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라비

응?


아...그러고 보니 오늘 원예용품이 오기로 되어있었습니다

미카게

다녀와도 돼. 나머진 미이네가 알아서 할게


라비

뭐...여기까지 왔으면 실패는 안 하겠죠


금방 돌아올 테니까 불은 조심해주세요

나유타 & 미카게 

네─에

라비

네, 수령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자 그럼, 서둘러 돌아가야지

라비

(부엌에서 시끄러운 소리는 들려오지 않고...)


(이럼 괜찮을지도)


...........


(아니, 그 두 사람 치곤 너무 조용해...)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응석쟁이가 조용할 때가 제일 위험하다...고)


설마....

나유타

라비 양...


우으, 우으으으...


미카게

아, 아니야. 미이도 잘못했어...!

라비

........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려주시겠습니까?

라비

과연...


라비

「요리를 완성해서, 플레이팅까지는 해냈는데

접시에 물을 끼얹어버리고 말았기에

간을 다시 잡기 위해서 프라이 팬에 투입」


「하지만, 이래저래 조미료를 넣어봤지만

너무 많이 넣어 맛이 진해진 바람에

어찌할 방도가 없어져서 울고 말았다...」


라비

...라는 거가 맞습니까?


나유타

맞사와요..


언어화되니까 굉장히 부끄럽사와요...


미카게

라비땅이 했던 것처럼 했는데도...


죄송해요...


라비

그렇군요.....한 번 간을 한 것에


또 똑같은 양의 조미료를 넣으면, 그야 뭐 진해지겠죠...


미카게

확실히...


나유타

제가 함께 있었으면서도 면목 없사와요...


라비

뭐, 두 분이 다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나유타 & 미카게 

..........


라비

자 그럼,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죠...


리커버리할 방법을 생각해보죠


미카게

...응, 알았어!

나유타

하지만...괜히 조미료를 더한 탓에


돌이킬 수 없게 돼버렸사와요...


엎지른 물은 돌이킬 수 없다...여요


라비

...확실히 섣불리 조미료를 더한 것은 좋지 않았군요


나유타

우으...


라비

..........


고개를 들어주세요, 나유타 님


나유타

...무엇인지요?


라비

나유타 님께 한 가지 좋은 것을 알려드리죠


어떤 사람이 한 말입니다만...

라비

「사람은 시련을 부여 받고 살아가고 있습니다만

최종적으로는 구원 받게 되어있습니다」


나유타

무슨 뜻인지요...?


라비

엎지른 물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만

라비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겁니다


나유타

그, 그치만 라비 양...!


간이 부족한 것은 어찌할 방도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너무 진해진 것은 어떻게든 안 될 것이어요...!


이미 진해진 맛은, 돌이킬 수 없다, 여요...


라비

사용인의 진짜 실력을 보여드린다고 선언했으니


여기선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나유타

가능한지요...?

라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카메라도 아직 돌아가고 있으니까요


나유타

어라, 저 녹화 버튼은 정지...하지 않았사와요


카메라에 저희의 실패도 계속 찍히고 있던 것이어요...


라비

...자 그럼, 우선 대처법입니다만


나유타 님께서 넣으신 조미료는 무엇입니까?


나유타

간장과 후추, 그리고 맛술이어요


라비

...레시피에서 벗어나진 않았군요


이상한 것을 넣어주시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나유타

이상한 것...


라비

...그렇다면 오늘 받은 신선한 달걀과...이것을

미카게

앗, 상점가에서 만난 아줌마의!


나유타

또 하나는 야채 가게 사장님께 받은 양배추여요


라비


미카게

그걸로 어떻게 하게?


라비

양배추를 넣는 것으로 부피를 늘려 맛을 분산시킵니다


미카게

양도 늘어나겠지만 셋이나 있으면 다 먹을 수 있겠네!


