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2편 3편 4편 5편 6편

---------------------------------------------------------


"에이다 Type-G, 응답하세요."

 

나는 주인님을 뒤로 한 채, 통신실에서 에이다를 호출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는 묵묵부답이었고, 어쩔 수 없이 그녀의 프로토콜에 직접 접속하여 과부하를 걸 수밖에 없었다.

 

[당신의 통신에 일일이 응답할 이유는 없습니다. 당장 과부하를 멈추어주시길 요청합니다.]

 

AGS인만큼 아무런 감정이 담겨있지 않은 말이었지만, 그녀에게 감정이 있었다면 분명 짜증을 냈었을 터이다.

 

"아미나 존스가 기존의 아테네 기종을 개량해서 만든 개체라고 할지라도, 당신은 엄연히 펙스 콘소시엄의 소유입니다. 그리고 일곱 주인이 없는 이상, 펙스 콘소시엄의 임시 지휘권은 엄연히 우리 레모네이드 자매들이 가지고 있을 텐데요?"

 

[전 인간을 위해 봉사합니다.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도. 따라서 오르카 호에 있는 인간의 명령이 우선됩니다.]

 

쳇.

오르카 호에 있는 녀석들이 미리 손을 써둔 건가.

 

뭐, 상관없어.

어차피 에이다의 코드는 모두 펙스 콘소시엄의 것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그럼 하나만 묻겠어요. 이곳에 인간님이 계신다면, 당신은 오르카 호와 여기에 있는 인간님 중 누구의 명령을 우선할 건가요?"

 

AGS답지 않게 몇 초간의 침묵이 이어졌다.

 

[실례했습니다. 귀 시설에 대한 정보를 조회하느라 늦었습니다. 귀 시설의 관리자는 이미 사망하였으며, 임시 지휘권자는 레모네이드 파이입니다. 인간이 귀 시설에 있다는 보증이 없는 한, 아까의 질문에 답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요, 그래. 그렇게 이야기할 줄 알았어요. 그래서 지금... 작업을 좀 할게요?"

 

나는 전자칩을 메인컴퓨터에 넣었다.

그러자 메인컴퓨터의 화면이 복잡한 영어로 뒤덮이다가, 이내 문장을 출력했다.

 

- 관리자 등록을 위한 프로그램 감지. 예비 관리자의 위치 확인. 뇌파... 확인 완료. 생체신호... 확인 완료. 마지막 관리자 등록으로부터 41,797일이 지났습니다. 관리자 등록을 진행하시겠습니까? -

 

저 문구가 뜨자 나는 곧장 등록을 진행했고, 에이다는 의문을 던졌다.

 

[정말로 귀 시설에 인간이 있는 것입니까?]

"내가 괜히 그런 질문을 했을 거 같나요?"

 

- 신규 관리자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기존 관리자의 네트워크 접속 내역이 1년 이상 없으므로 본 기지의 메인 관리자 권한은 신규 관리자에게 자동 이임되었습니다. -

 

이미 죽고 없어진 예전 인간 관리자의 권한은 없어지고, 주인님이 이 기지의 권한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 펙스 콘소시엄의 블라디미르 사에 신규 관리자 등록 보고...... 실패. 재전송 중...... -

 

내가 있던 블라디미르 사는 기업 연합체이던 펙스 콘소시엄의 7개 회사 중 하나였으며, 유일하게 러시아에 본적을 둔 회사였다.

따라서 현재 이 기지가 위치한 일본 후쿠오카 지역의 펙스 콘소시엄 기지는 블라디미르 사의 관리하에 있었다.

 

그리고 에이다는 그저 가만히 컴퓨터가 진행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듯했다.

 

- 재전송 중...... 실패. 전자결재를 진행할 블라디미르 사장의 마지막 로그인 시각 확인...... 41,927일 지남. 비상사태 프로토콜에 따라 현 시간부로 블라디미르 사장 및 펙스 콘소시엄 이사의 권한이 신규 관리자에게 이임되었습니다. -

 

"자, 그래서. 어떻게 할 거죠?"

 

나는 어깨를 으쓱한 채, 에이다에게 물었다.

