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리

.........


미쿠라

오늘은 뭘 읽는 거야, 키라


테마리

...항상 그 질문을 받습니다만 어떤 이유라도 있는 겁니까?


미쿠라

키라가 지금 어떤 모드인가에 흥미가 있어


전에는 전통 시를 좋아하는 비율이 높아서 화선지에 벼루까지 가지고 다녔고


얼마 전까지는 비교적 중증의 고전만담 모드였지?


테마리

예, 참고로 지금 읽고 있는 것은...


미쿠라

앗, 기다려! 맞춰보게 해줘


지금은 외국문화 모드일 테니까...보르헤스?


테마리

아닙니다


미쿠라

보들레르? 오스카 와일드?


테마리

전부 빗나갔군요


역시 저는 일본의 근대문학이 좋구나 라고 재확인했기에


랭보의 시집 등...


미쿠라

잠깐 기다려봐. 방금 일본의 근대 문학이라고 했잖아?


테마리

나카하라 츄야가 번역한 것이기에 저로서는 이쪽의 범주입니다


미쿠라

여전히 잡식성이구나


테마리

그 점은 코마치도 동류라고 봅니다만...


미쿠라

뭐 변덕쟁이에, 전문이 하나로 좁혀지지 않는 부분은 나도 똑같지


...아 좁혀지지 않는다고 하니까


키라의 마법의 성질. 그 후에 알아냈어?


테마리

모르겠습니다. 코마치는?


미쿠라

마찬가지


셋이 함께 마법소녀가 됐는데도


테마리

...특기인 마법이 판명된 것은 미호노 뿐이군요


테마리

그녀는 코마치 미쿠라

코쇼 학사의 동급생이며 소꿉 친구

역사를 좋아하는 우등생이다


나는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함께 있는 경우가 많다


나와 코마치의 집은 카미하마 밖에 있어서

큐베와는 그 근처에서 만났다


우리는 그때 우연히 마주친

「미호노 세이라」라는 영화를 좋아하는 후배와 함께

셋이서 마법소녀가 됐지만...


역사를 좋아하고

카미하마의 향토사 연구에 정열을 바치는 코마치...


영화를 좋아하며

장래의 꿈은 영화감독이라는 미호노...


두 명은 각자

그녀들다운 소원을 빌어서

마법소녀가 되는 것을 지켜본 후에


...나에게 차례가 돌아왔다


큐베

마지막으로 키라 테마리. 너의 소원은 뭐니?


테마리

영혼을 대가로 소원을 이뤄주는 존재...


괴테의 「파우스트」를 시작으로

이 테마를 다룬 민화나 창작은

너무 많아 셀 수가 없다


그리고, 나는 만약 내가

그런 상황에 놓이게 일이 생긴다면

이렇게 빌겠지, 라고 정해둔 소원이 있었다


설령 그를 위해서


나의 영혼을 바치는 일이 벌어지더라도...

테마리

(뭐, 어디까지나 사고실험...즉 망상이었을 뿐이고)


(정말로 나 자신이 이런 기회를 마주하게 될 줄이야...)


(이거야 말로 망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만)


(하지만...)


미쿠라&세이라

.........


테마리

(그녀들을 변신시킨 큐베의 힘은 진짜...)


(이 기회를 앞에 두고)


(아무런 소원도 빌지 않는다니 말도 안되죠)


큐베

소원은 정해졌니? 키라 테마리


테마리


...네

테마리

「내가 자아내는 말이, 누군가에 마음에 닿았으면 해」


이것이 저의 소원입니다!


큐베

너는 문예를 즐기고 있었지


즉 네가 쓰는 작품에, 독자가 따라와줬으면 한다는 말이니?


테마리

그렇습니다


...그렇다 해도 베스트 셀러를 내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필자로서의 제가 세간에 묻는 시가나 소설이나 비평이


이것을 진심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닿아줬음 한다는 의미입니다



...설령 제가 죽은 후라고 하더라도요

큐베

계약은 성립이다


앞으로는 너의 말에 따라서 자아지는 작품이나 논평은



그걸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반드시 닿게 되겠지

미쿠라

멋있는 소원이었지


잘 팔리는 작가가 되고 싶다느니 문학적 재능이 필요하다느니


그런 소원도 아니었고!


테마리

그건 셋 다 마찬가지죠?


미쿠라

동경하는 작가는 없는 거야? 목표로 삼는 사람이라던가


테마리

저의 경우는 애초부터 시나 책이 좋아서


스스로 창작을 해보지 않으면 작가의 기분도 알 수 없을 거라는


그런 동기로 시작했기에, 딱히는...


