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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키드나 문학 1 ) https://arca.live/b/lastorigin/30875326


에키드나 문학 2 ) https://arca.live/b/lastorigin/31014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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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령관이다. 잡아!”


 “사령관 먼저 잡으면 우리가 독점하는 거야!”


 사령관은 자신을 잡아먹을 것 같은 대원들의 눈빛에 바다에 뛰어든 것은 실수였다는 것을 직감하고 헤엄쳐 도망가려고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신체적인 능력이 다르기에 상대적으로 느린 사령관은 점점 그들에게 잡혀가는 것 같지만, 갑자기 자신을 들어올리는 강철 뱀에 깜짝 놀란다. 똑같이 생긴 강철 뱀을 타고 에키드나는 다가오더니, 이내 편안한 소파 같은 모양으로 바꾸어 둘은 한 자리에 앉는다.


 “독점하는 거라면 내가 해야지.”


 “아, 치사해!”


 “칭찬으로 알아듣도록 하지.”


 에키드나는 남들의 비난에도 자신의 승리가 더 중요했기에, 연극할때의 뽀끄루처럼 악당의 웃음소리를 낸다. 그리고는 사령관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에 손을 대게 하면서 그들에게 질투심을 유발하게 하지만, 사령관은 재빨리 손을 뿌리치고는 소파에서 뛰어, 갑판의 난간에 간신히 손을 얹고는 블랙웜의 도움을 받아 위로 올라온다.


 “어린 애들도 있는데 조심하자고?”


 “감히 어디서 내게 도망가려고-.”


 “에키드나는 일 해야지? 끝나고나서 블랙웜이 일 열심히 했다고 하면 포상을 생각해볼 게.”


 에키드나는 짜증이 난 것인지 볼을 부풀리고 있었지만, 후에 더 나은 보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령관의 옆으로 강철들을 움직인다. 그리고는 갑판으로 내려와 선글라스를 눈에 쓰면서 말했다.


 “난 언제나 일에 진심이지.”


 사령관이 블랙웜과 미스 세이프티의 표정을 보지만, 그저 어색한 미소만을 보이고 있다. 적어도 에키드나가 참는 것에 긍정적이게 생각하자고 다짐하며, 아직 바다에서 놀고 있는 대원들에게 말한다.


 “내가 일부러 아침 일찍 부상하던 걸로 시간을 바꾼거니까, 적당히 놀고, 싸우진 마. 알겠지?”


 “넵!”


 사령관은 아직 신나게 놀고 있는 대원들의 대답을 들으며 다시 오르카 호 내부로 들어간다. 에키드나는 사령관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블랙웜에게 물었다.


 “일하고 있던 모습을 사령관은 잘 봐주었겠지?”


 “…아마도 그럴 것입니다.”


 “그럼 포상은 떼어 놓은 당상이로군!”


 “이왕이면 끝까지 열심히 하도록 합시다. 먼저 없애버린 계단부터 다시 만드시죠. 저기 올라올 수 없어 당황해하시는 분들이 있군요.”


 “그래, 실수하면 안 되지.”


 에키드나가 다시 진지하게 일하는 모습에 블랙웜과 세이프티는 잠깐 서로의 얼굴을 보고 웃고는, 그녀의 일하는 모습을 따스하게 지켜보았다.

 

***

 

 저녁의 시간, 에키드나는 버뮤다의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옷을 벗어던지고 침대에 눕는다. 블랙웜에게 미리 연락을 받고 화상크림을 들고 있던 레이시와 네오딤은 그녀의 등으로 한뭉큼 크림을 뿌리고 이리저리 바르기 시작한다.


 “오오, 차갑다! 이거야 말로 쾌락이구나…”


 “에키드나 언니, 안 따가워?”


 “조금은 따갑지만, 그래도 시원함이 더 좋구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교대도 하지 않고 땡볕에 하루 종일 서 있었다니…”


 “난 언제나 완벽을 추구하니까 어쩔 수 없었던 것이지. 그보다 다 끝나면 알려줘. 다음 일도 있으니까 빨리 빨리 가는 게 좋겠지.”


 “또 일하러 간다고?”


