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메이플하는 사람에 비하면 게임을 해봤다고 표현하기도 뭐한 레벨임.

유니크나 레전더리는 엄두도 못내서 포도둘둘하고 있었고, 시작 계기도 단순했음.


아는 후배가 메이플 재밌다. 메가버닝일때 한번 찍먹해봐라 하면서 아델을 첨 시작했었음.

물론 패스파인더 처음나왔을때 같이 게임하던 지인이 메이플도 추천해서 해봤으나, 혼자하니까 재미없어서 금방 멈추게 되더라.



200까지는 정말 재미있었음.

일간보스 잡는 맛이 있었고, 주간보스를 혼자 트라이하면서 박아보는 맛도 있었으니까.


사냥하다가 지치면 일반퀘스트도 클리어하면서 흔히 말하는 쓸데없는 것들을 하는 맛도 있었으니까.

RPG라는게 자기만의 속도로 천천히 따라가는 맛이 있다고 생각하거든.


문제는 200부터였음.

200을 찍고 5차전직하면서 새로운 무언가를 배운다는건 굉장히 신나는 일이라서 설렘을 안고있었음.

현실은 가혹하다고 느끼는게 갑자기 새로운 시스템과 벽을 세워버리거든.


뉴비에게 불친절한 게임은 어디에든 있다고 생각하지만, 코어강화 시스템이나 심볼 시스템은 불쾌한경험을 팍팍 제공해줘.

길뚫퀘를 하면서도 의미없는 200마리 잡기를 꾸역꾸역 잡고 넘어가고, 메인퀘스트라는걸 깨는데 이렇게 힘들게 깨야하나? 생각이 절로 들게되더라.


코어강화의 경우는 이해하는데 좀 어려운편이고, 신규 스킬을 만들어야한다는것과 각종 공용스킬도 많다는것, 선택해서 사용해야한다는것이 좀 불쾌했어.


기존 4차까지는 레벨업 -> 스킬포인트라는 단순한 구조였으니까.



그렇게 200넘고 꾸준히 게임은 했었는데, 결국 시들어질수밖에 없었어.

이미 200찍으면서 천천히 즐겼던 일반퀘스트는 동나가고, 한번 사냥하면 최소 30분 경뿌받고 달리는 느낌.

유튜브나 넷플릭스 아무거나 켜놔야 그나마 좀 나아지는 이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좀 강해진거 체감할 수 있는 심볼은 뜯어가는 돈이 너무 많고, 벌기는 많이 힘든 편이고

다른방법으로 강해지는건 유니온/링크 육성이니까 이쪽으로 눈을 돌려도 같은 작업을 반복하는거잖아?


결국 재미는 줄어들수밖에 없는 구조였고 자연스럽게 관심이 식어가더라

후배한텐 미안하지만 그냥 자연스럽게 폐사했음.



많은 사람들이 엄청 지적했을 사항이지만 그나마 고쳤을때 유입이 있겠다 싶은것들이 좀 보이긴하더라.



1. 유니온 / 링크같이 필수적인 부분에서 지루한 난이도

링크만 따지면 70근처만 찍어도 충분하지만 유니온 효율을 위해서라도 140까진 올리게 되잖아.


이짓을 반복하면서 느꼈던것중에 하나가, 어짜피 여러캐릭할텐데 200까지는 그냥 퍼줘도 문제없는거 아닐까? 였어.

수많은 캐릭터들중에 나한테 맞는 캐릭터를 찾는게 먼저고, 메이플의 만렙은 굉장히 멀기 때문에 200부터가 사실상 출발선에 서게 되는거니까.

그렇다고 200을 찍었을때 수입으로 미친듯한 인플레를 불러오냐? 라고 생각했을땐 그건 또 아니라고 느꼈거든.

오히려 다캐릭 권장이면 많은 캐릭을 찍어먹어보고 거기서 재미를 느끼면 매몰시켜야한다고 느끼는데 메이플은 아니더라.



2. 스토리

게임은 게임으로 봐주세요의 문제가 스토리에 있다고 생각하고, 본섭은 추억이라는 말도 스토리에 있다고 생각하는 쪽이야.

스토리라는건 모두가 공평하게 느끼고, 여기서 얻는 공감대를 통해 추억을 쌓아간다고 느끼거든.

메이플의 스토리라는건 레벨에 막혀있고, 이 레벨을 올리는건 시간을 갈아서 넣는 것 밖에 없어.

게임을 게임으로 보기위해선 연출이나, 스토리적인 요소가 굉장히 좋았어야했는데 그마저도 부족해.


만약에 다른게임들이었다면, 메인퀘스트로 촘촘하게 설계해서, 검은마법사까진 쉽게 클리어가 가능했을거야.

이는 스토리모드기 때문에 실질적인 혜택은 없고, 같은 추억을 공유할 수 있게 만들어주지.


이후에 검은마법사 레이드 라던가, 익스트림 검은 마법사, 하드 검은 마법사 등 본격적으로 도전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보스몹이 설정되어서 나왔어야해.


메이플은 이러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는 볼 수 없어, 왜냐면 레벨업의 난이도가 하드코어하거든.

누군가는 하루에 2시간 사냥하면 그래도 금방 올라간다. 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그걸 꾸준히 하려면 성장하는 재미, 스토리의 재미 등 여러 재미를 충족시켜 주어야한다고 생각해.


위에서 언급했든 스토리는 레벨업에 막혀있고, 성장하는 재미는 길뚫하는데도 스트레스 받을정도로 막혀있어.

이걸 버티고 버텨서 본 스토리는 우리에게 궁금증 혹은 카타르시스를 제공해주나?


저렙구간에서 보스몬스터를 잡았을때 표현되던게 있던가? 그나마 카웅잡았을때 짤막한 그림으로 표현되던 정도?

보스몬스터를 처음 처리하는 메인퀘스트라면 시네마틱영상이라던가 표현으로 내가 대적자구나 라는 뽕을 채워줬어야했어.


그래야 게임은 게임으로 볼 수 있고, 추억이라는 말로 사람들을 묶어둘 수 있지. 다른 RPG 장르 게임에서 결국 연합을 만들고, 힘을 모아 악을 물리치는 전개는 자주 나와.


그때마다 연합세력을 시네마틱이나 고유의 표현방법으로 표현해서 와 시발 이거보려고 여까지 왔다 라는 느낌을 메이플은 채워주지 않아.

2등신 도트캐릭터로는 표현의 한계가있고, 그마저도 표현하려 들지않아.

만약 10년전 대난투 홍보영상 마냥. 애니메이션이 되었든, 뭐가되었든 표현이 되었다면 그나마 좀 나았을거라 생각해.



여러므로 다시 잡아볼까 생각해도, 앞선 무언가가 충족되지않는 이상

스트리머들이나 다른유저들이 하는걸로 대리만족하는 게임이 될거같아서 슬퍼.



나는 거의 찍먹수준에서 아닌거같아서 도망쳤지만

결국 남아있는 사람들은 그 특유의 게임성 때문에 남아 있다고 보거든.


게임이 정상화 되길 바라지만, 굉장히 힘들어보여서 슬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