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몬붕선생, 저번 시험 평균이 너무 높았어. 이래서는 변별력이 없잖나. 이번 시험은 조금 더 어렵게 내게"

"선생님~ 시험 쉽게 내주세요~"


몬무스 학교의 수학 교사로 일하고 있는 몬붕이는 고민에 빠졌어. 어려우면서도 쉬운 시험을 어떻게 하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었지.

머리나 식힐 겸 몬갤을 둘러보던 몬붕이. 그때, 몬붕이의 머리 속에 기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자, 이제 보고있던 거 다 집어넣어라"

시험 당일이 되었어. 몬붕이는 비장의 무기를 꺼내는 악당과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지.


"저번 시험 평균이 너무 높아서 이번엔 조금 변별력을 가질 수 있는 문제들로 냈다. 그래도 잘 읽어보면 다 풀 수 있으니 긴장하지 말고 차근차근 풀어 봐"



반의 모범생 키키모라는 그 말을 듣고 살짝 코웃음쳤어. 아무리 문제를 어렵게 내도, 이 반의 1등인 자신이 못 풀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


키키모라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문제지를 넘겼어.


1. 다음 지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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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축하해, 키키양"

남자는 자신의 메이드를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자네가 이 저택에 온 지 벌써 3년이 지났군"

남자가 메이드에게 다가온다. 메이드는 잡고 있던 빗자루를 벽에 대충 기대둔 채, 남자를 바라본다.

하얀 셔츠에 가려진 단단한 몸, 풀려있는 몇 개의 단추 사이로 보이는 하얀 살결. 메이드의 눈이 무심코 그 하얀 몸을 향한다. 남자는 멈추지 않고 다가와, 메이드의 턱을 들어 자신과 눈을 맞춘다.

"생일 선물로 소원을 하나 들어주지. 자네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정말 뭐든지 들어주시나요, 주인님?"

"물론"

메이드는 자신의 주인의 손목을 잡고, 그대로 벽에 밀어붙인다. 빠르지만 느긋하게, 과격하지만 부드럽게.

"제가 원하는 것은..."

남자의 등이 벽에 닿는다. 메이드는 까치발을 들고 몸을 기울여 남자와 입을 겹친다. 메이드와 남자의 각도는 약 15도라고 가정한다. 메이드의 키가 170m일때, 남자의 키를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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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야 이게...'


문제지에는 문제 대신 몬갤산 야설이 적혀있었어.

아니지, 정확히는 야설을 조금 변형한 문제가 적혀있었어.

성욕이 왕성한 몬무스들을 위한 몬붕이의 특별 문제였지.


키키모라는 지문을 끝까지 읽었지만, 도저히 머리 속에 푸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어. 대신, 그 자리에는 아래층 인남반에 있는 자신의 주인님에 대한 생각이 가득 차기 시작했지.


문제를 이해하려고 지문을 다시 읽으면 읽을 수록, 머리 속에는

'한 달 뒤면 내 생일인데 나도 주인님께 소원 하나 들어달라고 해볼까?'

'내가 주인님을 벽으로 밀치고 입을 맞추면 주인님은 무슨 표정을 지을까♡'

이런 생각들만 떠오르게 되는 거야.


한편, 키키모라의 시험지를 컨닝하려고 형광등을 자신으로 바꿔놨던 쇼거스는, 키키모라가 무언가 이상하다는 점을 눈치챘어. 그리고 시험지를 천천히 읽어보기 시작했지.


2. 다음 지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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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거스는 주인의 몸을 조금씩 자신으로 바꾸는 중이다. 주인의 몸에는 5L의 혈액이 흐르고 있으며, 이 안에는 30g의 쇼거스가 흐르고 있다.

어느 날, 쇼거스는 주인이 잠든 사이에 주인의 혈액 500g을 뽑아 혈중쇼거스농도 1%의 혈액 500ml로 바꾸어 버렸다.

이때, 주인의 혈중쇼거스농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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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쇼거스는 이 문제를 흥미로운 듯 바라보고 있었어.


"어허! 시험 보는데 책상 밑으로 손 내리지 마!"

몬붕이의 지적에, 몬무스들 몇 명이 깜짝 놀라며 손을 다시 책상 위로 올렸어. 다들 어딘가 숨이 거칠어져 있었고, 얼굴는 빨갛게 물들어 있었지.


평소에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던 헬하운드도 반 친구들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어.


시험지는 받자마자 덮어둔 채 적당히 시간이나 때우다가 잠이나 자려고 했지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궁금해져서 시험지를 열고 아무 문제나 하나 집어서 훑어봤지.


6. 다음 지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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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술래잡기 하자"

"술래잡기?"

남자는 헬하운드에게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도망치고, 너는 10초를 센 다음에 나를 잡는거야. 1분동안 안 잡히고 버티면 내가 이기는 거고, 잡히면 니가 이기는 거고"

"그냥 하면 재미 없는데"

"음... 그럼 내기라도 할까? 아이스크림 사주기 같은 거"

"아이스크림 말고, 소원 들어주기 하자"

"소원? 음... 그래, 좋아! 그럼 도망갈테니까 10초 세고 잡는거야"

"딱 기다려♡"

헬하운드의 평균 달리기 속도는 시속 70km/h, 남자의 평균 달리기 속도는 시속 30km/h이다. 남자와 헬하운드가 직선으로만 달린다고 할 때, 헬하운드는 남자를 이길 수 있는가? 이길 수 있다면, 남자는 헬하운드가 출발한 지 몇 초만에 잡히게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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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개꼴리네'

헬하운드는 지문을 읽으며 인남반에 있는 자신이 종종 괴롭히면서 장난치던 한 아이를 떠올렸어.

'이거 그대로 한 번 해봐야겠다. 딱 기다려♡'


어느새 길었던 마지막 시험 시간이 끝나고, 애인이 있는 몬무스들은 시험지를 내자마자 반 밖으로 뛰어나갔어.

반에 남은 몬무스들은 아직 애인이 없는 솔로 몬무스들 뿐이었지.


"선생님... 문제를 읽어봤는데... 이상해요..."

"그래? 어떤 문제가 이상한데?

"아뇨... 문제가 아니라 제가 이상해요♡"

"저도요♡"

"어...? 얘들아 잠깐... 잠깐마아안...!"


이후 메챠쿠챠 착정당했다.




이 시험의 평균은 약 30점이었으며, 시험지 대부분은 물 같은 것에 젖은 듯 구겨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