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주인공 얀붕이가 심리학과 졸업한 그런 소설은 없음? 


내용은


얀붕이는 서울에 위치한 모 대학에 재수해서 들어갔는데 고등학교 후배를 만나는 거임 ㄷㄷ.


물론 얀붕이는 걔랑 친하지 않았음. 

얀붕이는 고등학교 때도 아싸 찐따여서 그녀가 유명한 기업 회장 딸이란 것만 알 정도였고. 그것도 그녀가 먼저 아는 척을 해서 겨우겨우 기억해낸 거니까. 아마 같은 도서부였을거야.


그래서 얀붕이는 그런가보다 했어.  물론 자기가 알기론 그녀가 여기에 올 성적이 아닌 건 알고 있었지. 그녀는 금수저에 외모도 예쁘고 성적도 전교 1등 2등을 하는 사기 캐릭터였으니까.


 따라서 둔한 얀붕이는 후배가 지금까지 자길 봐왔고 좋아했다는 걸 모르는거야.  심지어 얀붕이가 간다는 대학이랑 학과를 가고 싶어서 따라왔다는 사실 조차도. 얀붕이에겐 당연한거지.  누가 직접 후배가 너 좋아한대라고 말해줘도 걔가 나를 왜 좋아해? 아 ㅈㄹ ㄴ ㅋㅋ 하면서 장난으로 넘겼을거야.


왜? 걔랑 나는 접점도 없고. 사는 세상도 다르니까.  그런 생각 자체를 못하는거지.  그래도 후배랑은 동기기도 하고 계속 다가와줘서 친해지긴 했지만 그 이상 가지는 않았어. 어쩌면 무의식이든 그냥 생각이든 그녀와 나는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한거지.


그렇게 대학 생활을 하다가 2학년 때 이상한 소문이 학과에 퍼져있는거임.  '얀붕이가 선배를 건드렸다', '쓰레기다', '저번에 애도 지우라고 했었다는데?' 같은 근거 없는 그런 이야기 말이야.


 얀붕이는 그런 소문과 자신을 역겹게 쳐다보는 시선을 보면서 멘붕에 빠졌어. 왜냐면 얀붕이는 만난 여자라곤 후배 밖에 없었고. 선배들이랑 몇 번 이야기 나눈게 다거든. 솔직히 그 상황이 되면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게 당연할꺼야. 얀붕이는 성년이라지만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2년 밖에 안된 애였으니까.


 너무 멘붕이 와버렸어. 모두가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는거 같아 무서워서 입대를 하게 되었지. 저 강원도 오지에서 군생활을 하다보니 어느정도 정신 상태도 안정도 되었고 자신감도 찾았어. 어느정도 머리가 굵어지고 제대를 하게 되었지.


 그래도 그 때 그 일이 트라우마로 남아서 1년은 더 휴학을 하고 여기저기 일도 하면서 세상 경험좀 하다가 다시 복학을 했어. 일단 1년 더 휴학한건 자기랑 아는 사람이 없었으면 했던 바램이었으니까.


 얀붕이는 그렇게 대학생활을 하다 졸업을 하게 되었어. 그래도 어느정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은 얀붕이는 정신 치료니 심리 치료니 하는 쪽을 깊게 공부하고 논문도 썼었지.

 그런데 막상 취업을 하려고 보니까 문이 매우 좁은거야. 안 그래도 집안 형편도 어려워져서 빨리 직업을 잡아야하는데 말이야.


그래서 얀붕이는 일반 회사를 알아봤지. 여기저기 이력서 난사하고 면접도 보고 당연하게도 모두 불합격을 받아내며 백수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지.


그러다가 전화가 온거야.


꽤 유명한 중소기업에서 온 전화였지.

전화의 내용은 간단했어 내일부터 출근할 수 있냐는 질문이었지. 얀붕이는 물론 가능하다고 말하고 뛸 듯이 기뻐했지. 그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는지는 뒤로 미뤄두고 말이야.


상식적으론 내가 넣었으니까 합격된거겠지라는 막연한 생각만 할 뿐이었지. 어차피 합격 되었는데 그게 중요한건 아니잖아? 그렇게 얀붕이는 회사에 출근하게 되었지.


그리고 만나는거야. 같은 대학교 후배를. 그 기업에서 말이야.


