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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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네이드 감마는 자신의 주인을 되살릴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파일을 열었다. 

이제 곧 최후의 인간을 손에 넣고 경애하는 주인님을 되살릴 수 있으리라. 그 상상만으로도 그녀는 온몸에 짜릿한 전기가 흐르는 듯한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음?"


하지만 파일을 열어도 나오는 것은 어두컴컴한 화면 뿐이었다. 

커넥터 유미가 보낸 파일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가 의심하던 그녀는 곧바로 파일을 체크해보려 했지만, 그녀가 뭔가 하기 전에 어두컴컴한 화면 속에서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리는 것을 깨달았다.


-사령관님, 일단 샤워를 먼저 하면 안될까요? 오늘은 땀이 많이 나서...

-으응, 싫어. 난 이그니스의 땀냄새가 좋은걸. 스읍 하아, 봐, 달콤하고 따뜻한 냄새가 나.

-사, 사령관님! 그런 곳을 맡으시면 안되요!


아직 변성기가 오지 않은 어린 남자아이의 목소리. 이 목소리는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다만 바이오로이드에게 남성이란 없고, 살아있는 인간 남성은 현재 단 한명뿐이었다. 

오르카호의 사령관. 그녀의 주인을 되살릴 수 있는 유일한 열쇠인 그가 어린 아이라는 것은 제 아무리 유능한 레모네이드 감마라고 하더라도 지금껏 알지 못했던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그 정보를 머릿속에 차분하게 정리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 이유는 어린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아닌, 나머지 하나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운 목소리. 하지만 어딘가 열기를 띄고 있는 듯한 그 목소리를 레모네이드 감마가 잊을 리 없었다.


'이그니스...!'


멸망 후 그녀가 되살린 펙스 콘소시엄의 오랜 일꾼.

그리고 동시에 자신의 명령을 무시하고 주인을 되살리는 의무를 배반한 배신자.


언제나 냉철한 레모네이드 감마가 저항군과의 전투까지 생각할 정도로 분노하게 만들었던 당사자의 목소리였다.

레모네이드 감마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목소리에 신경에 곤두서 있을 때, 지금껏 검은색 뿐이던 화면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밝아진 화면에 보이는 것은


- 사령관님, 거긴 정말 안 되는데!

- 이그니스의 몸에서 나쁜 냄새가 나는 곳은 없어. 어디든 향긋하고 따뜻한 냄새뿐인걸.


침대 위에 기대누운 풍만한 몸매를 지닌 붉은 머리의 여성과 그 여성 위에 올라탄 어린 남자아이였다.

어찌보면 어머니가 어린아이를 안고 재우고 있는 듯한 자세였지만 차이가 있다면 두 사람은 모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고, 남자아이는 가만히 안겨있는 것이 아니라 이그니스의 겨드랑이쪽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는 점이었다.  


- 그, 그래도 안되요! 너무 부끄러워서...!


이그니스는 타오르는듯한 머리처럼 붉어진 얼굴로 아이의 얼굴을 떼놓으려 했지만, 아이는 그녀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그니스의 겨드랑이에서 얼굴을 떼지 않고 있었다. 몇번 더 숨을 들이마시던 아이는 만족했다는듯 고개를 들고 이그니스를 마주보았다.


- 부끄러워, 이그니스?

- 그, 그거야 당연하죠. 저는 안 그래도 땀이 많아서...


붉어진 얼굴로 그녀답지 않게 빠르게 말을 이어나가던 이그니스는 급작스럽게 입을 다물었다.

어느새 아이의 입이 그녀의 입을 그대로 막아버렸기 때문이다. 


-흥, 아흐, 츕, 사, 사령, 간, 니임


꽤 오랜 시간동안 천천히 이그니스의 입술을 맛본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아이의 입과 이그니스의 입 사이에는 두 입술이 아직 떨어지기 싫다고 고집을 부린 듯 타액이 늘어져있었다.

자신의 입술을 핥은 아이는 나이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음탕함이 담긴 눈길로 이그니스를 바라보았다.


- 항상 말하지만 그렇게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난 이그니스의 모든 곳과 모든 향기를 다 사랑하는걸.


그렇게 말하고는 그는 고개를 내렸다. 이그니스의 입속을 헤집던 그의 입술은 누워서도 그 위용이 거의 줄어들지 않은 이그니스의 거대한 가슴으로 향했다.


-이 부드럽고 커다란 가슴도.


그의 입술이 젖꼭지에 가볍게 키스하자 이그니스를 흠칫 몸을 떨었다.


-항상 습기와 향기로운 냄새가 가득한 이 겨드랑이도


그가 혀를 내밀어 맺힌 땀방울을 핥자 이그니스는 부끄러움과 쾌락으로 몸부림쳤다.


-그리고...... 여기도.


그는 배꼽을 가볍게 스치듯 지나쳐 목적지에 다다랐다.

붉은빛의 음모가 가지런히 정리되어있는 이그니스의 음부에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혀를 찔러넣었다.


-사, 사령, 아흑!

-봐, 이그니스도 좋은 거잖아. 여기에 이렇게 물이 많은걸?


그는 순수한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화면속의 이그니스도, 그리고 이그니스에 대한 분노도 잊은채로 그 화면을 홀린듯 바라보는 레모네이드 감마도 그 목소리에 담긴 것은 순수한 소년의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다.

상대를 쾌락으로 마비시키고 자신에게 복종시키겠다는 끈적하고 어두운 감정. 보통의 어린 아이의 목소리에서는 찾을 수 없는 정복감이 그의 목소리에서는 흘러넘치고 있었다.


-그, 그건...


이그니스는 마지막남은 수치심과 이성으로 그에게 저항하려 했지만 그녀의 입을 더 이상 말을 자아낼 수 없었다.

아까처럼 키스로 인해서 막힌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수치심과 이성이 달콤한 그의 유혹에 완전히 무너져내린 것이었다.


-그건?


순진한 소년처럼 웃으며 되묻는 그에게 이그니스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더...해주세요.


사그라들듯 새어나오는 희미한 목소리.

사령관은 그 목소리에 미소를 지었고, 이내 그녀의 바람을 들어주었다.


그리고 레모네이드 감마는 이그니스의 열기가 옮겨진듯 뜨거운 몸을 느끼며 계속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영상이 모두 끝나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때까지. 

그녀는 달뜬 눈빛으로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남은 레모네이드는 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