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 버림받은 엘리시움은 신이 필요없는 신앙을 향해 나아갔다.



약속된 승리의 지휘 - 아군 퇴각 없음

정예소대 - 출전 인원 2인 이하






기밀 부서 입구



청년 경비 : 아, 오셨습니까, 선배님! 상처는... 괜찮은지요.



중년 경비 : 쓰읍... 말도 마라. 네가 그 이야기 하니 상처가 쑤셔온다.



청년 경비 : 아이고, 무리하시면 안 됩니다!



청년 경비 : 어쨌든 지금 밖은 죄다 금기사들이 지키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야 그냥 형식적으로 있는 거지요! 플로렌티아 님께서도 최근에는 자주 움직이셔서 집무실이 텅 비어있을 때가 많습니다.



중년 경비 : 하여간 이 둔탱이 녀석... 너 진짜 그렇게 생각하다가는 그 귀족 녀석에게 걸려서 보일러실에서 석탄 나르게 될지도 모른다?



중년 경비 : 그래도 정말 지랄 맞긴 했다... 그날 맞은 칼침 때문에 하마터면 팔이 잘려나갈 뻔했으니... 모두 다 엘마 님께서 치료해주신 덕분이지.



청년 경비 : 아... 그러고 보니 엘마 님말입니다만... 다음 성녀가 되실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즉위식은 다음 주쯤이라던데요.



중년 경비 : 사실 할 사람이 있다면 엘마 님뿐이긴 하지.



중년 경비 : 리코리스 공주님께서는 지금...



청년 경비 : 아, 공주 전하도 참 귀여운 분인데... 만약 누가 제게 선택권을 준다면 전 공주님을 택할 겁니다.



청년 경비 : 그 부드러운 목소리와 아련함이 깃들어 있는 눈빛 하며...아흑!



중년 경비 : 공주 전하 몸속에 어둠의 힘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네가 지금처럼 공주 전하를 성녀로 지지할 수 있을까?



청년 경비 : 그, 그게 무슨!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입니다만!



중년 경비 : 흠, 네 나이대 녀석들이야 모르겠지.



중년 경비 : 나는 당시 그레스덴 황궁에서 있었던 일을 목격했던 사람이다. 만약 아레스 폐하께서 안 계셨다면, 공주 전하께서는 지금쯤 혼돈의 대행자가 되셨을 거야.



중년 경비 : 방주에서 나이 좀 먹은 녀석들이라면 모두 알 거다. 루시리스 교회가 공주 전하를 성녀로 추대한 것도 폐하에게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서 아니겠냐?



중년 경비 : 그래도... 리코리스 공주 전하는 확실히 좋은 사람이긴 하지. 각계각층 사람들을 모두 보듬어주시고, 오빠인 폐하와 함께 전선에 나서기도 하셨으니...



청년 경비 : 아, 리코리스 공주님... 그 부드럽고 따스하며 너그러운 성품도 그렇고, 그 애절하고 가련한 모습도 그렇지만... 더 중요한 건 바로! 그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가냘픈 모습 아니겠습니까!



청년 경비 : 그에 비해 엘마 님은 조금 뭐랄까... 음, 소박하다고 해야 하나?



엘마 : 어쨌든 저는 신을 모시는 사람이니까요. 화려한 모습은 어울리지 않는걸요.



청년 경비 : ...어라, 누구?



중년 경비 : 엘마 님!



중년 경비 : 이, 이곳엔 어쩐 일이십니까! 지금 당장 플로렌티아 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청년 경비 : 아, 앗... 저기... 죄송합니다, 엘마 님!



청년 경비 : 저는 언제나 루시리스 님의 교의를 존중하고 있습니다! 방금 대화는, 그 뭣이냐, 절대 불경한 의미로 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엘마 : 그런가요... 여신의 목소리가 당신의 귀에 깃들길 기도할게요.