-


후배랑 만난건 첫 출근 때였어. 얀붕이가 30분 일찍 출근해서 어떻게 카드를 찍나 기계 앞에서 고민하면서 얼타고 있을 때였지. 그러던 와중에 뒤에서 익숙하지만 잘 기억이 안나는 목소리가 들리는거야.


'어? 얀붕 오빠?'


당연히 얀붕이는 자기 이름을 불러서 뒤를 돌아봤지. 나를 아는 사람이 있나? 하면서 말이야. 그리고 돌아본 그곳엔 후배가 있는거야. 처음에는 몰라볼 뻔 했어. 본판도 예쁜데 화장에 옷도 예쁘게 꾸미고 나와있어서 순간 매칭이 안되었거든. 


'어? 어어... 서라?'


얀붕이는 껄끄러움, 놀라움, 반가움 이 뒤섞인 채 후배에게 말했어. 껄끄러운 이유는 후배가 자신의 소문을 알고 있는 존재였으니까. 그게 누가 되었든 껄끄러울꺼야. 어쩌면 서라도 자신을 쓰레기라 기억하고 있을 수도 있는거지. 심지어 소문이 돌자마자 군지를 했으니까. 어찌보면 확인 사살을 한거잖아? 자신이 쓰레기니까 도망치는. 그렇게 생각되는 행동을 말이야.


'얀붕 오빠! 오랜만이에요. 갑자기 입대를 하셨다해서 놀랐었잖아요.'


서라는 그 소문을 모르는 듯 했어. 얀붕이는 안심을 했지. 그건 어느정도 극복을 했다해도 트라우마였으면서도 친했던 후배에게 실망을 받고 싶진 않았으니까. 자신이 더 비참해질거 같았거든.


'근데 오빠. 여긴 무슨 일이에요?'

'아- 올해 여기에서 회사를 다니기로 했거든

'와- 정말요? 저도 여기 회사에 다니는데!'

'그래? 이런 우연이 있네'


얀붕이는 후배가 카드를 찍는걸 유심히 보면서 다음부터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하면서 같이 들어갔어. 그러면서 근황 이야기를 했지.  그러다가 얀붕이가 일하는 층이 되면서 얀붕이가 물은거야.


'근데 서라야. 너 외동딸이라 하지 않았어?' 같은 질문 말이야. 즉 그녀는 유명한 기업 회장이었으니까. 왜 이런 중소 기업에서 일하고 있냐는 그런 물음이었지. 


 서라는 별거 아니게 말했지. 후계자 수업 중이라 협력 업체에서 일하고 있다고. 뭐 그런 이야기 말이야. 얀붕이는 역시 다른 세계구나 하면서 어제 알려준 사무실 위치로 향했어. 그런데 이게 왠걸? 후배도 같은 곳을 향하는거야. 혹시나 해서 얀붕이는 물었지. 어디서 근무하냐고. 그런 류의 질문이었을꺼야.


그랬더니 그녀 말로 자기랑 같은 곳에 근무한다는 거야. 


'어 뭐야 나도 여기서 일하게 되는데?'

'와- 진짜요? 정말 기뻐요 오빠'


여기서 알아채고 얀붕이는 도망쳐야했지만 그 당시 얀붕이는 별 생각이 없었어. 와 그럼 그녀가 내 사수가 될 수도 있는데 내가 어떻게 해야하지? 지금이라도 존댓말을 해야하나? 하는 그런 생각만 할 뿐이었지.


그런 내심 복잡한 고민을 하던 얀붕이는 그녀를 따라 사무실로 들어가는거야. 근데 생각보다 사무실이 작아. 아니. 정확히 공간은 넓은데 들어가 있는 책상이 적은거야. 그리고 그녀가 어떤 자리에 앉는거지. 그리고 화려한 명패에는 이렇게 적혀있어.


'oo팀 팀장 이서라'


얀붕이는 여기서 좆됐구나란걸 깨달아. 아니 좆됐다 생각해. 머릿속에 흩어져있던 퍼즐이 모이는거야. 대기업 회장 외동 딸이 후계자 수업 목적으로 와있고 그녀는 이 아무도 없을거 같은 작은 팀의 팀장으로 있어.


