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미스오르카가 가졌던 의의들을 천천히 돌아보고 현재 시점에서 장점은 취하고 단점을 줄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뇌피셜 좀 굴려봤음.


기존 미스오르카의 장점


게임사 측면

 - 시간벌이 : 운영쪽이 구르기는 했지만 사실상 2~3주를 인게임 내용 외적인 떡밥으로 견인해감, 현 시점에서 개발측이 제일 바랄만한 장점임.

 - 인기캐 정리 : 투표가 인기를 100% 대변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상위권에 올라간 애들은 인기 많은 애들 맞음. 그런 애들 위주로 스킨 내면 돈 좀 더 벌 수 있겠다는 식으로 주판알 튕겨보거나 할 수는 있겠지.

 - 리스크 감소 : 1회는 예외지만, 2회 미스오르카는 노래까지 포함된 '비싼 스킨'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상으로 풀었음. 기왕 비싼 스킨 만들거면 잘 팔릴 애들한테 주는게 맞기는 함. 그런 취지에서 공식 인기투표는 현존하는 최고의 데이터 확보의 장임.


유져 측면

 - 심심한데 놀거리 확보 : 인겜 떡밥 없이 통발만 돌리다가 나름 축제도 하고, 창작물도 쏟아지니 즐겁지.

 - 본인 최애캐의 당선 가능성 : 어쨌든 내 애정캐가 잘 풀려서 스킨 받는데 들어가면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지. 나도 미스오르카는 아니었지만 어쩌다가 그런 뽕맛을 봐서 얼마나 기쁜 일인지는 알고 있음.



기존 미스오르카의 단점


게임사 측면

 - 투자비 상승 : 내가 못 찾은건지 모르겠는데 내 기준에서는 투자비 말고 단점이 없음. 근데 기회비용 따져도 투자비 이상으로 회수했을 것 같은데 그건 내가 관계자가 아니라 잘 모르겠다. 주작논란같이 예상 외의 사고는 장단으로 나눌 건이 아니라서 뺌. 그건 그냥 중간에 방해받은 거지 미스오르카 자체의 장단이 아니니까.


유져 측면

 - 지루함&현타 : 미스오르카가 너무 좋아서 첨부터 끝까지 불사른 사람도 있겠지만 금방 열기 식은 사람들도 분명히 있음. 나도 그 중에 하나고. 창작물 많이 올라오는 건 같이 즐기면 되는데 커뮤니티 떡밥이나 모든게 미스오르카 위주로 돌아가서 평소보다 오히려 재미없는 경우도 있음. 기존에 왜 그런 불만을 안 냈냐면 축제하는데 대놓고 물 끼얹을만큼 눈새는 아니라서 그럼. 물론 그 비율이 높을지 낮을지는 모름. 개인적으로 아는 증언 중에는 창작자중에 미스오르카 때 번아웃하고 때려친 케이스도 있기는 함. 그게 대세라고 말하려는 건 아니고 의외로 알려지지 않은 부작용도 있기는 하다는 뜻으로 말하고 싶음.



일단 기존의 미스오르카 (2회) 기준에서의 장단점을 나눠보면 저럼. 내가 파악 못한 건들도 있겠지만 그건 댓글로 달아주면 고맙겠고, 내 기준에서 저 장단점과 현재 스마조의 상황을 조합해보면 3회 미스오르카를 기존이랑 그대로 가져가기에는 리스크가 더 커졌다는 걸 지적하고 싶음.



현재 스마조&커뮤니티의 상황


스마조 : 불은 꺼졌지만 아직 회사에 대한 애정과 신뢰는 회복이 덜 됐음. 중간에 삽질 하나 하면 또 불남. 로드맵 던져둔게 있어서 개발기간 확보가 시급한 건 맞는데 기간 확보하다가 그 사이에 불나면 답없음.


커뮤니티 : 실제 인원, 창작자 모두 감소함. 창작자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내 창작물 기준 조회수만 봐도 실제 인원 줄어든 건 실감이 감. 



이를 요약하면 3회 미스오르카 과정 중에 스마조는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삑사리를 필사적으로 막아야 하고 (인게임 투표 기능이 이상하다든지, 예상 못한 실수라든지) 유져들은 기존에 비해서 와글와글한 분위기도 낮고 즐길거리도 (창작물) 기존보다는 물량이 조금 아쉬운 케이스가 될 수 있음.


이대로 3회 미스오르카를 2회랑 완전히 동일한 사양으로 가져가면 장점은 약화되고 단점은 그대로라 딱히 재미를 보기 힘든 이벤트가 될 수 있음. 인게임 투표 기능 잘 만들었으리라 믿지만 사람 일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라는 건 다들 잘 알잖음?



그래서 개선안


미스오르카의 핵심은 '투표'와 '축제'라는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음. 스마조는 '투표'의 결과를 통해서 경제적인 이득을 극대화시키고 개발력이 거의 관여하지 않는 '축제'를 통해서 개발력과 개발기간을 확보할 수 있음. 유져는 '투표'를 즐기면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되새기고 일부는 그에 따른 보상을 받기도 함. 그리고 '축제' 덕분에 최애캐의 승패와 관련없이 긴 기간동안 평소보다는 즐겁게 보낼 수 있음.


미스오르카인 시점에서 '투표'라는 뼈대는 유지되어야 함. 그리고 가능하면 주작 논란도 최소화 해야 함.


