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글] 최후의 결전, 수호전대 P-StrikerS! (서장)

[글] 최후의 결전, 수호전대 P-StrikerS! - route 티아멧 (1)

[글] 최후의 결전, 수호전대 P-StrikerS! - route 티아멧 (2)

[글] 최후의 결전, 수호전대 P-StrikerS! - route 티아멧 (3)

[글] 최후의 결전, 수호전대 P-StrikerS! - route 티아멧 (4)

[글] 최후의 결전, 수호전대 P-StrikerS! - route 티아멧 (5)


사령관의 손이 티아멧에게 다가오자 티아멧의 몸이 움츠러들었다.

구속구가 잘그락하는 소리가 들리고, 사령관의 손이 멈춘다.

겁먹은 티아멧의 모습에 사령관이 쓰게 웃었다.


"응. 그렇게 쉽게 믿어주진 않겠지. 아까 그런 일도 있었으니까."


사령관은 손을 뒤로 물리고 티아멧과 거리를 벌렸다.

그 모습에 티아멧은 가슴이 찢어질 거 같은 통증을 느꼈다.

믿겠다고 했으면서. 이번에야 말로 정말로 믿겠다고 했으면서.

사령관은 괴로워하는 티아멧을 보며 씁쓸하게 말했다.


"미안한데, 지금은 풀어줄 수 없어. 감시가 없다고는 해도 언제 누가 올지 모르거든."

"응...."

"괴롭겠지만, 조금만 참아줘. 의심을 피할 시간이 필요하니까."


그렇게 말하며 사령관은 티아멧의 장비를 이곳저곳 손보기 시작했다.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모습은 티아멧이 기억하는 사령관의 모습과 같았다.

그 모습에 티아멧은 사령관이 살아있음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사, 사령관."

"응. 티아멧. 사령관이라 불러줘서 고마워."


단순히 사령관이라 불러줬다는 사실만으로 기뻐하는 그 모습에,

티아멧은 뭔가 벅차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무슨 말을 해야할까. 미안해요. 고마워요. 보고 싶었어요.

하고 싶은 말은 많았는데 제대로 말할 수가 없다.


"끅, 끅, 죄송, 죄송해요... 죄송해요...!"

"티아멧?!"

"저 때문에, 저 때문에 죄송해요... 사령관, 죄송해요...!"


결국 할 수 있는 말이라곤 사과하는 것 뿐이었다.

사령관은 힘없이 눈물을 흘리는 티아멧을 보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다가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품에 티아멧을 안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힘들었지. 나도 미안해, 티아멧."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으아아아아아!"


티아멧은 그렇게 사령관의 온기를 느끼며 한참을 울었다.

겉으로는 사과의 말을, 속으로는 살아있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무수히 되뇌면서...


-


진정한 티아멧은 수치심에 죽을 것만 같았다.

아무리 그리웠다지만 어린아이처럼 목놓아 울다니.

티아멧은 얼굴이 새빨개진채로 웅얼거렸다.


"잊어주세요...."

"응?"

"오늘 일은 잊어주세요...."


무척이나 귀여운 모습에 사령관은 절로 웃음이 나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이곳은 적지. 조금은 진지할 필요가 있었기에 사령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령관은 우물쭈물하는 티아멧을 보다가 장비를 다시 손보며 말했다.


"티아멧, 연락할 수단은 있어?"

"잊어주, 네?"

"무모하게 아무 수단도 없이 찾아오진 않았을거 아냐."

"아, 어...."


티아멧이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고 사령관은 식은땀을 흘렸다.

어쩌면 P-StrikerS는 자신의 생각보다 더 심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다 문득, 티아멧은 한 가지를 떠올릴 수 있었다.


"아, 있어요. 우르가 자기 드론을 빌려줬어요. 피레, 나와줘."


티아멧의 부름에 장비에 숨어있던 드론 하나가 튀어나왔다.

드론은 티아멧과 사령관 주변을 맴돌다 사령관의 어깨 위에 앉았다.

사령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다행이네. 그럼 금방 풀어줄테니 모두에게 연락하자."

"네?"


사령관의 말에 티아멧이 화들짝 놀랐다.


"사령관은 같이 안가시나요?"

"응. 조금 더 조사할게 있어서."

"그럴 수 없어요. 더는, 더는 사령관을 혼자 두지 않을거에요!"

"그치만 지금은 이 방법 말고는 답이 없어. 어리광부리지 마, 티아멧."

"절대, 절대 안돼요. 모두와 약속했어요. 사령관과 함께 돌아오겠다고!"


티아멧의 말에 사령관은 눈쌀을 찌푸렸지만, 티아멧은 절대 굽힐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둘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던 때였다.


[명령 수행. 고문 현황 확인. 진입 허가 요청.]


기계 병사의 소리가 방밖에서 들려왔다.

사령관은 황급히 가면을 쓰며 티아멧에게 달려들었다.


"젠장, 티아멧 미안해. 들어오도록."

"네? 사, 사령, 하윽!"


갑작스럽게 사령관이 가슴을 만지자 티아멧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사령관은 빠른 속도로 티아멧의 슈트에서 중요한 부분만을 벗겨내었고,

그 사이 기계 병사가 들어와 티아멧의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표정에서 괴로움 느껴짐. 눈물의 흔적 확인. 신체 공격 단계 진척이 느림.]

"도중에 저 장비가 스스로 작동해서요. 이제 겨우 즐기려니 방해하지 말아주시겠습니까?"

"헤으윽."


가면을 쓴 사령관이 짜증난다는 투로 말하며 티아멧의 몸 이곳저곳을 자극했다.

감시가 있었기에 티아멧은 얼굴을 찡그리며 신음만 흘리며 애무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확인. 차후 보고 요청.]

"끝나는 대로 상부에 보고할테니 빨리 꺼져주시기 바랍니다."

"하앙! 아으으!"


기계 병사가 문을 닫고 나갔지만, 티아멧은 한참동안 사령관의 애무를 받아야만 했다.

그렇게 계속 애무하던 사령관은 안심해도 될 거 같은 시점에 손을 떼었다.

그리고 황급히 티아멧의 슈트를 원래 모양으로 돌리고 말했다.


"티아멧, 미안해. 괜찮아? 기분 나빴지?"

"하아... 하아... 괜찮아요, 전...."


사령관은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알고 가면을 벗었다.

티아멧은 약간 달아오른 얼굴로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몽롱한 눈을 하고 있던 티아멧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령관, 저, 저를 고문하신다면 좀 더 높은 지위를 얻으실 수 있죠?"

"아마 그렇겠지. 하지만 여기 고문은...."

"괜찮아요."

"응?"


티아멧의 말에 사령관의 눈동자가 크게 뜨였다.

티아멧은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다리를 꼼지락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저는, 각오했어요. 그리고 저는 사령관을 믿어요. 저를 소중히 해주실거라고...."

"티아멧...."

"지금 같은 상황이 얼마나 나올지 몰라요.... 그러니까...."


티아멧이 말했다.


"저를, 당신의 여자로 만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