡종인 자신에게 이런 뿌리깊은 
순수혈통의 씨는 살짝 부담스럽ㆍㆍㆍ  

시발 순종이건 잡종이건 혈통이 무슨 상관이냐
자지는 다 똑같아.

"하!ㆍㆍㆍㆍ"

바울이 로크의 바지위로 불끈 솟아오른 그의 뜨거운 남근을 손으로 감싸쥐자 그가 헛숨을 토한다. 

로크가 바울을 끌어안으며 다시 입을 맞추고, 

서로 달라붙은 로크와 바울의 젖은 입술위로 봄바람과 따스한 햇살이 아른거리며 
눈을 감고 바울과 기분좋게 키스하는 로크의 부드러운 미소가 봄의 햇살과 닮아있다. 

나무아래의 그늘에 앉아 흥분해서 숨을 헐떡이는 로크의 다리사이에 바울이 무릎을 꿇고 앉아서 
두손으로 로크의 벨트를 쩔그럭 쩔그럭 풀어헤치고

그의 지퍼를 지이익 열고
하얀 속옷을 잡아내리자 속옷밑에서 벌떡 튀어나온 로크의 두툼한 자지가 바울의 코를 때렸다. 

로크의 것은 토드의 것처럼 살벌한 무기보다는 
한스의 것처럼 두께가 굵은 둔기에 가까웠다.

토드처럼 극도로 희미하지는 않아도 
로크 역시 자기냄새가 흐릿했지만

바지의 바깥으로 고개를 내민 붉고 두툼한 로크의 남근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퀴퀴한 치즈(???) 향기는ㆍㆍㆍ

스읍, 
 
바울은 입가에서 칠칠맞지 못하게 군침이 흘러내린다.
생리적인 거부감은 더이상 모르겠다.

바울이 손으로 로크의 남근을 가볍게 감싸쥐고 위아래로 흔들고 입을 벌려서 혀로 로크의 남근을 휘감으며 입안에 하압 집어넣자 

쪼옵쪼옵 따뜻하고 미끌거리는 혀와 입술로 남근과 귀두를 조이면서 빨아올리는 오르가즘과 흥분에 로크의 눈썹이 팔자눈썹으로 휘어진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때처럼 
하아ㆍㆍㆍ! 하고 한숨을 내쉬는 로크.

"윽ㆍㆍㆍ! 바울ㆍㆍㆍ!" 

로크의 터질것처럼 딴딴하게 일어서서 
통증마저 느껴지는 땡글땡글한 귀두를 빨아올리는
바울의 미끌하고 뜨뜻한 혀와 입술의 감촉이
불이난 로크의 욕정을 쪼옵쭈압 감싸안으며 
달래주는 동시에 더 세게 불을 지핀다.

봄햇살이 따스한데 나무그늘 아래 풀밭에 앉아서 사랑스러운 바울에게 빨리고 흔들어지고 있으니 
그 쾌감이 마치 봄에 피어나는 꽃망울 같다. 
눈을 감고 헐떡이던 로크가 손을 내밀어 바울의 엉덩이를 쓰다듬는다. 

"으웅!" 

바울의 바지밑으로 들어가서 
그의 탱글한 엉덩이를 어루만지던 로크의 손가락이 
갑자기 바울의 애널속으로 쑤욱 들어가자 

미끌미끌하게 애널이 훅 벌어지는 감각에 깜짝놀란 바울이 로크의 자지를 입에 문채로 신음소리를 냈다. 

딱딱한 로크의 기둥을 손에쥐고 위아래로 흔드는 바울의 손 위로 그의 귀두를 빨고 있었던 입에서 더 많은 침이 흘러내려 바울의 손을 진득하게 적신다.

왼손으로는 바울의 머리를 쓰다듬고 
오른손 손가락은 바울의 애널에 찔러넣은채로 
빙글빙글 돌려가며 바울의 따뜻하고 쫄깃쫄깃한 
괄약근의 조임을 풀어나가던 로크가 

애널에서 손가락을 빼내고 바울의 바지를 잡아벗기려고 하자, 
바울이 귀를 늘어뜨리고 조금 주저하는 기색을 보인다. 

다시보니 바울은 속옷을 안입고 있었다. 

로크가 자신의 남근을 빨고있는 바울을 내려다보며 슬그머니 미소를 지어보이자 

바울은 얼굴이 벌개진채 로크의 것을 빨다말고 입을 벌렸다.

"임신을 하면 뱃속에서부터 거시기에 압박이 온단 말입니다ㆍㆍㆍ. 꼬추가 얼마나 짖눌리고 답답한지도 모르시면서." 

특히나 산달이 꽉 찬 만삭일때는, 욕실 마개 뽑는 것처럼 애기가 꼬추를 뽁 뽑아내고 튀어나올 기세로 짖눌리는데, 걷기만해도 정액이 질질센다구요. 

속옷을 답답해서 못입는거지 
일부러 안입은거 아닙니다.

"그러냐." 

예쁜것ㆍㆍㆍ.

로크가 바울의 빨개진 뺨에 입술을 쪽 맞추고, 
그다음은 바울의 목에, 
그다음은 어깨, 가슴, 복부순으로, 
조금씩 입을 맞추며
천천히 아래로 내려간다.

이윽고 아기가 든 바울의 아랫배까지 내려온 로크가 
바울의 아랫배에 푸르르르 자신의 뺨을 부비고, 
입을 벌려서 경탄과 사랑을 담은 끈적한 혀를 내밀어 
바울의 아랫배를 스윽 핥았다. 

콩. 

"읏ㆍㆍㆍ!" 

바울의 뱃속 아기가 로크의 인사에 태동으로 화답하자 그 움직임 때문에 전립선에 자극을 받은 바울이 움찔하며 한차례 부르르 전율한다.
 
