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https://arca.live/b/lastorigin/33510407
2편 https://arca.live/b/lastorigin/33697130
3편 https://arca.live/b/lastorigin/33708826
4편 https://arca.live/b/lastorigin/34023988
대학생의 좋은 점 중 하나는 강의에 빠져도 교수가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찾아왔다. 그것도 스무 번의 전화와 백 개 이상의 문자를 보낸 이후에.
어떻게 응대하는 게 좋을까?
"안에 있지…? 문 열어."
차갑지만 떨리는 목소리에 자기도 모르게 문을 열어버린다.
문이 열리면 티타니아의 조그마한 손이 충남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응시하는 눈동자에서 여러 감정이 느껴졌다. 화가 났고 슬프기도 하면서 겁이 난듯 떨고 있다.
마치 바람 맞은 여자 같다.
"교수 화났어. 왜 결석했는지 말해."
멱살을 잡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서 끌어당긴다.
읏.
자연스럽게 품에 안기게 된 티타니아가 화난듯이. 혹은 부끄러운듯이 얼굴을 붉혔다.
그렇지만 날뛰지 않고 얌전하다.
"누가 보면 오해해요."
밖에서 밥 사주는 것도 아니고 여교수가 남학생의 집까지 찾아와서 질척거린다.
진의 여부가 어떻든 혹여 학교 관계자가 보면 남학생과 여교수의 사랑 싸움으로 보일 여지가 다분하다.
그럼 서로 피곤해진다.
괜한 오해를 사기 싫어서 집안에 들였다.
정장 안에 숨은 풍만한 가슴이 닿는다. 방금 전까지 몸을 섞은 장화와 리리스와는 비교가 안 되는 크기.
과연 학부에서 거유로 유명한 레아 교수의 쌍둥이답다.
항상 무뚝뚝해서 레아 교수만큼의 인기 없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사람이다.
어쩌면 붙임성 좋아서 인기 많은 레아 교수보다도 더.
남자 품에 안기자 새끼 사슴처럼 바들바들 떠는 모습도 귀엽다.
슬며시 놓아주면 티타니아도 멱살을 놓아주고 경계하듯이 한 발 물러선다.
"조금 아팠어요."
주로 자지가 뻐근했다.
"아팠어?"
티타니아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올려다본다. 처음 왔을 때 따가운 눈초리가 가시고 걱정 가득한 얼굴.
거짓말했다는 죄책감이 든다.
그렇다고 섹스하느라 강의를 빠졌다 말하기는 불가능했다.
"고등학교도 아니고 강의 빠졌다고 찾아와요?"
"그럼. 전화 한 통 해줬으면 좋았잖아. 내가 그렇게 전화를 많이 했는데."
핸드폰 볼 시간이 없었다고 대답하면 그렇게나 아팠냐고 놀라고 미안한 표정까지 짓는다.
전화와 메시지를 잔뜩 보낸 일은 비상식적인 일이지만 섹스하느라 강의 빠진 거니 미안해하지 않아도 좋은데.
몸을 실컷 움직였으면서 넣은 건 없으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저녁은 아직?"
"지금부터 먹으러 나가려고요. 사실은 점심도 아직이에요."
그래.
그렇단 말이지.
"교수가 저녁 만들어줄까."
미안해서.
아니. 어쩌면 그냥 같이 있고 싶어서.
"교수님 요리할 줄 아세요?"
"너. 교수를 뭘로 보는 거야."
이런 실례였나.
언제 미안해했냐는듯이 차가운 시선으로 노려보는 티타니아에게 넙죽 사과한다.
홍련 씨네 가게에 갈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오늘은 불가능해보였다.
"옷 어디에 벗으면 돼?"
꿀꺽.
자켓을 벗으며 한 말에 자기도 모르게 침을 삼킨다. 아까까지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해서 그런가 티타니아의 말이 야릇하게 느껴졌다.
벗은 자켓을 받아들고 남자 옷 밖에 없는 옷장에 건다.
"...여성스러운 앞치마가 있네."
"집주인 물건이예요."
