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에 푸른 눈동자를 가진 소년이 거실에 누운 상태로 배를 벅벅 긁고 있었다.
소년의 피부처럼 하얗고 뽀얀 티셔츠와 아슬아슬하게 주요한 부위만 가리는 짧은 검은바지를 입은 소년은 누운 상태로 고개를 돌리면서 데오노라를 바라보았다.



천하태평하게 누워 있는 소년과는 반대로 소년의 눈동자에 담긴 데오노라는 뭔가 불만이 있지만 참는 듯한 표정으로 소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러한 데오노라의 얼굴을 읽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읽을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 소년은 데오노라를 향해서 무심하게 단 2글자만을 말하였다.


"밥 줘"


소년의 무심함에 데오노라는 뭔가를 꾹 참는 표정으로 소년에게 간청하기 시작했다.


"저...벨아, 약속한대로 한 달이 지났는데.... 이제 일 좀 해주면 안 되겠니?"


데오노라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소년은 적박하장으로 오히려 데오노라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가벼운 욕과 함께...


"아 씻팔! 작가 새끼가 소설을 써야 내가 일을 하든지 말든지 할 거 아냐?
군소리 말고 밥이나 차려!"


소년...아니 벨이 화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데오노라는 여전히 벨에게 저자세로 물어 봤다.


"일을 구할 생각은 있는 거야? 저번 주에도 그렇게...."



"아이~씻팔!!!"


이어지는 데오노라의 말을 벨이 욕설로  끊으면서 데오노라를 향해 일어서는 것과 동시에 갑자기 허공에서 나타난 뚝배기를 손에 쥐었다. 


"뚝배기 맛 좀 볼래?"


벨이 허공에서 나타난 뚝배기그릇을 데오노라의 대갈통을 후려칠 것처럼 들면서 말하니,
왠지 데오노라의 눈에는 왠지 모 만화의 초록색공룡과 벨이 겹쳐보이는 듯했다.


'좆같은 도마뱀 새끼....아 내 새끼구나....'


그런 생각 하면서 데오노라는 밥을 차리기 위해서 등을 돌리고 부엌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런 데오노라의 눈에는 이슬 같은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런 데오노라를 향해서 뱉어진 벨의 말은 위로는커녕 오히려 협박이었다.


"마왕님에게 꼬지르거나 하면 아버지 아동학대 죄로 체포되는 거 알지? 처신 잘하라고"


데오노라가 떠나고 둘리 혼자 남은 방에 델에라가 들어오더니 벨을 향해서 인사하기 시작했다.


"어이 벨"


"델에라 어서 오고"


델에라의 인사를 받아준 벨의 안 좋은 표정을 보고 델에라는 벨에게 물었다.


"아침부터 왜 이렇게 죽상이야?"


"아버지가 꼴 받게 하잖아 씨팔 아동학대범 새끼가"


"ㅋㅋ"


아까부터 벨의 입에서는 그 고결한 듯한 모습과는 반대로 욕설이 튀어나오고....


그리고 데오노라는 초성을 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한 거냐?


아니 이거는 별로중요하지는 않은 일이고....
델에라는 드래고니아의 특산품이라고 할 수 있는 드라네 론티와인과 와인잔을 한 손에 쥐면서 벨에게 권했다.


"드라네 론티 한잔 할래?"


"좋지 한 잔 따라줘"


벨이 델에라를 향해서 손을 뻗자,
델에라는 그런 벨을 음흉한 눈빛으로 쳐다 보면서...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포식자의 눈으로 쳐다 보면서 벨을 손에 와인잔을 따라주더니 자기 잔에도 와인을 한 가득 들이붓기 시작했다.


드라네 론티가 와인잔에 들어차자 향기롭고 감미로운 향기가 방에 가득 찼다.


간혹 향기만 좋고 맛은 쓰기만 한 와인도 있지만... 드라네 론티는 그런 와인들과는 다르게 그 맛 또한 일품이다.


허나 드라네 론티의 진정한 진가는 그 향기나 맛이 아닌 바로 그 효능


드라네 론티의 향기를 맡기만 해도 그 향기를 맡은 몸은 전신이 성감대가 되어 버리는 강렬한 쾌락에 노출되고...
만약 드라네 론티를 마신다면 드라네 론티의 안에 있는 마력에 영향으로 눈앞에 있는 상대와 아이를 만들고 싶어 하는 욕구.... 쉽게 말해서 앞에 있는 사람과 교미가 하고 싶어진다.