 “응. 발할라를 지원하는 일이라던데? 오후에 시티가드의 대부분 인원이 탐색을 나가서 내가 대신 서기로 했지. 분명히… 안드바리를 찾아가라 그랬었지?”


 “언니, 그러면 밥은 어떻게 할 거야?”


 “하치코가 나중에 파이를 가져와준다고 했으니 난 그냥 자리만 지키면 되겠지.”


 “…다 발랐어.”


 “끈적끈적하긴 하지만, 그래도 기분 나쁠 정도는 아니군. 먼저 나가겠어!”


 에키드나가 옷을 갈아입고 나가자 레이시가 한숨을 내쉰다.


 “언니 또 아파?”


 “아니, 에키드나가 저렇게 노력하는데 잘못되면 어쩌나 걱정되서.”


 “그럼 우리가 몰래 지켜보기라도 할까?”


 “우리가 근처에 있으면 금방 알아챌 걸? 그냥 잘되기만을 기도하자.”


 “그래…”


 둘이 에키드나가 아무런 사고를 치질 않길 비는데,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는 문이 저절로 열리고는 닫힌다.


 에키드나는 흥얼거리며 안드바리가 있는 창고에 도착한다. 안드바리는 창고의 문을 닫고는 비밀번호가 적혀 있는 종이를 건내 주고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오신다는 말은 들었어요. 오늘은 이 창고문을 열 일은 없을 거에요. 사령관님께서 안에 들어가고 싶다고 할 수도 있는데, 절대로 막으셔야 해요! 뱀의 혀를 가지고 설득하시려고 할건데, 절대절대 안 되요!”


 “알겠다. 사령관은 못 들어간다.”


 “그리고 급하게 뭔가를 반출하길 원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런 분들은 제게서 도장을 받아가니까 그 비밀번호 옆에 그려진 그림하고 비교해서 같다면 열어주세요. 알겠죠?”


 “알겠다. 이 그림과 똑같은 도장이 그려진 걸 보여주면 창고를 열어주는 거지. 쉽군.”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아마 자정쯤 되면 시티가드의 대원 중 한 명이 교대하러 올 거니까… 4시간만 힘내주세요.”


 안드바리가 총총 걸음으로 그 장소를 뒤로하자 에키드나는 그녀의 등을 보며 손을 흔들어주곤, 낮의 시간때처럼 늠름하게 서 있는다. 하지만 그 늠름함도 잠시, 낮 때와는 달리 구경할 것도 없고 그저 멍하게 있어야하는 상황에 에키드나는 자리에 바닥에 엎드려 강철로 젠가를 만들어 혼자 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도 금방 질려서 주변을 지키게끔 뱀을 만들어 놓고 자리에 누워버린다.


 “세계 최강의 무기인 내가 여기서 뭘 하는 거지… 배가 고프니 아무것도 하기가 싫군…”


 “그런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는 창고지기 강철의 스네이크에게 이 진조의 프린세스가 하얀 마수와 함께 에머랄드로 만든 보석을 가지고 왔다!”


 에키드나는 어디선가 나타난 LRL과 알비스를 보며 시큰둥하게 있지만, 알비스 손에 들린 민트파이를 확인하고는 눈빛을 반짝이며 몸을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는 말을 걸기보단 주변에 있는 강철 뱀들을 이용해 그녀들을 포위하고는 천천히 다가간다. 같은 아군이더라도 그 뱀의 위압감과 자신들을 내려다보는 것 같은 에키드나의 모습에 LRL과 알비스는 한껏 주눅이 들지만, LRL은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의 ‘권속’중 한 명의 앞에서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보일 수 없다 생각하며 허리를 곧게 편다.


 “우리는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공물을 가지고 온 것이다.”


 “친목? 공물?”


 그래도 여전히 위협적인 태도로 보이기에 LRL은 약간 주춤이며 말을 했다.


