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소문 1편: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101381844
라오루 스포 주의!!!
왜 그래, 앤젤라?
하아...
친한 척 하지 마.
에헤이, 지난번부터 왜 그렇게 날카로워?
우린 이제 같은 동아리 부원이잖아?
입부 신청은 받아줬지만, 단지 그뿐이야.
네가 날 위해 움직여줄 게 아니라면, 난 네게 아무런 호의도 보일 생각이 없어.
하지만 넌 세상 물정을 모르잖아.
난 아주 잘 알고.
상부상조 하자니까?
나도 이 동아리에 들어온 이상, 성실하게 부활동을 해나가야 한다고.
하아...
그래서, 이 동아리 이름은 뭐야?
...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앤젤라.
나도 보라눈물이 시켜서 온 거라니까.
여기가 뭐하는 데인지도 모르고 들어온 건 미안하게 생각해.
...이 동아리의 이름은 도서관이야.
도서관?
우리 학교 부지에 도서관이 얼마나 많은데, 여기도 도서관이야?
당장 디에치에서 관리하는 곳만 해도 엄청 크다고.
게다가 여긴 책 한 권 없는데?
책은 차차 채워질 거야.
사실 도서관이라는 이름은... 일종의 간판일 뿐이야.
하긴, 학생에게 다짜고짜 이런 큰 건물을 내주려면 그 정도 핑곗거리는 필요하겠지.
게다가 여기는 평범한 부지도 아니니까.
넌 몰랐겠지만, 이 건물은 지금은 철거된 L동 위에 세워졌다고.
아, 동이 뭔지 모르나? 우리 학교 구역마다 있는 큰 건물인데, 하는 일이 다 달라.
K동은 식품을 만들어서 공급하고, R동은 교내 경비를 맡고...
뭐야, 앤젤라. 표정이 왜 그래?
...차차 알게 될 거야.
뭐, 알겠어.
그러면 여기는 도서관 관리 동아리네? 도서부같은 건가?
그럼 내 직책은 뭐야? 사서?
시종.
...너도 농담이란 걸 할 줄 아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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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다짜고짜 쳐들어와서 곤란하게 한 걸 사과하는 마음에서...
자, 이것들 받아.
또 무슨 시답잖은 걸...
...응?
뭐야, 앤젤라. 그런 표정도 지을 수 있었어?
많이 놀랐나봐?
이건...
명찰이잖아. 그것도 세 개나...
어떻게 된 거야?
별 거 아니야.
명찰을 모아야 한다며?
네가 찾는 명찰이 누구의 것인지도 모른다면, 다 모아보는 수밖에 없지.
너도 처음부터 그럴 생각 아니었어?
...누구한테 어떻게 얻어온 건데?
설명은 당연히 해줄 거지만...
듣고 화내면 안 된다.
그건 내가 들어보고 판단해.
그래,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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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왜 또 죽상이야, 피트.
내가 안 이러게 생겼어?
또 기숙사를 떨어졌잖아.
피트... 그건 우리가 면접을 개떡같이 봐서...
조용히 해, 망치!
우리가 망치고 싶어서 망쳤냐?
학생회에서 하는 면접이랍시고 제대로 된 교복을 입고 오라는데, 우리한테 그런 게 어디 있냐.
진작 빼앗겼지...
나도 한 이틀 입어봤나 그래.
명찰까지 안 뺏겨서 다행이지 뭐~
명찰은 사실... 교복이 없으면 그다지 의미도 없잖아.
제기랄. 매일 교내 부지 뒷골목에서 노숙하는 것도 지쳤어.
이런 생활도 좀 끝내고 싶다고.
이젠 정말 손가락에 들어가는 수밖에 없어.
너희들, 내 꿈 알지? 이 학교를 주름잡는 손가락의 일원이 되는 거.
그걸 언제 이룰 수 있을진 모르지만...
어허, 너희들. 누가 여기에서 노닥거리래?
뭣...!
에이씨, 넌 뭐야?
나? 그냥 흔해빠진 9급 해결사지.
해결사? 너도 사무소 소속이냐?
사무소라면, 학생회한테 승인받은 동아리만 달 수 있는 이름이잖아...
으음, 그건 아닌데.
앤젤라 말로는 승인같은 건 받은 적 없다더라고.
그러니까, 전직 9급 해결사인 거지.
하, 그래서 뭣하러 온 거야?
비웃기라도 하려고?
너희들, 잘 곳 필요하지?
뭐? 잘 곳?
아니 글쎄, 우리 동아리 부장님께서 어울리지도 않게 큰 건물을 덥석 받아버렸지 뭐야.
그 큰 건물에 사람이라곤 나랑 부장님 뿐인데.
청소는 누가 하고 관리는 누가 해?
...요건이 뭐야.
너희, 명찰 필요 없지?
명찰 좀 줘봐.
그러면 우리 동아리 건물에 빈 방 많으니까, 거기에서 살게 해줄게.
명찰을 달라고? 우리 건 쓸 데도 없을 텐데...
다 쓸 데가 있어서 달라는 거야.
사실 명찰도 명찰이지만, 건물 청소나 좀 도와주면 좋겠는데.
빈 교실들을 서고로 쓰려면 청소를 좀 해야겠더라고.
...
어떻게 할래, 피트?
피트... 내 생각에도 이건 받아들이는 게...
하...
좋아, 너. 이름이 뭐지?
롤랑.
난 피트. 비니 쓴 놈은 망치. 그 옆은 레니.
입부하면 되는 거냐?
워워, 앤젤라 앞에서 입부 얘기는 꺼내지도 마.
그러다 칼 맞는다, 너희들.
입부보단 고용에 가까워보이네...
...좋아. 네 말대로 하지.
명찰 가져가. 우리 셋 거 전부.
기숙사 붙기 전까지만 신세 좀 지자.
그래, 잘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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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 난 거 아니지?
명찰을 세 개나 모아왔는데? 게다가 청소까지 도와줄 거라고.
...화난 건 아니야.
그저, 내가 상상했던 방식과 달라서 놀랐을 뿐이야.
뭐야, 설마 도전장같은 걸 보내서 피터지게 싸우고 명찰을 빼앗는다거나, 뭐 그런 걸 바란 건 아니지?
그렇게 멍청한 짓거리를 누가 하겠어.
...그러게, 대체 누가 그럴까.
화난 게 맞는 거 같은데...
(스윽)
제발 칼은 넣어줘, 앤젤라.
볼 때마다 식겁한다고.
그래.
어쨌든, 명찰을 구해온 건 잘 했어.
내가 찾던 건 아닌 것 같지만... 이제 시작이니까.
지금 그 녀석들은 어디 있어?
청소 중이야.
곧 책이 들어올 거라며? 빈 교실 치우고 있어.
다들 열심히던데?
너도 도우러 좀 가보지 그래?
셋이서 청소를 다 하기엔 하기엔 꽤 힘들 텐데.
에이, 저 셋이 뒷골목에서 굴러먹던 시간이 얼마인데.
내가 안 도와줘도 쟤들끼리 알아서...
(쨍그랑)
야, 망치! 일 똑바로 안 하냐!
전구가 다 깨졌잖아!
피트... 너나 잘 해.
네가 연 문이 아직도 안 닫히잖아.
너무 세게 열어서 낀 것 같은데...
...
빨리 가보지 그래?
분부대로 합지요...
[쥐 접대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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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제 닉네임 누르시고 다른 콘문학도 보세요.
재미남.
개념글 달면 다음편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