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에 앉아서 순챈 썰탭 정독중인 순붕이다.

방금 역에 정차했는데 통로 반대편에 앉은 사람이 나를 향해서 폰을 들고는 가만히 있더라.


'하, 이런 죄많은 얼굴! 또 한명의 가련한 여자를 홀려버렸구나! 그러나 어쩌랴, 하나뿐인 몸뚱이는 임자가 있거늘!'


개같은 나레이션을 읇으며 그사람을 쳐다봤는데 카메라 렌즈는 차창 밖을 향하고 있더라.

창밖에는 남친으로 보이는 사람이 손흔들고 있었음.

마스크 뒤, 웃음 만개한 상태로 말했다.


"자리 비켜드릴까요?"


비켜줬고, 

동영상도 잘 찍었고, 

나는 썰탭에 올릴 에피소드가 생겼다.

잘됐군 잘됐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