 즉 이 팀은 잠시 후배가 머물다가 올라갈 접대 팀인거고. 여기에 있는 팀원들은 그냥 버리는 패인거지. 그래서 스펙도 부실한 얀붕이를 꽃아넣었던거고. 여기까지 생각이 도달한 얀붕이는 바로 때려치우고 직장을 알아봐야하나 고민하고 있다가. 후배가 자신을 향해 자랑하듯. 그리고 기뻐하듯 말하는거야


'엣헴. 다시 소개할께요. 제가 여기 팀장 얀순이에요. 솔직히 팀을 꾸린다 했을 때 누가 올까 걱정했는데 선배라서 다행인거 같아요 헤헤'


 시발. 그래 그녀가 있을 동안만 여기서 일해야겠다. 생각했어. 그냥 여기서 스펙을 준비해야겠다. 뭐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야. 솔직히 저런 미녀를 실망시키는건 남자가 못할 짓인거잖아. 그렇지? 그렇게 얀붕이는 생각을 정리하고 잘 부탁드립니다 얀 팀장님 하고 말하면서 배정받은 자리에 앉았어.


근데 출근 시간이 되어서도 아무도 안들어오는거야 얀붕이는 그래서 서라에게 물었지. 그래도 직장이니까. 높여서 말이야. 그녀에게 말을 걸려 그녀의 자리로 시선을 돌렸는데 눈을 곧 바로 마주쳤어. 얀붕이를 바라보고 있었던 거지. 혹은 우연찮게 눈이 마주쳤을 수도 있지만 말야.


'저... 팀장님?'

'응응 왜?'

'혹시 저 말고 다른 팀원 있나요?'


근데 순간 그녀의 눈이 무섭게 죽는거야. 뭔가 감정없느 그런거 있잖아.


'우리 얀붕씨는 다른 사람이 궁금한거야?'


순간 오싹해진 얀붕이는 오싹해졌지만 그래도 궁금해서 물어봐지.


'아 그게 여기에 저희만 있나 해서요'


그리고 그 말에 갑자기 또 표정이 풀어져. 행복해보이는 그런 표정을 지어. 솔직히 갑작스러운 표정 변화에 얀붕이는 무서웠지만. 원래 후배가 좀 정신적으로 불안정 한건 알고 있어서 정신병이 왔나보다. 뭐 대충 이렇게 생각했어.


'응응. 우리 뿐이야. 좀 특수한 일을 할 예정이라 내가 한 사람만 필요하다 했거든'


 와 시발 진짜 좆된건가. 진자 미래가 없는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사표에 마음이 기울어져 있을 때.  얀붕이의 마음이라도 알아챈건지 이렇게 말하는거야.


'혹시 사표 생각이라면 그만두는게 좋을껄? 갑자기 그만 두는건 계약상에서도 안 받아주고 우리 생각보다 제대로 된 일 할꺼거든'

'무슨 일...?'

'거래 관련된건데. 얀붕 너는 내가 부탁하는 것만 처리해주면 되. 좀 여러가지 일을 하게 될꺼라. 정리 작업이나 나랑 같이 출장을 간다던가 그런 것들 말이야'

'아...네. 그럼 오늘은? 전 뭘 하면 될까요?'


'움... 오늘은 일이 없을거 같아. 그냥 대충 시간 떼우면 될꺼야'


 와 정말 좆된건가? 하면서 얀붕이의 회사 생활은 시작되었지.


-


그래도 2개월이란 시간동안 나름 얀붕이는 여러가지 일을 했어. 그녀가 거래하는 곳으로 차를 운전해준다던가 출장을 같이 가서 사전 조사 및 설득 전략을 짠다던가 하는거 말이야.  굵직한 거래도 몇몇 성사시킬 수 있었지. 성공과 별개로 생각보다 배우고 연구했던 심리학 지식도 실제로 사용하게 되면서 얀붕이도 즐겁게 일할 수 있었어. 단점이라면 쉬는 날에도 일이 있으면 나가야한다 정도였을까?


 몸은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얀붕이는 나름 괜찮다고 생각하긴 했어. 

일할 땐  '얀붕씨. 아무리 얀붕씨라지만 이 서류가 너무 개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라고 자신에게 엄격하게 하다가도 일이 끝나서 서로 조촐한 회식이라도 할 때면 울면서 '선배 죄송해요... 죄송해요' 하면서 술주정을 부리는 후배가 귀여웠기 때문이지.


그러던 어느 순간 알게 된거야. 어쩌면 얀순이는... 어쩌면 나는... 뭐 이런 생각 말이지. 하지만 이런 생각을 꺼내는 일은 없었어. 알다시피 그녀와 자신의 세계는 달랐으니까.


-



'...얀붕씨 아니 선배. 이건 뭐에요?'

