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세계로 넘어왔는데 뭔가 심히 잘못되었습니다.-1 - 라스트오리진 채널 (arca.live)
소설) 이세계로 넘어왔는데 뭔가 심히 잘못되었습니다.-2 - 라스트오리진 채널 (arca.live)  

소설) 이세계로 넘어왔는데 뭔가 심히 잘못되었습니다.-3 - 라스트오리진 채널 (arca.live)

소설) 이세계로 넘어왔는데 뭔가 심히 잘못되었습니다.-4 - 라스트오리진 채널 (arca.live)

소설) 이세계로 넘어왔는데 뭔가 심히 잘못되었습니다.-5 - 라스트오리진 채널 (arca.live)






그렇게 펭귄....



아...아니 슬레이프니르에 의해 마리드는 다른 스카이나이츠 대원들과 LRL, 브라우니 2명이 모여있는 이동 차량 쪽으로 호송되었다. 


방금전 슬레이프니르의 날개 어택에 의해 상처 입은 부위를 가격당해 전해져온 날카로운 고통에 그녀는 아직까지 일어나지 못한 상태였고 설상 가상으로 가격당한 상처부위가 벌어져 과다출혈까지 일어나고 있었다.


물론 만약을 대비해 가져온 고속 수복제 덕에 상처는 아물었지만 그녀가 깨어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듯 했다......


으으으.....


이프리트 병장님이 일어나신 것 같슴다!


이뱀이 아니라 대령님 아니셨슴까?


애들아! 이제 슬슬 일어날려고 하는데?


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 것 같네. 


그럼 이제 그만 들고 있어도 좋아. 전대장...


한숨을 내쉬며 그리 말하는 블랙하운드의 눈앞에는 '나는 멍청한 팽귄입니다.' 라는 표지판을 든 슬레이프니르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힝.....진짜 실수였는데에에....


실수였다고 해서 아직 정신은 남아있던 이프리트...아니 마리드 대령을 기절시킨게 죄가 아닌게 되는건 아닙니다.


게다가 도대체 뭘 어떤 식으로 데려온지 몰라도! 과다출혈 때문에 죽을 뻔한 상태였잖아! 


그런데 지금 뭘 잘했다고 울고있는건데!?


(행복하지 않아서 흘리는 눈물)


실수였음을 피력하며 최대한 그녀들에게 항의해보는 슬레이프니르의 말은 그리폰과 흐붕이한테 묻혀버렸고 그녀는 억울한듯 한쪽 구석에 누운채로 눈물만을 흘리고 있었다.


흠냐아......


그래도 자는 모습은 엄청 귀엽다~! 물론 린티 만큼은 아니지만... 겉모습은 차도녀인데 자는 모습은 포메라니안 같은게 겝모에가 있는걸?


-꾹꾹...


그렇다고 해서 남의 뺨을 누르는건 좋지 못한 버릇입니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린트블룸은 기절해있는 그녀의 뺨을 꾹꾹누르며 귀엽다는 말을 반복 중이었고 흐레스벨그는 그런 그녀를 만류하며 쓰러져있는 눈앞의 대상을 주시했다.


'...확실히 독특한 바이오로이드군..'


그녀의 눈앞에 누워있는 분홍 머리의 바이오로이드는 하늘에서 싸우는 임무를 주력으로 맡았기에 누구보다도 다채로운 모습의 전장을 눈에 담을 수 있던 그녀조차도 처음 보는 기종이었다.


'외형 자체는 이프리트 병장과 비슷하지만.....자세히보니 다른 점도 많다.'


누워있는 그녀의 외형은 오르카호 내부에서 가장 많이 마주하는 부대인 스틸라인 측의 병장과 비슷했지만 세세한 면이 조금 달랐다.


마치 수많은 전장을 넘어온 베테랑 군인들처럼 옷을 살짝 걷어보니 수많은 흉터들이 몸에 남아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특히 격전에 주로 쓰는 듯한 팔에 그 흉터들이 집중된다.


