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쟁이의 이름은 아르망.




오르카호의 구석에서 활동하는 그녀는 D-엔터테인먼트에서 시대극의 진행을 맡기기 위해 만들어져 돌발상황을 대비할 수 있도록 연산능력에 특화되었다.




그로인해 충분한 자료와 근거가 주어질 경우 미래 예지에 가까운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는데 그 능력은 오르카호의 내부, 정확히는 사령관의 침대 위에서 벌어지는 전장에서도 유용했다.




-....! ....!!




비명에 가까운 신음소리가 영상에서 적나라게 재생되었고, 아르망은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이 침대 위에서 벌어지는 격렬한 정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소리의 주인, 메이는 얼굴을 새빨갛게 돌린 채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렸다.




탁탁탁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알리듯이 손가락이 쉴 새 없이 팔걸이를 두드렸고, 아르망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은 채 영상을 직시했다.


그렇게 총 10편의 영상이 모두 끝난 뒤. 잠시 생각에 잠기던 아르망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10번의 성행위 중 절정횟수가 총 64회. 이중 체액분출을 동반한 절정이 19회. 관계도중 실신한 횟수는 총 23회로 평균 2회..."


"그, 그만!!"




쉴 새 없이 나오는 적나라한 통계에 메이가 버럭 소리를 질렀고, 그 모습에 아르망이 담담하게 바라보았다.




“통계에 틀린 부분이라도 있으십니까?”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 그걸 왜 굳이 입으로 말하는 건데!”


“혹시 있을지 모를 오류를 찾아내기 위해서입니다. 완벽한 연산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작업입니다.”


“하, 하지만...으으...”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메이는 끙끙 앓으며 자신의 얼굴을 문질렀다.


원래라면 이런 바보 같은 상담은 절대로 받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자신보다 야간호출횟수가 적었던 샬럿이 아르망과 만난 이후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아무것도 못하고 빼앗겨.’




콘스탄챠나 알렉산드라처럼 사령관 인근에 배치된 바이오로이드야 아무런 문제도 없겠지만 지휘를 위해 자주 자리를 비우는 자신에게는 한계가 있다.


더 이상 횟수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참아야한다. 그렇게 속으로 곱씹은 메이는 입술을 꾹 깨물며 고개를 들었다.




“알았어. 전부 물어봐.”


“알겠습니다. 그럼 우선 전신의 성감위치와 행위 도중 느꼈던 쾌락의 수치부터...”




그 이후에 벌어진 통계작업은 상상을 초월하는 성희롱이었고, 메이는 얼굴이 터져나갈 것 같은 것을 꿋꿋이 버티며 임했다.


그리고 모든 데이터를 종합한 뒤. 아르망이 결과가 도출했다.




“속옷 대신 리본으로 신체를 가린 다음 ‘수고한 사령관에게 특별한 선물을 줄게’ 라고 폐하께 말씀하시면 최소 한 달간 호출 횟수가 25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떻게 그런 천박한 결론이 나오는 건데?!”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소리치는 메이의 모습에 아르망이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메이 대장께서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 여겨 폐하께 너무 큰 부담을 안겨주십니다. 최근 호출이 드문 이유는 기대에 부응할 수 없다는 폐하의 부담감이 은연중에 깔린 것이지요.”


“뭐...뭐...”


“앞서 제공해주신 7번 영상과 8번, 9번 영상 중 폐하께서 보인 반응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아르망이 영상을 틀며 예시를 보여주었고, 그 내용에 메이가 입술을 꾹 깨물었다. 너무 느껴버리는 게 부끄러워 종종 분위기나 상황을 두고 트집을 잡았었는데 확실히 그때마다 사령관의 표정이 어두워졌었다.


그런 부분을 보면 아르망이 제시한 해결책은 사령관의 자존심을 살려주며 지금의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완벽한 해결책이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적나라했다.


한참을 고민하던 메이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조용히 물었다.




“...색 추천은 있어?”


“메이 장군께선 붉은색과 어울리니 붉은색 끈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알았어.”




그 말을 끝으로 메이가 쏜살같이 밖으로 나갔고, 한발 늦게 자리에서 일어선 아르망은 바깥으로 걸음을 옮겼다.


언제나 변함이 없는 오르카호 내부. 그 안을 정처 없이 걷고 있을 때. 아르망이 자연스레 옆쪽을 바라보았다.




