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요. 라난큘러스의 꽃말...

당신은 매력적입니다. 맞죠?"


"....맞긴한데, 이런 아저씨한테 줘도..."


"뭐 어때요? 내 눈에는 잘생겨보이는데.

오늘은 슬슬 받아주면 안되나요?"


"아무리 단골이래도 그건 좀...."


"체엣.... 이걸로 몆번째죠?"


"벌써.... 8번째네요."


"아.직. 8번인걸요. 앞으로 한 92번은 찍어 봐야죠."


"으음...그거 본인 앞에서 할 말인가요?"


"그럼요! 100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는데,

점장님을 갖겠다는 선포입니다!"


"하하.... 제가 꺾일일은 없을테니

슬슬 유념해주시면 좋을텐데..."


"솔직히 아저씨래봤자, 나랑 4살 차이밖에 안나요.

한창 이쁜나이의 아가씨가 꼬시는데, 받으면 안돼요?"


"손님이랑 그런 관계가 되는건 좀...."


"그럼 이유라도 말해줘요! 

매번 우물쭈물하고, 결국 거절하잖아요.

속시원하게 말해주면 안돼요?"


"....손님. 사적인 이유를 굳이 말씀 드려야 할까요?"


"그럼요! 납득 시켜주면 순순히 물러간다니까?"


".....잠깐 있어봐요."



얀붕은 카페의 문에 달린 팻말을 뒤집었다.



"후.... 어디서부터 얘기해야하나..."



얀붕은 끓이던 커피를 얀순의 잔에 한잔,

새 잔을 꺼내 자신의 몫도 한잔을 따랐다.



".... 그녀는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었어요."


"그녀?"


"사별한 전 부인입니다."


"......!"


".......대강 3년 전이었어요.

플로리스트였던 그녀는 당신처럼 매일같이,

내 가게에 꽃을 들고 찾아와서 고백을 했죠."


"설마 날 거절한게..."


"아직 안끝났어요. 좀더 들어볼래요?"


"...."


"그땐 저도 여자 경험이 없었으니까,

거절할 이유도 없었고, 그렇게 만나서...

결혼도 했죠. 아이도 생겼.....고."


"....?"


"아이가 태어나려해서 병원에 가던날,

얀진이는.... 그만.... 구급차의 사고로...."



얀붕의 손등 위로 눈물방울이 떨어진다.



"얀진이는 뱃속의 아이와 함께.... 읏....

좋은 곳 갔을거에요. 아마 그러길 바래야죠."


"......"


"내가 당신을 거절하는 이유는...

짐작하신 대로, 그녀를 못잊어서에요."


".....혹시, 그 슬픔.... 나눌순 없을까요?"


"....?"


"전 부인을 잊으라고는 말 안할게요...

다만, 난 당신이 좋은걸요. 당신이 가진 슬픔...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어서 그래요."


"...... 미안하지만, 그럴수 없어요.

제발 이해하고 마음을 접어주면 좋겠어요...."


"......내일, 또 올게요."


"....."



얀순은 그뒤로, 매일같이 꽃을 들고 카페에 찾아왔다.

얀붕을 향한 말한마디 없이 그저 커피 한잔을 마시고,

꽃병에 꽃 한송이를 두고 떠났다.



"오늘은 부처꽃..... 순애라...."



얀붕은 쓴 웃음을 지으며 눈가의 눈물을 닦았다.



"이런짓, 안해도 되는데..."



그리고 다시 하루가 지나간다.



"그린티 라떼 한잔 주세요."



얀붕이 주문을 받고 조리를 시작하자

얀순은 누가 시킨듯 꽃병에 새 꽃을 넣었다.



"마키아... 활력이라... 힘내라 뭐 그런건가요?"


"......"



얀순은 말없이 잔을 받고 카운터 가까이 앉았다.

얀순은 그대로 30분정도, 라떼를 홀짝이며

아무말없이 얀붕을 바라보다 자리를 떠났다.



"가버렸나...."



얀붕은 그녀가 남긴 컵을 치우고,

얀순은 먼 발치에서 그를 바라보다 돌아간다.

이런 나날이 계속 될 무렵....



/딸랑딸랑ㅡ!/


폐점을 앞두고, 그녀가 들어온다.



('오늘은 제법 늦었네.....')


".....아메리카노 한잔."



얀순은 화병에 꽃을 꽂지 않고, 대뜸 화분을 꺼낸다.