하지만 고금의 작품에 잔뜩 접하게 된 사이에


운이나 시대를 타고나지 못하고 마이너한 그대로 묻혀버리고 마는 작가도


잔뜩 있다고 알게 됐습니다


미쿠라

역사에 매장된 천재들...?


테마리

그렇군요. 대가에 못지 않은 재능을 가졌음에도


후세의 비평가의 눈에 띄어서 사후에 재평가되는 일도 없이


쓸쓸히 사라져간 비운의 작가들입니다


읽히지 않는 소설...읊는 이 없는 시가...


연기되지 않는 희곡...회고되지 않는 비평...


그것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거기에 쓰여진 말들이 불쌍해요


그렇기에 빈 것입니다


미쿠라

그래서 「내가 자아내는 말이, 누군가에 마음에 닿았으면 해」인가...


테마리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제 마법은 분명


「말」에 관련된 무언가 일거라고 생각됩니다만...


미쿠라

어쩌면 「문학」일지도


테마리

그렇겠군요


영화를 좋아하는 미호노가 마법으로 주변의 밝기를 바꿔서


촬영에 최적화된, 어둡지 않은 밤...


흔히 말하는 「미국의 밤」을 만들어낸다거나



그런 편리한 마법이 저에게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세이라

선배님들...여기에 계셨네요


찾아 다녔다고요?


미쿠라

아...미안! 벌써 이런 시간이야?


세이라

네, 순찰 시간입니다!


테마리


쓸데없는 얘기가 너무 길었군요. 갈까요, 코마치

미쿠라

마녀를 찾아 다니는 매일이라니, 얼마 전까지는 상상도 못 했지


테마리

...코마치의 말대로 입니다


-마력 반응


미쿠라

이건...


테마리

마녀...군요


세이라

가죠, 선배!


-폐빌딩


테마리

...후우



-테마리 변신 해제

세이라

수고하셨습니다, 선배님들


미쿠라

수고했어


테마리

............


미쿠라

왜 그래?


테마리

아뇨, 여태까지 별로 의식하지 않았습니다만


제 무기, 붓이죠


미쿠라

그렇지


아, 혹시 키라의 마법은 「붓의 달인」같은 걸까?


테마리

딱히 극적으로 달필이 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쿠라

그럼 시의 아이디어가 무한으로 솟아난다거나?


테마리

...없어요. 이전이랑 똑같습니다


뭐, 확실히 시는 꽤 좋아하니까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세이라

코마치 선배, 키라 선배! 그것보다 지금은 이거라고요!


마녀가 떨어트렸어요!


테마리

...그리프 시드군요. 누가 가져갈래요?


미쿠라

나는 아직 있으니까


테마리

저도 여유가 있습니다만...


미쿠라

미호노는?


세이라

당분간은 궁핍하지 않겠죠


미쿠라

남는 경우는 처음이네. 많이 있다고 손해는 안 보겠지만...


세이라

조정상에 가져간다는 선택도 있는데요?


테마리

확실히...소개 받은 이후 가본 적이 없군요


미쿠라


그럼 가볼까

미타마

어머어~ 오랜만이야♪


셋 다 조정상 언니를 기억해줬구나?


미쿠라

죄송해요. 그 후로 바빠져서


미타마

어쩔 수 없지


마법소녀가 막 된 애들은 다들 그런 느낌이란다


여태까지의 생활하고는 휙 하고 환경이 뒤바뀐 셈이니까


세이라

그렇다니까요. 매일 기진맥진해져서...


미타마

예전이랑 다르게 어마어마하게 강한 마녀는 줄어들었지만


강해진다고 해서 나쁠 일은 없으니까


이렇게 들러주기만 한다면야 내가 조정을 해줄게에


아, 그렇지


너희들 셋이서만 팀을 짜고 있니?


테마리

그렇습니다만...이상한가요?


미타마

아니...딱히 이상하진 않지만


카미하마의 마법소녀는


지금은 카미하마 마기아 유니온에 들어간 애들이 많으니까


신경 쓰여서 잠깐 물어봤을 뿐이야


테마리

...이야기 뿐이라면 들어봤습니다. 마법소녀들의 거대한 그룹이라고


세이라

역시...힘 있는 사람 밑에 들어가는 편이 좋은가요!?


미타마

그건 그 사람의 생각에 달렸지


내 손님들 중에도...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고서 마법소녀를 하고 있는 애들이 있으니까♪


테마리

게다가 우리는...집이 카미하마도 아니고 말이죠


미쿠라

응, 서둘러서 정할 필요도 없지 않겠어?