다음으로 현재 분위기에서 '축제'를 위해서는 시작부터 끝까지 최대한 많은 유져가 즐길 수 있어야 함. 유져 입장에서 축제를 준비할 시간도 줘야 하고.



이를 토대로 내가 세워본 계획은 이럼.


스마조가 미스오르카 기간을 5/5 ~ 5/20 정도로 잡았다고 가정하고 써보겠음.


먼저 4/28에 공지함. 5/5 ~ 5/16까지는 '선거 유세기간'임.


챈을 반영하면 더 좋겠지만 카페가 공식창구니 그건 불가능할테고, 카페에 유세게시판을 새로 만들어서 창작물에 한해서 거기에 올릴 수 있도록 함. 퍼가는 놈들이 거기에 올리는 건...유져 제보랑 운영진이 크로스 체크로 막아야 한다는 시점에서 허점이 있는데 여튼...내 생각은 그래.


그 다음에 5/17일 당일이 선거일임. 나는 중복투표 못하게 하는게 더 좋다고 생각하지만 중복투표 가능으로 할지 말지는 스마조가 알아서 정하고 굳이 예선 본선 나누지 말고 하루에 다 끝내라 그래. 어차피 총 표수는 동일할테니 서버 오류나 그런 일은 안 생기겠지. 중간에 문제가 생겨도 딱 한 번만 재투표 들어가면 돼서 오히려 깔끔해.


투표 끝났으면 마지막으로 5/18 ~ 5/20 사이에 유세게시판에 올라온 작품들 다 걸고 그걸로 인기투표 해. 거기서 몇 명 뽑아서 인게임 재화 주는 식으로 하고, 이벤트 공지 게시물 조회수 기준으로 모든 유져한테 자원 뿌리든가 하는 정도? 투표 끝나고 열기가 남은 애들은 그거 다시 보면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거지.



이런 식으로 했을 때 내가 생각하는 장점은 대충 이럼.

 - 분탕 방지 : 일단 선거 기간이 최대한 짧아야 분탕이 개입할 여지도 적어짐. 인게임 투표라 주작은 못하겠지만 미리 손써둬서 나쁠 건 없다고 봄.

 - 투표의 피로감 감소 : 솔직히 처음부터 끝까지 화기애애한 축제 분위기가 이어지면 모르겠는데 봄 이벤이 엄청 잘 나오면 모를까 이번에 역대급 불나고 나서 5월까지 민심회복 완전히 안 될 것 같음. 머리가 다 깨져있으면 모르겠는데 살짝 봉합된 기준으로 보면 솔직히 미스오르카 투표 좀 번거로움. 투표의 정석 대선을 5년마다 겪는데 그거 좀 벤치마킹하면 어떨까 싶음.

 - 창작물 장려 : 이게 왜 장려냐면, 손 느린 애들이 자기 애정캐 유세하려고 창작하다가 예선투표때 하나 만들고 본선 이후로는 시간 딸려서 추가 창작물 제작 중에 투표 떨어지면서 미완성으로 남는 케이스도 봤음. 투표 한 번 올라갈 때마다 추가로 그리는 거 선언하고 떨어져서 GG친 경우도 있었고. 그러니 투표 이전에 본인이 유세할 수 있는 창작물 맥시멈으로 땡길 수 있게 시스템을 바꾸는게 낫다고 봄.

 - 상대적 박탈감 저하 : 이건 공감 못하는 사람 많아보이던데 최소한 준결승을 바라볼 수 있을만한 캐들 빠는 사람들 말고, 본선 진출이나 할까 말까한 애들 빠는 입장에서 순수한 투표기간이 길어질수록 관심이 떨어짐. 어차피 3위 안에 못 드는건 처음부터 알고 시작하는 거니까 적어도 투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즐길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음.


세상에 장점만 있는게 어딨겠음. 기존대비 단점도 있지

 - 기간 축소 : 내가 예시를 2주로 들어서 그런데 실제로 2회 미스오르카를 생각하면 6/21 ~ 7/9까지 2.5주였음. 그리고 선거 유세기간 자체도 너무 길게 주면 루즈해져서 적당히 조절해야 하는 걸 감안하면 기존 대비 이벤트 기간은 확실히 감소할거임. 이건 개발진 입장에서 아쉬운 일이겠지.

 - 라최지 이슈 : 기존이랑 투표 체계가 바뀌면서 수많은 라최지들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음...우리들은 뭘 해도 항상 라최지 이슈가 공존해서 변화가 좀 두렵기는 함.

 - 축제 분위기 감소 : 창작물의 홍수도 축제를 견인하는 큰 틀이지만 어쨌든 자기 애정캐가 토너먼트에서 살아남아 올라가는 모습 자체도 축제 분위기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함. 떨어져서 슬퍼하던 애들도 즐기는 애들은 끝까지 즐길 수 있게 배려하는 분위기였고. 그리고 챈에서 대놓고 'O밑X' 같은거 쓰지 말라고 해서 글은 없지만 그런 거 보는 재미로 축제 즐긴 애들도 있을거임. 근데 이런 식으로 시스템이 바뀌면 투표의 즐거움은 딱 하루 즐기고 끝이겠지.



일단 내 기준에서 생각해본 기존 시스템 분석, 현황 파악, 개선 전략, 전략 재판단은 대충 이럼. 회사에 낼 것도 아니고 PPT 정리할 수도 없으니 가시성이 좀 망하기는 했는데 다들 어떻게 생각하는지 봐줬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