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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의 실험체 (3)

 

 

 

 

“오늘은 외출한다.”


“외……출.”

 

릴리트가 단어의 뜻을 떠올리려고 몇 번이나 말을 곱씹었다.

 

“넌 집을 지켜라. 밤이 되기 전까진 돌아- 야! 이거 놔! 다리에 매달리지 마!”


“나두고 가히 마!”


그녀가 얼른 몸을 날려 헤인킬의 다리를 붙잡았다.

 

“성가시긴! 알겠어, 따라와도 되니까 좀 놔!”


“헤헤.”


어째 날이 갈수록 영악해지는 것 같군……그가 뒤통수를 긁적이며 생각했다.

 

두 사람은 숲의 오두막을 나와 마을로 향했다.

 

그곳은 바다와 가까워 주로 무역상들이나 외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왕국 수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적당히 외진 곳이어서 교단이나 마법사 사냥꾼들이

 

관심을 거의 두지 않았다. 그게 바로 그가 그곳을 거점으로 삼은 이유였다.

 

게다가 외지인이 많다는 특성 덕분에 어딜 봐도 수상쩍은 헤인킬이 관심 받을 일이 적었다. 

 

“…….”


“응? 뭐냐, 왜 그리 떠는 거야.”


릴리트가 그의 다리에 딱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그 마을은 그녀가 태어난 고향이나 다름없었지만- 끔찍한 기억만 있는 곳이었다.

 

“나랑 있는 동안엔 아무 문제없을 거다. 아마도.”


“으으.”


두 사람이 상점들이 줄지어 선 거리로 들어섰다.

 

그곳엔 온 대륙의 물건들이 모여 있었다. 

 

무역이 활발한 곳이라 자연스레 외지의 물건들도 쉽게 모였고, 때때로 헤인킬은

 

아무데서나 쉬이 구하지 못할 재료를 찾곤 했다. 

 

“할 일은 두 가지다. 첫째, 의뢰를 받고 해결하는 것. 둘째, 실험 재료와 식재료의 구입이다.”

 

릴리트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재료라는 말이 뭔지 몰라서였다.

 

그보다도 아까부터 코끝을 간질이는 냄새에 온 정신이 팔려있었다.

 

달짝지근하고, 우유의 고소한 냄새가……릴리트는 종종걸음으로 냄새가 나는 가게로 갔다.

 

“멋대로 어디 가는- 뭐야? 와프루? 이게 먹고 싶은 거냐?”


“와프루!”


가게 안에 사람들이 모여 앉아 무언가를 먹는 모습이 보였다.

 

와프루는 납작하게 생긴 빵이었는데, 그 사이로 흘러나오는 크림과 꿀을 보자마자

 

릴리트의 꼬리가 발딱 섰다. 

 

“와프루는 밀과 꿀, 우유로 만든 크림을 써서 만든다. 쇠로 만든 틀에 반죽을 넣고

 

구운 다음 그 사이에 꿀과 크림을 넣는 것이지. 꽤 유명한 별미다.”

 

“와프루! 와프루!”


“하지만 안 사줄 거다.”


헤인킬이 그녀의 뒷덜미를 잡아 들어 올린 후, 질질 끌고 갔다.

 

“첫째, 난 쓸데없는데 쓸 돈이 없다. 둘째, 난 단 걸 싫어한다. 이해됐냐?”


“와프루…….”


“정 먹고 싶다면 돈이라도 버는 게 어떠냐. 뭐, 너한텐 무리겠지.”


헤인킬은 어느 건물 앞에 멈춰 섰다. 그곳이 바로 오늘의 목적지, 길드 회관이었다.

 

“여긴 길드 회관이다.”


“기일드.”


“온갖 의뢰가 들어오고, 그것을 주선해주는 곳이지. 괴물 사냥부터 메이드 고용까지

 

모두 할 수 있다. 단, 신용이 없으면 주어지는 일도 별로 좋지 않지.”

 

그가 주절주절 떠드는 걸 들으면서, 릴리트는 헤인킬이 무언가를 설명하는 걸 정말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뭐라고 말하는지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냥 그가

 

말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헤인킬이 문을 열자,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숨을 죽이고 그를 보았다.

 

“머저리들이 잔뜩 있군. 봐라, 인간 사회에서 배척당한 하류층 노동자들이다.”


그 말에 몇 명이 발끈했지만, 그 흉흉하기 그지없는 소문이 도는 헤인킬과 엮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분노를 억눌렀다. 

 

“자, 빨리 내가 할 일을 내놔라. 바쁘니까 최대한 빨리 주도록.”


“아, 어서 오세요……근데 옆의 여자애는 혹시 딸이신가요?”


