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1 [구조요청] 챕터2 [사구] 챕터3 [아래로]

챕터4 [피난민] 챕터5 [끝자락] 챕터6 [구덩이]

챕터7[전투] 챕터8 [관문] 챕터9 [길]

챕터10 [에이미] 챕터11 [낙오] 챕터12 [옥상]

챕터13 [늑대] 챕터14 [다리] 챕터15 [환영]

챕터16 [구조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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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이건 전부..이 모든게 전부 당신 잘못이야!!"

"그래? 정말 그렇게 확신하면 날 쏘게, 둘."

"나..난 아무도 해치고 싶지 않았단 말이야.."

"누군들 그러고 싶었겠나? 하지만 자넨 결국 어쨌지? 셋."

칸은 결국 결단을 내렸고 품 속에서 권총을 꺼내

거울 속의 마리를 겨누고는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차가운 유리조각들이 바닥에 나뒹구는 소리와 함께

거울 속의 마리는 그녀가 들고 있던 권총을 떨어뜨렸다.







떨어진 권총은 거울조각과도 같은 모습으로 산산조각나 바닥에 흩뿌려지고 말았다.

그리고 점점 균열이 커져 가는 거울 속에 비친 마리는 몸을 떨며 입을 열었다.

"오직 강한 자만이 눈 앞의 것을 부정할 수 있지.."

"난 당신보다는 강해.."

당장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한 거울 속의 마리는

칸을 노려보며 계속해서 그녀의 마음을 쑤셔댔다.





"이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지는 말게나..

적어도 자네의 목표 중 하나는 이뤄내지 않았나..

자네가 벌인 이 모든 일들에도 불구하고..

자네만은 아직 집에 간다는 목표는 이뤘잖나?

운도 좋군.."

그 말과 동시에 커다란 거울 벽이 무너져 내리고

거울과 함께 마리의 상이 산산조각 깨져버렸다.

칸이 고개를 돌렸을 때에는 방금전까지도

거울을 앞에 두고 곁에 서있던 그녀는 온데간데 없어진 뒤였다.




이제 33대대도, 커넥터 유미도, 불굴의 마리도 모두 없어져버렸다.

총성도 들리지 않는다.

비명도 들리지 않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녀는 난간에 몸을 기대 두바이의 맨꼭대기에서

어둠이 깔린 두바이, 모래지옥을 내려다보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등 뒤에서 한 그림자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목소리, 호텔에 들어설 때

잔존병력의 지휘자로서 그녀를 맞이한 레드후드였다.


칸은 차마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리지 못한 채

지옥으로 변한 도시를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들의 임무를 완수해야지.."

"무슨 임무 말씀입니까?"

"그냥 빨리 빌어먹을 무전기나..!"



"가져와..?"

레드후드의 목소리가 들렸던 뒤를 바라보았으나

그곳에는 아무도 서있지 않았다.

뒤를 돌아보자 지금까지 그녀와 마리가 있던 머리의 거처의 모습이 다시금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녀가 호텔에 들어설 때까지도 휘황찬란하게 빛나고 있던 조명들은 모두 빛을 잃고

건물에 한줌의 빛도 들어오지 않았으며

거처의 내부 시설도 성한 곳이 한 곳도 없이 난장판을 이루고 있었다.

33대대의 사령탑으로서 그토록 빛나고 있던 시설은

이미 지옥으로 변한 두바이 속의 다른 건물들과 다르지 않은..

그저 폐허 속의 한 건물에 지나지 않았다.


눈앞의 충격적인 현실에도 정신을 부여잡은 칸은 한 때는 마리였던 시체의 품속에서

무전기를 꺼내 무전을 보내기 시작했다.



"여기는 두바이 파견 델타 포스의 지휘관, '신속의 칸'이다..

두바이에 긴급 구조 요청을 요청한다..

생존자는..1명..너무 많다.."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불길과 검은 연기만이 빛나는 암흑 속의 두바이를 뒤로하고

칸은 터덜터덜 비틀대는 몸으로 호텔의 로비로 다시 길을 되돌아갔다.

호텔의 로비로 빠져나가는 그녀를 향해

다시 떠오르는 두바이의 태양의 강렬한 빛이 그녀를 내리쬐었다.




호텔의 정문까지 다다르자

긴급 구조 요청을 받고 한달음에 달려온

오르카 본대의 구조대의 차량이 그녀의 앞에서 일제히 멈춰섰다.




멈춰선 차량들에선 그녀가 오르카 호의

일상 속에서 하하호호 즐겁게 웃고 떠들던 스틸라인의 병사들이 탑승해있었다.

"지휘부, 여기는 팔콘-1, 그녀를 찾았습니다."

노움 병장은 그녀를 향해 느리지만 똑바로 걸어갔다.

그리고 한 브라우니가 입을 열었다.

"무장상태임다!!"



칸은 자신을 위해 찾아온 구조대를 보고 일어났지만

입도 뻥긋하지 않은 채 아무 말도 없이

가까운 거리만을 배회하며 그녀들을 노려보았다.

"괜찮아요, 다들 사격하지 마세요."

"정말 괜찮은 걸까요..?"

"저 눈을 봐..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전투복따위는 이미 모두 팽개친 채

마리가 입고 있던 코트를 걸친 칸의 눈동자는

초점도 찾지 못한 채 주변을 둘러보기 바빴다.



"칸 대장님, 저 노움 병장입니다..

구조 요청을 듣고 즉시 두바이로 왔습니다.

우선 원활한 구조를 위해서..무기를 내려놓으셔야 합니다."

하지만 노움의 간절한 요청에도 칸은 듣지 못한 듯이

총을 내려놓지 않은 채 그녀와의 거리를 유지했다.


"반응하질 않는데? 정말 괜찮은거 맞아 노움?"

"쉘쇼크 상태일 거예요, 잠깐만 시간을 주죠.

분명 괜찮을 겁니다..

칸 대장님..그 무기를 제게 넘기시면 됩니다.

저희가 당신을 오르카 본대로, 집으로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우리들 말을 듣고 있기는 한 검까..?"

"조용히 해요 브라우니..!

..칸 대장님? 그 총..받아가겠습니다."



그녀를 향해 에워싼 스틸라인 분대의

노움이 한발짝, 한발짝

그녀의 총을 받아가기 위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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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1도 써왔서

이제 진짜 마지막 분기점이야.

원작은 이 분기에서 다음 분기도 있긴한데 그건 너무 짧아서

투표 선택지를 3개로 넣음, 골라보라우


만화도 찍긴 해야하는데 소재가 없다, 라붕이들의 능지가 필요함

(라오 단독이든 다른 세계관 혼합이든 뭐든)

미스 오르카 관련해서 소잿거리가 더 있긴 할 것 같은데

그 쪽도 떠오르는게 없네

모음집

픽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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