'보는 그대로야'


 어느날 얀붕이는 사표를 내는거야. 얀붕이는 깨달은거지. 난 그녀를 좋아하는 구나 하고. 그리고 그녀도 나를 좋아한다는 걸. 하지만 이건 상처뿐인 결말이란 걸 얀붕이는 알았어. 본능적이든. 혹은 누군가에게 권유를 받았던지 해서 말이야. 그래서 다른 곳으로 떠나기로 한거야. 그리고 자신이 꿈에 그리던 일을 시작하게 되기도 했고.


'제가 뭘 잘못한건가요? 네?'


 서라의 눈이 죽은 채로 얀붕이의 손을 잡으면서 말해. 너무나도 쎈 힘에 흠짓 놀라며 얀붕이가 손을 빼려했지만 뺄 수가 없었어.


'선배. 왜 저를 피해요? 제가 싫어요? 혹시 그년이 저랑 만나지 말라고 했어요? 선배를 위해서 이렇게 해줬잖아요. 선배 잘못했어요. 선배. 선배는 제 곁에 있어준다 했잖아요. 지켜준다고 했잖아요. 선배. 가지 마요. 선배. 떠나지마요. 선배 난 선배만 위해서...다 해줄 수 있어요 선배만 있어도 되요. 절 버리지 말아주세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무섭게 중얼거리면서 손톱이 그의 손을 파고들어와 피를 흘리고 얀붕이는 공포에 질렸지. 그러던 중에 그녀가 다시 정신을 차려.


'아...아 선배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얀붕이의 행동이 그녀의 트리거를 건들였던거지. 그와 동시에 얀붕이는 그녀가 자신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 심리 치료 공부는 헛으로 배운게 아니니 말이야. 그렇지만 얀붕이는 어쩔 수 없었지 그녀에겐 미래가 있었고. 또 그는 약속을 했거든. 그녀를 위한다면 떠나라는 그런 멍청한 약속을 말이야.


'미안해. 서라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서.'

'아니에요. 선배의 마음인데 제가 어떻게 할 순 없겠죠. 그래도 이번 일까진 해줘야 인사에 문제가 없을꺼에요. 일단 일이 끝나면 받아줄께요'

'응 알았어...'


그렇게 일주일이란 시간이 흘렀지. 일은 다 끝났고. 정말 끝이 온거야. 그래서 마지막으로 자주가는 술집에서 마지막으로 회식을 가졌지. 그건 행복한 시간이었어. 그리고 행복한 시간은 불행하게도 쏜살 같이 흐른거야. 어느덧 자정을 넘기게 되었지. 즉 헤어질 시간이 된거야.


'선배는....선배는 저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없어요?'


 얀붕이는 애절하게 바라보는 서라에게 순간 할 말을 잊어. 여기서 질러버릴까 하는 충동적인 생각도 들었지. 술을 너무 많이 마셨으니까. 그리고 너무나도 예쁘게 보였으니까.


 그렇지만 얀붕이는 이내 생각을 접고 웃으며 말해 뭐 떠난다 해도 엄밀히 말하면 이직을 하는거지 영원히 헤어지는건 아니니까. 마지막이란 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거지.


뭐 고맙다. 그래도 꿈에 그리던 곳에 취직하게 되서 미안하다 잘 지내라 이런 형식적인 말을 하고 얀붕이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거지.  그녀의 정신 상태가 좀 걸리긴 했지만 그리 심각하지는 않다 생각했어. 실제로 그녀의 모습은 많이 안정적이기도 했고. 그간 일하면서 본 그녀의 모습은 정상적이었거든. 별일이 있겠어란 생각을 한거지. 얀붕이는 말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어.











             몸에 힘이 풀리고



숨이 안쉬어지고


                                                                             몽롱해지는거야.


                                                     어지러워

의식이 점점 



                                                                             멀어져갔지


                                                       얀붕이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어.



                                                 그리고      

             웃고 있는


그녀가                                                              보이는거지.

                                    말했어



'선배.                      그건...                    하고 


                 싶은                       말이


            아니                      



                                       잖아요?'



그녀는 




                                              웃었어.

---



꿈이라면 끔찍한 꿈이었을 꺼야. 세상은 일그러지고 그녀의 웃음 세상 어떤 것 보다 무서웠거든. 머리는 쿵쿵 울리고 속은 울렁거려서 얀붕이는 일어난거지. 으... 집은 제대로 들어왔나? 너무 마셨나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뭔가 위화감이 드는거야. 