나유타

달걀은 어찌 하는지요? 원래는 들어가지 않았을 터여요


라비

이건 지론...이라고 할 것까지도 아닙니다만


달걀을 풀어서 넣어주면 어지간한 것은 어떻게든 됩니다


그럼...

슈우우─


삭 삭

─나유타─

굉장한 프라이팬 숙련도여요

라비 양...!


─미카게─

나유땅 봐봐!

달걀, 한 손으로 깼어!?


─미카게─

이게 슈퍼 사용인 라비땅의 전력...!

엄청 멋있어!


─나유타─

역시 대단하여요...!

...아니, 감상은 이쯤으로 해두죠


─나유타─

저희의 목소리가 들어가선

모처럼의 영상이 엉망이어요


─미카게─

그것도 그러네...!

라비

...네, 이걸로 완성입니다

나유타 & 미카게 

오오오오...!


나유타

굉장하여요...!


라비

맛에 문제가 없는지 두 분께서 시식해주시기 바랍니다


미카게

응!


우물

나유타 & 미카게 

맛있어! (사와요!)


나유타

달걀을 풀어 넣은 것으로 푹신푹신해졌사와요!


게다가 양배추가 신선해서 굉장히 맛있사와요!


미카게

이렇게 맛있는 야채볶음, 미이 처음 먹어봐!


라비

그렇담 다행입니다

미카게

그럼 점심 먹고 다 같이 신문 만들자!


영상미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도 잔뜩 찍었으니까!


나유타

어라...저희도 신문 만들기 돕는지요...?

나유타 & 미카게 

쿨─...쿨...

라비

후후...신문 만들기를 끝내고 지쳐서 잠들어버리셨나요...


미카게 양은 몰라도 나유타 님까지...


웹 신문에 올릴 영상도 완성됐으니


조금 재생해보도록 하죠


딸칵

미카게

「엄청 멋있는 슈퍼 사용인 씨의

엄청 멋있는 요리 씬!」


「슈퍼 사용인 씨는 언제나 굉장해!

장보는 요령도 좋고

모두에게 사랑 받아서 덤도 많이 받아와!」


「게다가 주부들한테 의지도 받아서

역시 굉장히 멋있어!」

라비

...또 굉장해 밖에 말 안 하고 있지만

라비

뭔가 창피하네...

미카게

「나유땅이랑 미이의 실패를 리커버리 해줬어!

이건 절대 무리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은 시련을 부여 받고 살아가지만

마지막엔 구원받게 되어있다는 말

미이, 감동 받아버렸어!」


라비

..............

라비

그래...


모두 구원받게 되어있어

라비

...그랬어야 했는데


라비

두 사람에게 얘기한 내 과거에

거짓은 거의 없다


다만, 조금

숨기는 부분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라비

몸이 약한 나는, 가족에게 구원 받아 살아왔다


조부는, 나를 위해서 야채를 키워줬고

내 몸에 건강을 줬다


아버지는 존명 중에는 나에게 독서를 알려줬다

돌아가신 뒤에도 수 많은 책을 남겨줘서

내 마음의 건강을 줬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열심히 일해

내게 평온한 일상을 줬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나를 구한다는 목적을 품고

거기서 살아갈 기쁨을 얻었다


하지만, 나 자신에게 살아갈 기쁨은 없었다


가족 덕분에 살았으며

구원도 받았다

그것에 감사도 하고 있지만


살아있는 것에 대한 기쁨을

나는 찾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때, 아버지의 생전의 일기에서 찾아낸 것이


"사람은 시련을 부여 받고 살아가고 있지만

언젠가 구원 받게 되어있다"


그런 말이었다...

라비

그러니까 마법소녀가 되고

누군가를 구할 수 있었을 때

나는 굉장히 기뻤다


구원 받아오기만 하던 내가

구원 하는 쪽으로 돌아섰다고


처음으로, 살아갈 기쁨을 찾아냈다

라비

하지만 마법소녀는 결코 구원 받지 못해...