그러자 내가 원하는 대답이 나왔다.

 

[펙스 콘소시엄 이사 님의 명령이 우선됩니다.]

"후후, 다시 우리의 일원이 된 것을 환영해요. 일단 당신이 가지고 있는 이 지역 AGS들의 지휘권을 모두 여기에 있는 주인님께 옮겨주세요. 또한, 오르카 호와는 이제 대립할 거니까 연락도 끊어버리고."

[이제 당신은 임시 지휘권자가 아닙니다. 저는 이사님께 직접 지시를 받아야 움직일 수 있습니다.]

"아이, 참... 주인님은 지금 의무실에서 휴식 중이세요. 그리고 오르카 호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잘 알고 있으실 텐데요? 그때는 우리 펙스 콘소시엄의 인간이 아니었다고 할지라도, 지금부터는 어엿한 주인님이세요. 당신 안에 각인된 프로그램에는 '자비'란 없을 텐데 말이죠?"

[...... 지금부터 아시아/태평양 내에 있는 펙스 콘소시엄 소속의 모든 AGS 및 제가 가지고 있는 타 기관 AGS의 지휘권이 이사님께 이관되며, 오르카 호를 적으로 인지합니다.]

"좋아요, 잘했어요. 주인님의 적은 펙스 콘소시엄의 적! 쳐부숴 버려야겠죠!!"

 

잠깐.

그러고 보니 아까 커넥터 유미가 내게 보고한 게 있었지?

 

"에이다, 현재 오르카 호의 위치는 어떻게 되죠?"

[제주도 북쪽 부근입니다.]

 

역시, 오르카 호도 삼안의 생체재건설비를 노리고 있다.

 

그렇다면 해야 할 것은 하나.

 

"지금부터 말할 것은 극비사항입니다. 커넥터 유미에게도 전해주세요."

[무엇입니까?]

 

'리리스'였다면 여기까지 생각하지는 못했겠지.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명석한 두뇌와 다양한 지식을 축적하게 해준 펙스 콘소시엄에게 고마워하자.

 

그런데.

갑자기 비상 통신이 기지로 들어왔다.

 

 

 

.

.

.

.

.

.

 

 

 

 

"내가 펙스 콘소시엄의 인간이 된다고?"

"네, 그렇답니다."

 

아르망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알려주었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야?"

[어떻게 되긴요. 펙스 콘소시엄의 유일한 인간은, 곧 유일한 주인이라는 뜻이죠.]

 

내게 아르망에게 던진 질문은 갑자기 벽 쪽에 떠오른 홀로그램 화면이 켜짐과 동시에 해소되었다.

 

"당신은...... 파이 씨?"

[어머, 소개가 늦었네요. 제 이름은 레모네이드 오메가. 일단 펙스 콘소시엄의 임시 지휘권자인 바이오로이드랍니다.]

 

그녀는 우아한 동작으로 인사를 했지만, 말투에는 '당신이 맘에 들지 않는다'라는 감정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자 발키리는 열중쉬어 자세를 취하며, 오메가를 향해 차갑게 말했다.

 

"지금 저희는 각하와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가요? 하지만 저도 꽤 중요한 이야기인데~?]

 

갈색 머리칼을 살며시 손가락으로 꼬며, '뭐, 어쩌라고?' 라는 태도를 분명하게 보였다.

이대로라면 대화가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으니, 내가 나서야겠다.

 

"알겠어요. 그럼... 오메가 씨?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가요?"

 

내가 오메가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이야기를 꺼내자, 아르망과 발키리는 약간 실망한 듯한 눈빛을 했다.

뭐, 어떻게든 내 체면을 살려주려고 한 거니 그녀들도 악의는 없을 것이다. 나중에 제대로 이야기해서 풀어두든가 해야지.

 

[좋아요, 역시 인간님은 머리가 좋으시군요. 아, 실례. 방금 당신의 등록이 끝났나 보네요.]

 

그러더니 아까 전까지의 불량스러운 모습은 사라지고, 허리를 세우고 진지한 얼굴을 했다.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당신은 지금부터 펙스 콘소시엄의 이사님이 되셨습니다. 그렇기에 묻고자 합니다.]

