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타고 간음하는 것을 업으로 삼던 남자가 있었으니, 성과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 주변인들은 그를 두고 사람의 탈을 쓰고 벌레같은 짓을 한다 하여 철남충이라 불렀다.


어느 날 철남충이 길을 걷다 손바닥만한 알을 주웠으니 속에서 꿈트럭꿈트럭거리는 것이 곧 부화할 것으로 보여 따듯한 곳에 옷가지와 함께 싸 두었다.


부화가 머지 않아 보이자 철남충이 알을 집어드니 이윽고 껍질을 깨고 웬 하얀 피부의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자세히 보니 혓바닥과 눈동자가 뱀을 닮았으며, 피부와 머릿결은 동짓날 쌓인 눈처럼 희고 고왔다.


알을 깨고 나온 아이가 철남충을 보더니 다짜고짜 "병신" 이라 욕을 하며 혀를 낼름거리며 조롱하였으니, (철남충이) 이를 기이하게 여겨 길가에 두고 집으로 돌아갔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