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내가 왜 너흴 만나서 이래야 해?"


내 옛 동료들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러나 그녀들은 내게 말했다.


"증거들이, 사람들이, 그 현장이, 그 모든 게 너가 범인이리고 말을 하니까."


"..."


어이가 없어서 순간 입이 다물렸으나 할말은 해야했다.


"나는... 나는 잘 못 하지 않았어! 않았다고!"


"...... 하... 알렉. 그냥 자수를 하는 게 어때?"


"자백을... 하라고? 그럼 살려준다고? 안했다... 쿠헙!"


내가 그렇게 말을 하자, 중장갑을 입고있던 여기사가 나를 구타하기 시작했다.


"안... 했어....."


몇 분이 지나도 내가 자수를 할 생각이 없어보이자, 그들은 나를 가둬두며 말했다.


"내일부터 고문이야. 잘 견뎌봐? 적국에 정보를 팔아넘긴 스파이씨."


"..."


대체 왜... 어디서 이렇게 잘 못 되었던 거지...






첫 째날은 그저 견딜만 했다.


몸이 아프기만 했달까. 그저 조금 배고픈 게 문제였다.


둘 째날은, 조금 힘들었다.배가 너무 고프고 목이 조금씩 마른 것도 모자라, 이제는 인두로 나를 지진다.


노예의 자국이었다.


셋 째날은 부턴... 통각이 조금씩 멀어졌다.


굳이 이 행동들에 반응을 해야하나 싶을 정도였다.


넷 째날이 되던 때 쯤, 판가름을 하기 위한 재판이 열렸다.


거기서 누나를 만나서 사정을 말하면 들어줄까? 아니. 안들어주곘지. 누난 황제고, 나는 일개 기사니까.


아마, 무죄가 밝혀지지 않으면 난 사형일 터였다.


그러나 아무래도 좋았다.


나는 그저, 쉬고 싶어졌다.









"알렉산더! 재판이다!"


날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멍한 눈으로, 아픔도 잘 모르는 채로 고문을 받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


내가 아무런 말과 반응이 없자, 그들이 소리를 치면서 끌었다.


"이자식! 당장 와!"


그들이 우악스럽게 끌었지만, 난 아무말 없이 그저 그들을 따라갔다. 아프지 않았거든.


그나저나 이렇게 가니까 힘든걸. 다부졌던 몸은 이제 완전히 망가졌는 지,  가다가 중간 중간 넘어질뻔 하였다.


.... 그래도 괜찮았다. 이제 좀 쉴 수 있으니까.


재판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모든 정보들이 쉴 새 없이 나를 옥죄었고, 나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기에 입을 닫았다.


"죄인 알렉산더는 들으라. 그대에게 황궁에서의 제명과, 처형을...!"


"자... 잠시만요!!!!"


그 순간, 한 여자가 들어왔다.


나는 그녀에게도 눈을 주지 않고, 그저 앉아서 앞을 바라볼 뿐이었다.


"무슨 일이냐!"


황제가 기분이 나쁘다는 듯 소리를 질렀다.


"헉... 헉... 폐하께서... 지시... 하신... 특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헉...."


"... 뭐라? 내가 그가 맞으면 갖고오지 말... 아..."


순간 모든 재판장이 얼어붙었다.


"크흠 흠. 특... 특검의 결과는... 호문 쿨루스... 입니다..."


마치 진짜 아니었다는 것에 쐐기를 박듯, 정보를 판 건 내가 아니라 호문쿨루스 라는 게 밝혀졌다.


"..."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나는 그런 건 관계없었다.


한순간에 분위기는 뒤엎어졌다.


그도 그럴것이, 마나를 통한 검사를 했는데, 그것이 원주인이 내가 아니라 호문 쿨루스라고 떠버린 것이니까.


조작이랄 것을 할 수도 없는. 황가 직속의 특수 검사였으니까.


".... 알... 알렉산더..."


황제가 심히 당황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했다.


"알... 알렉산더 페르시아에게 무죄를 선포한다. 그리고, 노... 노예 신분을 해제한다. 무고.. 무고죄의 특별 사항을 적용... 하여... 원하는 것... 하나를 들... 들어주겠다. 있...느냐...?"


"...."


