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서로 정반대 입장에서 올바른 말로 대립해서 누구하나 편들어줄 수 없는 상태인데

밤마다 침실에서 여기사 끌어안고 옛날엔 무조건 네네 하더니 요즘 갑자기 대든다고 서운하다는듯이 놀려대는 여왕과

여왕의 태도를 농담으로 못 받아들이고 충성심은 진짜라고 말하며 은근히 정색하는 여기사, 그리고 그런 모습을 귀여워 하는 여왕...

고지식한 여기사의 유두를 손끝으로 꼬집으면서 처음보다 많이 야해졌다고 희롱하더니 단발적인 탄성을 흘리며 본격적으로 흥분하려는 모습을 보고 손을 놔버리는 여왕의 돌발행동에

여기사가 머뭇거리며 왜 갑자기 멈추냐고 물어보는데 여왕이 느닷없이 낮의 일을 들먹이더니 하는거 봐서 더 해주겠다고 씨익 웃어버리는거임

이런 방치플레이가 계속 되는데도 여기사의 고집은 꺾일 기미가 없었고 여왕은 오늘도 잔뜩 골려줄 생각에 속으로 웃으면서 여기사의 가슴을 만지작거리는데 갑자기 여기사의 볼 위로 눈물이 흘러내리더니


"폐하께서는 제게 꺾이지 않는 칼이 되라 하셨지요. 절 시험해보기 위해서 희롱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절 단순한 노리개로 보시는 것 입니까."


예상치 못 했던 말에 당황한 여왕이 동공 지진을 일으키며 여기사의 어깨를 붙잡아 끌어안으려는데


"놓으십시오, 전 폐하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제가 폐하께 대든다고 하셨지요...?

제가 처음으로 폐하를 위한 검이 되리라 여겼을때 검법을 가르쳐준 공작부인께서 올바른 소리를 하는 것이 신하된 자의 본분이라 하시기에 그대로 행한 것 뿐입니다.

태생이 천한 길거리 고아주제에 궁정기사라는 과분한 자리에 오르니 진짜 신하라도 되었다고 착각했던 모양입니다. 내일 아침이 밝거든 제가 있어야할 곳으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폐를 끼쳐 죄송했고 감사했습니다."


눈물로 엉망이 된 여기사의 얼굴에서 체념한듯 바닥을 쏘아보는 눈빛을 발견하고 크게 동요하던 여왕은 여기사가 일어나서 처소를 나가려 하자 이대로 보내면 영영 못 본다는걸 직감했지


"아, 안된다...! 어디를 가는 것이냐! 넌 내가 가장 신뢰하는 검이니라. 나는 추호도 너를 업신여길 생각이 없었다... 단지 네가 당황하는 모습이 귀여워서.. 조금 골려주려던 것이... 흑...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안그럴께 그러니 제발.. 날 떠나지마...!"


처음에는 명령조로 말하던 여왕이 한걸음 두걸음 발길을 재촉하자 완전히 패닉상태에 빠져서 바닥에 몸을 웅크린채 어린 아이처럼 울음을 터트리는걸 보게된 여기사는

여왕의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그럼 내일 자기가 하자는대로 해줄거냐고 제안하고 여기사가 자신을 버리고 도망갈까봐 겁이 났던 여왕은 고개를 세차게 위아래로 흔들지

결국 다음날 궁정회의에서 여왕의 드레스를 새로 마련 하는 것으로 10여일간 토의 했던 발의안이 받아들여짐

여왕은 포니테일한 머리채를 매만지면서 옷 따위 관심없다 궁시렁거리지만 웃으면서 이미 끝난 내용에 토달지 말라는 여기사와 잉여자금으로 100벌은 더 만들 수 있다며 한 나라의 수장이 가진 옷이 세 벌 뿐인게 말이 되냐고 반박하는 공작부인의 대화가 이어지고

그날밤 여기사에게 완전히 속은걸 알게된 여왕은 약간 정색하면서 연기가 늘었다고 어릴 땐 귀엽더니 능구렁이 같아졌다며 양볼을 붙잡아 비틀어버리고 여기사는 잘못했다면서 침 흘리다가 방치플이 다시 시작되어 여왕에게 주도권을 뺏기는거지

여기사의 말이 연기였다는 것에 안도한 여왕은 낮에 있던 일을 밤에 끄집어내서 장난치는 버릇을 고치게되서 메이드와 귀족부인들에게 궁전의 성녀로 불리게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