본격적으로 바울의 아랫배를 혀로 빙글빙글 핥고 입을 맞추고 부드럽고 잔잔하게 애무를 시작하는 로크.

아직 외관상으로는 배가 많이 나오지 않아서 
바울이 임신중이라는 사실은 잘 티가 나지 않았지만 

임신 우울증에 발정과 
호르몬의 발작으로 오락가락하던 중이었던 
바울에게 로크의 솜털구름같은 따스한 구애는 
오래버티기가 힘들었다. 


로크가 두손으로 바울의 바지를 살며시 끌어내리자 
발기한 바울의 자지가 튕겨나오고, 
바울의 바지를 자기쪽으로 끌어당기던 로크가 

바울의 무릎까지 내려온 바지를 움켜잡고 
위로 훅 잡아올렸다. 

그바람에 뒤로 벌러덩 넘어가버린
바울의 뽀오얗고 탱글탱글한 흰 엉덩이가 
로크의 정면에 드러난다. 

겉치레를 걷어내듯 로크가 바울의 바지를 벗겨내고 
옆으로 휙 집어던지고,
로크의 핏대 선 뜨거운 자지가 
바울의 불알을 노크처럼 툭툭 건드리자
결국 항복하고 귀를 아래로 늘어뜨리며 
로크에게 오므렸던 다리를 벌리는 바울.

"고개 돌리지 말고 봐라, (후욱)내가 네 안에 들어가는 것을." 

로크가 한손은 자신의 자지를 잡고 
바울의 애널에 조준한 뒤 
다른 손은 바울의 뒷통수를 잡고 
그의 고개를 숙이게 해서 
자신의 자지가 바울의 애널에 들어가는 것을 내려다보게 했다. 

로크가 자신의 안으로 뜨겁고 욱신거리면서 밀려들어오는 것을 눈으로 보고 느끼는 바울의 어깨가 바르르 떨리고, 

바울의 따뜻하고 잘 조이는 젖은 애널속으로 자신의 귀두가 미끌어지듯 빨려들어가는 것을 눈으로 보고 쫄깃한 감촉을 느끼는 로크의 어깨도 바르르 떨린다. 

"아흑ㆍㆍㆍ! 흑ㆍㆍㆍ! 천천히ㆍㆍㆍ!" 

로크가 자신의 몸안으로 들어오는동안 아기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손바닥으로 로크의 가슴을 밀면서 
삽입의 속도를 조절하던 바울이 신음했지만 

애널을 통해 들어오는 로크의 물건이 생각보다 
뜨거웠고, 안으로 깊숙히 들어올수록 긴장이 풀리고 몸이 흐물흐물해진다.

바울의 다리사이로 자신의 사랑을 밀어넣던 로크가 
안심하라는 듯이 그의 허리를 끌어안고 
손으로 등을 사악사악 쓰다듬어주고 
바울의 뺨에 자신의 차가운 코와 
뜨끈하고 촉촉한 입술을 쫍쫍 문지르다 
입을 벌려서 혀로 주우욱 핥고

바울과 천천히 하나가 되어간다.

바울의 뱃속에 조금씩 들어가던 
사랑으로 빨갛게 부풀어오른 로크의 귀두가 
바울의 안에서 그의 자궁입구에 아침인사를 건네듯 
가볍고 부드럽게 문지르고 지나가며 결장속으로 더 깊숙히 주르르륵 밀려들어가고,   

바울의 결장안 깊숙한 곳에 꽉 조인채 
닫혀있었던 근육의 둔덕앞에 멈춰선 귀두가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프리컴을 둔덕에 흠뻑 바르고
그 입구를 꾹꾹 누르며 두드리다

"아!ㆍㆍㆍㆍㆍ."

어느순간 살짝 벌어진 근육의 틈 사이로 쑥 하고 
끝까지 미끄덩 다 들어가버리자 
바울이 아프고 힘빠진 신음을 지른다.

바울은 로크와 맺어지는 것이 수치스러웠고, 
원망스러웠고, 
토드에게 미안했고, 
벤하민을 볼 낯이 없었고, 

머릿속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꼴림에 솔직한 자지가 
딱딱하게 발기해서 로크가 좋다고 좆까라고 벌떡거린다.

"후우ㆍㆍㆍㆍ."

마침내 삽입을 완료하고 
바울과 완전한 한몸이 된 로크가 
바울과 시선을 마주하고 
서로 코끝을 맞댄채 잠시 뜨거운 콧바람을 
말없이 주고받는다.

얼굴이 빨개진 바울이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일 여유를 주고 몇초동안 느긋하게 기다리던 로크, 
이윽고 흔들의자처럼 그네를 타듯이 허리를 천천히 앞뒤로 찌걱찌걱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ㆍㆍㆍ! 하ㆍㆍㆍ! 하아ㆍㆍㆍ!"

바울의 입이 벌어지고 로크의 허리를 끌어안은 바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간다.

바울의 벌어진 입에서 세어나오는 신음과 울음이 봄바람처럼 기분좋았던 로크는 두눈을 지그시 감고 허리근육을 계속 움직이며 바울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덮었다. 

츄웁ㆍㆍㆍ! 쪼옥ㆍㆍㆍ! 쪼옥ㆍㆍㆍ! 

로크가 쪽쪽 거리면서 바울의 입술을 맛있게 빨아올리고 설레이는 두근거림처럼 부드러운 정사를 이어나가자 
항상 후배위로 뒷치기만 해왔었던 로크와 
이렇게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정상위로 
따뜻하고 자상한 섹스를 해보는건 처음이었던 
바울의 얼굴이 점점 더 빨개지고 
눈가에는 혼란스러움이 그렁그렁 맺혔다.

이렇게 할수 있었으면서, 
그동안은 왜 그렇게 난폭하게ㆍㆍㆍ? 