그 말에 나는 고개를 천천히 들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저를. 죽여주십시오."


"...!"


"너 그게 무슨...!"


황제는 눈을 크게 뜨었고, 내 동료였던 마법사는 나에게 화를 내었다.


"죽여주십시오."


"그... 그건 안된다. 다... 다른 걸!"


".... 그럼 되었습니다. 제명을.."


"... 그... 그것도 아니된다!!! 제명, 사형, 네 신분에 관련된 모든 것은 아니된다!"


"아니 되옵니다! 경! 제발 부탁드립니다!"


가신들마저 자신들이 오해를 했다면서 제발 그런 것 만은 부탁하지 말아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피웠다.


"..."


아... 시끄럽다. 그냥 날 좀... 쉬게 해주지...


"... 그럼 되었습니다. 쉬게. 해주십시오."


"! 그... 그래! 폐정이다!"


그 말을 끝으로 나는 다시 돌아가려 했으나, 그 순간 이었다.


"... 알렉..."


동료들이 나에게 다가왔다.


배심원석에서 여기까지 그냥 뛰어온 것이었다.


"..."


나는 그들과 하고 싶은 말이 없었기에, 그저 계속 걸어가려 했으나, 병사들이 날 잡았다.


"알렉산더님. 이것은 풀고..."


"놔... 그냥 가서 잘거야..."


".... 그래도 이것만은 풀고 가주십시오..."


"알렉!"


"... 하아... 수갑만 풀어. 난 방 가서 잘거니까."


"예.. 예! 방도 안내를...!"


기사들이 나를 안내하려 했으나, 나는 저지 했다. 그들에게 안내를 받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기에.


"혼자 갈 거다."


"하... 하지만..."


"너희들이 언제부터, 나를 호위하면서 다녔다고. 잘 난놈 죽었으면 좋겠다고 하기나 했지."


"...."


그 말에 기사들의 표정은 그저 굳어버렸고, 파티원들은 나를 잡아끌었다.


"알렉!!!"


"악!"


그 과정에서, 팔이 너무나도 아팠다.


내가 소리를 지르자, 예상을 못 했던 것인지, 그들은 사과를 뱉어냈다.


"미안... 미안해, 아프게 하려던... 게 아니라..."


"...."


난 그 모습에 그저 침묵을 보내며 길을 갔다.


그러나, 뒤에는 계속 그들이 따라왔다.


참으로, 신경이 거슬렸다.


죽기 불편하게...











-

황제 쪽,


"알렉이... 무죄... 라고...? 알렉이 무죄...


내 하나 뿐인 동생이... 무죄...


하... 하하... 흑... 끄흑... 흑..."


기뻤지만, 기쁘지 않았다.


슬픔이 더컸다.


그 아이가 한 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죽여달라니..."


한 번도, 그러한 것을 입에담은 적이 없던 아이었다.


근데...


"..... 그 표정은 정말... 지쳐보였어..."


마치 진짜 죽는 것이 자신을 쉬게하는 것이라는 듯 하는 태도에서 느껴버렸다.


그 아이가 완전히 망가져버렸다고.


"아냐. 아냐. 아냐. 아냐 아냐... 아냐!! 돌릴 수 있어... 다시...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수 있어... 있으니까..."


그 아이가 좋아하던 걸, 다 준비하자. 그러면 될거야.그러면 그 아이는 내가 알던 대로....


-파티원 쪽


그 사람이 처음으로 정보를 팔아넘겼단 이야기를 접했을 때, 우린 믿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 사람이 그럴리가 없는 사람이니까.


그러나 의심이 싹을 틔울 정도로 적국이 우리의 정보를 알 고 있고, 그를 아는체 한다면. 그때까지 믿을 수 있긴 할까?


그가 아니라고 말하고, 항상 그 정보원이 말하는 시기랑 다른 시기에 그가 나타났다는 것도 문제긴 했지만, 의심에 의심은 어쩔 수 없었다.


혹 비슷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의 유전자 정보가 없는 이상 호문 쿨루스는 만들수 없다.


그것이 마법사가 말하는 상식이었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배제하고서 비슷한 사람을 찾았다.


그런데.


"여기. 이거 잘 넘겨."


"좋아, 그러도록 하지. 그대에게 달의 가호가 함께 하길."