티타니아는 흰 블라우스에 정장 스커트 차림 위에 분홍색 앞치마를 걸쳤다.
뒤에서 봐도 살풋 엿보이는 푸짐한 가슴과 뒤에서 봤기 때문에 선명하게 보이는 탄력적인 엉덩이.
아래로 쭉 뻗은 새하얀 다리가 쫀쫀한 검은 스타킹에 포장된 모습이 아름답다.
"집주인?"
의아한듯이. 혹은 경계하듯이 반문한다.
몇 시간 전에도 비슷한 회화를 한 적 있었지. 떠올리고는 살풋 웃는다.
"어머니 친구인데 해외출장 중이에요."
"흐응. 그렇구나. 어머니 친구라면은 나이가?"
"사십대예요."
사십대.
티타니아에게 충남의 말은 사십대는 연애 대상이 아니라 들렸다.
스무 살이나 차이나니까 그럴만 하지. 나라도 오십대 아저씨가 사귀자 그러면 싫을 거야.
납득하면서도 한켠으로는 나도 곧 사십대인데. 라면서 마음이 아려온다.
언제 그랬냐는듯이 완성된 요리를 맛있게 먹는 모습에 마음이 간질간질하다.
"교수님 요리 잘하시네요."
"칭찬해도 아무 것도 안 나와."
맛있게 먹은 후에는 나란히 주방에 서서 설거지했다.
뽀득뽀득 접시를 닦다가 무심코 옆을 보면은 미인 여교수가 있다.
신경 쓰이는 제자가 있다.
함께 식사하고 함께 설거지하고.
어쩐지 부부 같다. 두 사람 모두 생각했으나 표면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접시를 잡으려는데 서로 손이 닿는다. 티타니아는 그게 충남의 손인 걸 알면서 무심코 꼭 잡아버렸다.
무안해서 시선을 못 마주치겠어.
"교수님 손이 접시처럼 하얘서 저도 모르게 그만 잡아버렸네요."
손도 말도 따뜻하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얼굴이 이 순간이 행복해서 녹아내렸다.
좋아해. 표정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얼굴을 홱 돌린다. 교수와 학부생. 삼십대와 이십대. 들켜봐야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니까.
설거지가 끝나면 떠나야겠어.
"교수님. 후식은 뭘로 하실래요?"
떠나야하는데.
"냉장고에서 맥주 봤어. 그거 마실래."
그 날도 지금처럼 술을 마셨지.
2
티타니아는 자신의 직업이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유는 여럿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쌍둥이 레아 또한 오르카 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기 때문이다.
레아는 어디서든 태양처럼 빛났다.
그리고 빛이 있다면 그늘이 있기 마련이다.
공부도 체육도. 음악이나 미술까지도. 세상 모든 일에서 아름답고 재능 많은 티타니아는 항상 레아에게 가려져 눈에 띄지 못했다.
쌍둥이니까 조건은 똑같을 텐데 도대체 왜. 나한테 없는 건 뭐야.
“티타니아는 무표정해서 인형처럼 섬뜩해. 레아처럼 웃어보는 건 어때.”
학창 시절의 동급생이 조언했다.
“너도 네 언니처럼 좀 웃어보렴.”
교사가 권했다.
“티타니아 교수님은 표정 변화가 없어서 무서워요. 레아 교수님처럼 웃어보세요.”
“야! 티타니아 교수님 앞에서 레아 교수님 얘기하면 싫어하신단 말야.”
제자가 투덜거렸다.
"티타니아 교수. 학생들로부터 강의 평가가 좋지 않아요. 이대로는 위험하네요. 당신 언니를 보고 배우는 게 어때요."
학과장까지도.
나도 레아처럼 방실방실 웃고 있으면 돼?
웃어보려했는데 화가 났다. 레아처럼 레아처럼 레아처럼. 레아처럼! 작작 좀 권해! 레아를 따라하면 뭐든 일이 잘 풀린다는 말이야? 티타니아다우면 안 돼?
열등감과 스트레스가 눈처럼 쌓인다.