처음 보는 천장인거지. 아니 그거 까진 괜찮아. 자신의 손은 묶여있었고 옆에 책상에는 검은색이 말라비틀어져 있는 톱이니 메스니 뻰찌니 하는 것들이 늘여져 있는거야.


술이 확 깨면서 얀붕이는 생각해. 시발 좆됐구나 이런 생각. 그리고 그건 꿈이 아니었나? 하는 그런 생각. 시발 시발 시발시발시...


'아- 선배 깼어요?'


그리고 그 앞에 어딘가 즐거워보이는 듯한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거야. 비린내와 함께 그리고 어딘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움직임에 얀붕이는 소름이 끼치는걸 느꼈지.


'아ㅡ 선배. 선배를 이렇게 보니까 너무 기뻐요'


그녀의 목소리는 어긋나있었어. 마치 영혼이 존재하지 않는 거 같았고. 눈 또한 무저갱을 바라보는거 같았지.


'선배... 있잖아요? 전 선배랑 가까운 모든 것들이 미워요.'


 얀붕이는 압도당해서 아무말도 못했지.


'선배는 내껀데. 나만이 가질 수 있는데. 나랑만 이야기 할 수 있는데. 나만의 선배인데. 나만의 것인데. 얀붕씨는 날 보지 않았잖아요? 그래서 다 죽이고 싶었어요. 찢어죽이고 싶었어요. 불태워 죽이고 싶었어요. 목을 졸라 죽이고 싶었고 옥상에서 밀어서 죽이고 싶었어요'


'그...그'


'선배. 그렇지만 전 참았어요. 선배를 위해서 말이에요. 선배가 슬퍼하니까. 죽이지 않았어요. 전 선배의 것이니까 선배를 위해서 말이에요'

'그렇지만 날파리들은 쫒아내야하잖아요? 그렇죠? 선배는 나만 봐야하니까. 내가 선배를 바라보듯 말이에요. 그래서 선배 주변에서 쫒아냈어요'


'그게 무슨?'


 사실 얀붕이는 고등학교 때 인싸였어.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주변에서 그를 무시하기 시작한거야. 무언가 무리에도 안들여보내주고 은근히 멀리하고 그런것들 있잖아? 그러다보니 얀붕이는 자연스럽게 아싸가 되었던 거지. 그리고 어쩌면 대학교 때 퍼진 소문도...


'선배. 전 선배만 바라보고. 양붕씨를 위해 살아왔고. 선배를 위해 봉사했어요'


 서라는 여러 도구들을 들어 천천히 닦으며 말해. 얀붕이는 너무나도 압도되는 상황에 화를 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지. 진짜 죽을 수도 있겠다는 그런 생각이 든거야. 일단 대화로 풀기 위해서는 그녀의 말을 들을 필요가 있었어. 이게 심리 치료의 기본이거든.


'선배는 그런데 왜 날 몰라줘요? 왜 날 멀리해요? 왜 날 떠났어요? 선배 그러면 안되요. 네? 선배 전 이렇게 참아줬는데 선배가 이러면 안되는거잖아요?'


그녀는 얀붕이의 손과 발에 무언가 표시하는거야. 얀붕이는 영화에서 봤지. 머리 속에서 내부자들의 영상이 좌르르륵 흘러가는거야. 이 때 까지만해도 설마 했을꺼야.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모습이었으니까.


'선배. 얀붕씨. 사랑하는 선배. 얀붕씨를 위해. 선배를 사랑하니까. 지금까지 연기해왔던 걸 벗으려고 해요. 벗었어요. 선배도 절 사랑하니까. 좋아하니까 이해해주겠죠?'


'그녀는 울부짖었어요. 미안하다고. 그런 말은 안하겠다고. 살려달라고. 그리고 이내 조용해졌죠. 정말 즐거웠어요. 선배를 괴롭힌 년을 지워버린다는게. 선배. 선배는 이해하시죠? 절 사랑하니까요'


'으...으응'


 얀붕이의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 너무나도 기괴하게 느껴졌어. 그녀의 몸에서 나는 비린내는 어쩌면...


'선배. 선배는 저 사랑하는거 맞죠? 그렇죠? 선배. 선배. 사랑하는 선배님. 얀붕씨. 날 봐요'


그녀는 얀붕이의 발목에 톱을 댔어. 뾰족한 감촉이 그건 톱이라 말을 해주고 있었지.