한편, 로크의 아내이자 바울의 장모인 
사라 바스커빌은 어깨에 머플러를 두르고 대문앞에 서서 
로크와 바울이 사랑을 나누는 것을 팔짱을 낀채 표정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사라의 옆으로 다가온 사라의 딸 레아 바스커빌이 
말없이 커피 한잔을 내밀자 
사라는 레아가 건네준 커피를 받아들고 

레아와 나란히 서서 
로크와 바울이 정사를 치루는 것을 
같이 지켜보며 커피를 동시에 한모금 홀짝 마셨다. 

"내 남편과 네 남자친구가 연애하는 모습을 보니까 어떠니?" 

사라의 물음에 레아는 눈을 감고 고개를 살짝 저었다. 

"남자친구 아니에요." 

"본래의 세상에서는 너와 사귀었었잖아."

"본래의 세상에서도 어차피 따로 갈라설 사이었어요." 

"여기서는 네 남자친구도 아니고 토드의 반려니까, 네 올케네." 

"아버지의 예비 둘째부인이기도 하구요. 저에게는 올케이자 예비 새엄마이기도 하네요." 

바울이 바스커빌 가문에서 어떤 촌수에 있는가를 
토론하듯이 말을 주고받는 사라와 레아의 목소리와 표정에는 아무런 감정이 없다.

"바울 저 아이는 내 손자이자 네 조카를 낳아주었으니 우리 가문의 일원으로서 환영해줘야 되겠지만, 저러다가 토드와 레아 너희 둘에게 배다른 동생까지 낳아주는건 아닐까싶어." 

부드럽고 거칠지는 않지만 꽤나 열정적으로 들썩거리며 땀에 젖은채 헐떡헐떡 키스와 사랑을 꽃피우는 로크와 바울의 모습에 레아는 가능성 있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자신의 안경을 밀어올렸다. 

"제 조카인 벤하민에게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삼촌이 생길까요?" 

"본래 세상에서 나는 남편을 잃고 내 아들을 버렸는데." 

하지만 여기서 나는 지금까지도 내 아들의 손을 놓지 않고 있고, 
내 남편은 살아서 지금 네 남자친구와 저렇게 사랑을 나누고 있구나. 

"ㆍㆍㆍ차라리 남편이 죽고 내가 내 아들을 버리는 이야기가 더 나았을까?" 

"더 나은 이야기는 지옥에 없어요. 단지 다른 이야기만이 존재할 뿐." 

레아는 새끼손가락을 비죽 내밀고 커피잔을 들어 
한모금을 홀짝 마셨다.

"나중에 벤하민의 미래를 이야기 하면서 어머니와 바울 둘이 같이 차한잔 마실 시간이 있다면 좋겠네."

로크의 품에 안겨 눈을 감고 끙응응 울어대는 바울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사라는 가만히 커피를 마셨다.

"그래. 여기가 이미 지옥이라면 내 남편이나 나나 지옥에 떨어질 걱정은 안해도 될테니ㆍㆍㆍ 제국의 허쉬님께 허락을 구해보자꾸나."

--------------  

한편, 
아론에게 욕정을 느낀 짐승들이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것을 방지하기위해
북극곰 더크의 여관을 유곽처럼 활용하기로 한 
검은쥐 도리안은 후버와 리카온 형제들을 
감시로 붙이고 아론에게 제한된 '손님'들을 들여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아론은 이제 막 침대위에서 상대를 끝낸뒤 휴지로 자신의 엉덩이 사이 정액을 닦아내는 중이었다. 

"바울형은 이런걸ㆍㆍㆍ 윽ㆍㆍㆍ 여섯살때부터 이십년간 했다는 건가요ㆍㆍㆍ?"

"지금도 계속 하고 있지."

아론의 옆에서 셔츠 단추를 잠그던 검은개 토드 바스커빌은 넥타이를 매면서 아론을 돌아보지 않고 대꾸했다. 

토드의 등을 바라보는 아론의 귀가 아래로 축 내려갔다.

"바울형이 아저씨의ㆍㆍㆍ 그러니까ㆍㆍㆍ 어ㆍㆍㆍ 아기를ㆍㆍㆍ 아들을 낳아줬다고ㆍㆍㆍ 하지 않았어요? 그럼 아저씨랑 제가 이러는 걸 알면 바울형이 화내는거 아니에요ㆍㆍㆍ?" 

"상관없어." 

토드의 두눈에 붉은 안광이 빛났다. 

"바울은 날 원하지않아." 

"바울형을 사랑하세요?"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더." 

"거짓말ㆍㆍㆍ 진짜면 여기에 안왔을걸요." 

아론을 돌아보는 토드의 눈빛이 빨갛지만 차갑게 가라앉았다.

"입이 건방지군. 나와 바울에 대해서 한번만 더 입을 놀렸다간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만들어주겠다." 

네가 바울과 같은 운명을 짊어졌다길래 
바울의 이차로 삼을수 있을까 확인해보려고 왔더니,

바울의 발끝에도 못미치는군. 형편없어.

토드가 코트를 어깨에 둘러메고 방을 나가면서 문을 꽝 닫자 침대위에 홀로남은 아론은 코를 훌쩍이면서 몸을 웅크렸다.

"바울형ㆍㆍ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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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으응! 읏! 흐아아아으어어으으으읏--!!!!" 

로크가 질컥찌걱 쥬풋쥬풋 끈적끈적 소리를 내며 
바울의 벌려진 다리사이로 
자신의 딱딱한 고추를 푹푹 밀어붙이자 

로크의 불알이 바울의 엉덩이골을 철썩철썩 때리고  
땀에젖은 로크의 엉덩이가 번들거린다.

하얗게 뭉쳐진 로크의 정액이 서로 덩어리지고 엉키면서 바울의 애널사이로 꿀럭꿀럭 스며나와 바닥에 점점이 떨어져내린다.