"그대에게 태양을 물리칠 영광을."


그가 정보를 팔아 넘기는 것을 목격해버렸다.


그의 파티원으로써, 그를 가장 믿었던 우리는 큰 배신감이 들었다.


아니라는 말을 믿었던 우리에게 돌아온 것이 저런 배신이라는 것이 믿을 수 없었다. 파티의 도적이 몰래 다가가 그의 머리카락 하나를 가지고 왔다.


혹시나 싶었다. 그가 아닐 수도 있는 거니까.


우리는 이 정보를 빠르게 황제에게 전달을 하였다.


"... 그를 당장 잡아들여라."


황제는 그렇게 말을 하였고, 그 날 이후 그는 고통속에서 보내게 되었다. 우리가 가져온 머리카락은 검사에 들어갔다고 전해들었다.


우리는 그가 고통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었다.


그는 우리를 배신했으니까.


그런데.


"... 호문 쿨루스... 입니다."


"............"


저 여자가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저 하얀옷을 입은 여자가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우리가 본 것이 그가 아니라 호문 쿨루스라니. 


".....거짓말."


처음 입을 연건, 마법사였다.


자신이 이 사실을 관과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 듯 했다.


"..... 씨발."


우리도 멍해진 상태로 판결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그런 우리를 빠르게 정신이 들게 만드는 한 가지 말이 있었다.

그건 바로.


"죽여주십시오."


"..... 너 그게 무슨...!"


마법사가 격분하면서 말했다.


잘 못을 한 건 우리들인 데 왜... 왜!


차라리 우리를 죽게 해줘...! 소리치고 싶었다.


그에게 외치고 싶었다.

그러나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입이 떨어졌다 해도 나오는 소리는 그 외침이 아니라,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꺽 꺽거리는 소리였다. 계속 해서 눈 물이 흐르고, 입을 열 수 조차 없는 내가 미웠다.


그러나, 그가 그저 아무것도 원하는 게 없다면서 돌아갔기에, 지금이 아니라면 못 만날 것 같다는 생각에 잠기었다.


"알렉...!"


우리는 알렉을 부르기 위해 배심원석에서 빠르게 피고인석까지 뛰어 내려갔다.


원래라면, 하는 것 자체가 불경죄로 잡혀 들어가야 했지만, 이미 재판은 폐정에, 우리가 그와 친한 친분이 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제 정신을 유지하는 게 그렇게 녹록치 않다는 것을, 다른 이들도 알고 있는 듯 했다.


"제발.... 알렉!!"


우리는 알렉과 대화하기 위해, 알렉을 힘으로 끌었다.


그러나. 그건 어리석은 짓이었다. 

몇 개월간의 고문으로 이미 말라버리고 힘이 빠져버린 몸.


힘이 있고 싸우고 있는 사람의 힘을 견디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악..!!!"


마치 팔이 뿌러진 것과 같은 소리를 지르는 그.


우리는 당황하며 미안해 했지만, 그에게서 돌아 온 것은, 무시였다.


눈길을 주기는 했지만...


"... 제발. 얘기좀..."


이라면서 그의 뒤를 계속 쫓아갔지만, 그는 우리를 들은 척도 하지를 않았다.


그는 그저 그렇게 문을 닫고 방안에 들어갔다.


... 이제 만날 수는 있는 건가?


-다시 한번 황제.


그가 좋아하는 게 무엇이었지? 


그래. 나랑 있는 것을 즐겼었다.


먹는 거는 고기를 좋아했었다.


그리고. 작은 동물을 좋아했었다.


또. 동화를 좋아했었다.


.... 검을... 휘두르는 걸 좋아했었다.


내 도움이 되는 것을 좋아했었다.


"...."


이제와 돌이켜 보니, 아이는 나에게 힘이 되는 것 자체를 좋아했었다.


"........ 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ㅓ아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아아아악!!!!"


내 자신이 너무나도 밉고 화가 났다.


그 아이가 어떤 아이인질 알고 있으면서, 그저 나를 해하려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그 아일....


"알렉... 알렉!!!! 크흑...."


이러고 있을 수 없었다.


다시 아이가 웃는 걸 보고 싶었다.


그 아이가 없으면 안된다.


그러니까 제발. 제발. 제발.........