미타마

그걸로 됐다고 생각해애


아 맞아 맞아



「끝 없는 미러즈」에는 이미 가봤니?

테마리

아뇨...그게 뭐죠?


미타마

거울 저택 같은 정말로 거대한 결계인데 있지


낮은 거울층이라면 그렇게 무서운 적도 나오진 않으니까


한 동안 셋이서 해나갈 생각이라면


팀 워크를 단련하는데 어울릴지도 모르겠네


테마리

...자세한 얘기를 들려주시겠나요?


미타마

좋아아♪



그리고 다음날 아침...

테마리

...아침부터 피곤해요


미쿠라

그야 그렇겠지


평범한 학교 생활에 더해서 마녀퇴치까지 있는걸


테마리

...덤으로 저랑 코마치는 장거리 통학이니까요


미쿠라

하지만 키라, 방금 전엔 전철에서 계속 책 읽고 있었지?


졸리면 자는 편이 좋지 않았어...?


테마리

독서는 들어가는 배가...아니 머리인가?...아무튼 다르니까요


미쿠라

...뭐, 상관 없지만


테마리

게다가 밤새도록 계속 글을 쓰고 있었으니까요


미쿠라

에─잠 안 잤어!?


테마리

깃털 펜의 촉감을 시험하고 있었어요


미쿠라


깃털 펜?

─테마리─

네...정확히는 깃털 펜이 아니라

깃털 펜을 본뜬 금속제 펜입니다만


고금의 문학을 추구하는 중에

문호들의 집필환경을 고찰할 필요성이 생겼기에


필기도구도 당시에 가능하면 가까운 것으로

창작을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해서...


당시의 문호들이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생각하며

무엇을 느끼면서 그 소절을 썼는가


펜을 완벽하게 다룰 수 있다면

그 해답에 도착하진 않을까...하며


미쿠라

...즉 키라는 지금 근대문학 모드인가


테마리

어떻게 알아낸 거죠!?


미쿠라

아니, 좀 더 오래된 문학 모드라면 금속제가 아니라


중세의 진짜 깃털 펜이나 양피지 같은 거를 사버렸을 테니까


테마리

(역시 대단한 관찰안이군요...)


미쿠라

애초에 키라 너, 똑같은 이유로 시에 쓸 붓도 가지고 있잖아?


테마리

네, 지금도 쓰고 있어요


시의 세계도 상당히 심오합니다만


지금은 근대문학을 깊이 파고 싶네요


미쿠라

그런데 무기는 붓이야...?


키라의 마법은 필기도구랑은 아마 관계 없겠네


외국의 작품을 원문 그대로 읽을 수 있다거나

 

격조 있는 의고문을 누구보다 정교하게 다룰 수 있다거나


그런 능력도 아닐 것 같아


테마리

왜 그렇게 생각하죠?


미쿠라

취미가 너무 바뀔 테니까


적어도 구체적인 장르에 특화될 거라는 생각이 안 들어


왜냐면 내일은 문예비평모드가 될지도 모르잖아?


테마리

확실히, 저의 문학편력을 비평을 빼놓고 평할 수는...


미쿠라

네 스톱! 슬슬 안 가면 지각해버린다


그리고 방과 후...


딩~동♪


댕~동♪

세이라

............


테마리

왜 그러죠? 진지한 표정을 하고


세이라

아뇨, 사실은...어제, 야쿠모씨가 말한


마법소녀 그룹의 이야기가 좀 신경 쓰여서요


미쿠라

...상호 협력이 기본인 것 같지


그리프 시드를 서로 나눠주거나, 정보교환을 하거나


그룹에 속한 애가 많다는 것에는 메리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테마리

저는 별로 내키지 않지만 말이죠...낯을 가리는 편이기에


가능하면 이대로 셋이서 해나가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세이라

...그렇담 셋이서 이대로 계속해요!


미쿠라

그러자, 어딘가에 소속되기 전에 할 수 있을 만큼 해보자


테마리

감사합니다


미쿠라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경험을 쌓아서 강해져야만 하겠지


테마리

............



...어떨까요. 야쿠모씨가 언급했던

테마리

「끝 없는 미러즈」에 도전해보는 것은?


세이라


괜찮겠네요! 오늘은 거기에 가보죠!

테마리(음성첨부)


뭐든지 경험을 해보지 않으면 모르니까

평소대로의 변덕

필기도구가 변해도, 자아내는 말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 가설을 검증하고 싶어서, 펜으로 창작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절친의 말에 따르면 평소대로의 변덕




그래 너희는 유니온 따위 가입하지 말고 셋이서 알콩달콩 오래오래 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