"음ㆍㆍㆍ!♡ 음ㆍㆍㆍ!♡ 음믕ㆍㆍㆍ!♡" 

로크와 바울이 침으로 젖은 입술을 
서로 찰싹 달라붙이고 
운전대 손잡이 돌리듯 얼굴을 
오른쪽 왼쪽으로 돌려가며 
헐떡헐떡 문지르고 부비고 
벌어진 입술사이에서 두개의 혀가 
낼름낼름 질퍽하게 꼬여들고

로크가 바울의 안에 자신의 새하얗고 
비윤리적이며 부적절한 사랑의 정액을 
분출해서 쏟아넣는 것도 벌써 세번째, 

바울은 자신의 결장속을 뿟뿟 때리면서 뱃속에 뜨뜻하게 차오르는 로크의 정액이 애널사이로 꾸덕거리며 세어나오자 찐득한 점성이 살아있는 비린내를 코로 맡을수 있었다.

젠장! 이런 젠장ㆍㆍㆍ! 안돼ㆍㆍㆍ!

"아아흑ㆍㆍㆍ!"

바울의 앵두같은 귀두를 통해 푸확푸확 터져나오는 하얗고 근본도 없는 아주 못된 잡종개의 정액. 
로크의 복부위에서 바울의 남근이 수치도 모르고 벌떡벌떡 거리며 로크의 배위에 정액을 왕창 쏟아낸다.

정액이 뿜어져나올 때마다 묵직한 사정의 해방감을 여러차례 느끼며 전율하는 바울. 

이번에도 로크와 동시에 싸버렸다.

바울의 이마와 뺨까지 튀어오른 정액이 바울의 목줄기털에 엉키고 어깨골과 가슴에도 정액이 잔뜩 뭉쳐서 끈적인다.

바울과 아랫도리가 붙은채로 나무밑을 데굴데굴 굴러다닌 탓에 자신의 정액과 바울의 정액이 온몸에 덕지덕지 엉겨붙은 로크가 으르르르ㆍㆍㆍ! 학ㆍㆍㆍ! 학ㆍㆍㆍ! 거리면서 숨을 고르다가 

침과 정액으로 범벅이 되서 떨리는 바울의 입술에 다시 자신의 입술을 촵 붙이고 그의 말캉한 혀를 낼름츄릅쮸웁쥬릅 빨고 핥는다.

사랑맛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는 로크.

바울도 자신의 입안에 가득한 
로크의 물렁하고 씁쓸한(맹수들에 비하면 훨씬 연한) 
정액과 침과 땀과 혀의 맛이 자신의 혀를 감싸고도니 
돌아버릴 지경이다.

뱃속에 꼬로록 거리면서 그득 들어온 로크의 미지근한 정액때문에 바울은 아랫배가 충만하고 
찐득한 정액물이 뱃속에서 출렁거리고 
뭉글거리는 감각에 등골과 뒷통수가 저릿하면서 

"흐윽ㆍㆍㆍ! 아윽ㆍㆍㆍ!"

몇번을 싸고난 뒤로도 
여전히 빳빳한 남근이 또 터질듯이 아파온다.

"크하ㆍㆍㆍ! 후욱ㆍㆍㆍ!" 

짜릿짜릿한건 로크도 마찬가지였는지 
바울은 자신의 뒷보지에 틀어박힌 
로크의 남근이 사정 직후 잠시 부드러워졌다가 
뱃속에서 또다시 풀발기하며 부피가 커지고 단단해지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바울의 벌린 다리사이로 로크가 고추를 박은채 허리를 좌우로 진득진득 문지르자 
바울은 자기 불알에 부벼지는 
정액으로 떡진 로크의 하복부 고추털이 간지럽다고 느끼고 
엉덩이에 닿은 로크의 땀에젖은 골반과 통나무처럼 굵은 다리가 미끄럽고 따뜻하다 느끼고

로크는 자신에게 박힌채로 발기한 고추를 덜렁거리며 오르가즘에 앓는 바울의 표정이 귀여웠고 
바울의 뱃속 촉감이 쫄깃하고 따뜻해서 몇번이고 안에 더 싸줄수 있을것 같다고 느끼고

첩첩첩척척짝짝짝ㆍㆍㆍ! 

독수리 날개펼치듯 다리를 좌우로 벌린 바울을 
몰상식한 사랑의 힘으로 짖누른채 
정상위 자세로 열심히 정사를 이어가던 로크.

자신의 안을 파고드는 로크의 뜨거운 불륜이
사랑으로 끓어오르자 아프면서도 치욕스러웠던 바울이 
자신의 가슴앞에 두 팔을 오므리고, 

로크는 그것을 용납할수 없다는 듯 
바울의 두 손목을 붙잡고 
그의 두 팔을 좌우로 확 열었다. 

로크가 바울의 팔과 다리를 다 벌리고 
허리에 힘을 싣기위해 붙잡은 바울의 손목을 자신쪽으로 잡아당기자 자연스럽게 바울도 로크의 양 손목을 움켜잡은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점성으로 떨어지지 않는 찐득한 교접처럼, 
두손으로 서로의 손목을 꽈악 붙잡은 로크와 바울.

로크와 바울 사이에 
서로 손과 손목을 움켜잡은 매듭이 생겨났다. 
 
서로의 양팔뚝을 꽉 움켜잡은 손바닥을 통해
불뚝불뚝 거리는 서로의 손목근육의 꿈틀거림과 맥박과
땀에젖은 뜨끈하고 미끄러운 털 아래의 
거칠거칠한 피부촉감이 느껴진다.

푹푹푹척척척찹짝짝짝ㆍㆍㆍ!


사랑을 치루는 도중에도 바울은 문득 자신을 그윽하게 내려다보는 로크의 땀에젖은 얼굴을 마주보는게 너무 쑥스러워서 얼굴이 터질것처럼 달아올랐고 

로크는 그런 바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붙이고 그의 입안에 열정으로 달아오른 자신의 뜨거운 혀를 밀어넣으며 허리를 앞뒤로 여유롭게 쥬풋쥬풋 흔든다.