심지어 손가락 중 몇몇은 화상을 심하게 입은 것인지 색이 변해 돌아오지 않을 것도 존재한다. 게다가 몸의 일부분 중에도 피부색이 변해버린 경우가 있으며 뼈가 부러져 튀어나온채로 그대로 상처가 아물어버린 부위와 뼈가 뒤틀린채로 붙어버린 부분도 있다.


그리고 분명 설계도를 통해 만들어지는 바이오로이드일텐데도 팔을 살짝 잡아보니 그 얇은 팔의 전체가 근육 덩어리인 것이 느껴진다. 마치 지금의 몸상태로도 충분히 강하다고 말하는 듯한 느낌이다.


물론 확실히 이 정도면 어지간한 바이오로이드의 신체는 주먹만으로도 충분히 으깨고 찢어버릴 수 있는 수준이다. 


애초에 저런 대포를 들고 다닐려면....이 정도 근력이 없는게 이상하겠군요.


그러게? 이것도 좀 이상하네....원래 이프리트 병장은 그냥 박격포 하나만 들고 다니지 않나?


블랙하운드의 말처럼 지금 그녀가 신체 일부처럼 의식을 잃었음에도 강하게 붙잡고 있는 대포는 겉으로만 봐도 평범한 무기가 아님을 짐작하게 만들었다.


건물을 지을 때 사용되는 쇠기둥에 구멍을 낸 수준으로 거대한 크기는 이것을 휘두르는 것 만으로도 일반적인 바이오로이드들은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고 거대한 포구의 모습은 이것으로 포격을 퍼붇는다면 AGS로도 버티기에는 버거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거기에 포신 옆에 자리잡은 다채로운 버튼과 기믹들은 이걸 다 숙지하는 것도 일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음...이건 마치....


전에 봤던 메지컬 모모 극장판에 나오던 메인 빌런의 무기 같습니다!


그때 모모님이 포격들을 전부 피하고 칼을 휘두르는 모습이 아주....


소대장...


네?


우리가 알아듣게 이야기하자? 


넵......


그러던 와중에 자신이 좋아하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장면이 떠오른 흐레스벨그는 신이 나서 말을 내뱉던 와중에 들려온 블랙하운드의 말에 곧장 안경을 벗고는 헛기침을 한번 한 후 제대로 설명하고자 대포쪽으로 손을 옮겼다.


그러나 그녀는 입을 열자마자 매우 놀라 그대로 굳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덥석!


으헛!?


내...파트너한테서...손 치워...!


어느순간부터 일어나있었는지 모를 그녀가 흐레스벨그의 손을 매우 강하게 옥죄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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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절한지 도대체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는 모르겠으나.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난 매우 힘겹게 입을 열었다.


으으으.....


하지만 워낙 지쳐있는 몸인데다가 피도 많이 흘러서일까.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제대로된 구성을 지닌 말이 아닌 외마디의 신음소리일 뿐이었다.


'내 몸이 존나게 힘들었나 보구만.....그래...그냥 눈좀 붙이자...그러고보니 여기와서 제대로 쉬지를 못했네.'


'아니 시발 여기온지 이제 5분된 사람이랑 네임드 철충이랑 붙이는 병신이 어디있냐고.....'


'ㅋㅋㅋㅋㅋㅋ........'


'ㅅㅂ.....'


그래도 내가 지금 이런 상황이 되기 전까지 겪었던 개판들을 생각하니 내 몸이 이 상태인 것도 저절로 이해가 되다보니 난 속으로 헛웃음을 지으며 지금까지 혹사당한 나 자신에게 잠깐의 휴식시간을 주고자 했다.


그런데...


-꾹꾹!


'어휴 시발....'


도대체 어떤 녀석인지는 모르겠지만 버릇없게 초면일 내 볼을 꾹꾹누르는 녀석이 있어서 잠을 자기는 개뿔이 지금 당장이라도 일어날 상태다.


아니 이 세상은 내가 이렇게 잠깐 쉬는 것도 보기 싫은 건가? 왜 이렇게 억까 수준으로 날 괴롭히는 일이 생겨나는거지?!


인간에게 있어서 식욕과 성욕만큼이나 중요한게 수면욕이란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다치고 아픈 사람의 볼을 버릇없게 꾹꾹 누르다니!