엘마 : 그런데 우리 신앙과 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청년 경비 : 그게 아마... 이틀 전 에너지 바를 나눠줄 때일 겁니다. 교의가 쓰인 종이를 품에 안은 사람들이 믿음이 없다면 엘리시움에 큰 재앙이 닥칠 거라고 했습니다. 그런 말을 듣고도 무섭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엘마 : 그랬군요... 알겠어요.



중년 경비 : 어이, 신입! 엘마 님한테 뭔 친한 척을 하는 거야! 좀 더 예의를 갖추지 못해!



중년 경비 : 엘마 님, 플로렌티아 님께서 괜찮다고 하십니다. 들어가 보시죠.



엘마 : 고마워요.









플로렌티아 : 왔군요, 엘마.



엘마 : 얼굴빛이 좋지 않은걸... 플로렌티아.



엘마 : 아레스가 떠난 후 제대로 쉬지 못했지? 그랬다가는 몸이 버티지 못할 거야.



플로렌티아 : 우리가 교회 고위층의 눈을 피해 이런 만남을 가진 건 이런 형식적인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가 아닐 텐데요, 엘마.



플로렌티아 : 남몰래 축적한 물자를 불공평하게 분배하고, 선교사들을 선동해 대규모 전도를 시키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심지어 원주민과 사사로운 접촉까지 하다니...



플로렌티아 : 최근 교회의 행보 하나하나가 모두 엘리시움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뿐입니다! 알고 계신가요, 엘마!



엘마 : 믿음을 잃은 사람을 감싸주는 것... 교회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이야.



엘마 : 너야말로 어째서 사람들이 이렇게 절망에 빠져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는 거 아니야? 지금 사람들에게 빛의 여신 말고는 의지할 곳이 없다고!



플로렌티아 : 아무래도 방주에 오른 사람들은 처음 했던 맹세를 모두 내팽개친 것 같군요!



플로렌티아 : 하층부 주민은 이미 우리를 한 번 포기한 신이 이제 와서 다시 우리를 받아줄 거라고, 그 신이 우리가 진정 믿고 의지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엘마 : 하지만 플로렌티아 너도 알고 있잖아!



엘마 : 아레스가 없는 방주는... 엘리시움은 제대로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사람들의 형편은 이미 충분히 나빠졌는걸!



엘마 : 신앙이 힘든 시간을 보내는, 상처를 받고 배고픔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한 줄기 희망을 건네주는 게 그렇게 잘못된 일이야?



플로렌티아 :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저는 당신을 믿고 있습니다, 엘마.



플로렌티아 : 당신은 당신의 신앙에 걸맞은 고결하고 선량한 마음의 소유자예요.



플로렌티아 : 하지만 교회는 당신 혼자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는 지금 이 방주를, 우리가 싸워온 모든 것을 뒤흔들고 있어요!



엘마 : 그렇다면 우리가 쌓아올린 것들이 지나치게 흐릿하고 허무한 탓이겠지...



플로렌티아 : ...



플로렌티아 : 당신도 폐하께서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나요.



엘마 : 곁에 있는 츠바메가 최근 맡은 임무 말인데, 전장을 소탕하는 게 아니라 아레스의 행적을 찾는 거 아니야?



엘마 : 그런데 나까지 명백한 결론을 내릴 필요가 있을까?



츠바메 : 플로라...



플로렌티아 : 예, 알겠습니다! 엘마! 우리의 생각이 이렇게 엇갈리고 있으니, 더는 대화를 진행할 수 없겠군요.



플로렌티아 :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 하기로 하죠. 생각해보니 우습게도, 전우인 우리 둘 사이의 대화는 지금껏 순조롭게 끝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엘마 : 아마 우리 둘의 상성이 맞지 않기 때문일 거야.



엘마 : 네가 교회를 방해하고 갈등을 격화시키겠다면, 나 역시 두고 보지만은 않겠어.



중년 경비 : 재상 각하, 엘마 님.



중년 경비 : 고위 사제단이 지금 이곳으로 오고 있다 합니다.



