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관은 내게 그저 사령관일 뿐이었어."
말해놓고 보니 엄청 바보같은 얘기같아. 하고 나는 덧붙였다.
나라면 사령관이 사령관이 아니면 뭐란말이야? 같은 말이 나올 법 한 말이었지만, 그는 그저 조용히 웃으며 살며시 내 볼을 쓸어내렸다.
"바보야. 그럴 땐 지금은 아니냐고 물어 봐야지."
서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제는 대충 알고 있기 때문에 물어볼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 그의 생각을 모르는건 아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나도 듣고 싶은 말은 있는법이니까. 나는 조금 토라진 모습으로 그에게서 뒤돌았다.
뭐, 그의 대답이야 어찌됐든 사실 이 행동의 목적은 따로 있었다.
일부러 팔장을 끼고는 흥 소리를 내며 몰래 가슴쪽 주머니에 넣어둔 물건의 상태를 확인했고, 조심스럽게 포장지의 상태를 옷 너머로 확인한 나는 그 상태가 양호한 것을 느끼곤 속으로 환호했다.
오늘 이 하루의 목표. 그에게 주기 위해 만든 초콜릿이 그곳에 있었다.
이제는 이걸 전해주기 위해서 그가 내 예상대로 행동해 주기만 하면 될 뿐이었다.
"이렇게 그냥 세워둘거야? 그럼 진짜 바보인데."
말이 끝나자 그는 예상대로 나를 뒤에서 꼭 안아주었다. 몸을 감싸는 단단한 팔뚝과 그의 온기 때문에 잠시 본래의 목적을 잃을 뻔했지만, 나는 애써 정신을 차리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
"사령관. 이제 내 마음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려줄게. 답은 이 주머니에 있어."
나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그를 바라보며 웃었다. 금방이라도 닿을 수 있을 만한 거리. 그가 초콜릿을 꺼내들면 키스해야지.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그의 표정을 읽었다.
어.. 잠깐. 이건 장난치려하는 미소인데?
사령관의 손은 곧장 주머니로 향했다. 그래. 그건 의도대로였지만 위치가 다르다. 그의 손은 아랫쪽을 향했고, 아랫쪽 조끼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잠깐.. 사령관. 그거 아니..읏..!"
그는 내가 말한 것이 이 주머니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터져나오는 신음을 참아내며 그의 손을 붙잡았지만 그는 손길을 멈추지 않았고, 허벅지와 그 안쪽까지 손의 촉감이 느껴졌다.
말도 안돼. 이 주머니가 원래 이렇게 얇았던가?
"바보야..! 바보. 아니라니까? 거기말고.. 그.. 아응..!"
그는 주머니를 통해 허벅지를 만지는것을 멈추지 않았다. 곧, 반대쪽 손이 엉덩이를 움켜잡기 시작할 땐, 참던 신음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
"사령..관.. 이, 바보.. 으응..! 아..!"
그는 몸을 밀착시켜 목을 옆으로 젖히곤 키스를 퍼부었다. 바쁘게 움직이는 그의 손과 얽혀오는 그의 몸에 나는 본래의 목적같은건 더이상 생각할 수 없었다. 겨우 의식을 부여잡았을 때 나는 이미 타액으로 범벅이된 혀를 내밀고, 흐트러진 옷가지를 스스로 벗으며 그를 올려다 보고 있을 뿐이었다.
끝내, 가슴을 어루 만지던 그가 주머니의 초콜릿을 꺼내며 미소지었고.
"...그래 그거. 이젠.. 같이 먹어야겠네."
생각보다 훨씬 달콤한 시간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