야 임마! 너 몇살이야?! 내가 전생의 나이랑 지금 나이랑 합치면 무려 140살이야 임마! 난 연합전쟁 시절 사람이라고!!! 그런 노인네를 이렇게 괴롭혀도 되는거냐!!!


'어차피 기절 중이라 뭐라 말하든 들리지는 않겠지....'


마음만 같아서는 지금도 내 볼을 실시간으로 쿡쿡 찌르는 중인 누군지 모를 녀석에게 저렇게 소리질러주고 싶지만...내 몸이 움직이지를 않으니 그냥 최대한 무시하는 것 밖에는 답이 없었다.


'그냥 지금 내 상황이나 생각해보자....'


그래서 외부의 자극을 최대한 무시해보며 앞으로의 내 미래에 대해 고민해보기로 했다.


일단 오르카호의 스카이나이츠에게 발견된건 상당히 좋은 일이 맞다.


아무래도 오르카호는 명색이 주인공인 사령관이 있는 장소다보니 세력의 크기가 좀 작은 것을 빼면 나쁘지는 않은 곳으로 묘사되니까.


물론 그게 주요 인물이나 간부급 인원들의 시선으로 서술되는 경우가 많아서 흔해빠진 브라우니들의 삶은 어떤지 모르겠으나...난 일단 단일 개체이고 화력만큼은 죽여주니까....그냥 양산형 대우를 받지는 않을 거다...아마도?


그리고 만약 내가 오메가나 델타 같은 분리수거 불가능의 쓰래기 년들에게 발견되었다면...아마 개처럼 굴려지거나 살아있는 포탑처럼 쓰였을테니 다행인게 맞다.


뭐, 감마 쪽에 발견됬으면 그냥 재밌게 놀았을라나? 로망을 아는 유일한 레모네이드가 개쩌는 대포랑 개쩌는 갑옷을 그냥 넘길리는 없었으니까....


...그냥 지금이라도 감마를 찾으려 다녀볼까?


'..그것도 안되겠구나. 그러다가 잘못 잡히면 바로 캬루행일테니..'


물론 그것도 지금 상황에서는 개소리라서 바로 포기했다. 


그럼 이제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오르카호 내에서 내가 어떻게 처신하냐다. 


일단 난 정신은 인간이다. 비록 몸은 바이오로이드로 교체(?)당했다고는 하지만 일단 사고방식은 인간이다.


그러나 내 이야기를 저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문제다.


우선 이 '인간' 이라는 단어가 문제다. 내 기준에서 인간이라는 것은 전생의 평범한 사람, 그러니까 평범하게 살다가 평범하게 군대를 전역한 나 자신이라는 의미지만....


저들의 입장에서 인간은 바이오로이드를 창조하고 그들을 전쟁 수단으로 삼은 자들이자. 그녀들을 너무나도 끔찍한 유희거리로 삼은 멸종한게 오히려 다행인 쓰래기들일 뿐이다.


비록 사령관도 인간이라고는 하지만...사고방식이 구인류와는 다르고 사려깊은 인간이었으니 받아들여진거지...


내가 그냥 그녀들 앞에 가서 나도 인간이니 잘 지내봅시다. 이딴 말을 한다?


그럼 난 그날로 지가 인간인지 아는 미친년 취급을 받을 것이다. 그건 당연히 싫다.


내 삶의 방식은 엄연히 가늘고 길게 사는 것! 눈에 띄고 싶지도 않았고 무언가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지도 않았다. 그리고 특별하게 취급받고 싶지도 않다.


그냥 무엇이든 우직하게 해낼 끈기 정도만이 있었을 뿐. 그러니 이번 생에서도 그리 하리라.


일단 오르카호로 가기는 할테지만 난 스스로를 그저 폐기처분을 기다리던 이프리트의 초기모델이라 말할 것이다.


두번째 인간? 그딴 소리는 하지도 않을거다. 그래야 그냥 조용히 지낼 수 있을테니까. 


다만.....하나 걸리는게 있다면 역시...


'아직도 아른거리네...'


이 미니맵이다. 지금까지는 아파서 기절해있느라 몰랐는데 이거 내가 정신을 잃어도 내 눈앞에 계속 켜져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 시야의 한구석에 콕 박혀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마치 FPS 게임의 미니맵처럼 말이다.