플로렌티아 : ...아무래도 조용히 움직이는 일에는 서툰 모양입니다, 엘마.



엘마 : 어떻게 그런...



고위 사제 : 플로렌티아 씨.



플로렌티아 : 이건 또 어디서 온 녀석이지?



플로렌티아 : 감히 방주 안에서 교회의 로브를 입고 있다니... 엘리시움의 법령은 내다 버린 모양이군.



고위 사제 : 흥, 신을 모독한 자 같으니. 당신들 그레스덴 제국은 지금까지 우리 빛의 여신의 자식들을 박해하고 탄압했소.



고위 사제 : 하지만 선제 아레스 로비나 폐하의 황은을 받아 우리 교단은 발전할 수 있었지.



플로렌티아 : 나는 처음부터 아레스 폐하께 너희 녀석들과 거리를 두라고 말씀드렸다. 하지만 폐하께서는 동생인 리코리스의 능력을 너무 믿고 계셨지.



고위 사제 : 리코리스 공주가 우리 교회의 성녀이긴 하지만... 이제 혼돈의 기운에 잠식되어 지금은 성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소이다.



고위 사제 : 이에 우리는 오늘 당신에게 통보하기 위해 왔소. 엘마 님께서 우리 교회의 새로운 성녀가 되실 것이오.



플로렌티아 : 내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군... 배은망덕한 녀석들 같으니.



플로렌티아 : 폐하께서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네 녀석이 자신의 여동생을 쫓아냈다는 사실을 아셔야 하는데...



고위 사제 : 뭐라 한들 아레스 선황께서는 이미 고인이 된 몸... 그저 여신의 곁에서 안식을 누릴 수 있길 바랄 뿐이오.



엘마 : 잠깐만요, 고위 사제님들!



엘마 : 저는 제가 성녀가 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는데요!



엘마 : 아직 리코도 깨어나지 못했는데... 전 그렇게 할 수 없어요!



고위 사제 : 교회의 공통된 결정인데다, 하층부 주민들 역시 엘마 님께서 성녀가 되는 것에 찬성할 겁니다. 게다가 성녀라는 자리는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만큼 영광된 자리 아닙니까.



엘마 : 아뇨, 이건 옳지 않아요! 만약 리코가 여신의 가호를 잃었다면, 지금 그녀의 상태는...



플로렌티아 : 알겠습니까, 엘마?



플로렌티아 : 당신 주위의 저들은 예전 류그나와 다를 바 없는, 권력에 눈이 먼 추악한 인간이라는 것을.



플로렌티아 : 저런 버러지들과 함께 대체 무엇을 추구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고위 사제 : 저런 무례한! 다, 당신이 삼군을 통솔할 수 있다 한들 우리에게 그따위 망언을 내뱉을 권리가 있다는 건 아니오!



고위 사제 : 우리는 여신의 대행자란 말이오!



플로렌티아 : 여신?



플로렌티아 : 네 녀석들 입에서 나오는 여신이란 이름은 그저 타인을 쥐어짤 때 내세우는 깃발일 뿐이지. 신의 입을 빌려 권력에 대한 욕망을 채우는 것이 추악하지 않다면 무엇이 추악하단 말이냐!



고위 사제 : 선황 아레스께서도 여신의 은혜가 있었기에 그 검을 쓸 수 있었던 것이외다!



플로렌티아 : 아레스 폐하께서는 신앙의 힘 따위에 의지한 것이 아니다!



플로렌티아 : 그건 신마저 굴복시키는 신념과... 모든 것을 짊어지겠다는 결심이었다!



고위 사제 : 이게 무슨! 화, 황금 기사라니! 이럴 수가!



고위 사제 : 선황의 친위대를 불러 우리를 상대하다니... 이게 무슨 의미요, 플로렌티아!



플로렌티아 : 이건... 내 결심을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플로렌티아 : 빛의 여신의 신도들이여.



엘마 : 너무 지나치잖아, 플로렌티아! 과거의 전우들에게 손을 쓸 셈이야!?