“아르망!!”




거대한 가위를 든 채 살벌한 기세로 날아오는 리제.


처음에는 그 무시무시한 등장에 적잖이 놀랐지만, 이제는 익숙해졌기에 아르망이 담담하게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신가요?”


“주인님을 괴롭히는 해충들이 보이질 않아! 주인님도 같이 사라졌어!! 얼른 찾아서 지켜드려야 해!!”




다급하게 이야기하는 리제의 모습에 아르망이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지금쯤이면 아마 B섹터의 휴게실에 계실 겁니다. 블랙리리스경은 오늘 순찰 임무를 돌고 계실 테고 소완양은 식당에서 폐하의 점심을...”


“주인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리제가 B섹터를 향해 날아갔고,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아르망은 다시금 걸음을 옮겨 자신의 숙소로 향했다.


그리고 코너를 막 지나가려던 순간.




“잠깐!”




저 멀리서 들려오는 목소리.


소리가 들려온 곳을 보자 마리가 팔짱을 낀 채 진중한 표정으로 서 있었고, 그 모습에 아르망이 고개를 꾸벅였다.




“안녕하세요. 마리 대장.”


“음. 오르카호의 생활은 어떤가?”


“모두가 배려해주신 덕분에 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부르셨나요?”


“크흠. 그게...”




헛기침하는 마리의 모습에 아르망이 조용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폐하께서 소년의 몸으로 교체할 확률이라면 최근 58% 정도로 대폭 상승했습니다.”


“정말인가! 아, 아니. 크흠! 그런 걸 물어볼 생각이 아니었다.”


“그렇습니까? 그러면 일전에 물어보셨던 임ㅅ...”


“다, 다음에 생각나면 물어보도록 하지! 수고하게!”




얼굴이 새빨갛게 변한 마리가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며 빠져나갔고 아르망은 다시금 걸음을 옮겼다.


오르카호에 있는 바이오로이드들은 아르망과 마주칠 때마다 소소한 질문들을 계속해서 던졌다.




자신은 언제쯤 쉴 수 있는지, 새로운 시크릿 포인트는 얼마나 유지되는지, 가슴성형을 승인해줄 확률은 얼마나 될 것인지.




여러 종류의 질문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는 사령관과 관련된 질문들이었다.


오르카호 내부에는 수많은 바이오로이드들이 있지만 사령관은 단 한 사람. 모두에게 사적으로 시간을 할애해줄 수는 없으며, 결국 1분이라도 더 마주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하루도 빠짐없이 사령관의 침대 위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전쟁. 그 전장에서 조언자로서 급부상하고 있는 아르망은 시간이 지날수록 무언가 마모되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구나.’




처음에는 이야기로만 들어도 얼굴을 붉혔지만, 지금은 10개의 영상을 연달아보아도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연산을 통해 미래를 예지한다는 것은 그 결과에 익숙해진다는 것이다. 이제는 그 어떤 행위에서도 변화를 느끼지 못하게 된 아르망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만 이상한 걸까.’




멸망한 인류를 대표하여 맞서 싸우는 폐하에게는 존경심을 품고 있지만, 다른 바이오로이드처럼 그 이상인 연심은 느껴지지 않는다.


상담을 자처하며 받아들였던 수많은 정보들 탓일까. 자신의 머릿속에서 예측되고 있는 사령관의 모습을 떠올리며 아르망이 연신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아르망 양!”




뒤쪽에서 들려오는 쾌활한 목소리.


고개를 돌리자 언제나처럼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고 있는 샬럿이 눈 깜짝할 사이에 곁으로 다가왔다.




“샬럿 대장.”


“오늘도 좋은 날이네요. 잘 잤나요?”


“네. 샬럿 대장은 좋은 밤 보내셨나요?”




아르망의 물음에 샬럿이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물론이죠. 아르망이 조언해준 대로하니 폐하께서 정말 기뻐하셔서...후후. 정말 황홀한 밤이었어요.”




광택이 흐르는 피부를 자랑하며 미소를 짓는 샬럿의 모습에 아르망도 옅은 미소를 지었다.




“샬럿 대장께서 기뻐하시니 저도 기쁘네요.”




평상시와 변함없는 대화.


이제 오늘 유용할 조언을 듣고 언제나처럼 쏜살같이 사라지리라.


그렇게 아르망이 생각하고 있을 때.




