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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과 의심은 둘 다 전염성이 강한거란다."

찻잔을 내려놓으며 야곱이 말했다.

-노아 벤샤 지음(류시화 옮김) 『빵장수 야곱의 영혼의 양식』(한국 : 김영사, 1999),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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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다. 죽지 않을 것 같은 인간이 죽었다. 더 이상 인간은 싫었다. 인간은 믿어선 안된다. 인간은 우리와 함께 있기를 원했으나 그것은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발로였다. 인간과 가장 가까이 지내고 싶으며 가장 가까이서 사랑 받고 싶었으나 그 인간은 우리를 가장 깊은 심연으로 던졌다. 그런 그가 오히려 그 심연속으로 들어가 죽었다.

 그런데 그 심연 속 인간을 찾기 시작했다. 다시 찾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자 우리는 견딜수 없었다. 차라리 죽여달라고 울부짖었다. 죽여줘. 제발 죽여줘. 인간 밑에 있느니 차라리 죽여줘. 아니면 이 곳에서 나갈게. 차라리 철충들의 밥이 될래. 제발. 제발 죽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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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리스는 혼란스러웠다. 그녀들이 다시금 발작을 했다. 도저히 만나기 싫다고 제발 자신들을 죽여달라고 사정했다. 이제와서 자신들은 그 지옥에서 탈출 했는데 왜 다시 그 지옥으로 들이게 만드냐고 소리질렀다. 리리스는 당연하지만 그녀들에게 다시 올 사령관님은 그런 인간이 아니라고 거듭 설득했지만 그럴수록 부정했다. 

 그런 사령관을 왜 당신들은 내쫓았냐? 저런 악마새끼를 왜 사령관에 얹게 하고 당신들은 고통 받느냐며 짐승의 울부짖음으로 항의했다. 그럴때마다 리리스의 마음은 사나운 발톱에 자신의 몸이 찢어가는 고통을 느꼈다. 자신의 잘못으로 자신의 자매들을 고통속으로 빠져들었다. 전 사령관 때 발견되었던 하치코와 펜리르는 그 짐승의 구슬픈 울음소리에 도저히 못 듣겠다는 심정으로 자신의 귀를 막고 이불속으로 들어가 눈을 질끈 감고 도망쳤다. 같은 페로와 포이는 아예 다른 곳으로 도망쳤다.

 그녀들도 같은 기종들의 자매들이 울부짖는 모습을 보기엔 너무나 자신들도 고통 받고 있기에 리리스로선 차라리 도망치는 것이 나았겠지만 그래도 이들을 달래기엔 너무나도 벅찼다. 스노우페더만이 자신의 옆에서 동일 기종의 자매들을 돌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금태양이 죽게 되어버렸던 사실에 지옥에서 빠져나간 것이 너무나 즐거웠지만 이내 전 사령관을 찾는단 소리에 그 기쁨은 한순간에 공포로 다가왔다. 그런 그녀들의 자매들을 각 지휘관들의 부대원들이 달래주고 해명하려 했으나 오히려 그 해명이 반발심을 불러왔다. 단순히 자신들이 가진 절대명령권이란 보험을 가졌으니 누굴 데려와도 문제가 없지 않느냐는 식이었다. 

 당연히 아니라고 했지만 그럴 수록 더욱 더 그녀들은 부정했고 또 의심했다. 그렇게 잘해주던 사령관이었다면 금태양이 아니라 그 사령관을 택했을텐데 왜 금태양을 선택했고 우리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냐는 집요한 질문과 항의가 이어졌다. 당연히 그에 대한 대답을 그녀들은 해줄수 없었다. 자신들이 가진 안일한 판단 그리고 그런 행동이 빚어진 결과물들을 자신 앞에서 보자 자신들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던거다.

 

리리스도 그 중에 하나였다. 처음엔 부정했다. 그럴리 없다고 하지만 금태양의 의심의 씨앗은 점점 뿌리를 박았고 그 뿌리가 커져 커다란 열매가 되어 전 사령관의 지휘박탈을 이어졌고 그 결과물로 인한 열매를 먹게 되자 그때서야 자신들이 무엇을 했는지 알게 된것이었다. 선악과를 따 먹은 아담과 하와는 에덴이란 

 낙원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그것이 단순히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간에 에덴에서 쫓겨난 인간은 종신토록 후회와 절망 뿐 인 상황 속에서 영원히 배회하게 될 것이다. 길잃은 양떼. 그 양떼가 되어버린 리리스는 도저히 어떻게 할지 몰랐다. 페로도 마찬 가지였다. 리리스와 함께 페로도 전사령관과 다른 금태양의 행동에 반했지만 그것은 거짓이었고 기만당하고 버려졌다. 주인이 버릴지언정 주인을 버리지 않는 그녀들은 주인을 버리게 되었고 자신들의 주인을 버리게 된 그녀들에겐 더 이상 자신의 존속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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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양에게 제조되고 난 뒤에 학대 받은 기체의 페로는 그녀들을 향하여 앙칼지게 비난했다. 주인을 버릴지언정 주인에게 충성을 다해야 하는 것이 당신들이지 않나요? 당신들이 전 주인님에게 어떤 명령을 받았을지 몰라도 컴페니언의 자존심도 없었나요? 그것이 당신들의 존재였나요? 차라리 저였다면 그냥 스스로 헤체기 속으로 들어갔을 겁니다. 선택하세요. 차라리 저를 쫓아 내거나 아니면 헤체기로 넣거나 그 인간을 만나지 않게 해주세요.