플로렌티아 : 제 마음속에는 이미... 전우 같은 건 없습니다...



플로렌티아 : 그저 엘리시움 계획을 방해하는 자와... 엘리시움의 맹우만이 있을 뿐!



플로렌티아 : 당신도 어느 편에 서야 할 지 잘 생각해보세요, 엘마.






고위 사제 : 에, 엘마 님... 상대는 플로렌티아입니다, 괜찮겠습니까?



엘마 : 그녀에게 공격받지 않게 할 테니 모두 등불의 보호 안에 모여주세요.



플로렌티아 : 강자 뒤에 몸을 숨기는 겁쟁이들!



엘마 : 난 지금 네가 하는 일을 용납할 수 없어, 플로렌티아!



플로렌티아 : 쯧... 어째서 당신의 힘을 엘리시움에 대항하는 데에 쓰는 겁니까, 엘마!



플로렌티아 : 어째서 저를 막는 거죠... 어째서 아레스 폐하의 유지를 실현하는 것을 막는 건가요!



엘마 : 플로렌티아...



엘마 : 아니... 넌 지금 고집을 부리고 있어! 어서 눈을 떠! 아레스 역시 네가 이렇게 변하는 걸 원치 않을 거야!



플로렌티아 : 제가 변하는 게 뭐 어떻다는 말입니까!



플로렌티아 : 폐하의 소망을 실현할 수만 있다면, 저는 제 모든 것을 바쳐도 상관없습니다!



엘마 : 지금 넌 너무 멀리 간 거야, 플로렌티아!



고위 사제 : 모두 보아라... 여신께서 저자의 광기 어린 얼굴을 모두 지켜보고 계신다!



고위 사제 : 이제 루시리스 교회는 플로렌티아 재상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겠음을 선포하노라!



엘마 : 안 돼요! 우리가 언제부터 정치에 참여할 권한을 갖게 되었죠!?



엘마 : 방주에 오른 그 순간부터 우리 교회는 정치에 참여하지 않으며, 도울 수 있는 사람을 돕기로 약속했잖아요!



고위 사제 : 그런 순진한 소리 마십시오, 엘마 님!



고위 사제 : 이제 우리는 충분한 힘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층부 백성이 우리를 지지하고 있는 이상, 저 고집불통 재상만 제거한다면, 루시리스님의 위대한 뜻을 실현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플로렌티아 : 소위 여신이라는 자가 한다는 게 고작 너희처럼 유치하고 가소로운 자들을 수단삼아 정치에 간섭하는 것이더냐!



플로렌티아 : 정말 믿을만한 가치도 없는 여신이로군.



엘마 : 아니에요... 우리가 이래서는 그 비열한 류그나와 다를 바가 없잖아요!



고위 사제 : '비열한'이라니... 어찌 그런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엘마 님.



고위 사제 : 류그나 님은... 과거 우리의 정신적인 지도자였습니다. 비록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닐지라도, 그분께서 우리에게 내려주신 교의는 지금까지 우리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고위 사제 : '신권은 곧 권력'!



고위 사제 : 권력을 손에 넣는다면, 우리는 여신의 목소리를 더욱 넓은 곳에, 그리고 더욱 먼 곳까지 전파할 수 있습니다!



플로렌티아 : 정신 차려요, 엘마! 그리고 당신 곁에 있는 그 동료들이 어떤 작자들인지 잘 살펴보세요!



엘마 : 싫어... 싫어! 어떻게 모두 이런 모습이 되어버린 거야! 아레스를... 아레스를 잃었다는 것만으로도...



엘마 : 어떻게 이런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 거냐고!



고위 사제 : 쓸데 없는 소리는 그만두십시오, 엘마! 자, 계속 우리를 지켜주십시오. 곧 원군이 도착할테니...



엘마 : 그만! 저도 참을 만큼 참았어요! 어떻게 이런 걸 신앙이라 할 수 있겠어요!