“흐음. 정말 그런가요?”




샬럿이 턱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네? 그게 무슨...”


“뭔가 기쁘다기보다는 피곤한 느낌이라서요. 혹시 지쳤나요?”


“...”




자신의 예상에서 벗어난 돌발적인 질문.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샬럿의 모습에 아르망은 잠시 고민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실...”




아르망은 최근에 자신에게서 느껴지는 변화를 이야기해주었고, 샬럿은 조용히 그 말을 경청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가 끝난 뒤. 곰곰이 생각에 잠기던 샬럿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




“후훗. 정말 아르망 양다운 고민이네요.”


“저다운 고민이라뇨...?”


“아르망 양. 혹시 백...백문이...그, 그러니까....”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하려던 샬럿이 무언가 떠오르지 않는지 당황했고, 그 모습에 아르망이 대신 이야기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말씀인가요?”


“바로 그거에요! 백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보다 못하다. 지금 아르망 양의 고민은 바고 그것과 연결된 거예요!”




자신만만한 샬럿의 외침에 아르망이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 말인즉 그동안 자신이 봐온 자료들은 실제로 경험하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는 뜻이란 말이 아닌가.




‘내가...폐하와...?’




잠시 생각을 하던 아르망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자료가 부족해서 그런지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아리송해하는 아르망의 모습에 샬럿이 미소를 지었다.




“이럴 때는 오래 고민할수록 시간만 끌게 되는 법이죠. 이쪽으로!”


“샤, 샬럿대장?!”




아르망의 손을 잡은 샬럿이 잽싸게 걸음을 옮겼고, 잠시 후 두 사람이 A섹터에 있는 휴게실에 도착했다.




“응? 두 사람 다 갑자기 무슨 일이야?”




갑작스러운 방문에 사령관이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아르망을 앞으로 내세운 샬럿이 씩 웃었다.




“뒤는 잘 부탁드리겠어요. 폐하!”




그 말을 남긴 샬럿은 쏜살같이 밖으로 나갔고, 휴게실에는 사령관과 아르망 두 사람만이 남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에 사령관이 멍한 표정을 지었고, 아르망은 눈앞의 상황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폐, 폐하와 단둘이...’




그동안 아르망이 사령관과 마주한 것은 지휘관 개체가 모두 모여있는 회의 중일 때밖에 없었기에 이런 식으로 단 둘이서 있는 경우는 난생 처음이었다.


난생 처음 벌어진 일에 아르망은 사령관을 바라보았다.




“샬럿 저 녀석...도대체 뭔 생각으로 저러는 거야?”




당혹스러움만 느껴지는 사령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짐작도 가지 않을 때. 문득 아르망의 눈에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다.




‘손가락...?’




왼손의 검지와 약지.


그곳에 시선이 간 아르망은 무언가에 홀린 듯이 사령관의 곁으로 다가갔다.




“아, 아르망?”


“자,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폐하.”




손을 뻗은 아르망이 사령관의 왼손을 잡았고, 아주 자연스럽게 위쪽으로 천천히 훑어나갔다.


양손으로 검지와 약지를 살짝 매만지고, 그대로 손바닥 위로 올라와 검지로 작은 원을 그리듯이 문지른다.




“읏...”




자그마한 손가락 끝으로 느껴지는 간질거리는 느낌.


희미한 온기에서 비롯된 그 기묘한 감각에 사령관이 당황하고 있을 때. 아르망의 눈에 또 다른 곳이 비쳤다.




‘볼...’




천천히 사령관의 손을 이끈 아르망은 자신의 볼에 맞닿게 해 천천히 아래로 쓸어내렸다.




“아...”




볼에서 느껴지는 화끈거리는 감각과 척추를 훑고 지나가는 오싹한 감각.


연산을 통해 어느 정도의 감각이 느껴지리라 예상했지만, 들이닥친 것은 그 예상을 훨씬 웃도는 감각.


그 강렬한 감각에 아르망은 멍한 표정으로 사령관을 바라보았다.




‘부족해...’




이대로라면 사령관을 위한 연산에 오류가 생길 것이다.


좀 더 다양한 자료를 모으기 위해 아르망은 볼에 맞닿은 사령관의 손을 움직여 가장 최적화된 움직임을 보였다.




“하아...”