"끙ㆍㆍㆍㆍ!" 

로크는 자신의 남근을 조여드는 바울의 따뜻한 애널이 
움쩍움쩍 거리면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고 
바울이 참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신음하기 시작하자 바울이 또다시 절정에 도달하기 직전임을 알았다.

로크가 아랫도리에 힘을 주면서 찌걱찌걱 삽입을 할때마다 배에 드러나는 로크의 왕자 복근에 바울의 남근이 계속해서 문질러지자 
바울의 빨간 귀두 끝에서 하얀 정액이 수줍게 몽글몽글 솟아오른다.

"으흐읍ㆍㆍㆍ!"

갑자기 퍽! 하면서 바울의 남근에서 또 터져나온 정액이 
키스를 나누던 로크와 바울의 뺨을 때린다.

흥분한 콧바람을 푸욱 내뿜은 로크가 
바울의 몸을 끌어안은채로 몸을 굴려 
바울이 자신의 몸 위에 올라오게 만든뒤 
허리를 위아래로 들썩들썩 흔들고
땀과 정욕으로 가득한 키스를 쭈룹쭈룹 맞추고

한몸이 되어서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들썩거림이 점차 격렬해질수록 
서로가 서로의 코와 혀로 느끼는 
짭짤하고 비릿한 땀과 정액의 채취와 맛이 
점점 짙어지고 강해진다. 

짭짝짝짝짝짝ㆍㆍ! 쫩짝짝짝짝짝짝ㆍㆍ!

"음므으응ㆍㆍㆍ!!!" 

로크와 입술과 아랫도리가 바짝 달라붙어 떨어질수 없는 바울의 입에서 흐느끼는 듯한 울음소리가 세어나온다. 

로크의 허리놀림은 바울의 뱃속 아기에게 전혀 압박이나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바울이 잘느끼는 결장속 포인트를 정확하게 치고 들어왔고 

바울은 로크의 품에 안긴채 너무 천박하게 헐떡대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지만 
참아내고 억제하기에는 
로크와의 섹스가 심하게 황홀하다.

정면에서 바울의 허리를 단단히 끌어안은 로크의 팔뚝에서 느껴지는 힘이 뜨거웠고 정액으로 온통 범벅이 되어 끈적끈적한 아랫도리를 짝짝짝 치고 올라오는 로크의 허리의 힘이 경외스럽다.

"ㆍㆍㆍㆍ!!!! 흣!ㆍㆍㆍ 크윽----!!!!!" 

"으으우웅--!" 

절정이 온 로크가 바울의 허리를 꽉 끌어안은채 바르르 떨면서 자신의 허리를 퍽퍽 올려치자 
바울의 뱃속에 또다시 로크의 허연 사랑이
부류류륫 밀려들어가고, 

정액이 뱃속을 때리는 수압을 느낀 바울도 
로크의 어깨를 두손으로 꽉 움켜잡은채 
좌우로 쫙 벌린 두 다리의 허벅지를 바들거리며 
마지막으로 남은 정액의 단 한방울까지 남김없이 찔끔거리며 밀어냈다. 

이제는 더 나올것도 없었다.

"하아ㆍㆍㆍ! 아윽ㆍㆍㆍ! 흐윽ㆍㆍㆍ!♡" 

얼굴은 벌겋고 땀과 정액으로 홀가분하게 젖은 
로크와 바울이 서로를 끌어안은채로 
기분좋게 숨을 고른다. 

서로의 어깨와 머리에서 피어오르는 만족스러운 
정사의 열기가 쉬이이익 일렁일렁 피어오르고

로크가 바울의 애널에서 남근을 천천히 주르륵 뽑아내자 
바울의 벌어진 애널에서 로크의 하얀 정액이 뭉쳐서 울컥거리고 뚝뚝뚝 흘러나온다.

로크가 휴지로 바울의 애널을 슥슥 닦아주는 동안 
여전히 얼굴이 빨간 바울은 머리를 숙이고 로크의 남근을 혀로 슥슥 핥았다.  

둘다 사정한 정액량이 너무 많아서 뒷처리를 하는데 시간이 한참 걸릴것 같다.

어느새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바스커빌 가문의 원로 블라이 바스커빌이 
으슥한 그림자속에 혼자 숨어서 
로크와 바울이 사랑을 나누는 것을 감시하듯 지켜보며 자위를 하다가, 분출한 사정의 흔적을 지우고는 자취를 감춘다.

--------------- 

"아저씨! 이 아이좀 안고 있어주세요! 너는 얘좀 엎고, 너도 이리와서 이 아이좀 같이 들어줘!" 

모래놀이터에 빨간 눈을 가졌고 검정과 하양이 반반섞인 점박이 검둥개 네마리가 동시에 들어오자 

점박이 무늬의 하얀 호랑이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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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으로 돌아가려다 말고 
이해관계가 어긋난 부적절한 사랑때문에 
정원에서 한바탕 데굴데굴 굴러버린 로크와 바울은

뒷문을 통해 집으로 다시 돌아와 사라와 레아의 시선을 피해 욕실로 슬금슬금 숨어들어가서(사실 사라와 레아가 일부러 시선을 피해준 것이었지만) 

샤워기에 물을 틀고 온몸의 털에 잔뜩 엉겨붙은 끈적한 정액을 씻어냈다. 

로크가 보기에 바울의 아랫배가 정사를 치루기 전과 비교했을때 눈에 띌 정도로 더 불러있는 것 같다. 

바울은 이미 임신중이었으니 그럴 턱이 없었지만, 
로크는 마치 자신이 바울을 임신시킨듯한 뿌듯함이 느껴져서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바울을 뒤에서 끌어안은 로크가 비누거품이 묻은 샤워타올로 바울의 가슴을 문지르고 
바울의 배와 성기에 은밀하게 거품을 칠하자 

바울은 로크의 시선을 외면하며 자신의 몸을 씻겨주는 로크의 손길에 반항하지 않고 얌전히 얼굴만 붉혔다. 