이윽고 쌓인 눈은 산더미처럼 불어나서 끝을 모르게 높아졌다. 끝을 모르고 에베레스트만큼 높고 단단해졌다.
"레아처럼은 괜찮고 티타니아처럼은 왜 안 돼."
학교 앞 포장마차 구석에 앉아 홀로 술을 마셨다.
옆 테이블에서 마시고 죽자는 호기로운 외침이 들린다.
티타니아도 속으로 마시고 죽자. 에베레스트만큼 높아진 열등감 위에 올라서서 떨어져 죽자.
비틀비틀 일어서려다 다리에 힘이 풀려서 다시 의자에 주저앉았다.
술의 힘을 빌렸는데도 죽지 못하다니 꼴사납다 자조하는 중 옆 테이블의 대화가 들렸다.
"레아 교수님 빨통 개크지 않냐? 거기에 얼굴 박고 죽고 싶다."
"교수님 미인인 건 인정하는데 그래도 나이 차가 있지. 삼십대면 완전히 아줌마잖아."
"그러면 너는 교수님이 대준대도 거절하냐?"
"당연히 절하고 먹지."
여기서도 레아.
음담패설의 도마 위에 올라간 것까지 질투하는 꼴이 우습다.
"그럼 티타니아 교수님은 어때? 레아 교수님이랑 쌍둥이라며."
"그 사람은 좀. 침대에서도 목석일 것 같잖아."
"하긴. 표정 하나 목소리 높낮이 하나 안 바꾸고 앙앙 교수 가버려. 이러면 천년의 사랑도 차갑게 식겠다."
티타니아의 말버릇을 흉내내며 깔깔 웃어댄다.
화가 난다.
그러한 경험은 없지만 전혀 아니야. 내가 레아보다 잘할 거야.
"티타니아 교수님 귀엽지 않아?"
음담패설에 참여 않고 있던 학생이 말했다.
순간 티타니아 본인이 무슨 소리냐 반문하고 싶을 정도로 당황스러운 얘기였다.
"충남이 이 새끼 묵묵히 술만 마시더니 벌써 취했네."
"진심이야. 그 사람, 서툴지만 열심히하니까 귀엽다고."
"예를 들어서?"
"레아 교수님처럼 언변이 능숙하지 못하니까 자료를 열심히 준비하는 점이라던지."
충남은 그 외에도 몇 가지 티타니아의 장점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티타니아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린다. 변화 없는 표정도 흘러내린다.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소리없이 울었다.
누군가 노력을 알아줬다. 노력해서 성공한 것도 아니고 알아줬을 뿐.
별 거 아닌 일인데 그것만으로 에베레스트가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사람은 대단치 않은 일로 마음이 낫고 또 사랑에 빠진다.
"그래서 충남이 너는 티타니아 교수님이랑 섹스하라면 할 수 있냐. 그 여자 분명히 목석일걸?"
"지금까지 뭘 들었냐. 교수님은 감정 없는 로봇이 아니라 겉으로 표현하는 게 어색한 거야. 처음 겪어보는 성적 쾌락에 당황해서 새빨개지는 모습도 귀여울걸."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성적으로 보고 있다고 알았을 때.
어떻게 해야 좋을지 티타니아는 몰랐다.
3
술 기운을 빌린다.
"누가 처음 겪어보는 성적 쾌락에 당황해서 새빨개진다는 거야."
"어? 교수님 취하셨어요?"
테이블에 앉아 맥주를 꼴깍꼴깍 넘기던 티타니아가 벌떡 일어서더니 맞은 편에 앉아있던 충남에게 성큼성큼 걸어가서.
"교수, 열심히 공부했어. 올바른 지식을 강의하려면 열심히 해야 돼."
현관문에서 그랬듯이 멱살을 잡는다. 틀린 점이 있다면 두 사람의 입술이 포개졌다 떨어졌다는 사실.
그리고는 충남을 바닥으로 콰당 밀어 넘어뜨리고서.
매끈한 스타킹에 감싸인 발을 충남의 고간 위에 살포시 얹는다.
"교수. 아니. 여왕한테 복종을 맹세해."
아무래도 공부한 자료가 잘못된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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