새끼손가락이 먼저 아르망의 입술에 닿았고, 이어서 약지와 중지. 그리고 검지가 입술 끝에 닿았다.


살짝 입을 벌려 달뜬 숨을 내뱉은 아르망은 자신의 입술을 사령관의 손가락 끝에 마주쳤다.







검지와 중지에 쉴 새 없이 입술이 부딪치며 소리를 냈고, 끝에 묻어난 미량의 타액이 두 손가락을 아주 조금씩 적셔간다.


눈앞에 벌어지는 광경에 완전히 압도되어버린 사령관은 마른 침만 삼키며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하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키스세례가 멈추고, 이어서 아르망의 새빨간 혀가 두 손가락을 천천히 핥기 시작했다.


두 손가락 사이를 비집으며 아래로 내려가 다시 위쪽까지 천천히 핥아 올라간다. 혀를 잠시 떼어낼 때마다 투명한 실이 아래로 늘어졌고, 아르망은 그 실을 핥으며 정성스럽게 그 행위를 반복했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손목마디에 닿아있는 엄지들을 통해 사령관의 흥분이 전해져온다.


자신의 가슴도 뛰게 만드는 그 격렬한 맥박에 아르망이 천천히 입을 떼어내고 사령관을 바라보았다.




“폐하...”




자신이 말한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끈적이는 목소리.


그 애절한 부름에 사령관의 이성이 마침내 끊어졌고, 두 사람의 몸이 휴게실의 침대 위로 엎어졌다.




“꺄악...!”




이제 이대로 다른 이들처럼 뒤엉키게 되는 것일까. 연산의 끝에 펼쳐진 광경에 아르망이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눈을 꼭 감고 있을 때.




“하아...하아...”




위쪽에서 들려오는 거친 숨소리.


예상과 달라진 상황에 아르망이 천천히 눈을 떴고, 자신을 누른 채 어찌할 줄 모르는 사령관의 모습이 보였다.




“아르망...나, 나는...너를...”




두 눈을 파르르 떨며 고뇌하는 사령관.


자신의 예상과 다른 그 모습에 아르망은 그 얼굴을 조용히 올려다보았고, 이내 한 가지를 깨달았다.




‘그런 거였구나...’




폐하의 반응은 어느 정도 자신의 예상 내였지만, 문제는 자신이었다.


온몸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가슴이 쉴 새 없이 뛰며, 형용할 수 없는 오한이 든다. 그 이상해진 상태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내질렀고, 그로인해 폐하가 망설이게 된 것이다.


관측자와 실행자의 차이. 자신이 완전히 간과했던 변수의 존재를 깨달은 아르망은 사령관을 올려다보았다.




“폐하...”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인 아르망은 천천히 손을 뻗어 사령관의 목을 감쌌다. 그리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올려다보았다.




“저는 이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쾌감도, 연인으로서의 기쁨도, 그리고 아내로서의 행복도...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알고 싶어요.”


“...”




사령관의 심장이 무언가에 맞은 것처럼 멈췄고, 또 다시 자신의 예상을 넘어선 반응에 아르망이 천천히 그 몸을 껴안았다.


그리고 새빨갛게 달아오른 사령관의 귓가에 자그마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가르쳐주세요...폐하.”




수많은 바이오로이드들이 자진해서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고백.


그 문구가 사령관의 귓가를 맴돌며 뇌리에 파고들었고.




“아르망...!”


“꺄악!”




사령관을 포로로 만들어버렸다.








*








오르카호에 용한 점쟁이가 있었다.




점쟁이의 이름은 아르망.




오르카호의 구석에서 활동하던 그녀는 어느 날 갑자기 사령관의 부름을 받아 부관으로 임명받으며 그 곁을 지키기 시작했다.


언제나 부외자로서 여겨지던 아르망의 갑작스러운 발령에 사령관을 노리던 바이오로이드들은 모두 얼이 빠졌고, 몇몇 이들은 자신이 이용당했다고 분노를 토해내며 찾아갔다.


그리고 그 방문에 아르망은 아무렇지 않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자료 수집이 끝나면 다시 부외자로 돌아가겠습니다.”




그 자료 수집이라는 것이 언제 끝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었기에 바이오로이드들은 최대한 빠르게 끝나기만을 바라며 물러섰다.


그리고 그로부터 10개월 뒤. 오르카호의 첫 아이가 태어나며 아르망은 승리자로서 침대위의 전장에서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