이게 왜 문제가 되냐 라고 물을 수도 있는데 전투에서 가장 중요한 것중 하나가 바로 위치 선정이다.


대군이 온다한들 좁은 통로를 선점하고 지킨다면 100배가 넘는 차이가 있더라도 이길 수 있고 반대로 전장의 정보를 잘못 얻는다면 유리한 상황에서도 쉽게 패할 수 있다.


그리고 내게 주어진 이 미니맵은 그런 전장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내게 알려주는 장치이자 내 포격의 성공 확률을 알려주는 장치다.


즉 나같은 포격수들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사기적인 장비라는 것인데...이걸 들고 있는 한 공격을 성공시키지 못하는게 더 어려울 수준이다.


게다가 내 대포에 달려있는 수십가지의 기믹들. 이것들을 아직 전부 기억하지는 못했지만 전부 떠올리는 순간 난 초 원거리에서 미친 화력을 뿜어내면서 근접하면 검을 비롯한 수십가지의 패턴으로 적들을 날려버리는 공수양면에서 사기적인 성능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령관의 관심을 끌게 될 것이고....내가 열심히 숨기고 감추더라도 내가 인간이었다는 실마리를 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럼 다 말짱 도루묵이다. 


난 그날로 ㅈ될 수도 있단 소리다.


그럼 내가 이제 뭘 해야하는가. 아무리 열심히 숨긴다고 해도 난 내 목숨이 위험해지거나 나와 함께 싸우는 이들이 위험해진다면 어쩔 수 없이라도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활용하게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들을 왜 일찍 쓰지 않았냐는 추궁과 의심도 받을지 모른다.


게다가 만약에....정말 만약에...내가 여기서 친구라는 이들이 생긴다면...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녀들에게 거리를 내어줄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의 정체라는 칼을 그녀들이 쥐고 날 찌를 수 있을 거리를.


'희망이 없다~'


그런 생각들이 들자 실시간으로 희망이 쭉쭉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 든 나는 축 처진 목소리로 그리 중얼거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희망은 보이지 않고 내 눈앞에 펼쳐진게 어두운 미래 뿐이라니!


평상시에 날 임관시키려하던 선배님과 존나게 사고를 치던 브라우니 같던 후임들도 그리워진 탓에 눈물마저 흐를 것 같았다.


'그냥 말뚝 박을껄.....'


그런데 내가 역시 이번 이세계 환생은 너무나도 잘못되었다며 신세를 한탄하고 있는 와중에 들려온 목소리에 난 한가지 드립이 떠올라 정신이 번쩍 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뭐여? 메지컬 모모? 그게 뭔데 씹덕ㅇ.....'


'아니다...이런 소리를 할법한 녀석은...흐붕이 뿐이었지...'


그렇다고 입에서 그 말이 튀어나간건 아니었지만 다행히도 약간 심각했던 분위기를 벗어나는 효과는 있어서 난 간신히 심란한 마음과 복잡한 생각을 뒤로 밀어둘 수 있었다.


'그래...뭐..이미 여기 떨어진 상황에 그런걸 생각해봤자지...'


물론 그렇다고해서 아예 이 상황을 납득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게 된 것은 아니다.


'모아니면 도니까...그냥 부딪쳐봐야지...'


그저 자포자기 했을 뿐이다. 자포자기란 흔히들 아는 손을 놔버리는 일과는 다르다.


지금 현재의 자신이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고 불가능한 것들은 버린채로 가능한 일에 매진하는 것. 내게 있어선 그게 자포자기고 가능한 일은 그저 친분을 쌓아두는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에서 내 목을 지켜줄 방패를 만들어두기 위해서.


'그럼..이제 슬슬 일어날까?'


여기까지 생각했으면 이제 상황 파악이나 정리는 다 끝난 것 같았기에 난 다시 정신을 집중해 입을 열고 팔다리를 움직이려 시도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돌아온 것은 내 눈깔이었다.


그래, 몸은 못 움직이는데 두 눈만 둥그렇게 뜬채로 주변을 이리저리 살피게 되었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난 제비야.....