'선배 많은 방법을 생각했어요. 임신을 해서 책임으로 선배를 묶을까? 약을 사용해서 내것으로 만들까? 뭐 그런 생각들이요. 그런데 전 강제로 선배를 옭아매는건 아니라 생각해요. 선배. 전 선배를 좋아하니까. 그런 방법은 안쓰려고 했어요. 네.'


'그래서 생각한건 이거에요. 선배. 선배와 함께 있다보면. 선배도 어느 순간 나만 바라보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 전 선배를 잃을 일도 없고 얀붕씨도 절 잃을 일도 없겠죠? 그리고 선배와 언제나 함께 할 수 있잖아요. 선배 그게 너무 즐거워요. 그렇지 않아요?'


그녀는 콧노래를 부르며 팔에 힘을 줬지.

톱이 살을 파고들었어.


여기서 얀붕이는 어떻게 해야할까? 울부짖으며 미안하다고 해야할까? 미친년이라고 발악을 해야할까? 죄송하다고 해야할까. 수 많은 선택지가 있었을꺼야. 대부분 선택지는 발목 손목이 잘린채로 그녀와 함께하는 거겠지. 어쩌면 과다출혈로 죽었을 수도 있고. 


하지만 얀붕이는 두뇌 풀가동을 하면서 이내 그녀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어찌되었던 얀붕이는 서라의 가장 큰 존재였고 삶의 의미였으니까. 그래서 일단은 최대한 마음을 가라앉혔어. 삶의 고비에 있다보니 어떻게든 진정이 되었지. 머리가 맑아진 그런 기분이었어.


얀붕이는 서라를 불렀지.


'팀장님. 아니 서라야.'


'빌어도 안되는 거에요 선배'

 서라는 이름을 불러주자 웃으며 말했어.


'야 이서라. 날 봐'


서라는 얀붕이의 자신을 향한 진지한 말과 미묘하게 명령을 내리는 말에 홍조를 띄우며 그대로 하는거야. 자기가 사랑해왔던 멋진 얀붕이의 얼굴을 바라보는거지. 눈이 좀 풀어져있고 어딘가 흥분되어 보이는거야.



그리고 그녀의 심리를 이용해 야부리를 터는거지. 처음엔 작은 것 부터 시작해서 점점 큰 명령으로 진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거야.


넌 내거다. 난 너와 같은 높이로 걷고 싶고 포옹도 하고 싶다. 뭐 이런 말부터 시작해서 최후에는 목숨을 건 교미를 통해 완전히 자신의 말만 듣는 암컷으로 만드는거지.


물론 정신이 많이 불안정해서 트리거를 건들면 착정 당하거나 또 거의 죽을뻔한 위기를 겪는거야


그러면서 어찌어찌 살면서 정도 들고 하겠지? 애도 낳고 결혼도 자연스럽게 하고 말이야. 항상 서로 붙어있을꺼야.


그리고 어느날 얀붕이와 한판하고 나서 뒤에서 껴안으며 말하는거야.


'얀붕씨. 아니 선배. 있잖아요.'

'왜?'

'사랑과 집착의 병 이란 책 읽어봤어요?'

'?'


그 책 읽어봤지. 그리고 기억이 날 수 밖에 없었어. 그 날 서라를 설득했던 방법이 그 책을 토대로 한 것이었거든.


'그 책 제가 집필한 거에요'


이렇게 소설이 끝나는거야.



얀붕이는 서라를 길들였다 생각한거야. 자신만 바라보는 좋은 아내로 만들었다 생각했지. 



근데 그게 아니었던거야.


교수가 자신에게 '사랑과 집착의 병'이란 책을 추천해준 것도.

그녀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던 것도.

얀붕이가 자신을 떠나 사표를 내게한 것도.

얀붕이가 필사적인 머리 굴려 그녀를 정복한 것도


모두 그녀가 계획한거지. 얀붕이가 자신만을 바라보게 하기 위해서.

왜냐면 그녀는 심리학을 배웠고 얀붕이보다 뛰어난 천재였으니까.


결말은 얀데레 손에 있는 얀붕이었던거지 부처님 손바닥이었던 거야 ㄷㄷ


이런 소설 없음? 개꼴릴거 같음.




 




---

휴학한 대학생이라 회사는 잘 모르고 맞춤법 검사기도 안돌려서 틀린거 많을 듯 삘 받아서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