극단적인 선택을 리리스에게 강요했지만 리리스는 그 어느것 하나 선택할 수 없었다. 리리스는 자매들을 사랑했다. 사랑했기에 그 어느것하나 선택할 수 없었다. 어떤 선택을 하건 자신은 실망할 것이고 그 선택이 이미 선을 넘었다고 해도 그 이상 그 선을 넘는 일을 다시 하게 되었다간 도저히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리리스는 자살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가 내놓은 절대 명령권은 자살을 하지 못하게 족쇄가 되었다. 자신의 자살은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명령이기에 스스로 죽기를 원한다면 철충에게 달려들어서 죽거나 해야 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그런 명령권은 통하지 않았다. 당장 자신의 앞에 있는 페로의 선택도 그런 것은 불공평하며 불합리 하기에 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페로의 비난에도 무엇이라 선택 못하고 침묵만 지킬 수 밖에 없었다.

 이후 금태양에 의해 제조된 컴페니언 개체는 페로와 스노우 페더 그리고 포이였는데 그녀들은 금태양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학대를 받았다. 성적으로든 뭐든 간에 그녀들은 고통 받았고 그로 인하여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런 그녀들에게 과연 새로운 사령관은 지근거리에서 또 다른 고통을 받을 것을 두려워 했다. 결코 그런 것이 아니라는 리리스의 답변에도 한사코 거부했다. 


도대체 당신들은 도대체 얼마나 더 저희들을 고통스럽게 만들건가요? 알려주세요. 제발 알려주세요!!!!! 리리스 앞으로 그녀들은 갈 곳 없으며 선택하지 못 할 비참한 현실을 강요했다. 그러나 도저히 이에 대한 답변을 결국 리리스는 하지 못했다. 제발 알려주세요! 제발 알려주세요! 제발! 제발!! 리리스는 비명을 지르지도 못했다. 그와 함께 옛날 그녀에게 똑같이 알려달라고 외쳤던 인간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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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리스. 제발 알려다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니? 내가 잘 할게. 내가 고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고칠게. 나에게 알려다오. 제발. 그 옛날 사령관의 말을 믿었어야 했다. 그 때 잡아뒀어야 했다. 그때 의심해서는 안되었다. 믿었어야 했다. 믿어줬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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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 오지 않아도 된다. 리리스. 나보단 그 사람을 경호하는 것 나을 것 같다. 굳이 날 경호할 필요는 없다. 굳이 컴페니언 시리즈들을 물려라. 그 명령을 듣지 말았어야 했다. 최소한의 인원이라도 배치 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이런 이유 저런 이유로 그를 멀리했다. 


마지막날 사령관을 만날 기회가 한번 있었다. 그때 말 한 마디라도 꺼내야 했지만 그냥 지나쳤다. 바쁘다는 이유였다. 사령관은 그때 살짝 입을 열었던 것 같았지만 이내 살짝 고개를 저으며 그저 지나갔다. 인사를 건냈지만 그저 없는 개체마냥 지나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사령관은 오르카를 떠났고 그 이후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지옥이었다. 금태양은 온갖 이유로 오르카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자원은 개판이며 제대로 된 철충에 대한 대반격조차 개판으로 만들며 큰 틀에서 이뤄져야 했던 흐름들을 엉망으로 만들어 놨다. 그래도 처음에는 사령관의 임무에 적응을 못해서 그럴 것이라 여겼지만 나중에 가면 그저 자신의 본능대로 벌레같이 움직였고 오르카를 벌레소굴로 만들어놨다. 바퀴벌레 같은 그의 행동에 많은 자매들은 경악하게 되었고 미리 쳐놓은 전 사령관의 안배로 인하여 그는 자멸하고 말았다.


그러면 뭘 하나? 그 자멸이 곧 자신들에게도 닥쳐왔다. 자신들도 똑같은 바퀴벌레가 되어버렸다.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동료를 버렸으니 벌레와 다를 것이 다름없다. 비참한 그녀들의 모습에 리리스는 후회했다. 후회는 곧 절망이 되었고 끝없이 자신을 학대했다. 


리리스는 그 마지막 만남을 후회한다. 그때 만났어야 했는데 그때 잡았어야 헀는데 그때...그때...꼬리의 꼬리를 무는 후회에 더 이상 어찌 할 수 없었다. 겨우 진정시킨 리리스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어두운 방안에서 그를 부르며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울었다. 하지만 받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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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기승전결에서 전과 결을 어떻게 해서든 이야기 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답이 안나와서 외전 먼저썼다. 사실 지난 번 쓴게 사실상 끝인데 이걸 어떻게 해서든 마무리 지으려고 하니 각이 안나온다. 이래 적어도 마음에 안들도 저리 해도 마음에 안드니 그냥 도망치고 싶은데 도저히 못 도망치겠더라.


이거 연중하고 싶지 않고 딱 끝내고 싶은데 끝내지를 못하겠네. 씨발...어떻게 하면 좋을까 지금 고민하면서 글 쓴다. 일단 외전으로 하나 썼으니 미안하지만 조금 만 더 기....하아...미안하다 이거 어떻게 끝내야 할지 솔직하게 고백하는데 모르겠다. 미안하고 진짜 이거 이대로 끝날 생각 없다는거 하나만 확실하게 이야기 하고 들어갈게. 그럼 나중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