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하이스쿨 오브 루이나

뜬소문 1편: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101381844

뜬소문 2편: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101460589




라오루 스포 주의!!!








청소 끝났어, 롤랑.

망치가 멍청하게 전구를 깨먹었는데, 그건...


됐어, 신경쓰지 마.

앞으로도 청소 종종 부탁할게.

괜찮지?


부담없이 시켜도 돼.

얹혀사는 처지라 불평할 생각도 없으니까.


얹혀산다니! 엄연히 협력 관계인 걸.

자기비하 안 해도 되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


어때?

교실이 아주 반짝거리지?


옷차림이 지저분해보여서 청소를 잘 못할 줄 알았는데...

나쁘지 않네.


쟤네들이 지저분한 건 다 교복을 빼앗겨서 그런 거야.

아마 손가락이나, 미승인 동아리가 빼앗았겠지.


남의 교복을 빼앗을 이유가 있어?

교복과 명찰은 학교에 입학할 때 개인 맞춤형으로 준다며.


우리 학교 교복은 특이하거든.

우선 굉장히 튼튼하고, 소속에 따라 겉모습도 바뀐단 말이야.

게다가 소속된 학생회나 동아리에 따라 기능도 달라진다고.

체육 시간에도 다들 교복 입고 수업 듣는 이유가 있다니까?


그러면 네가 입고 있는 검은 양복도 교복이야?


맞아.

이 학교가 날 위해 준 맞춤형 교복이지.

어때, 어울려?


구린데.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도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돼?


물어봐.


네가 명찰을 최대한 많이 모아야 한다는 건 알겠어.

그런데 남의 명찰을 구하고 네가 찾는 명찰이 아니라는 걸 확인했다면, 다시 돌려줘도 되지 않아?


그래도 되긴 하지만...

난 이 명찰도 교복처럼 수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도서관에 명찰을 충분히 모아둔다면... 이걸 빼앗기 위해 찾아올 사람이 늘어날 거라 생각했지.


뭐, 그것도 사실이긴 해.

교복이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명찰이 필요하거든.

교복이 공방 장비라면, 명찰은 배터리라고나 할까.


그러면 명찰이 없으면...


그냥 튼튼한 옷일 뿐이지 뭐.

그래서 명찰은 두고 교복만 빼앗는다면, 여러 벌의 교복으로 자신의 교복을 더 좋게 개조하려는 경우가 대부분이야.


...

약육강식이네.


정확히 봤어.

그런 의미에서 쥐들은... 약자 중의 약자지.

입학하자마자 교복을 빼앗긴 불쌍한 녀석들...


그러면 왜 쥐들은 명찰을 다른 사람에게 팔지 않은 걸까?

네 말대로라면, 명찰만 가지고 있어봤자 쓸모도 없잖아.

차라리 돈이라도 버는 게 나을 텐데.


쟤네가 섣불리 명찰 팔겠답시고 설쳤다간, 역으로 명찰마저 빼앗길 걸?

이 학교,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살벌하다.


...이해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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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앤젤라. 이건 뭐야?

포스터?


거기 있는 문구를 읽어봐.


어디 보자...

명찰을 얻고 싶다면, 구 L동 부지에 세워진 도서관으로 올 것.

...앤젤라, 혹시 말인데.


응.


이 포스터를 학교 전체에 붙이란 소리는 아니지?


맞는데?


...저기, 앤젤라.

우리 학교가 얼마나 넓은지는 알지?

W동 셔틀 버스를 타지 않는 한, 나 혼자 다 붙이는 건...


어려우면 됐어.

붙일 수 있는 곳에만 붙이고 와.


오호, 그래도 괜찮겠어?


네가 어렵다면서?

나는 이 건물을 나갈 수 없으니, 네가 농땡이를 피운다고 해도 나는 알기 어렵다는 것만 알아둬.


그래, 맡겨줘서 고마워.

양이 좀 많네. 이따 쥐들 중 누구 한 명이랑 같이 다녀오면 되겠지.