제발....


".... 일단 메이드부터... 다시 골라서..."


그를 욕하던 사람이면 안된다. 죄채감에 그를 제대로 대하지 못 할 것이었다.


"그리고 그 애가 좋아할... 다람쥐...나... 작은 애들을..."


준비해야 했다. 작은 사역마도 좋을 것이었다.


".... 큽..."


눈이 뿌얘졌다. 눈물이 계속 차올랐다.

어떻게 해야, 그 아이가 나를... 다시...


아냐. 그냥 준비하자. 그럼 어떻게든...


"... 폐하...."


집사장이 허망한 표정으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


".... 왜... 왜그래 세바스...?"


".... 전...전하가... 알렉산더 전하께서..."


"... 어?"


다시 들려오는 건 청천병력같은 소리였다.


....


나는 방에 들어가자 마자 문을 잠갔다.


그리고는 검을 찾았다.


내 검 말고, 다른 것. 녹슬고 쓰지 못할 만 한 물건.


내가 여기를 비운진 몇 개월. 관리조차 하지 않았을 테니까.


그렇게 뒤지고 뒤지다, 녹이슨 면도칼 하나를 발견했다.


"... 있네."


나는 그걸 아주 깊게 최대한 강하게. 안된다면 몇번이고. 반복적으로 그었다.


"... 잘래."


영원히 잠이 들고 싶었다.


피곤했다. 너무 힘들었다.


"... 아무도 오지 말았으면..."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잠을 청했다.












"... 응... 으응?"


눈을 다시 떴을 때, 나는 내 방이 아닌, 황제의 침실에 있었다.


".... 이게 무슨..."


"아...! 전... 전하!"


".... 집사장...?"


"꺠어나셔서 다행입니다. 폐하를 모셔 오겠습니다.


순간 집사장의 얼굴이 어두워졌다가 이내 밝아졌다.


... 이유는 뭐 때문이지 알았으나, 난 이제 당신들이 너무나도 귀찮아.


나를 이렇게 만든 건 당신들이잖아. 근데 왜 그렇게 슬퍼해. 왜 내가 원하는 걸 막아.


난 왜 당신들을 만나서... 이렇게 되어야만 하지?


.... 생각을 해봤자 답은 없었다.






"알렉,..!"


"... 폐하."


"... 읏... 폐... 폐하라 부르지 말거..."


"폐하를 어찌 폐하라 부르지 말란 말입니까."


".... 나는 네 누..."


"아니라고 하신 건 폐하십니다."


"......"


확실히 그 일이 있고 나서 내가 똑똑히 들었다. 나를 데리고 오면서 한 말.


-"너는 이제, 내 동생이 아니다."


"...... 알... 알렉..."


"예."


"내가 잘 못 했다. 내가 잘 못 했으니, 그런 말은 하지 말아다오..."


"...."


나는 그저 아무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아무런 생각없이 그녀를 바라만 볼 뿐이었다.


할말이 없었다. 내가 아무말 않자, 그녀는 나에게 여러가지 말을 했다.


"그... 알... 알렉.... 일전에 네가 가자 하였던 곳이 있지 않으냐? 그곳을 갈까 하는데. 어떠느냐?"


"....."


"... 아 별로인 것인 게냐? 그럼 사역마는 어떠하느냐. 작은 아이 하나 데리고 오면 어떻겠느냐?"


"...."


".... 아! 아니면..."


"폐하."


"....? 왜... 그러느냐?"


"... 왜 그러시는 겁니까."


".... 어...?"


"... 왜 그러시느냐 물었습니다. 뭐가 그리 두려우신 겝니까."


"......"


"폐하는, 틀리지 않았..."


"틀렸어!"


"..."


"하나뿐인 동생이 어떤 일을 했는 지, 어떻게 했는 지 알지도 못하고, 그저 병신같이! 그저 병신같이!!!!! 너를 아프게 했는 데 뭐가 맞냔 말이다..."


"....."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울기 시작했다.


"내가 잘 못 했다. 알렉. 그러니 제발..."


"...."


나는 그녀에게 할 말이 없었다.


할 말이 없었기에, 나는 그저 고개를 돌리고 앞을 바라보았다.


그냥 멍하니 있음, 뭐든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