하하하....소대장...우린 덕후가 아니야.


그놈의 애니메이션 내용은 좀 빼고 설명해봐!!


메지컬 모모는 씹덕이 아닙니다! 신입니다! 그리고 그놈의 애니메이션이라니요!!!


주문하신 팝콘이 왔어요~!


고마워 린티.


이거 말려야하는거 아님까?


괜찮아~어차피 제네들 저런 상황에서는 아무말도 안듣거든.


으아아아아! LRL, 눈 가리십쇼! 저런건 보면 안됨다!


왜 그러느냐? 초코 케이크(브라우니)의 병사여? 그리고 짐도 알건 다 아느니라! 그러니 손을 치우거라!


개판 5분전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자신은 제비라며 펑펑 울고 있는 슬레이프니르와 메지컬 모모 시리즈는 씹덕인가 아닌가를 주제로 토론 중인 블하, 흐붕, 그리폰....그리고 그걸 보면서 팝콘 뜯는 할페와 린티, 그리고 브라우니 두명과.....좌우좌네?


스카이나이츠는 그렇다치더라도 갑자기 등장한 브라우니 두명과 좌우좌의 모습에 난 애네는 왜 여기있나 싶어 최대한 몸을 일으키려 시도했다.


그런데 그런 내 눈앞에서 흐레스벨그가 갑자기 뒤로 손을 뻗더니 내가 붙잡고 있는 디스트로이어를 만졌고 난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강하게 잡았다.


흐엇?!


그러자 매우 놀란 듯이 몸을 살짝 떨면서 그리 말하는 흐레스벨그. 난 그녀가 너무 놀라하길래 그냥 내 것에 손을 데려하길래 본능적으로 잡은거라고 말하려 했는데...


내....파트너한테서...손 치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입에서 상당히 성이 난듯한 목소리가 세어나왔고 흐레스벨그는 놀라서 내 손을 뿌리치고는 몇걸음 뒤로 물러났다.


...........


그 결과 시작된 불편한 침묵.


난 좋게 말해도 모자랄 판에 갑작스럽게 흐레스벨그에게 그렇게 무섭게 말한 내 주둥아리를 원망하며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이런 시발 첫인상 개 조졌다...'


사람의 첫인상의 절반은 처음 마주했을 때의 외관과 대화에서 시작되고 첫인상이 끝까지 간다고 하는데. 난 그걸 적대적인 상태로 시작해버린 것이다.


물론 지금 이대로 싸운다면 저 조류들을 전부 쏴서 떨어뜨릴 자신은 있지만 그랬다가는 또 이 황야에서 고립될 것이 뻔하기에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되버렸다.


'이거 알몸 도게자라도 해야되나?'


그런 탓에 머릿속에서는 뻘생각들이 마구 자라나고 몸은 익숙한 긴장감을 느끼며 조심스래 손을 대포 쪽으로 뻗게 되었다.


우와앗?! 다..다들 준비해!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본 것인지 방금전까지 울던 팽귄은 어디가고 놀란듯 외치는 제비와 주섬주섬 무기를 꺼내드는 다른 스카이나이츠 대원들.


순식간에 대치 상황으로 변해버린 집결지에서 우리들은 서로를 노려볼 뿐이었다.


이거 곱게 끝나지는 않을 것 같군.


먼저 적대적으로 굴어놓고 그런 말을 해? 


미안해...그치만 우리도 너를 조금은 의심스럽게 볼 수 밖엔 없어!


애초에 군용 바이오로이드가 이런 장소에 홀로 버려진 경우는 흔치 않으니까요.


그게 문제였구나 ㅅ발. 아니 그럼 설명할 시간을 줘야....아. 내가 선빵쳤지?


여전히 이 지랄 맞은 성격의 몸뚱이를 원망하는 나였지만 내 생각을 그녀들이 알리는 없었기에 다들 긴장한 채로 대치 상태는 유지되었고 이대로 어느 한쪽이 선빵을 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가 감돌 떄...


응?! 지금 이건 무슨 상황인 것이냐?


LRL! 뒤로 물러나 있어!


아니 짐에게도 무슨 상황인지 알려달란 말이다!