"......점장님."


"......?"



상당이 짙어진 눈가, 어두운 표정과 낮은 목소리로 보아, 그녀에게 힘든일이 생겼음을 짐작할수 있었다.



"....역시, 커피.... 테이크아웃으로 될까요?"


"네. 가능합니다."


"......얼마나 걸리나요?"


"5분정도 걸리네요."


"........"


".....?"



얀붕은 커피를 내고, 그녀가 갈때까지

쭉 지켜봤으나,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내일...다시, 올게요...."


"네. 안녕히가세요."



얀순이 떠나고, 얀붕은 그녀가 남긴 꽃을 보았다.



"이건.... 분명......!?"



얀붕은 단박에 그 꽃을 알수 있었다.

무얼말하랴, 얀진이 생전에 가장 싫어하던 꽃ㅡ





"꽃말은... 내일 나는 죽겠지요.....!"






시스투스였으니까.

















"훌쩍.....우으으.....히끅....."



침대에 누운 얀순은 눈물을 흘리며, 

그를 위한 마지막 선물을 고르고 있었다.



"이게 좋겠네...."



얀순은 즐겨찾기를 누르고 눈을 감았다.

달빛을 받고, 책상위의 약병과 나이프가 빛난다.


















".....곧 폐점인데, 언제 오는거야....!"



얀붕은 가게를 연 아침부터 

그녀를 기다리느라 매우 초조한 상태였다.



/딸랑딸랑!/


얀붕이 그토록 기다리던 얀순이,

손에 꽃을 들고 가게로 들어온다.



".....에스프레소와 무화과 타르트 하나."


"네."



얀붕은 조리를 하며, 그녀가 두는 꽃을 주시했다.

그녀의 종이 가방에서 나온 꽃은, 무척이나 붉었다.



"그....그거.....!"


"아, 이건 유명하니까....금방 알아채셨나요?"



석산. 핏빛을 연상시키는 붉은색의 꽃.

이명은 피안화, 꽃말은...



"설마, 진짜 죽으려고 그러는건가요...?"







죽음이었다.















".....들켰나요."


"당연하죠! 어제부터 걱정돼서...

제대로 잠도 못잤다고요!"


"....."



얀순은 무화과 타르트를 베어물었다.

입은 맛을 즐기며 웃고 있었지만,

눈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먹을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뭐가 마지막입니까."


"아시면서, 굳이 물어봐요?"


"왜 그러려는건데요, 적어도 말이라도 해줘요."


".....그냥, 여러가지로 치여서요.

점장님한테 고백하면서 버텨봤는데...

아무래도 버티기 힘드네요...."


"....."


"점장님, 그동안 귀찮으셨죠?

저.... 그동안 죄송했어요...싫으셨을텐데..."


".....싫다니, 그런생각 해본적도 없어요."


"네?"


"....제가 당신을 거절했던건, 그녀가 생각나서였어요."


".....!?"


"당신과, 놀랍게도 닮았는걸요.

행동 하나하나가, 자꾸 그녀랑 겹쳐보이는걸요....

그런데 제가 어떻게 당신을 만나겠어요."


"그말은..."


"그래요, 좋아한다고요.

물론... 많이 늦어버린거 같지만."


"그....그런... 지어낸 거짓말같은거, 안믿어요..."


"....내가 정말 당신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당신이 꽃말로 보낸 메시지를 알아챘을까요?"


"그건...."


"당신도, 내가 알아주길 바랬으니까

나만 알수 있게 메시지를 보낸거잖아요."


"읏.... 그건......."



얀순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우으.....아아......."



얀붕은 팻말을 뒤집고, 얀순을 달래주었다.



"아아아........우으....."



기댈 곳이 생기자, 얀순의 눈물은

구멍난 댐처럼, 멈추지 않고 흐른다



"그래요, 나말고 아무도 없으니까

전부 쏟아내버려요."



얀순의 눈물은 폐점시간에서 한시간이 지나,

자정이 되어서야 멈출수 있었다.



"우으....죄송...해요...."


"많이 힘들었나요?"


".....네."


"내일, 여기 와줄래요?"


"내일은 여기 안열잖아요?"


"데이트하자고 꼬시는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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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미묘한 얀데레.

얀데레 요소는 의존형이라 얀붕이만 볼수 있는

메세지로 자신이 위험함을 가르쳐주는거


+이번것도 얀데레요소 적길래 그냥 순애챈에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