창구 직원의 말에 헤인킬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이건 내 실험체다. 대체 어딜 봐서 이 녀석과 내가 부녀 사이로 보이지?”


“어……분위기요?”


“어리석긴! 봐라, 이 못생긴 얼굴을. 내 잘생긴 얼굴이랑 비교했을 때 전혀 닮지 않았잖아!”

 

길게 찢어진 눈에 퀭한 눈동자, 창백한 피부- 도대체 어딜 봐서 잘 생겼다고 하는지

 

그녀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도 직업 정신을 발휘해,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아, 지명 의뢰가 들어왔어요. 마을 촌장님이 부탁하신 일인데요.”


“촌장? 그 죽다 만 쭈글쭈글한 문어 말이냐?”


“풉……어쨌든 의뢰를 받으시겠어요?”


“당연하지. 보수나 똑바로 주면 좋겠군.”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어……이건 그냥 참견인데, 저 아이는 옷이 없나요?”


“뭐?”


헤인킬이 릴리트를 보았다. 릴리트는 여태까지 헤지고 지저분한 거적만 걸치고 있었다.

 

“그러면 안 될 이유라도 있나?”


“아니, 좀 불쌍하다 싶어서요.”


“괜한 참견이다. 실험체한테 무슨 옷이 필요하다고.”

 

그가 릴리트를 데리고 길드를 나왔다. 그리고 촌장이 사는 마을 꼭대기의 집으로 향했다.

 

“염병할 문어 대가리,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주제에 쓸데없이 높은 곳에서 사는군.”


“무누어?”


“권력자들이란! 쓸데없이 사치를 부리고 오만방자하게 굴지. 나처럼 천재적이고 뛰어난

 

인재는 그래도 되지만, 할 줄 아는 건 명령뿐인 얼간이들은 그럴 자격이 없어!”

 

헤인킬이 주절주절 권력자에 대한 비판을 읊던 도중, 문득 옷가게가 눈에 띄었다.

 

“……확실히……나랑 같이 다니는 이 녀석의 옷이 이러면 내 품위도 손상되겠지.”


그가 손가락을 튕겨 릴리트를 불렀다. 그리고 옷가게로 들어섰다.

 

가게 안엔 온갖 옷들이 걸려 있었고, 안쪽에선 사장으로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옷에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이봐, 거기 너. 이 녀석한테 입힐 옷이 필요하다.”


“어서 오십쇼! 어, 이 녀석은 마을에서 매타작 당하던 그……?”

 

주인장이 릴리트르 알아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자 그녀가 바로 그 눈빛을 알아보고, 얼른 헤인킬의 등 뒤로 숨었다.

 

“으우…….”

“저, 손님? 죄송하지만 저런 더러운 마물한테 옷을 사 입히는 건…….”

 

“넌 상인이다. 돈을 받고 물건을 파는 게 일이지. 그 이외에 뭘 더 신경 쓰지?”


그가 품속에서 동전을 꺼내 흔들자, 주인장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래, 누가 입든 나는 물건을 팔면 그만이지. 그가 생각했다.

 

“그럼 어떤 옷을 찾으시는지요?”


“적당히 입힐 옷이면 아무거나 상관없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릴리트는 가게를 돌아다니다 전시된 옷을 발견했다.

 

하얀 원피스에 분홍색 프릴이 달린 귀여운 옷이었다. 

 

언젠가 마을을 돌아다니다 비슷한 옷을 입은 소녀를 본 기억이 났다.

 

아아, 나도 저런 옷을 입고 사랑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 시절엔, 릴리트는 짐승만도 못한 생활을 했다. 그건 그저 허무한 꿈에 불과했다.

 

“뭐냐, 이게 마음에 드냐?”


“읏.”


어느새 헤인킬이 등 뒤로 다가와 말했다.

 

“가격이……와, 진짜냐? 150파온……? 이딴 동식물의 실로 만든 직물 따위가

 

150파온이나 한다고? 너무 비싸! 안 돼!”

 

“우우…….”


그럼 그렇지. 릴리트가 풀이 죽어 어깨를 늘어트렸다.

 

“아, 역시. 손님께선 그런 옷을 사기엔 경제 능력이 좀 부족하시겠죠.”


“뭐라? 방금 뭐라고 한 거냐?”


“그 옷은 저희 가게에서 제일 비싼 옷 중 하나입니다. 귀한 집안의 아가씨들이 입는

 

옷입죠. 하지만 뭐, 마법사님께선 그리 부유해보이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주인장이 자길 도발하고 있다는 건 그 자신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도발을 넘겨 들을 만큼, 헤인킬은 그리 인내심 있는 성격이 아니었다.

