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현역들이 공익들을 비난하면서 항상 하는 얘기가


"어떤 공익은 근육질에 운동도 잘한다."

"내 주변에 어떤 공익은 나보다 더 건강하다."

"면제들은 겉보기에도 딱 아프다는게 티가 나는데 공익들은 멀쩡해 보인다."

"공익들 아프다고 군대 빼놓고서 막상 사회생활 할 땐 잘만 한다."

"정말 아팠으면 면제를 받았겠지"


이런 얘기 들임.


저 주장들에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근거가 바로 "겉보기엔 멀쩡해보인다"는 거야.


'겉보기에 멀쩡하다'->'겉보기에 멀쩡하니 실제로 건강할 것이다.'->'충분히 군복무 가능한데 수써서 군대 뺐을 것이다.'


이런 논리를 거쳐 공익혐오가 완성됨.


그런데 겉보기에 멀쩡하니 건강할거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편견이야.


겉보기에는 멀쩡해도 속이 썩어나가는 병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당뇨병, 심장병, 허리디스크 등등 심혈관계, 내분비계, 신경계 쪽의 질병들은 겉보기에 확연히 안드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야.


그런데 저런 질병들이 하찮다고 볼 수는 없지. 당뇨병은 까딱 관리 잘못하면 팔다리 잘라내야하고, 심장병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거고,


허리디스크는 최악의 경우 하반신불구까지 될 수도 있다.


신경계통 질병의 끝판왕인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역시 겉보기엔 멀쩡한데 당사자는 불에 타는 듯한 통증을 평생 느끼며 살아야 한다.


또 공익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공익들은 충분히 사회생활 가능하지 않느냐? 아프다는 이유로 병역 편하게 마쳐놓고서 사회에서 현역과 똑같은 대우를 받으려 드니 당연히 비난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논리를 피기도 해.


그런 논리대로라면 대장암 때문에 대장제거수술 받고 평생 장루(인공항문) 차고 다녀야 하는 사람도 겉보기엔 멀쩡하고 사회생활 가능하다.


콩팥이 한쪽밖에 없는 사람도 겉보기엔 멀쩡하고 사회생활 가능하다.


사고나 질병으로 다리 잘라낸 사람도 의족 달고 재활운동 열심히 하면 겉보기엔 멀쩡하고, 사회생활도 가능하다. 걔중에는 암벽등반을 하는 등 팔다리 멀쩡히 달린 사람보다 더 강력한 피지컬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


가벼운 수준의 자폐증도 겉보기엔 멀쩡하고, 사회생활 가능하다.


초기 암 환자도 겉보기엔 멀쩡하고, 사회생활 가능하다.


에이즈 환자도 겉보기엔 멀쩡하고, 사회생활 가능하다.


겉보기에 멀쩡하고, 사회생활 가능하니 군대에 가야한다는 논리면 저 사람들도 싸그리 군대에 처박아야할거야.


그런데 정상적인 사고가 가능한 사람이라면 저 사람들을 군대에 처넣어야한다는 주장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공익혐오의 원인은 "겉보기에 멀쩡하면 건강할 것이다", "사회생활이 가능하면 마땅히 군복무도 해야한다."는 잘못된 사회적 편견에 기초해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