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효~ 내가 진짜로 라스트오리진 세계에 들어오다니~ 초★ 럭키다제

하마터면 철충새끼들한테 뒤질 뻔했지만... 그래도 저항군에 빨리 구조되어서 다행이다.

이제 알파메일 철남충 빽만 믿고 빌붙어서 살면 되는거야! 어차피 내가 그 양반하고 척질 것도 아니고, 여자들 뺏을 것도 아니니까...

내 최애만 하나 신규생산해서 둘이서 같이 알콩달콩 살고 싶다... 지휘관도 아니고 등급도 낮으니까 가능하겠지?

그럼 둘째 오빠, 신체 정밀검사를 할 거니까, 잠깐 수면마취 들어갈게~ 정밀검사라고 해도 별 거 아니니까 긴장 풀고~

ㅎㅎ 물론이지~ 역시 닥터는... 귀엽... 구나...... ZZZZZZ

신체검사 끝! 오리진 더스트나 신체강화수술 등은 전혀 받은 적 없는 평범한 20대 남성이네. 이제 진행해도 돼!

이제 수면마취가 막 풀리고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자백제를 투여해, 계속 비몽사몽한 상태로 유지해 심문할 것입니다.

......원래 자백제는 증거효력이 없는 거 알지? 이렇게까지 해도 될까?

리앤 양의 취조능력을 의심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다만, 지금이 이 분께서 가장 신체적, 정신적으로 무방비한 상태인 것도 사실이지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두 번째 인간인 만큼, 저희도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저항군과 사령관님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화면으로 지켜보며) 미안, 리앤. 나도 내키진 않지만, 다른 대원들이 워낙 강권해서...

...알았어. 왓슨이 허락한 이상 어쩔 수 없지. 대신, 이거 끝나면 내가 다시 제대로 심문할게. 알았지?

응, 약속할게. 그럼 이제 시작하자.

자, 일어나십시오. (짝짝)

으... 으어어......

이름, 국적, 생년월일을 말씀하십시오.

이름은... 김라붕... 국적은... 대한민국... 생년월일은... 199X년 XX월 XX일......

????????????????????????????????? (술렁술렁)

...진술을 수정하십시오. 다시 정확한 생년월일을 말씀하십시오.

생년월일은... 199X년 XX월 XX일...... 

(술렁술렁)

......

이것 보라고! 자백제란 건 심신미약 상태로 만들기 때문에 헛소리도 진실인 것마냥 말하게 된다니까?

아니면 진짜로 이 사람이 180년 전에 태어났거나...... 하아, 이것 참.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다음 질문, 직업 또는 소속을 말씀하십시오.

직업... 무직 백수... 소속... 솔로부대......

(앗, 아아......)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질문이었는데. 하지만 아까 자백제 자체의 신뢰성에 의문이 생겼고... 믿어도 되는 걸까.)

다음 질문입니다. 좋아하는 취미를 말씀하십시오.

취미는... 인터넷 커뮤니티랑... 라스트오리진......

!... 라스트오리진이 정확히 무엇입니까?

모바일 턴제 전략... 미소녀 수집형 RPG......

개발사는?

스마트조이......

유미, 검색해봐.

롸저~

해당 게임의 대략적인 줄거리가 무엇입니까?

세상이... 외계인의 침공으로... 멸망해서... 인간이... 주인공... 한 명만 남고... 저항군에 발견되어서... 전쟁하는......

......? (술렁술렁)

...작중에서 해당 외계인의 명칭이 무엇입니까?

철충......

......

사실 아까 오르카 호로 데려오면서 저항군의 대략적인 사정을 미리 설명해주긴 했는데...

설마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미쳐버려서, 현실을 게임인 것마냥 표현하고 있는 걸까...?

저, 사령관님? 멸망 전 데이터베이스를 다 뒤져봤는데, 라스트오리진이라는 게임은 찾을 수 없더라고요.

그리고 스마트조이라는 회사도 없고요... 스마트엔조이는 있는데, 인공영웅은 몰라도 라스트오리진이라는 게임은 만든 적 없어요.

...그래, 고마워. 시라유리, 일단 그 게임에 대해 좀더 자세히 물어봐 줘.

알겠습니다. 해당 게임의 주인공의 설정을 진술하십시오.

일단... 주인공은 플레이어... 나 자신... 다만... 게임상에서는... 20대 남성으로... 표현됨... 농담삼아... 철남충이라고도... 불림......

......

해당 게임의 상세한 스토리를, 처음부터 진술하십시오.

1지역에서는... 주인공이... 하늘에서 떨어짐... 그리폰... 콘스탄챠... 보리가... 발견함... 요안나도 만나고... 등대로 감......

!!!!!!!!!!!!!!!!!!!!!!!!!!!!!!!!!!!!!!!!!!!!!!!!!!!!!!!!!!!!!!!!!!!!!!!!!!!

내... 내...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저, 저... 저 인간이 어떻게... 우리가 한 일을......

등대로... 후우, 등대로 가서, 어떻게 됩니까?

LRL을 만나고... 오르카 호에... 승선하고... AGS들도 구출하고... 오르카 호를... 미끼로 써서... 연결체 스토커도... 처치함......

......

심문은 이어지지 못했다. 모두들 할 말을 잃은 채, 한참 동안 누워있는 인간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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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라붕이가 라오 세계에 떨어지면, 일단 철충을 피해서 저항군에 들어간다고 해도 알고 있는 거 싹 다 털릴듯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