갑작스래 끼어들은 LRL 탓에 다들 놀라서 무기를 슬쩍 숨기고는 LRL에게 잠깐 브라우니들이랑 놀고 있으라며 손짓할 뿐이었다.


물론 나 역시 일단은 LRL만 잠깐 때어놓고 다시 대화라도 하려 했는데....이 시발 이 악마의 주둥아리가 또!


야 꼬맹이. 저리 꺼져. 뒤지기 싫으면. 잘못 맞으면 곤죽되니까.


!!!


저런 어린아이한테까지 욕이 섞인 말을 내뱉어 버렸다?! 이런 망할. 아무리 험하게 구른 몸뚱이라고는 하지만 필터링이 이렇게 되냐?!


'망했다망했다망했다망했다망했다. 개 망했다!!!'


'어린아이한테까지 폭언을 하다니! 이건 나쁜 놈을 넘어서 그냥 인간 실격이되버리잖아!!!'


'하나님. 부처님. 예수님. 옘병 아무나 좋으니까 제발 내 입좀 막아줘!!!'


그리고 이렇게 놀라는 나 만큼이나 당연히 LRL도 놀라서 내게 뭐라 말을 하던 화를 내던 할 줄 알았는데.....


오오오오! 역시 드래곤 슬레이어의 동료 크루세이더구나! 


?


음음! 역시 짐이 기억하는 그대로야! 백색의 갑옷을 입은 기사! 입은 좀 험하지만 동료들은 살뜰이 챙기는 든든한 동료였지!


아니 그건 또 무슨 개ㅅ.....


'시이이이아바아아아아아알!! 제발 닥쳐봐!!!'


LRL의 입에서는 마치 만화 속의 히어로를 본듯한 감탄사와 함께 그녀가 즐겨보던 만화의 TMI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어린아이 같이 생겼다는 콤플렉스를 감추려고 육중한 갑옷을 입었지만 여전히 단 것을 좋아하는 갭모에가 있는 것으로 기억하느니라! 


같이 푸딩을 먹어보는게 소원이었.....


아..아니! 지금 짐과 함께 간다면 같이 단 것을 먹을 영광을 주겠노라!


분명 그녀의 뒤에는 날 노려보는 여러 사람의 눈동자가 있지만 내 눈앞에서 TMI를 남발하며 눈을 빛내는 그녀의 모습에 난 싸울 의지를 잃어버렸고 대포에서 손을 때고는 근처에 털석 주저 앉았다.


하....그래...역시 그만두자. 


어린아이 앞에서 싸우는건 좋지 않을테니까...그렇지?


내가 허탈한듯 헛웃음을 지으며 그리 말하자 스카이나이츠들도 눈빛 교환을 몇번 하더니 무기를 거두었고.


음?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게냐?


아직 상황 파악아 안된 좌우좌는 고개를 돌리며 그녀들에게 다들 무슨 일이라도 있었느냐며 물었지만 이미 무기를 숨긴 그녀들은 아무일도 없었다며 미소를 지어줄 뿐이었다.


그러자 자신에게만 알려주지 않는다며 치사하다고 외친 그녀는 쫄래쫄래 걸어와 내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내 대포를 뚫어져라 쳐다보기 시작했다. 마치 꿈꾸던 로망을 눈앞에 둔듯한 시선으로 말이다.


그 모습에 난 머리를 손으로 한번 쓸어내리고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부디 이번에는 욕이 안 섞인채로 말하길 바라며 입을 열었고.


그래...꼬맹아....시간이 남은거 같은데 나랑 같이 대화라도 하는건 어떠냐?


오오! 당연히 좋느니라!


성공적으로 욕이 섞이지 않은 말을 하는데 성공했다.


좋았어! 그럼 이제부터 대화(호감작) 시작이다!





말은
진심을 전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진심을 숨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까.








너무 오랜만에 써서 그런가....내용이 이상하게 느껴지네요. 

만약 누군가가 이 주제로 글을 새로 쓰실 생각이 있으시다면 전 그냥 넘기겠습니다. 제 필력으로는 괜찮은 글이 나오지를 않으니까요.

기다려주신 분들에게는 죄송하단 말부터 드려야했네요....


그럼 전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