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과 과자 그리고 커피 (에키드나 아우로라 마리) 의 말투 수정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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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찰이야, 아우로라.


 

내가 먹을 과자를 준비해 두지 않다니.


 

지난 번에 에키드나 씨가 한 번에 잔뜩 가져가서 그런 거잖아요!


 

하하! 그 때의 과자는 연구실 사람들과 잘 나눠 먹었어.


 

과자 만드느라 고생하는 건 저거든요? 그걸로 생색내지 않아줬으면 하거든요?


 

하하하하. 그래, 내 잘못이 조금은 있는 거 같으니 도와줄게.


 

조금?


 

왜? 불만 있어?


 

아뇨아뇨아뇨 없어요. 


 

아우로라 있나?


 

아, 마리 씨.


 

커피 원두를 가져왔는데...


 

감사해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여기 앉으세요. 초촐하지만 답례로 과자 만들어 드릴게요.


 

나와 마리에 대한 대우 차이가 느껴지는데?


 

기분 탓이겠죠.


  

그러면 실례하겠다.


 

안녕, 마리.


 

흠...에키드나...로군.


 

그래.


 

......


 

왜?


 

별 거 아니다. 같은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보게 되니 조금 동질감을 느껴서 말이다.


 

......


 

같은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라고 하더라도 힘은 내 쪽이 더 강하지만 말이야.


 

후후...농담이야.


 

너와 나 용도가 다른데 강하고 약하고를 따져서 뭘 하겠어.


 

그렇지.


 

그리고 유용하기를 따지자면...


 

흐흐흐흥. 박력분에 계란, 커피가루, 설탕, 버터.


 

잘 섞어준 후에 짤 주머니에 넣고 틀에 짜준다.


 

그리고 오븐 150도에서 20분.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완성.


 

...저 애가 더 유용하지 않겠어?


 

......


 

의외로군...


 

뭐가?


 

나는 네가 좀 더 오만방자하고 자기 힘을 남용하는 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말하는 너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군.


 

역시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로군.


 

잘못 본 건 아니야.


 

나는 원하는 게 있으면 힘으로 얻는 것을 선호하는 성격이니까.


 

나는 쾌락의 추구자. 탐욕의 뱀이니까.


 

사실이에요.


 

내가 먹을 과자는 다 만들고 그런 소릴 하는 거야?


 

지금 오븐 돌아가는 소리 안 들리세요?


 

흠...


 

에키드나. 혹시 아우로라를 착취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한다면?


 

그만두라고 만류하겠다.


 

왜?


 

이유는 여럿이 있겠지.


 

너의 행위를 방기하면 법과 규칙이 아닌 힘이 오르카 호의 질서가 되어버릴 테고.


 

그러면 힘이 없는 바이오로이드들은 착취 당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모두가 협력해도 부족한 마당에 그런 착취 피착취의 관계가 성립해버리면 오르카 호의 근간인 비전투원들은 모두 떠나고 말 것이다.


 

흐음. 합당한 이유네.


 

착취를 그만두겠나?


 

......


 

아니.


 

......힘으로 억압하는 자는 더 강한 자에게 억압 당해도 순응해야 하는 것이 옳겠지?


 

자, 자, 잠깐만요! 여기 주방이거든요! 위험한 거 잔뜩 있거든요! 전자기기도 있거든요! 가스도 있거든요!


그, 그, 그리고 마리씨! 저 에키드나 씨한테 착취 당하는 거 아니에요!


 

뭐?


 

말은 저렇게 해도 전부 정당한 대가로 과자를 받아가는 거예요.


 

재료 반입이나 재료 확보 같은 거 에키드나 씨가 도와주고 있으니까요. 그 대가로 과자 받아가는 거예요.


 

주방장님이랑 그렇게 계약한 상태예요.


 

하지만 방금 전에는...


 

마리. 나는 착취를 그만두지 않을 거야.


 

왜냐하면 처음부터 하지 않았으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


 

......


 

짓궂은 성격이군.


 

하하하하.


 

아, 재밌었어, 마리.


 

......너는 정의롭구나.


 

힘을 가진 자가 응당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그래...그게 옳겠지.


 

왜냐하면...


 

어디보자...


 

아! 잘 됐다.


 

마리 씨, 에키드나 씨. 커피콩빵 다 됐어요.


 

아무리 힘이 강해도 과자는 못 만들잖아.


 

하하하하하하! 그래, 그 말이 맞다.


 

에키드나, 혹시 커피는 즐기나?


 

그런 쓰기만 한 물을 무슨 맛으로 마시는 지 모르겠어.


 

커피를 마시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


 

아우로라 여기 재료랑 도구 좀 빌리겠다.




 

호오. 씁쓰름하면서 부드럽고 달콤하네.


 

돌체 라떼다. 연유와 우유, 에스프레소로 만드는 음료지.


 

조금 경험해봤다고 전체를 안다고 말하면 안 되겠지.


 

그렇지.


 

흠...이 과자도 맛있네.


 

여기에도 커피가 들어가요.


 

......커피 하나로... 이렇게 여러가지가 만들어지는구나.


 

커피 하나로...


 

아우로라. 이 커피콩빵이라는 것을 더 만들어 줄 수 있어?


 

먹여주고 싶은 사람이 있거든.


 

너..너무...많이는 못 만들어 드리는데요?!


 

내 몫은 여기 앞에 있는 거면 충분해.


 

두 사람 분 만 더 만들어주면 돼. 두 사람 분 만.


 

그리고 마리.


 

이 돌체 라떼라는 것, 두 잔만 더 만들어줄 수 있어?


 

물론이다.


 

하지만 누구에게 먹여주고 싶어서 그러는지 물어봐도 되겠나?


 

......



친구. 그리고 소중한 사람.




응? 에키드나?


이거 뭐야?


응. 잘 먹을게.



에키드나? 무슨 일이시죠?


 

아...감사히 먹을게요.





 

......


 

흐흐흐흐흐흐흥 흐흐흐흐흥 흐흐흐흐흐흐흥 흐흐흐흐흐흥


네오딤이 마을에 갔네. 당나귀를 타고 모자에 철을 꼽고 마카로니라 불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