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폭하고 잔혹한 생물인 펭귄을 찍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펭귄을 자연스럽게 촬영하기 위해 무수한 시행착오가 필요했다 


처음에는 얼음덩이로 위장한 카메라를 준비했다 


그러나 펭귄이 삐꾸눈깔도 아니고 가만 있어야 할 얼음덩이가 자꾸 움직이는데 도망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아스팔트가 갑자기 일어나서 따라온다고 생각해봐 


첫번째 시도는 처참한 실패로 돌아갔다 

너무 각진 생김새로 만들어서 공포를 준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번에 동글동글한 카메라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두번째 시도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펭귄들은 확실히 공포를 느끼진 않았다. 발로 차면서 하루종일 가지고 놀았을 뿐.


두번째 시도도 처참한 실패로 돌아갔다.

아무래도 사물로 위장하는 건 효과가 좋지 못한 것 같다. 촬영팀은 그리하여 펭귄과 똑같이 생긴 카메라를 만들어냈다.


문제는 제작비의 한계로 보행기능을 탑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두발로 걸어다니는 대신 배로 기어다니는 끔찍한 흉물을 본 펭귄들은 모두 이 기괴한 것을 멀리했다 


세번째 시도도 효과가 좋지 않았다...  

그리하여 무시무시한 아기펭귄 로봇이 탄생했다


저 흉측한 모습을 보라


끼릭끼릭끼릭 소름끼치는 모터구동음을 내며 가짜 펭귄이 굴러간다.


???


이유는 모르겠는데 놀랍게도 합류에 성공했다 


존나 자연스럽게 체온을 나눠주는 집단에까지 합류하는데 성공.


어째서지 

이후 아기펭귄 로봇은 좀 더 개량을 거쳐서 바퀴를 감추는데 성공하고 흉폭한 펭귄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데 성공했다 


과학이 승리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