 “히이잉… 밥 혼자 먹는다길래, 우리가 가져와 주는 대신 같이 놀 수 없을까 싶었어…”


 에키드나는 LRL의 말에 대답하기보다는 파이에 더 관심을 가지고는, 알비스에게로부터 파이를 받아내 한입 베어 문다. LRL과 알비스는 과연 저 ‘민트’파이란 음식이 정말로 음식이 맞는 것인지 의심이 가지만, 적어도 에키드나에겐 자극적인 맛 자체로도 충분히 음식이라고 부를만한 물건이었다. 그렇게 불쌍하게도 벌벌 떨고 있는 둘을 그대로 놔두고 천천히 음미하던 식사가 끝나자 에키드나는 의자를 만들어내 앉으면서 말했다.


 “놀자고?”


 “그래…”


 “재미난 놀이를 소개시켜줘.”


 그제야 LRL과 알비스는 얼굴을 펴고 대화를 시작한다. 한 편 낮의 일에 대한 보고를 위해 블랙웜은 혼자 있는 사령관을 찾아간다.


 “오늘은 어땠어?”


 “사령관님이 나타나서 한때는 어떻게 되나 싶었지만, 뭐 결국은 잘 되었습니다. 일에 열중하면서 자신을 억제하긴 하더군요.”


 “내가 나타나서 한때는 어떻게 되나 싶었다고?”


 블랙웜이 뭔가 문제가 있냐는 듯 고개를 갸우뚱 거리기에 사령관은 그냥 말하지 않겠다는 듯 의자에 등을 기댄다. 자신의 눈으로 본 마지막 모습의 에키드나는 선글라스를 끼우고 자신감 있게 서 있는 자세였다. 오히려 미스 세이프티라고 했다면 믿었을지도 모를 늠름했던 모습이 생생하게 느껴지자 어쩐지 웃음이 나온다.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요?”


 “그냥… 예상외로 다들 새로운 모습에 잘 적응해 가는 것 같아서 말이야.”


 “모든 건 다 주인님 덕분일 것입니다.”


 “아냐. 너희들이 바뀐 건 자유의지 덕분이지. 내가 원인을 제공 했을지 언정 결과는 너희가 만든 거니까. 뭐랄까 좀 대견스러워서.”


 “꼭 아버지 같이 말씀하시군요.”


 “내가? 너희들 중 일부는 내가 만든 건 맞지만… 적어도 넌 아닌데도 그런 느낌이 드는 거야?”


 “자유의지라고 하셨지 않았습니까?”


 “뭔가 내가 손해보는 느낌이네… 그 이야긴 여기까지 하고 에키드나 이야기나 해보자. 그래서, 에키드나는 지금 뭐하고 있어?”


 “분명히… 발할라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여 스스로 지원하셨습니다. 아마 창고를 지키고 있지 않을까요?”


 “오? 한 번 가봐야겠다.”


 “주인님, 또 새로운 인원을 제작하기 위한 자원을 약탈하실 생각입니까?”


 “어허, 약탈이라니… 적어도 이번엔 그냥 에키드나 시찰하고 싶은 마음 뿐이야.”


 블랙웜은 미심쩍은 눈빛을 보내지만, 그를 막아낼 생각은 없기에 문을 열고 같이 나가기를 권유한다. 둘은 아무 말도 없이, 하지만 에키드나가 일을 열심히 할까 걱정하는 마음으로 창고로 간다. 창고의 앞에 가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기에 사령관은 혹시나 싶어서 문을 열려고 하는데 갑자기 나타난 팬텀이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그… 사령관!”


 “어 팬텀 아니야? 별일이네, 네가 먼저 나를 찾아내고?”


 “미안합니다. 근데 다름이 아니라… 그러니까…”


 팬텀이 블랙웜을 보고 우물쭈물거리고 있는 게 보이자 사령관은 어쩔 수 없이 블랙웜을 물러가게 한다. 블랙웜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걸 확인하고서야 사령관이 묻는다.


 “네가 날 직접 찾아올 정도면 보통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맞아?”


 “그런 건 아닙니다! 아니, 맞다고 해야 하는 건가…”


 “혹시 에키드나가 사라진 거랑 연관이 있는 거야?”


 팬텀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사령관은 한숨을 내쉰다. 덕분에 당황한 팬텀은 손을 우왕좌왕거리며 보충 설명을 시작한다.


 “사고를 친… 건 맞긴 하지만 그래도 누가 다치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오히려 아이들과 잘 놀아주었어요.”