"저ㆍㆍㆍ시아버님, 그ㆍㆍㆍ 시아버님과 저의 결혼 이야기는ㆍㆍㆍ." 

"천천히 생각해ㆍㆍㆍ. 단, 거절하지는 말고." 

바울은 눈동자를 위로 굴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로크나 토드나 그 아비에 그 아들이라 
막무가내인건 똑같군ㆍㆍㆍ.

샤워기의 뜨거운 물로 바울의 몸에 거품을 말끔하게 씻어낸 로크가 손바닥으로 바울의 탱글한 엉덩이를 한번 찰싹 때리자 

바울도 뒤돌아서서 두손에 거품을 묻혀 로크의 성기에 거품을 칠하고 그의 불알을 주물거리면서 불알털과 고추털에 꾸덕하게 뭉친 정액을 꼼꼼히 걷어내주었다.

로크의 불알을 씻은 다음으로는 굵직하게 흔들거리는 로크의 자지 기둥을 손으로 잡고 주륵주륵 문질러서 씻어내고, 
귀두를 반쯤 덮은 표피를 까서 귀두와 요도입구까지 조물조물 거품을 칠하고 샤워기 물을 뿌려 씻어내고나니 
로크의 깔끔한 자지에 광택이 흘렀다. 

바울이 자기도 모르게 한스에게 하던 버릇대로 불알을 손에쥐고 고추에 입술을 쪽 맞추자 
로크가 쑥스럽다는 듯이 손으로 자기 뒷통수를 긁적였다. 

"뭘 그렇게까지ㆍㆍㆍ." 

하지만 마냥 부담스럽지만은 않은 표정. 
로크의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리는걸로 미루어보건데 
아마 속으로는 좋아서 죽을지경이다. 

목욕을 마치고 타올로 아랫도리를 가린 로크가 바울의 손을 잡고 자신의 침실로 이끌자 
수건으로 자기 고추를 가린 바울이 로크와 손을 맞잡고 그의 뒤를 따라가면서 거실쪽을 흘깃 돌아본다. 

"어ㆍㆍㆍ 아내분이랑 따님이 보면ㆍㆍㆍ." 

"사라와 나는 각방을 쓰고 있어. 내 방에는 아무도 안들어와." 

자신의 방에 들어선 로크가 바울의 등뒤로 문을 닫고 
곧장 침대위로 기어올라가서 
바울이 자신의 옆에 누울수 있도록 
손으로 침대시트를 삭삭 쓸었다. 

로크가 침대위에 누워서 바울을 보며
손바닥으로 옆자리를 탁탁 두드리자 
바울은 약간 주저하면서 
로크의 옆에 몸을 천천히 뉘여본다. 

로크가 바울의 이마에 쪽 키스를 하고, 
봉긋 솟아오른 바울의 아랫배를 
손으로 슬슬 어루만지며 쓰다듬자 
긴장이 풀린 바울은 끔뻑끔뻑 졸기 시작했다. 

로크도 사랑에 힘을 쏟고 피곤했는지 
입을 쫙 벌리면서 하품을 하고는 
촉감이 부드러운 실크천 이불을 끌어당겨 바울과 자신의 몸을 동시에 덮었다. 

--------------

그런데 깜빡 잠이들었다가 눈을 뜬 바울은 
언제 들어왔는지

로크와 자신의 사이에 끼어서 곤히 자고 있는 
벤하민을 발견하고 

"ㆍㆍㆍㆍ뜨악!!!!?" 

"ㆍㆍㆍ아빠?" 

기겁하는 바울 때문에 부스스 잠에서 깬 벤이 두손으로 눈을 부비며 바울을 불렀다. 

"으흠! 커흠! 크흠! 흠!" 

마찬가지로 잠에서 깬 로크가 급한대로 베개로 자신의 고간을 가린채 헛기침을 왕창 쏟아낸다. 

"윽!??" 

바울도 서둘러 자신의 고추를 가릴만한 것을 찾아 몸을 일으켰는데, 

몸이 장난아니게 무겁다. 

잠깐 잠이든 사이에 바울의 배가 잠자기 전보다 훨씬 더 커져있었다.

"아빠ㆍㆍㆍ!" 

벤이 안아달라는듯 바울에게 두팔을 벌리자 
바울은 일단 침대보를 허리에 둘러매고 
아들을 꼬옥 끌어안았다. 

"아들~! 아빠 옆에는 언제 왔어? 요 귀염둥이~~!" 

바울이 젖살이 통통한 벤의 볼에 코를 부비자 
벤이 헤헤 웃으며 바울의 얼굴을 두손으로 붙잡고 자기 얼굴을 비볐다. 

"아빠 나랑 같이!(같이 있어줘요)" 

바울은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그래, 오늘은 같이 있자." 

바울이 고개를 들어보니 로크가 벤하민이 자기쪽을 안보는 틈을 타서 몰래 속옷과 바지를 한번에 끌어올려 입고 있었다. 

"처음부터 제국에 손을 벌린 내 아들의 잘못이라지만ㆍㆍㆍ 아빠와 아들이 같이 살지 못하고 떨어져서 지내야 한다니, 가련해." 

초록색 티셔츠에 머리를 집어넣고 구멍으로 머리를 쏙 빼낸 로크가 귀를 쫑긋거리며 티셔츠에 한쪽 팔을 집어넣은채 다른 손으로는 옷을 배위로 끌어내리면서 말했다. 

"벤, 네 아빠 옷입어야 하니까 잠깐 할아버지한테 와라." 

"네ㆍㆍㆍ." 

벤하민은 바울냄새가 나는 로크가 편안했는지 별다른 투정을 부리지 않고 얌전히 로크의 품에 안겼다. 