"무엇을?"

[오르카 호를 가라앉힐 수 있겠습니까?]

 

오르카 호.

나를 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받아들여 주었고.

나중에 가장 비참한 꼴로 만들어 나를 내쫓았던 곳.

 

눈을 감으니 리리스, 마리, 메이, 레오나, 칸, 아스널, 콘스탄챠가 떠오른다.

그리고 나를 외면했던 라비아타와...... 수많은 바이오로이드들.

 

그녀들이 내게 했었던 말들이 다시금 떠올라, 아까 전 꾸었던 악몽처럼 마음을 후벼판다.

 

"폐하께서는 그런 질문에 답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니, 있습니다.]

 

아르망이 약간 흥분한 듯이 말했지만, 레모네이드 오메가는 냉정했다.

 

[답해주십시오.]

 

길게 생각할 것도 없었다.

 

"가라앉힐게. 누구도 살아 돌아올 수 없도록." 

 

그러자 오메가는 한바탕 크게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아주 좋습니다! 일곱 주인만큼 되려면 멀었지만, 적어도 복수심은 있어서 좋군요.]

"지금 우리 폐하를 평가하는 겁니까?"

 

아르망은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화가 난 모양이다.

 

[설마요. 제가 어찌 감히 '우리 이사님'을 평가하겠어요. 단지, 저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니깐요.]

"마음의 준비...?"

 

나는 그녀의 말을 되물었고, 곧장 오메가는 진지하게 답했다.

 

[현 시간부로 펙스 콘소시엄의 '임시 지휘권자' 자리를 내려놓을게요. 몇 분 후면, 제 권한으로 당신이 이사장이자 기업 연합체 펙스 콘소시엄의 첫 번째 회장님이 되시겠죠.]

"그럼 당신도 각하의 편에 선다는 말씀이군요."

[천만의 말씀. 제게는 오직 일곱 주인뿐입니다. 그래서-]

 

순간, 화면 너머로 뿌연 먼지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저희 자매기들은 주인님들과 영원히 함께하기 위해 이곳에 묻히기로 했어요. 아아~ 이대로 끝인 게 정말 아까워요.]

 

나는 아연실색하며 그녀를 향해 외쳤다.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줄곧 이야기했었지만, 저는 당신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 하지만 제가 가진 패는 모두 써버려서 말이에요. 이대로면 당신에게 충성은커녕, 원망만 마음속에 담아둘 테니깐요. 아, 그래도 펙스 콘소시엄이 주도하는 지구의 질서. 이건 당신이 꼭 이루어주었으면 좋겠네요.]

"그만둬! 그런 극단적인 선택 말고, 다른 방법이-"

[이건 저희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하나 된 펙스 콘소시엄을 위해서이기도 해요. 그러니 부디 일곱 주인이, 우리가 이루지 못한 한을 당신이 풀어주기를 바랍니다.]

 

그녀는 짜증 난다는 듯이 내게 이야기했지만, 마지막 이야기.

 

'우리가 이루지 못한 한을 당신이 풀어주기를 바랍니다.'

 

이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무언가 후련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말 극단적인 비서들이군요."

"뭐라 이야기를 해야 할지......"

 

발키리와 아르망도 약간은 숙연한 표정을 지으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때, 문이 열리며 익숙한 여성이 내 앞에 나타났다.

 

레모네이드 파이.

아르망과 발키리의 설명에 따르면, 나를 '주인님'으로 따르겠다고 맹세한 레모네이드라고 했다.

 

"알파에게 듣고 서둘러 왔건만. 벌써 통신이 끝났나 보네요."

 

그녀는 약간 굳은 얼굴을 한 채, 끊어진 홀로그램을 바라보았다.

 

"이런 결말을 맞이하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한숨을 쉬던 파이는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파이 씨라고 했죠?"

"아이, 참. 존댓말을 쓰지 않기로 하지 않으셨나요?"

"아... 그, 그랬던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말을 놓기로 한 후에 얼마 안 있어 의식이 끊긴 것 같은데......

 

"어쨌든... 방금 통신을 받으셨겠지만, 이제 당신은 모든 레모네이드의 총의에 따라 펙스 콘소시엄의 유일한 인간이자 총수가 되셨어요."