 

“하! 동서고금의 천재, 인자의 마법사 헤인킬에게 어찌 그런 망언을 할 수 있는 거지?


좋다, 사주지! 150파온? 그 정도야 잠깐 일하면 벌 수 있다! 자, 받아라!”

 

“에이, 손님. 더 싸고 적당한 옷도 많습니다요. 너무 무리하지 않으시는 게…….”


“시끄러! 빨리 받아! 너도 얼른 입어라, 이제 네 옷이다!”


“!”


릴리트가 얼른 옷을 붙잡아, 주섬주섬 그걸 입었다.

 

헤인킬은 또 말이 나오기 전에 얼른 그녀를 데리고 가게를 빠져나왔다.

 

“자, 이제 됐지? 나 원, 사람을 거지 취급하다니…….”


“햐아아아……!”


그녀가 자기가 입고 있는 옷을 보다가, 물웅덩이로 가 다시 자기 모습을 살펴봤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옷. 태어나서 절대 입을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에 들어?”


“예뻐! 멋져!”


“……생각해 보니까 150파온이면……거의 한 달 생활비 아냐……?”

 

환불할까? 그런 생각이 자꾸 들었지만, 헤인킬은 기뻐서 방방 뛰는 릴리트를 보고 포기했다.


“소중히 여겨라.”

 

“네에!”


고작 저런 걸로 기뻐하다니, 바보 같긴.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헤인킬은 웃고 있었다.

 

 

 

 

 

 

 

*****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사라져간다.

 

땅거미가 질 무렵엔 갈매기들의 울음소리가 한층 더 커졌다, 

 

썰물이 빠지고 밀물이 들어오면 바다 냄새가 진해졌는데, 그는 이 냄새가 좋았다.

 

“별 거 아닌 일이었군. 고작 무릎 통증 가지고 날 귀찮게 하다니…….”


촌장의 의뢰는 지극히 간단했다. 무릎 통증에 쓸 약을 지어달라는 것뿐이었다.

 

“마을에도 의사는 있다. 하지만 어차피 공부도 제대로 못해 민간요법에 기대는 삼류

 

이하의 머저리들이지. 나처럼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응?”

 

어라, 어디 갔지? 집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할 릴리트가 보이질 않았다.

 

멋대로 명령을 어길 리는 없다. 헤인킬은 왠지 모를 불길함에 가슴이 뛰었다.

 

“릴리트!”


이런 일로 쓰고 싶진 않았는데. 

 

그가 주머니에서 작은 유리병을 꺼내, 내용물을 마셨다.

 

“추적 인자……좋아, 효과는 확실하군.”


그의 눈동자가 마치 고양이의 눈동자처럼 변했다. 

 

근방에 있는 발자국들이 방금 찍힌 것처럼 훤히 보였고, 그 중에서 릴리트의 것으로

 

보이는 가장 작은 발자국을 따라갔다. 

 

“야! 날개도 잘라버려! 이 녀석이 날 수 있는지 없는지 보자!”


“잘라! 잘라!”


추적은 골목에서 끝났다. 안을 엿보니, 동네 아이들과 릴리트가 보였다.

 

“그, 그마안……나 싫어……싫어……!”


“이 녀석 말을 할 줄 알게 됐네? 게다가 이 옷은 뭐야!? 훔친 거지! 바른대로 말해!”


“조, 좋아하는 사람……사준 거…….”


“거짓말하지 마! 누가 더러운 괴물 아니랄까봐 바로 거짓말을-”


“거짓말이라고?”


헤인킬이 동네 아이의 손목을 잡아 비틀었다.

 

“아, 아야야야야!”


“당신 뭐야!? 너 누구냐니까!”


“인자의 마법사, 헤인킬이다.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인이자 저 괴물의 주인이지.”


“숲의 마법사다!”


“오, 날 알고 있군. 그럼 무슨 일이 일어날지 가르쳐줄까?”


헤인킬이 씩 웃으며 붙잡은 아이의 목에 주사기를 꽂았다.

 

“켁!? 크, 크에에엑……!”


그러자 그 몸이 마치 도마뱀처럼 변하며, 꼬리와 발톱이 생기고 두 눈이 튀어나올 듯이

 

거대해졌다. 흉측하기 그지없는 모습에 아이들이 겁에 질렸다.

 

“뭐, 뭐한 거야……내 친구한테 무슨 짓을 했어!?”


“리자드맨의 인자를 넣어줬지. 자, 너희들도 괴물로 만들어주마. 옳지……너는

 

쥐인간으로 만들고, 너는 곱등이 인간으로 만들어주지. 자, 이리 오렴.”


