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때 서울에서 살때, 그니까 9~12살까지 약 4년간 한 태권도장을 다녔어. 7살때부터 대구에서 다녔고 적응도 문제없이 하고 그랫거든. 내 자랑이지만 나 태권도에 소질이 좀 있기도 했고.

 근데 서울 태권도학원에 관장님이 계셧거든? 관장님이 스키도 잘타시고, 엑스트라 액션배우로 영화도 많이 나오신분이고 무엇보다 굉장히 마음이 깊으셔. 지금 생각하면 내가 완전 싸가지 없는 쓰레기였는데 그걸 다 받아주시고, 무엇보다 스키, 물놀이, 서바이벌같은 엑티비티 활동을 주말기간 1박2일 일정으로 정말 많이 보내주시고, 가르쳐 주셧어.

 근데 내가 집안의 사정 때문에 대구에 다시 이사를 가게 됐는데, 그뒤로 초6을 바쁘게 보내고 그러다가 뉴스에 홍천에 놀러간 태권도 관장이 물에 휩쓸린 10대 단원 둘을 구하고 나머지 한명을 구하려다가 같이 떠내려가 익사했다는 뉴스였어. 근데 구도 같았고, 이니셜 알파벳도 똑같아서 엄마한테 이거 혹시 내가 다니던 태권도학원 아니냐고 했는데 엄마는 설마 아닐거라고 하셔서 나도 에이...설마 했지. 그래서 한달동안 잊고 살았는데, 계속 마음에 걸려서 그 뉴스에 대해 웹서핑을 했는데....우리 관장님이 돌아가셧더라고. 동명이인인가 싶어서 엄마한테 태권도 밴드에 들어가보라고 했는데, 흰 항아리에 故자와 함께 관장님 성함이 써있더라. 

 당시 6살 딸이랑 4살 아들 있으셧는데,지금은 아마 둘다 초딩이겠지. 앞으로 아버지 없이 어찌 살아갈지, 자기들을 언제나 지켜주던 슈퍼맨인 아빠가 사라졌다는걸 아이들이 받아들일수 있을지 정말 걱정되더라고.... 정말 날 언제나 갱생시키시려고 하셧던 관장님이 돌아가셔서 한동안 진짜 멍하니 있었던거 같다.... 하 지금은 성격 못 고쳐서 존나 아싸라 썰을 풀 만한 곳이 여기밖에 없어서 그냥 좀 끄적인다... 관장님 언제나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