 “아이들?”


 사령관은 창고와 관련된 아이들을 생각해보다, 문득 LRL과 알비스가 생각이 난다. 문제가 있다면 그 둘과 창고가 엮이는 게 있다면, 역시나 창고 물품을 훔치다 걸리는 것들 뿐이라는 것이다. 사령관은 에키드나가 그 둘을 혼내는 모습이 잘 상상이 가지 않아 열심히 상상을 하는데, 오히려 긴장하고 있는 팬텀의 모습에 정신을 차린다.

 

 “그래서 에키드나와 아이들은 어디 있어?”


 “그게 그러니까…”


 “내가 최대한 중재해볼 테니까 말해줘. 어디 있어?”


 팬텀은 창고를 손짓하기에, 사령관은 창고를 열어 같이 안 쪽으로 들어간다. 안에는 따여진 몇몇 참치캔과, 녹은 초콜릿이 묻어 있는 체 잠든 에키드나, 그리고 그녀를 안고 자고 있는 LRL과 알비스가 보였다.


 “어떻게 된 거야?”


 “밖에서 에키드나와 아이들이 함께 놀다가, 둘의 사탕발린 말에 에키드나가 넘어가버렸어요.”


 낮에 일을 잘 하는가 싶었지만, 역시나 쾌락주의자는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었던 것 같다. 사령관은 쓴 웃음을 지으며 에키드나를 깨우려고 하자 팬텀은 그런 사령관을 막아선다.


 “저기 사령관… 이 손해는 내가 어떻게든 메꾸도록 하겠어요.”


 팬텀은 같은 부대임에도 거의 대화가 없는 동료들이지만, 그래도 같은 부대원으로서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걱정마, 내가 중재한다고 했으니까 어떻게든 해볼 게.”


 “고맙습니다!”


 둘의 대화에 에키드나가 잠에서 깨자 팬텀은 황급히 몸을 숨긴다. 사령관은 팬텀이 그렇게 몸을 숨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사라진 모습에 찾을 수 없어 쉽게 포기하고 에키드나를 바라본다.


 “음? 사령관?”


 “그래, 자고 있는 거 같길래 깨우려고 했는데 잘 일어났어.”


 “사령관을 창고들이지 말라고 안드바리가 말했다. 어서 나가거라!”


 “어? 아니 평소 안드바리를 생각해보면 그게 맞긴 한데-.”


 “어서! 빨리! 나가!”


 에키드나는 강철 뱀으로 사령관을 밀어내 듯이 창고에서 쫓아낸다.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사령관이 멍하니 창고의 앞에 서 있자, 그의 곁으로 팬텀이 다시 나타난다.


 “그… 사령관? 내가 에키드나에게 어떻게든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아, 그래… 지금은 내가 말하는 걸 듣지도 않을 거 같으니까 말이야. 게다가 초콜릿 봉지나 참치캔 숫자가 몇 개 안 되는 거 같았으니까 그냥 내가 사용한 걸로 할 게. 대신 네가 따끔하게 말 좀 해줘.”


 “노력해보겠습니다.”


 사령관이 창고의 문을 다시 열자 팬텀이 안으로 들어가고, 사령관은 일찍 일어나 안드바리보다 창고에 빨리 찾아오자고 마음을 먹으며 침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팬텀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자신을 압박하는 뱀들의 모습에 순간적으로 몸을 숨긴다. 그리고는 평상시의 임무처럼, 유연하고 빠르게 에키드나의 앞에 서서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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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키드나가 욕망을 바로바로 표출하고 얻는다는 모습에 순진무구한 어른의 모습을 겹치게 하려니까


감정선 살리려니 디게 힘들다.


아직 감정선 살리는 건 시작도 안 했어 ㅋㅋㅋㅋ 좀만 기다려줘 ㅋㅋㅋㅋ

 

뭔가 더 원하는 장면 있으면 댓글에 써주삼. 어느정도는 참고 해보겠음 ㅎㅎ


읽어줘서 고맙고, 댓글에 욕을 써도 좋고, 수정안도 좋고, 궁금한 것도 좋음!


물론 칭찬도 좋음 ㅎㅎ


다음에 또 봅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