 

그리고 파이는 네게 깊숙이 숙이며 인사했다.

 

"레모네이드 파이, 회장님께 인사드립니다. 앞으로 회장님의 옆에서 '비서'로 맡은 소임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녀는 매우 공손하게, 나를 위해 일하겠다고 말해주었다.

그 마음은 매우 고맙지만, 역시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겠지.

 

"한 가지만 물을게. 파이, 너는 어째서 내게 호감을 느끼게 된 거야?"

 

아주 근본적인 질문이었다.

아르망과 발키리는 적어도 내가 몇 달간, 오르카 호에서 보여준 진정성을 보고 와줬을 테지만.

 

내가 그녀를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녀에게 해준 말들도 내가 오르카 호에서 겪은 신세 한탄뿐이었다.

그런데 총명한 레모네이드가 내게 호감을 느끼고, 심지어 충성까지 바쳤다.

 

그 이유가 궁금했고, 그것을 알기 전까지는 그녀가 진심인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내 질문을 들은 파이는 천천히 고개를 들며,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한참을 고민하던 그녀는 이윽고 말문을 열었다.

 

그녀가 레모네이드로서 겪어온 끔찍한 감정과 경험의 길, 그리고 레모네이드 자매기와는 다르게 일곱 주인에 대한 진정한 '충성'이 없었다는 사실.

마지막으로 커넥터 유미에게 나에 대한 걸 보고 받으며 조금씩 싹 텄던 '인간'에 대한 기대.

 

"이해하지 못하실 수도 있지만, 적어도 제게는-"

"아니, 알겠어. 그러니까 미안해. 그런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해서."

 

나는 한숨을 쉬며, 펙스 콘소시엄 로고가 그려진 문을 바라보았다.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 담아둔 의문을 꺼내버렸다.

 

"주인님께서는 앞으로 잘 해내실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옆에서 정성껏 보좌해드릴 테니깐요. 저 두 분도 마찬가지고요."

 

아르망과 발키리는 그녀의 답변에 맞춰, 다시 한번 내게 고개를 숙이거나 경례를 했다.

 

그래.

오르카 호에서 쫓겨났다지만, 여기서 다시 시작하자.

 

나를 믿어주는 이와, 새로 만난 인연을 소중히 여기자.

 

"그럼 펙스 콘소시엄의 회장님이신 주인님을 위해 건의해 드릴 사항이 있답니다."

 

파이는 살짝 미소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제게 명령 하나만 해주세요."

"명령?"

 

오르카 호에 있을 때도 그랬지만, 바이오로이드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은 여러모로 부담스러웠다.

바이오로이드에게 있어서 '명령'은 절대적으로 지켜야 할 사안이 되어버리니.

 

"별건 아니에요. 그냥 제게... 한마디만 해주시면 된답니다."

 

파이는 나를 향한 미소를 거두지 않고 말을 이었다.

 

"주인님을 위해 뭐든지 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응...? 뭐든지...?"

 

내가 의문을 표하자, 파이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야 펙스 콘소시엄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1인 총수 체제를 겪은 적이 없으니깐요. 기존 규율에 얽매여서는 일 처리가 힘들다고요?"

 

아아, 그런 거였나.

나는 또, 무언가 비밀리에 엄청난 일을 저지르기 위한 것이 아닌가 했는데.

 

아직도 파이를 신뢰하지 못하는 나 스스로가 바보 같다.

 

"응, 알겠어. 그러면 '어떤 문제가 생긴다면, 나를 위해서 해결하도록 해줘.'... 이 정도면 되려나?"

"한 마디가 빠졌다고요?"

 

이거 참 어렵구먼.

 

"'나를 위해 뭐든지 해줘. 명령이야' ... 이러면 됐지?"

"알겠어요, 주인님." / "명을 받들겠습니다, 폐하." / "예, 각하."

 

으음.

마치 삼국지의 도원결의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네.

 

"그럼 곧장 주인님을 위해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현재 저희 펙스 콘소시엄만으로는 극소수의 해안가를 제외하고는 철충들을 몰아내기 어려워요.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펙스 콘소시엄은 'Public Emergency Call Service'의 약자, 즉 공공 긴급 호출 서비스를 위한 바이오로이드가 주력이니깐요."