엘마 : 은혜를 베푼답시고 사람의 마음을 농락하고... 맹세를 저버리고 권력을 빼앗는 게 여신의 신도가 할 짓인가요!



고위 사제 : 으윽...! 쓸 데 없는 소리를!



플로렌티아 : 지금 깨달아도 아직 늦지 않았어요. 엘마, 절 도와주세요!



플로렌티아 : 우리가 함께한다면 분명 아레스 폐하의 소망을 실현할 수 있을 거에요!



엘마 : ...



엘마 : 안돼, 플로렌티아. 나는 너와 같은 길을 걸을 수 없어. 과거의 인연을... 그렇게 저버릴 수 없어.



엘마 : 너도 타인의 소망을 위해 더는 자신을 상처입히지 마!



엘마 : 더는... 네 그런 모습을 바라볼 수 없는걸...



플로렌티아 : 그런가요... 그렇다면 제 곁에는 누가 남아있죠? 이제 누가 남아있는 걸까요...



츠바메 : 플로라의 소망이 곧 내 소망이야. 네가 어떤 길을 선택하든 나는 네 곁을 지키겠어.



엘마 : 츠바메... 꼭, 꼭 플로렌티아의 곁을 지켜줘...



엘마 : 미안, 나는 너와 함께 할 수 없어. 그건... 어느 쪽도 마찬가지야...



고위 사제 : 뭐라고! 엘마, 이대로 가선 안 된다! 그건 배교 행위야!, 이 배교자 같으니!!!



플로렌티아 : 흥, 네 녀석들이 의지하던 자도 더는 견딜 수 없었나 보군.



고위 사제 : 오, 오지 마라!



플로렌티아 : 이제 네 녀석의 신앙을 시험할 때다! 너희가 그렇게 입에 달고 살던 신이 과연 너희를 구해줄지 아닐지... 똑똑히 지켜보겠다!



고위 사제 : 흥, 그렇다면 우리도 사양하지 않겠다!









고위 사제 : 아, 아이고... 재상 각하, 정말 같은 방주를 탄 사람을 박해하시렵니까...



고위 사제 : 루시리스 교의를 따르는 하층부 백성들이 좌시하지 않을 겁니다!



궁무 대신 : 이런, 이거 사제님 아니십니까. 어째 플로렌티아 님의 집무실에는 매일 귀한 손님들이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고위 사제 : 다, 당신... 분명 우린 이야기가 끝났지 않소이까...





궁무 대신 : 하여튼 신을 믿는 자들은 그 입을 한시도 가만두지 않는다니까.



궁무 대신 : 어쨌든 간에 너희가 오늘 재상 각하를 해하려 한 일은 다른 사람들이 전부 지켜보았다.



궁무 대신 : 루시리스 교회도 이제 끝인가 보군.



고위 사제 : 이 폭군, 반역자! 언젠가 네 녀석들에게 여신의 천벌이 있을 거다!



궁무 대신 : 기사들은 이 자들을 데려가라.



플로렌티아 :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궁무 대신.



궁무 대신 : 어떻게 하다니요? 당연히 이 반역자들에게 엘리시움의 철칙을 보여줄 생각입니다!



플로렌티아 :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한 가지 설명을 해주십시오. 어떻게 교회가 당신의 아들인 내무총관이 책임지는 비상식량을 챙길 수 있었던 겁니까?



플로렌티아 : 그 덕분에 노동자들이 기아에 시달렸으니, 저 종교쟁이 들이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셈이 됩니다.



궁무 대신 : 오, 제 우식이 아직 한참 모자라서 그런 걸 겁니다. 아마 어딘가 문제가 생겨 저 도적들이 식량으로 농간을 부린 거겠지요.



고위 사제 : 네 녀석들... 분명 이전에 우리와 손을 잡겠다고...




고위 사제 : 으윽!



궁무 대신 : 흥, 감히 이간질하려 하다니. 그대로 자신들이 믿는 여신의 곁으로 가는 게 좋겠구나.



츠바메 : 감히 이곳에서 살인을 하다니!