"제국의 총수가 멋대로 고집을 부리도록 내버려둘수는 없어. 벤하민을 위해서라도 너는 토드와 결혼해서 벤을 자주 만날 권리를 얻어내." 

바울은 이미 아버지와 아들인 그레이와 롤프의 아이를 모두 낳아봤기 때문에 
지금처럼 어색한 상황에 면역이 있어 
벤하민이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아빠와 할아버지를 
번갈아 쳐다봐도 금방 평정심을 되찾았다.

"저ㆍㆍ 사실은 제가 총수랑 결투를 해서 그 권리를 얻어내려고 했는데요ㆍㆍㆍ."

"했는데요?" 

로크가 한쪽눈썹을 위로 치켜올리자 바울은 머쓱한 표정으로 자기 뒷통수를 긁적였다. 

"애들 키우다보니까 그게 쉽지가 않더라구요ㆍㆍㆍ하하하."

"웃어?" 

아래로 축 늘어지는 바울의 귀. 

"죄송ㆍㆍㆍ합니다ㆍㆍㆍ." 

"츳!" 

됐다. 너한테 무슨 잘못이 있냐. 

"얼른 옷이나 입어. 아들 보는 앞에서 언제까지 빨가벗고 있을거냐?" 

로크가 손으로 벤의 눈을 가리면서 말하자 
바울은 얼굴이 벌개진채 크흠 헛기침을 하고 바지를 
주섬주섬 끌어올렸다. 

"ㆍㆍㆍ윽. 이런ㆍㆍㆍ 저, 시아버지?" 

"그냥 로크라고 불러(여보라고 불러도 되고). 왜?" 

"ㆍㆍㆍ로크, 혹시 파자마 바지를 빌릴수 있을까요? 배가 나와서 바지가 안잠겨서ㆍㆍㆍ." 

"그리 어려운 부탁은 아니군. 벤하민, 너도 이 할아버지가 네 아빠한테 옷도 빌려주고 네 아빠랑 결혼하고 같이 살면 좋겠지?" 

"네!" 

벤이 로크가 무슨말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순진하게 대답하자 바울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하지마세요ㆍㆍㆍ."

---------------- 

"파뿌아아악 미워어어어엉---!!!!" 

"아빠가 잠시 나갔다 다시 온다고 했잖아!? 이제 그만 울어 뚝!" 

"시뤄어어어억-!!! 파파 미워어어억--!!!" 

첫째 눈표범 에드가 바울의 앞에서 목놓아 대성통곡을 하고 바울이 에드를 달래느라 진땀을 뻘뻘 흘리는동안 

제국의 총수이자 바울의 스물일곱번째 예비신랑인 눈표범 롤프는 그것보라는 듯이 혀를 끌끌 찼다. 

"애 고집 뻔히 알면서 이틀씩이나 자리를 비우고 잘한다ㆍㆍㆍ." 

바울은 에드를 품에 끌어안고 토닥이고 달래면서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다음부터는 벤을 만나러 갈때 그냥 에드도 같이 데려가야겠다ㆍㆍㆍ. 

그런데 눈표범 아기들 로데, 반트, 이그리, 몬테, 하베르, 르아퀸, 바르, 마르코가 기차처럼 일열종대로 줄을 서서 유모의 뒤를 따라 아장아장 걸어나오더니 

언제나처럼 자기도 안아달라고 바울에게 우르르 달려들어 바울을 여기저기서 잡아당기고 물고 빨고 대롱대롱 매달린다. 

아홉마리 눈표범들 전부 맘마먹이고 낸내 코 잘때까지 걸리는 예상소요시간은 유모님들이 도와준다는 가정하에 약 두시간 반, 

그레이의 호랑이 아기들에게 다시 수유를 하는 시간까지 삼십분의 여유가 있었다. 

"우애애애애앵-!" 

ㆍㆍㆍ물론 첫째 눈표범 에드가 시간안에 울음을 그친다는 가정 하에서.

--------------- 

"뽸아아아아악--!!! 와아아아악--!!!!" 

"어허, 습! 안돼! 아빠가 기저귀 갈아주는 동안에는 가만히 있어!" 

현재시간은 새벽 네시 반.

그레이의 첫째아들 호랑이 바기라가 바둥거리다가 
손에 잡힌 딸랑이를 확 집어던지자 
바울이 번개처럼 공중에서 그 딸랑이를 잡아냈다. 

그런데 기저귀를 열어봐도 깔끔한게 똥이나 오줌을 쌌다고 우는건 아닌데ㆍㆍㆍ 혹시 어디 아프나? 

바울이 자기 손등을 바기라의 이마에 대고 체온을 재보는 동안 

바울의 뒤에서 그레이가 잠도 안자고 멀뚱멀뚱한 자신의 둘째아들 무토를 안아올렸다가 

"브웩!"

얼굴에 분수토를 맞고 얼굴을 닦아내고 

이번에는 그레이가 무토와 마찬가지로 안자고 칭얼거리는 셋째아들 이반에게 뽀뽀를 해주다가 

"큽!"

이빨도 안난 이반의 입질에 코를 깨물려서 손등으로 코를 슥 닦아내고

넷째아들 타이몬의 머리를 손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었다가 

"뿌애애애아아아악--!!!" 

자는데 왜 깨우냐고 타이몬이 성질을 내며 울음을 터트리자 바울이 그레이를 째려보고 

그레이는 시선을 딴데로 돌리면서 딴청을 피웠다.

"와아아아아악-!!! 뽸애애애앵-!!"

막내아들 세잔이 그냥 아무이유없이 자다가 심심해서 울음을 터트리자 그레이와 바울의 귀에 피가 푸슛 터져나왔다. 

"바기라도 세잔처럼 그냥 이유없이 우는 모양이다."