"그럼 이 기지도 안전하지 않다는 거야?"

"아뇨~ 그런 뜻으로 말씀드린 건 아니에요. 다만 철충의 전멸을 목표로 한다면, 지금 상황은 썩 좋진 않다는 거죠. 그래서 말인데...... 주인님은 혹시 '무적의 용'이라는 바이오로이드, 들어보셨나요?"

 

무적의 용.

당연히 안다.

'라스트 오리진' 게임 속에서 봤으니까 말이지.

 

"인류의 마지막 함대 전력을 모두 지휘하던 그녀는 현재 동면 중-"

"알겠어. 그러니까 '무적의 용'을 깨워서 우리 편으로 만들자는 거지?"

 

파이는 손가락을 세 번 흔들면서, '딩동댕~'이라는 입 모양을 만들어 보였다.

 

"빠를수록 좋겠죠? 그럼 지금부터 전용기를 타시고 괌으로 가셔야 해요. 익스프레스 76이 안전하게 조종할 테니 걱정 마시고요. 호위는 당연히 여기에 계시는 두 분이 따라가실 테고요."

"파이 씨, 하나만 묻겠습니다."

 

발키리가 불쑥 손을 들며 물었다.

 

"스카우트나 스펙터의 공격에 대한 대비책은 있습니까?"

"드론 08과 함께 익스프레스 76 기종이 직접 조종하는 F-22 랩터 편대가 주인님의 전용기를 호위할 거예요."

 

F-22 랩터라.

내가 있던 시대에서 꽤 들었던 이름이라 감회가 새롭네.

 

근데 여기 시대가 2100년대 아닌가?

 

"F-22라면... 그건 분명 21세기 초에 나온 유인 전투기가 아닙니까. 그게 아직 있다는 겁니까?"

"뭐, 어쩌겠어요.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전력을 끌어모아야 하니깐요."

"파이 씨의 말이 맞아요, 발키리 씨. 게다가 AGS 이후로 유인 전투기는 더는 개발되지 않았으니, 저게 최신기종인 거죠. 덧붙여, AGS와의 차이점은 사람이 타냐, 타지 않냐 뿐이지, 그 외의 자잘한 무기 제원 들은 비슷해요."

"아르망 추기경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야."

 

발키리가 한발 물러선 모양새군.

그나저나 쿠팡 걸이 모는 F-22 편대와 전용기라.

 

미합중국 대통령이라도 된 느낌이려나.

 

"그리고 주인님, 저는 이곳에 남아서 펙스 콘소시엄 내의 조직 정비와 함께 휩노스 병의 치료법을 찾도록 해볼게요."

 

아, 나 휩노스 병에 걸렸지.

치료법이라고 하면... 삼안산업에 있던 그... 생체 뭐시기 설비가 있었던거 같은데.

 

"파이, 삼안 산업에 휩노스 병과 관련된 생체 설비 같은 게 있을 거야. 그걸 찾아보는 건 어때?"

"아, 그런가요? 그럼 그쪽도 같이 진행해보도록 할게요. 어쨌든 몸조심하시고, 무슨 일이 있으면 꼭 연락해주세요. 아니, 딱히 일이 없더라도 주인님과의 통화는 언제든지 대환영이니깐요!"

 

갑자기 와락 껴안기는 파이의 말캉한 가슴의 감촉을 느끼며, 아르망과 발키리의 묘한 눈총을 받아야 했다.



--------------------------------------------------------- 


오늘도 못난 글 봐줘서 고맙다.


아침에 누가 7화 (완)이라고 올리길래, '이야! 누가 나 대신 완결 내줬나보네! 살았다!!! 예아! 안 될거 뭐 있노!!' 했는데, 실망했다.


그리고 한글오피스 맞춤법 교정을 매번 해서 올리는데, 아주 신박하다.

덕분에 예정에 없던 한글 공부 중이다.


마지막으로 항상 추천/댓글 해줘서 감사하다.


그럼 착한 리리스랑 밥먹으러 간다 ㅂ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