라비

그 사실은 아버지의 말을 부정했다


언젠가 구원 받는다...

그런 애매한 희망에 기대왔던 나에겐

여태까지의 인생을 부정당한 기분이었다


두 분에게 희망을 이야기하면서도

당사자인 나는 희망을 포기하고 있다

라비

아버지는, 어땠을까


정말로 구원 받는다고 생각했을까


그게 아니면, 포기했으면서도 어딘가에서 빛을 추구하고 있었을까

라비

지금에 와서는 더는 알 수 없어...


(마법소녀가 된 시점에서 우리에게 구원은 찾아오지 않아...)


라비

마녀가 돼버린다는 숙명은 물론

그것에 동정을 받는 것조차도

우주의 의지에 방해 받아 버려

...라는 우리들의 체념


라비

(교수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우리들이 향하는 앞엔 뭐가 기다리고 있을까)


...........

라비

(가끔 생각해버려...)


(우주의 의지 따윈 그냥 착각이면 좋겠다고...)


(모든 것을 포기했다고 하면서도)


(어딘가에서 구원을 찾고 있는 걸지도 몰라...)


(하지만, 이것도 분명 나의 생존본능에 지나지 않겠지)


(그래...우주가 우리들을 이물로써 배제하려고 하는 것처럼)

나유타 & 미카게 

쿨...쿨...

라비

.........


(가끔씩 꿈을 꾼다)

딩─동♪


미카게의 목소리

나─유─땅 라─비─땅


타스케

「어서오렴, 미카게 쨩」


미카게

「나유땅 파파,안녕!

오늘은 나유땅의 성인식 축하해─!

...근데 어라? 나유땅은?」


라비

『메이크가 끝나질 않아서, 안에서 격투 중입니다』


타스케

「모처럼 라비가 키츠케를 해줬는데

망치는 것 아닐까 모르겠구나...

나유타는 언제나 덜렁거려 미안하구나」


라비

『아뇨, 익숙하니까요』


미카게

「에, 나리땅 키츠케 해준 거야!?

뭐든지 할 줄 아네!」


라비

『이 날을 위해서 연습했습니다』


나유타

「느, 늦어서 죄송해요...!」


라비

『아아...나유타 님, 뛰지마세요...!』


미카게

「와아! 나유땅...엄청 귀여워!」


타스케

「응, 예쁘구나...나유타」


나유타

「후후...뭔가 창피한 것이어요」


라비

『...........』


『...정말로 아름다우십니다, 나유타 님』

라비

(이뤄지지도 않을 그런 꿈을 꾸다니)


(스스로의 물렁함을 실감해)


("오전 0시"가 도래하면 결코 찾아오지 않을 미래)


(결단의 때는 언젠가 온다)


(그때, 나는...?)

라비

하지만, 지금은 아직

"그때"가 아니니까...

나유타

쿠울...쿠울...라비 양...한 그릇 더...주셔요...


라비

후후...


정말로, 나유타 님께선...

라비

..........

라비

(그러니까 조금 더, 조금만 더)


라비

이 사랑스러운 일상을, 함께...

라비 (음성첨부)

결론이 나오지 않은 동안에는, 아직...

슈퍼 사용인에게 맡기시길

어머니께 교육 받은 요리 실력으로

그저, 의심 받지 않을 수준의 일만 할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했을 텐데

그럼에도 전력으로 실력을 발휘하는 것은, 당신이 분명 기뻐해주기 때문에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만드는 요리로 웃어줬음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섭리를 뒤집은 대가

변하지 않고 존재하는 것도, 썩어 사라지지 않는 것도 없다

그것이 세계의 섭리라고,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럼에도 기도해버리고만 것은, 생각이 부족했기 때문인가, 아니면 사랑 때문인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는 이제 구원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꿈 조차도, 자기의 성인식이 아니라 나유타의 성인식을 지켜보고 싶다는 쪽으로 꾸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