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스토리에서 거의 그대로 나왔네.


게임 외에서야 '야한 작가 콜라보다!' 정도의 이미지가 주인 캐릭터긴 하지만 우리가 본 지금 오르카의 보련이는 심성이 착하고 또 자기 기술에 자부심도 가지고 있는 전문인으로 나오는데,


만약 구 아쿠아랜드가 그냥 퇴폐의 장이고 자신의 용도란 자랑스러워하던 기술과도 상관없이 남의 욕망을 채워줄 뿐인 도구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과거의 자신이 자신을 이루는 모든 것을 부정당한 채로 살아야만 했던 것에 대해, 분명 다른 개체이지만 같은 모델로서 자신의 목적 - 자기(自己)의 존재에 대한 의심, 나아가 혐오까지도 안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했었음.


그걸 말로 조곤조곤 풀어주지 않고 그냥 보련이가 '야한 표정' 지으면서 (아마 과거 트라우마의 주 매개일) 떡 한 번으로 넘어가는 건 조금 불만이었지만, 그래도 짚고 넘어간 게 어디임...


보련이뿐만 아니라 이런 식으로 '솔직히 꼴리라고 만든 설정이죠ㅋㅋ' 한 아이들을 스토리의 주제 중 하나인 '모든 삶에는 의미가 있다'와 매치시키려면 각각을 따로 조명하는 스토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만족스러웠던 아크였음.



* 예를 들어 포이가 성욕만 내뿜는 캐릭터에서 주인님을 경호하며 기쁨을 느끼는 캐릭터로 발전(방주 참조)한 것처럼. 게임의 표현법과 내러티브의 충돌이라는 시점에서, 이것도 일종의 루돌로지 vs. 내러톨로지 담론에 들어갈지도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