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객체란 무엇인가?

객체란 수학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대상을 의미한다. 대상의 실존 여부와는 관계 없이 잘 정의되기만 하면 객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집합에서 집합으로 가는 함수 f(X)를 정의하자. 이때 f(X)=X를 만족하는 X를 k-집합이라 정의할 수 있다.

이때 X는 잘 정의되어 있으므로 객체라고 할 수 있지만, 러셀의 역설에 의해 존재하지 않는다. 

즉, 객체는 수학적으로 잘 정의만 된다면 어떤 것이든 가능하다는 것이다.


2. 잘 정의되었다는 것은 무엇인가?

예를 들어, 사람 A는 객체인가? 하는 질문을 할 수 있고, 사람 A를 수학적으로 잘 정의한다면 객체이고 잘 정의하지 않는다면 객체가 아니다.

사람 A를 수학적으로 잘 정의하는 방법에는 임의의 잘 정의된 객체에 대응시킨다거나 (심볼로서의 정의), 염기 서열을 유한수열에 대응시킨다거나 (특성의 심볼 변환 정의), 아니면 존재 자체로서 정의할 수도 있다(가정적 정의).


첫번째 경우는 부등호 ≥를 >=와 같은 식으로 쓴다던지 하는 기호 대체적인 의미를 가진다. 애초에 잘 정의된 객체를 대체하는 형태로 잘 정의되는 것이다. 

두번째 경우는 흔히 얘기하는 잘 정의한 객체인데, 잘 정의된 객체들을 이용해 유도될 수 있는 객체로서 정의된다. 위의 예시에 따르면, 염기 서열은 기호 대체적으로 잘 정의되었고, 이를 유한한 나열로서 A를 정의했기 때문에 어떤 객체의 기호 대체적인 의미를 갖지도 않는 새로운 객체로 정의되는 것이다.

세번째 경우는 직관적이지 않은 정의인데, 쉽게 말해서 존재한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연수 0은 존재하는가? 어떻게 존재하는가?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0은 가정적 정의로 잘 정의할 수 있다고 본다. 노이만의 자연수 구성에 따르면 0은 공집합인데, 공집합은 잘 정의되었는가? 존재 공리에 의해서 존재한다고 정의되어 있다. 어떻게 두번째 형태로 잘 정의했다고 가정한다 한들, 집합은 잘 정의되었는가?

이런 식으로 잘 정의된 객체들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근원 객체가 존재해야 하거나 순환적으로 정의됨을 알 수 있다. 순환적으로 정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객체가 존재한다고 가정하는 경우를 가정적 정의라고 할 수 있다.


3. 현실적 객체와 추상적 객체

현실적인 객체는 보통 사람들이 이해할만한 객체의 정의를 의미할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상술한 수학적인 객체의 의미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 특히나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가는 개인의 생각에는 더더욱 관심이 없을 것이다. 

위에서 이야기 했던 사람 A를 객체라고 취급하는 것을 크게 문제삼는 보통 사람은 없을 것이고, 왜 사람 A가 객체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얘기하는 사람은 없다. 얘기할 필요도, 방법도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초등학교 1학년 수학에서는 한 자릿수의 덧셈을 가르친다. 가장 대표적으로 등장하는 비유는 사과로 이루어진 그룹을 합하는 것이다.

3개의 사과로 이루어진 그룹과 5개의 사과로 이루어진 그룹을 합한 사과의 그룹에는 총 8개의 사과가 있다는 것을 통해 3+5=8임을 이야기한다. 이때 이를 배우는 학생들에게는 3과 5라는 객체보다 3개의 사과 객체, 5개의 사과 객체로 인식하는 경향이 크게 나타난다.

고등학교 3학년 수학에서 또한 3+5라는 계산을 하게 되는 일이 생긴다. 이때 이 계산을 하는 학생들에게는 3개의 어떤 객체와 5개의 어떤 객체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일부는 존재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대부분은 아니다. 3이라는 객체와 5라는 객체로 두 객체가 존재하고, +의 관계로 8이라는 새로운 객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초등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하지 않았던 새로운 객체 생성이 고등학교 3학년들은 하게 된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에게는 3, 5라는 객체를 직접 이해하기는 어렵다. 대신 가시적인 다른 객체를 등장시킴으로 간접적으로 3, 5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노이만이나 데데킨트의 자연수 구성을 말하지도 않는다. 페아노의 자연수 체계를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대신 사과를 비롯한 다양한 현실적 객체에 대한 심볼로서의 정의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관심있어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는 노이만이나 데데킨트의 자연수 구성이나, 페아노의 자연수 체계를 현실적인 객체와 분리해서 생각한다. (관심없어하는 학생은 알고싶어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현실적인 객체와 분리해서 생각할 능력은 대부분 갖추고 있다.) 더이상 자연수는 그들에게 어떤 현실적인 객체로 사영시켜서 판단해야할 대상이 아니다. 그냥 존재 자체로서 하나의 객체라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이 자연수에 대해 생각하고 판단하는 데 있어 생기는 차이점의 근원을 추상화라고 한다.


4. 추상화의 중요성

추상화는 인간 사고속도를 크게 좌지우지하는 요소이고, 인간 사고속도의 차이는 보통 사람이 이야기하는 수학을 잘한다 못한다의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집합 x위에서 정의된 연산자 ^는 1/x에 대해 합과 동일하다" 라는 문장을 받아들일때 문장의 의미를 파악한 이후 이를 계산 식으로 생각하는 것과 추상적인 이미지로 생각하는 것에는 인간 사고속도에 큰 차이가 있다.

첫번째 경우에는 3^6 = 3*6/(3+6) = 2라는 계산식을 작성하고 계산하는 과정을 거치지만 추상적인 이미지로 생각하는 경우 큰 계산 없이 2라고 답할 수 있는 것이다.

비슷하게 앞서 살펴본 자연수를 유리수로 확장하는 데서 가장 먼저 살펴볼 수 있는데, 추상화 과정이 약한 경우 7/2를 사과 3개와 사과 반개로 이해하겠지만 추상화 과정이 강한 경우 7/2라는 새로운 객체를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좀 더 나아가서 7/2와 3/2를 더하는 경우 추상화 과정이 약하다면 사과 9개와 사과 반 개 둘에서 사과 반개가 둘이면 사과 한개와 같다는 생각을 요구하지만 추상화 과정이 끝난 경우 간단하게 5라는 대답을 할 수 있는 것이다.


5. 수학적 객체

수학적 객체는 실체가 없다. 동어반복적이거나, 애초에 실체가 없는 객체이거나, 실체가 없는 객체로 부터 유도되는 가상의 객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상화 과정이 약한 경우 객체에 실체를 부여하려고 노력하고, 이 과정에서 객체에 대한 인지를 못한다고 스스로 인식하는것이다.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어떤 개념이나 객체를 그 자체로 대하는 것이 아닌 어떤 실체를 찾고자 하는 노력에서로부터 비롯한 것이다. 

수학을 객체를 다루는 학문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추상적으로 스스로 존재하는 객체들을 다루는 학문을 수학이라고 정의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마무리가 이상하긴 한데 대충 그렇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