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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륵스륵, 옷감이 피부를 스치는 소리.

한 공간에서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듣는 것인데다, 등을 돌린 만큼 보이는 것 또한 없었음에도 평소보다 수 배는 자극적이라고 사령관은 생각했다.

한정적인 정보가 역으로 아내가 보일 '모습'에 대한 상상력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저기, 다 입었는데…… 어떤……가요…?"


아무래도 자신의 상상력은 아직 부족한 것임에 틀림없다고, 숨을 들이키며 그리 생각했다.

흰 피부 위에 문신처럼 달라붙은 검은 옷감.

가려야 할 곳은 간신히라는 말을 붙이기도 저어될 만큼 아슬아슬하게 가려진 반면, 팔과 다리는 입기에 불편할 만큼 철저히 가렸고, 등 뒤와 머리에는 의심의 여지 없이 기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날개와 뿔이 장식된 도착적인 의상.


그것을 입은 채, 몸을 꼬며 머뭇거리는 리제는 - 음란했다.

평소에는 '사랑스럽다'가 우선이었다면, 지금은 그 당연한 감상조차 치밀어오르는 욕구 아래에 덮여버리고 말 만큼.

그리고 사령관은 자신에게 솔직해지기로 했다.


"리제."

"꺅?! ……으응!


리제를 들어올려 침대에 올리고, 그 가벼운 흔들림만으로 드러난 유방을 한 손으로 애무하면서 잡아먹듯 난폭하게 입을 맞춘다.

크게 뜨였던 적자색 눈은 머잖아 몽롱하게 물들었다가, 사내의 손가락이 비부에 들어간 순간 - 덧붙여, 국부를 가리던 천은 입을 당시의 고생이 무색하게도 허무할 만큼 간단하게 떨어져 나갔다 - 한순간 소스라치듯 뜨였다.


"아으……!"

"평소보다 더 젖은 것 같은데."

"… 라요!"


그 즈음해서 입을 떨어뜨리고 속삭이자, 말과는 반대로 손가락을 조이는 힘이 강해지는 것이 더없이 만족스럽다.

평소라면 여기에서 사랑한다고 흐느끼게 만들 때까지 충분히 시간을 들였겠지만-


"리제."

"앗……."


자그마한 몸을 가볍게 자신의 위에 올린다.

서로 앉은 채 마주보는 - 두 명에게 가장 익숙한 자세.

삽입 없이 마찰만 이루어지는 상태에서도, 서로가 얼마나 흥분했는지가 직관적으로 와닿는다.


"하고 싶어."

"응…하고…… 있잖아요…."

"좀 더."

"읏-, 마음대로……."


애타게 허리를 놀리고 있으면서 이런 대답이다.

조금 더 추궁하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잠시.


"허락해 준거야." 

"아… 흐윽!"


역시 지금은 자신에게도 그 정도의 여유가 없다.

짧은 예고만 남기고 자신의 안을 가득 채운 물건에, 리제는 간신히 턱밑까지 차오른 신음을 내뱉었다.

그 상태로 한 호흡을 쉬고, 다시-


"앗, 당신, 앙, 잠, 너무 격렬……으응…!"


그 나름대로 보조를 맞추던 평소와는 달리, 완력만으로 리제를 들어 일방적으로 움직이는 방식.

달라진 리듬에서 오는, 익숙치 않은 쾌감에 리제의 머리가 빠르게 당혹으로 물든다.

그리고- 그것으로도 끝이 아니라는 듯, 낮은 속삭임이 귓가에 들어온다.


"저 쪽, 봐줄래?"

"그건, 흐읏, 무스-으으으응?!"


옷을 갈아입는 동안 준비했던 것일까.

두 명이 한창 정사를 치르는 침대의 맞은 편에는 분명히 이전까지 없었던 거대한 거울이 놓여져 있었고

자연스럽게, 지금의 광경도 똑똑히 들어왔다.


"아, 그만, 앙! 너무, 흐으, 읏! 부끄……!"


사내의 넓고 단단한 등도.

정말 인형이라도 되는 것처럼 가볍게 흔들리며 희롱당하는 자신의 몸도.

몸의 움직임을 반 박자 늦게 따라가며 정말로 날갯짓처럼 움직이는 장식도.

무엇보다, 상상 이상으로 칠칠치 못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자신의 얼굴도.


"야해."

"으, 응! 아냐, 이, 히윽, 건… 내,가-아앙! 아니라, 아흑, 옷―!"

"아니, 읏- 리제, 네가 야한 거야."


얼굴을 가리려고 해도 양 팔은 이미 요령좋게 사내의 품 안에 가둬진 상태여서-


"앗, 가요. 아응, 당ㅅ, 아, 사라-앙, 흐으, 으으응―!"


목으로부터 단번에 등을 훑어내리는 손길과 함께 리제는 그날의 첫 번째 절정에 달했다.


"하, 으…… 하아……."

"…미안."

"아……?"


물론 제대로 불이 붙은 사내가 그 정도로 만족할 리도 없어서-


"계속할게."

"앗, 잠깐, 아흐, 으으응……!"


리제는, 방금 전에 본 것은 아무 것도 아닐 만큼 넋이 나간 표정을 지을 때까지 어울려야만 했다.

그나마 중간 즈음부터 정신을 차리지 못해 거울을 볼 여유도 없어졌다는 것이 좋은 일일지 아닐지는, 아마 아무도 알 수 없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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