궁무 대신 : 좀 더 예를 갖추는 게 좋을 거다, 꼬마 아가씨.



궁무 대신 : 많은 맹우 관계가 작은 일을 참지 못해 깨지거든.



플로렌티아 : ...당신.



궁무 대신 : 좋습니다. 다른 의견이 없다면 이대로 친위대를 이끌고 가서 이 종교쟁이들을 몽땅 잡아들이겠습니다.



츠바메 : ...아무 상관 없는 사람들까지 잡아들이겠단 말인가!



궁무 대신 : 음? 방금 플로렌티아 님께서도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이 종교쟁이들은 대중을 미혹하고 우리 그레스덴... 아니지, 엘리시움 계획을 망치려 했습니다.



궁무 대신 : 우리 엘리시움 계획을 위해서라면 제 손을 피로 더럽히는 일 정도는 감수해야겠죠.



츠바메 : 정말 그렇게 할 거야, 플로라?



플로렌티아 : ...



플로렌티아 : 좋을 대로 하세요.



궁무 대신 : 지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시 플로렌티아 님과의 협력은 정말 옳은 결정이었군요.






기밀 부서



츠바메 : 플로라, 엘마 씨가 방주를 따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척후병의 보고를 받았어.



플로렌티아 : 아니, 그게 무슨... 그 사람도 아레스를 배우는 건가요, 허가나 상의도 없이...



츠바메 : 이미 척후병에게 그녀의 행적을 좇으라고 명령하긴 했지만, 아직 그에 대한 보고는 없는 상태야.



츠바메 : 그리고 엘마 씨가 편지를 한 통 보내왔는데.



플로렌티아 : 편지라...



플로렌티아 : ...



플로렌티아 : 알겠습니다. 척후병을 방주로 귀환시키세요. 이런 일에 더는 인력을 낭비할 수 는 노릇입니다. 계속해서 폐하 수색에 사람을 투입하세요.



츠바메 : 플로라, 어째서...?



플로렌티아 : 그녀는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돌아오고 싶을 때 스스로 돌아올 거예요.



츠바메 : 알았어, 분부대로 할 게.



츠바메 : 그런데...



츠바메 : 플로라, 지금 이 모습들이 정말 네가 보고 싶었던 모습들인 거야?



츠바메 : 그 추악한 녀석과 손을 잡는 건... 그런 방법은 한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사람들의 분노는 갈수록 커져만 갈 텐데.



츠바메 : 아레스 폐하가 걸었던 길을 플로라가 꼭 걸을 필요가 없잖아.



플로렌티아 : 츠바메, 한 가지 물어볼게요.



츠바메 : 응, 물어봐.



플로렌티아 : 만약 어느 날 제가 사라진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건가요.



츠바메 : 절대 그런 일이 발생하게 두지 않을거야!



츠바메 : 내가 살아있는 한, 목숨을 바쳐서라도 플로라를 지킬 거야!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플로렌티아 : 고마워요, 츠바메.



플로렌티아 : 당신의 대답에 전 굉장히 감격했답니다. 당신이 저를 위해 얼마나 큰 결심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어요.



플로렌티아 : 제가 아레스 폐하에게 바치는 충성은 당신이 제게 가진 그것과 마찬가지로 결코 단순한 종속 관계 같은 게 아니에요.



츠바메 : 그런 건가... 내가 플로라와 아레스 폐하 사이의 관계를 잘 몰랐던 것 같아.



츠바메 : 플로라가 어떤 선택을 하든 난 아무런 불만 없어. 설사 위험한 길일 지라도 반드시 플로라를 지켜줄게.



플로렌티아 : 아니오, 츠바메. 그래선 안 돼요. 이제부터 저는 당신을 저만을 위해 일하게 둘 수는 없어요.



츠바메 : 어, 어째서! 군대에서의 임무도 끝난 거 아니었어?!



플로렌티아 : ...당신은 더욱 큰 책임을 짊어 져야 해요.







진짜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