...그런데, 앤젤라.


말해. 듣고 있으니까.


이 건물에서 나갈 수 없는 이유가 있어?


...말하자면 길어.

최대한 간단히 말해주자면, 나는 사람이 아니라 AI야.

이 몸은 기계고.


...충격적인데.


그렇다고 해서 날 기계 대하듯 대하지는 말아줘.

난 이미 그런 대우를 너무 많이 받아왔으니까.


네, 네. 분부대로 합지요.


어, 잠깐. 그러면 설마, 네가 L동을 나갈 수 없는 이유가...


맞아.

L동 바깥은 와이파이가 안 터지거든.


...공유기같은 건 못 써?


이 건물 전체가 일종의 전용 공유기야.

건물을 통째로 들고 옮길 수 없다면 이곳 부지에서 벗어나는 건 불가능해.


...

묘하게 깬다, 너...


(스윽)


어이쿠, 시간이... 얼른 포스터 붙이러 다녀와야겠네.

가는 김에 햄햄팡팡에서 샌드위치라도 사다줄까?


말했잖아.

내 몸은 기계라고.


...자꾸 실수를 하네.

미안, 앤젤라.


됐으니까 다녀오기나 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늦는군.



핀 얘는 왜 이렇게 안 와?


기다려보자.

호출을 무시할 녀석은 아니니까.



헉, 헉...

부르셨어요?


뭐야, 뛰어온 거야?

어딜 그렇게 급하게 다녀와?


늦어서 죄송해요, 선배님들.

고양이 찾기 의뢰가 아직 안 끝나서...


분명 그 의뢰는 다른 부원들과 하라고 했던 것 같은데.


도망치기라도 했나보지 뭐~


...


핀. 

갑자기 불러내서 미안하지만, 네가 해줄 일이 있다.


네? 아직 고양이 찾기 의뢰도 못 끝냈는데...


그딴 것보다 훨씬 중요한 건이야.

이 포스터를 봐.


이, 읽어볼게요.

명찰을 얻고 싶다면 구 L동 부지에 세워진 도서관으로 올 것...

명찰을 구할 곳이 생긴 건가요?

최근에 뒷골목의 쥐 선배들이 명찰 없이 다니던 걸 보기는 했는데...


그래.

우리같은 가난한 동아리에게도 기회가 온 거야.

명찰은 비싸게 팔 수 있지. 우리는 학생회의 승인을 받은 동아리이니, 판매 루트를 찾는 것도 어렵지 않아.


그렇군요...


핀, 네가 도서관에 가라.

가서 명찰을 구해와. 포스터에 적힌 대로라면 적어도 세 개는 얻을 수 있을 거야.


네? 저 혼자서요?

하지만 이런 포스터가 붙었다는 건... 자칫하면 제 명찰도...


빼앗길 수 있겠지. 포스터에도 그렇게 적혀있다.


그럼 안 되는데... 교복을 못 쓰게 되면 해결사 일도...

아, 혹시 선배님들이 같이 가주시면...


나? 난 바쁜데~


나도 따로 처리해야 할 의뢰가 있다.

속히 다녀오도록 해. 고양이 찾는 의뢰는 잊어버려.


...알겠어요.

그럼, 다녀올게요.


...


윤, 처리할 의뢰가 있었어?


그런 건 없어.

그저, 도서관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려는 것 뿐이야.


쟤도 안 됐네~

아직도 윤을 좋은 선배로 착각하고 있으니 말이야.


...

비꼬지 마, 에리.


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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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시리즈는 학교를 배경으로 원작 요소를 적절히 녹여내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도시=학교

깃털=학생

날개(회사)=건물(동)

해결사 협회=학생회

해결사 사무소=정식 동아리

그 외의 여러 집단들=미승인 동아리

무기=교복

책이 됨(사실상 사망 선고)=명찰을 빼앗김(쪽팔림+교복 사용 불가)


환상체는 등장시킬지 말지 고민중입니다.

일단 스토리는 양쪽 다 짜놓긴 함.

의견 받아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