“히이익! 도망쳐! 달아나, 미친 마법사다!”


아이들이 일제히 달아났다. 도마뱀처럼 변한 아이도 그를 뿌리치고 부리나케 도망쳤다.

 

“……뭐, 사실 그런 짓은 못하지만 말이야. 할 수 있어도 수지가 안 맞지.”


사실 방금 전에 놓은 주사도 그저 일시적으로 모습을 바꿀 뿐, 1시간 정도 지나면

 

몸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그가 협박용으로 들고 다니는 약 중 하나였다.

 

“어휴……150파온짜리 옷이 다 잘려나갔군.”

 

“으, 으에에……으에에에엥……!”


릴리트가 울었다.

 

눈이 횃불로 지져졌을 때도, 이빨이 몽땅 뽑혔을 때도, 매타작을 당했을 때도 울지

 

않았던 릴리트가 아기처럼 엉엉 울기 시작했다.

 

가위에 베여서 그런 게 아니었다. 옷이 망가진 것, 그 이상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사준

 

옷이 엉망이 된 것과 그로 인해 실망할 헤인킬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운 것이었다.

 

헤인킬이 그녀에게 다가갔다.

 

짜악-!


그리고 때렸다.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헤인킬은 릴리트의 뺨을 후려쳤다.

 

“뚝 그쳐!!”


“히끅.”


그 외침에 릴리트가 얼른 울음을 그쳤다.

 

“고작 이깟 일로 울지 마라. 옷이 망가진 거? 이까짓 거 바늘로 좀 꿰매면 그만이다.

 

얻어맞은 거? 며칠이면 다 나을 상처다. 자존심이 상해? 그딴 건 하루 자고 일어나면

 

다 잊어버릴 수 있는 일이다!”

 

“으, 우으으으으…….”


“다시 말하지. 울지 마라! 그 누구에게도 눈물을 보이지 마! 마음을 허락하지 마!

 

약한 모습은 절대로, 죽어서도 보이지 마라!”

 

단어는 이해하지 못해도, 그가 뭐라 말하는지는 전부 이해할 수 있었다.

 

릴리트가 터져 나오는 눈물을 억지로 참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 세상은 잔혹무도하고 냉정하며 무자비하다. 네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승냥이들이

 

모여들어 너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이다. 모든 사람은 언제든지 네 등에 칼을

 

꽂을 수 있고 언제든 널 잡아먹으려고 한다. 세상은 널 좋아하지 않아!”

 

그것은 그 자신이 살면서 얻은, 뼈아픈 교훈.

 

소중한 것을 잃어가며 깨우친 진실.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진리.

 

“그러니 울지 마. 누가 널 좆같게 만들면, 너도 그 새끼를 아주 좆병신으로 만들어버려.

 

누가 네 눈에서 눈물이 나오게 만들면 넌 그 새끼 눈에서 피눈물이 쏟아지게 만들어.

 

그 누구도 널 사랑해주거나 상냥하게 대해주지 않아. 우리는 괴물이니까.”

 

“…….”


릴리트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다신 울지 마.”

 

헤인킬이 손수건을 꺼내 그녀의 피와 눈물을 닦아주었다.

 

“돌아가자, 릴리트.”


“네.”


골목에서 다시 나왔을 때, 릴리트는 달라져 있었다.

 

더 이상 눈물은 흘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가 더 이상 울지 말라 했으니까.

 

 

 

 

 

 

 

 

*****

 

 

 

 

 

 

 

 

 

돌아가는 길.

 

밤이 되기 직전, 집에 돌아가는 길에 헤인킬이 잠시 기다리라 말한 뒤 어디론가 떠났다.

 

그리고 그가 돌아왔을 때- 그의 손엔 와프루가 들려 있었다.

 

“응? 뭐냐 그 얼굴은.”


“와프루…….”


“내가 먹으려고 샀다. 넘보지 마.”


릴리트가 말없이 그의 뒤를 따라갔다. 그러다, 그가 갑자기 멈춰 섰다.

 

“뭐야 이거, 난 딸기 크림으로 주문했는데 꿀이 들어간 걸로 줬군.”


“꾸울?”


“너 먹어라. 왠지 입맛도 없어.”


헤인킬이 돌아보지 않고 와프루를 릴리트에게 주고선, 다시 걸어갔다.

 

그 와프루에선 꿀과 크림의 맛이 났다.

 

그리고 약간의 어색한 다정함의 맛도.

 

 

 

 

 

 

 

 

 

 

 

아직 얀데레끼가 안 나와서 지루할지도 모르겠다

빌드업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노력해봄

아님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