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공산주의 허용 문제를 놓고 난처해지자, 책임 회피를 위해 전 인민투표를 통해 결정하기로 하였다. 이에 각 당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인민투표 관련 선전을 전국 곳곳에서 연달아 진행하고 있다.


박헌영이 이끄는 한국노동당 지도부는 공산주의 운동이 활발한 함경도 흥남시에 방문하여 흥남시민들의 인민투표 참여를 격려하였다. 김두봉 한국노동당 부총무는 우리가 꿈꾸는 나라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국가라며, 민족의 공통적 가치에 위배되지 않는 모든 정당이 폭넓게 허용되어야 한다고 발표하였다. 공산정당의 존재 당위성을 주장하고, 반민족행위자의 비율이 높은 김성수의 한국민주당을 비판한 것이다. 또한 비윤리적이고 비합법적인 공산주의 탄압을 계속한다면, 소련이 어쩔 수 없이 인민의 보호를 위해 평안도와 함경도를 점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흥남시를 비롯한 함경도 주민들이 막을 수 있다며 인민투표 참여를 독려하였다.


박헌영 총무도 이와 같은 활동에 가세했다. 박 총무는 우리 민족이 이제는 자본가들로부터 해방되어 노동자와 농민을 위한 신국가를 건설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공산주의 활동이 용인되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밝혔다. 또한 '공산주의 절멸'을 강력 요구하며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지 우리의 영토를 악랄한 일본에 넘기겠다고 협박하는 미국이, 일제와 다를 바 없는 민족의 악당이 되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