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기박의 내구성이란 게 상당한 지라, 셋팅 잘 되어진 기박은 4, 5년 정도 정비없이 써도 잘 돌아갑니다.
집에 소장 중인 전동총 중 가장 오래된 놈이 2009년 경에 디보이 기박에, 메탈 리시버로 드래곤 볼 맞춤한 전동총인데, 10년이 넘은 지금도 별 정비 안해도 잘 돌아갑니다. 기박까는 정비는 지금까지 2번했으니 거의 5년에 한번 꼴로 한 셈이고, 초기에 셋팅한 기어 역시 아직 멀쩡합니다. 부품 갈아준 것이라고는 예방정비 차원에서 이빨이 좀 갈렸다 싶었던 피스톤 한번 갈아줬고, 기박 내 아연합금으로 만들어진 안전장치 부속이 11년 째 되는 해에 삭아서 바스라지는 바람에 (진짜 삭아서 바사삭 해버렸습니다.) 그 부분만 e&c 플라스틱 제품으로 한번 갈아준 것이 다입니다.
외장 부품은 외기에 노출이 되기 때문에 아연재질이 대부분인 부품 특성 상 10년 정도 되면 바스라지는 (진짜 바스라집니다.) 경우가 좀 있습니다만 (장전손잡이 스프링 고리가 바스라지더군요.) 기어박스 내부 부속은 구리스에 흠뻑 젖은 상태로 있는지라 생각보다 부식도 없고, 잘 안 부서지죠.
기박이라는 놈 내구성이 이렇게 좋다보니 전동쓰시는 분 중 상당수가 정비라는데 크게 신경을 안 쓰고, 설사 고장나더라도 공임주거나 팀 내 건스미스 분에게 맡겨서 간단하게 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더군요.
거기다가 참 복불복인게, 기계란 놈이 그렇자나요. "나 내일 고장납니다."라고 예고하고 고장나는 것도 아니고, 잘 돌아가다가 어느 날 갑자기 고장이 나버리죠.
중고거래 시 이런 일이 벌어지면 난감하죠. 분명히 내가 쓸때는 잘 돌아가던 놈이었는데 팔고 나니 고장이 나버리면 이거 참...
양심이 있으신 분이라거나 자체 정비가 가능한 분이면 팔기 전에 내부 정비라도 한번 하고 파실텐데, 상당수가 그런 과정없이 오늘 잘 돌아갔으니 팔고나서도 잘 될거라는 생각으로 그냥 파는 상황이니까요. 그렇다고 내부 정비한다고 해서 고장 안난다는 법도 없습니다. 비파괴시험을 해서 크랙이 있나 없나 확인할 것도 아니고, 그냥 구리스나 교체하고 당상 고장난 부속이 있으면 바꿔주는 정도지, 기박 열어서도 별 문제없으면 정비자도 고장이 날지 안 날지 모릅니다.
저 역시 중고거래 몇번해보고 이런 고장으로 판매자와 생각지도 못한 충돌을 겪은 적이 몇번 있어서 몇년 전부터는 그냥 새상품사고요, 중고는 중요 부속만 남기고 싹 갈아엎을 생각일 때만 구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바는
1. 중고 거래 시는 반드시 자가 정비가 가능하신 분이 구매하시는 분이 좋습니다. 1차 현장서 확인하고 집에 가져와서 바로 내부 부속 확인해서 문제없는가 확인하고, 문제있으면 최대한 빨리 조치를 취해야지, 공임보내고, 연락받고, 판매자에게 연락취하고 하면 기간만 길어지고 문제 해결은 점점 어려워집니다.
2. 중고거래 시 판매자 분의 말을 너무 믿지 마세요. 판매자 분이 거짓말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대다수 판매자가 자기 총의 상태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판매자 역시 점쟁이도 아니고, 자기 총이 언제 고장날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대다수 분이 한두번 쏴보고 탄 잘나가고 며칠 전 파킨이나, 게임 때 잘 나갔으면 총 괜찮다고 생각하지 누가 "내총이 언제 고장날지 모릅니다." 라고 쓰겠습니까? 그냥 중고 살 때는 언제 고장날 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셔야 속이 편하고요, 자가 정비가 안되면 공임주고라고 한번 샵에 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구매하는 게 맞을 겁니다.
구매해서 당장 작동이 안 되는 거소 아니고 한탄창 쐈는데 기어가 갈렸습니다. 라고 해봐야 판매자 입장에서는 "내가 쏠때는 잘되었는데 왜?" 라고 할게 분명합니다.
3. 구매자는 상기 1, 2 생각하셔서 적정 구매가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싸면 쌀수록 좋지만 자가 정비 능력이 없으면 한번 공임보낸다고 생각하고, 거래가를 잡으세요. 그게 속이 편하실 겁니다.
물론 1, 2, 3 관계없이 고장난 물건을 고지없이 팔았다면 그건 범죄입니다.
3줄 요약하자면
1. 전동 유저 상당수가 자체 정비 능력이 없다.
2. 이러다 보니 중고거래한 제품은 언제 고장날 지 판매자도 모르고, 구매자도 모른다.
3. 구매자가 정비능력이 없으면 공임보낼 거라고 감안하고 거래가를 결정해야 한다.
새해 복 많이 받고 2022년에도 좋은 총 많이 지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