그레이가 바울과 같이 바기라의 체온을 재어보고 
어디 아픈 기세는 없는가 살펴보고 난 뒤 그렇게 말하자 
바울은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바기라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바기라, 취이이이이(화이트노이즈)ㆍㆍㆍ 괜찮아요~ 이제 그만 울어도 돼~." 

"끄응-!"

찌이이익-! 푸득푸득부르륵 푸덕덕 

바울의 화이트노이즈가 편안했는지 
뭔가 용을 쓰면서 힘을 주더니 
오줌과 똥을 동시에 싸버리는 바기라. 

임신중이라 배가 무거워서 빨리 피하지 못한 바울의 얼굴에 바기라의 오줌이 고스란히 쏟아지고 

"어풒ㆍㆍㆍ!" 

옷 여기저기에 아기의 토자국과 똥오줌으로 얼룩진 바울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내었다. 
그런데ㆍㆍㆍ

"???ㆍㆍㆍㆍ!!!?? 억!? 이게 뭐에요!!?? 이거 똥 맞아요!?!?" 

바기라의 대변을 내려다본 바울이 놀라서 비명을 지른다. 
무슨 무지개도 아니고 여러가지 색깔의 대변이 바기라의 똥구멍에서 쏟아져나와있었다. 

"ㆍㆍㆍ다행히 까만색이나 빨간색 똥은 없구나. 혈변은 없는것 같고ㆍㆍㆍ 연노랑색이랑 초록색이 조금 섞이긴 했어도, 나머지 전체적인 색깔이 건강한 황갈색이고 변의 묽기가 되거나 무르지 않으니, 호들갑 떨 필요 없다." 

바기라의 똥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그레이가 바울의 등을 토닥이며 이정도면 심각한게 아니라고 안심을 시킨다. 

똑똑똑! 

"아버지, 제 마누라 데리러 왔습니다. 아기들은 다 잠들었습니까?"

문밖에 선 한스가 기별을 넣자 그레이는 콜록 헛기침을 했다. 

"나머지는 유모에게 맡겨두고 너는 이제 가서 씻고 자거라." 

그레이가 졸린 눈을 끔벅거리며 바울의 머리를 쓰다듬자 바울은 그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하고 멈칫거렸다. 

"하지만ㆍㆍㆍ 어르신ㆍㆍㆍ." 

"배가 많이 불렀는데 무리하면 못쓴다. 흐아암~ 아침에 보자꾸나." 

그레이가 바울을 일으켜세우고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한뒤 나른하게 입맛을 쩝쩝 다시며 문밖에서 기다리던 한스에게 바울을 양도했다. 

"수고하십쇼~." 

그레이에게 고개를 까딱 숙여보인 한스가 바울의 손을 잡고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고, 

욕실의자에 앉아 온몸에 뒤덮힌 아기 토와 똥오줌을 북북 문질러 씻어내는 바울의 뒤에서 한스가 바울의 등에 거품을 칠해준다. 

"며칠사이에 배가 엄청나게 커졌군. 우리 형님의 아기를 임신했을때 이런식으로 배가 빨리 부르지 않았나?" 

"그때는 뱃속에 아홉쌍둥이가 들어있었으니까ㆍㆍㆍ." 

당시 바울과 롤프가 화해의 섹스를 하고 잠깐 의식을 잃었을때, 밤하늘에서 별똥별이 아니라 눈표범 아기가 우르르 쏟아져내려서 
바울과 롤프의 품에 와르르 안겨왔던 태몽(?)을 바울은 아직도 잊을수가 없었다.

그런데 한스와 자신이 태몽에서 둘이 같이 안고 
데려왔던 아기는 분명히 하나 뿐이었는데ㆍㆍㆍ? 

"아홉마리에 맞먹는 초거대 우량아 한명이 나오려는거 아닐까?" 

한스가 뒤에서 바울의 불룩한 배를 쓰다듬으며 그렇게 묻자 
바울은 핫핫 웃었다. 

"그럴수도 있겠네."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바울의 관자놀이에서는 식은땀이 삐죽 흘러내린다. 

배가 불러올수록 태동이 선명해졌고 
바울은 자신의뱃속에 든 아기가 
하나가 아닌 것 같다는 기분이 
의심에서 점점 확신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한번 임신을 한 상황에서 다른 어떠한 태몽도 없이, 
자신도 모르는 추가임신을 하는게 가능한 일인가ㆍㆍ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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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대문을 거쳐 안으로 들어와 자갈밭에 멈춰서는 삐까번쩍한 승용차들, 

창문을 통해 그 광경을 내려다보는 바울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자동차의 문이 벌컥 열리고 각국의 지도자들이 
각자의 차에서 내려 고개를 들고 제국의 저택을 올려다보았다. 

제국의 저택문이 활짝 열리고 
대강당에 성큼거리면서 들어서는 여섯명의 지도자들. 

제국의 총수이자 바울의 스물일곱번째 예비신랑 롤프가 팔짱을 끼고 서서 그들을 맞이하고, 

바울의 첫번째 남편이자 리카 대국의 지도자 
사자 크락시온이 자신의 2048번째 아내인 
바울은 어디 있냐고 주변을 둘러본다. 

바울의 두번째 남편 혈표범 디-포라, 
바울의 세번째 남편 녹늑대 로버르트, 
네번째와 다섯번째 남편은 얼굴도 이름도 까먹었다. 

그리고 유일하게 바울과 결혼하지 않았고 새끼손가락으로 제 귀를 후비고 있던 검은호랑이 아르콘티아 티그리. 

대국의 지도자들이 제국과 약속했던 허쉬가문과 바울의 피가 섞인 혈통을 받아가고자ㆍㆍㆍ
가 아니라 오늘은 그냥 아기들의 얼굴만 구경하고 돌아가려고, 위험할수도, 별거 아닐수도 있는 발걸음을 내딛었다. 


소설시즌2 완결 에필로그에 이어집니다


Jetta I'd love to change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