말 그대로 섹x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술.....
몬무스가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서 만든 수많은 술 중에서 독보적인 술


허나 호사가들은 그런 위험부담에도 불구하고 한 번쯤은 먹어보고 싶어 할 만큼 인기 있는 와인이다.


벨은 그저 향이 좋고 맛이 좋은 와인으로 알고 있고..... 
델에라는 다르다.....


그리고 그런 드라네 론티를 재배하고 관리하는 것은 바로 데오노라....
그런 데오노라가 드라네 론티의 효과를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런 데오노라가 델에라의 속셈을 모를 리가 없었다.


"응?콜록콜록 이게 무슨 냄새야?
이 냄새는 드라네론티!"


드라네론티의 냄새를 맡은 순간 데오노라의 머릿속에서는 벨이 정조를 잃어버릴까 봐 경종이 울리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주방에서 거실로 달려갔다.


아니 이 경우에는 '날아갔다'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순식간에 거실로 들어온 데오노라는 벨의 손에 쥐어진 와인잔을 빼앗고는 말했다.


"벨!!! 여가 절대로 드라네론티 곁으로는 가지 말라고 했지 않느냐!! 위험하다고!"


화를 내는데오노라를 바라보는 벨의 모습은 얼피봐도 정상은 아니었다.


취한 듯이 붉어진 얼굴에 비틀거리는 몸 그리고 '하아...하아...'거리는 거친 숨결....
누가 봐도 취한 사람의 얼굴과 몸짓 그리고 교성이었다.


벨은 풀린 듯한 눈으로 데오노라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하읏..... 마시지는 않아서 괜찮아... 신경 끄흐읏.... 끄..끄고 밥이나 해으응"


말을 마친 후에 벨은 덥다면서 티셔츠를 어깨까지 내리자,
분홍빛이 도는 벨의 새하얀 어깨가 들어났다.


그 모습이 아슬아슬하게 가려진 하반신과 더불어서 벨을 더욱더 매혹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벨을 델에라가 볼에 홍조를 띄우고 입술을 혀로 햝으면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벨과 델에라를 보면서 데오노라는 생각에 잠겼다.


'마시지도 않았는데 드라네론티의 효과에 걸려 버렸잖아!
만약 여가 이 자리에서 벗어난다면 저 불여시같은 델에라가 곧바로 벨을 노릴 것이 분명해!'


"그렇게는 안 된다 벨!!
아직 너는 여의 자식이야!!"


데오노라는 부모의 마음으로... 아마도,
벨을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위해서 왜지 모르게 옆에 있던 물이 가득 찬 양동이를 들더니 그것을 벨과 델에라에게 뿌렸다.


"야야 데오노라, 지금 뭐..."


갑작스럽게 온몸에 물을 뒤집어쓰자 그 충격으로 델에라와 벨에게 걸려 있던 드라네론티의 효과가 날아가 버렸고,
온몸에 물을 뒤집어쓴 벨과 델에라는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데오노라를 쳐다보다가 피식 웃었다.


"선 넘네..."


그 말하고 나서 벨은 데오노라를 올려다 보면서 한 손에는 뚝배기그릇을 들고 천천히 데오노라의 앞까지 걸어왔다.


데오노라는 무방비상태로 벨을 쳐다보고 있었다.


옷이 물에 젖자 벨의 몸의 가리고 있던 하얀 티셔츠는 제 역할하지 못했고....
물에 젖어서 반쯤 투명해진 하얀 티셔츠 너머로 매혹적인 벨의 허리와 가슴팍이 비췄기 때문이다.


그리고 데오노라의 시선은 벨의 가슴팍에 머물렀다.
데오노라는 흥분한 것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말했다.


"분...분ㅎ"
 
아니 말하려고했다.
그 순간 갑자기 들어온 뚝배기만 아니었다면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깡!'


벨의 맨살을 보느라 방심하고 있던 데오노라의 뚝배기와 흑빛으로 광이나는 뚝배기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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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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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끅!"


악몽을 꾼듯 침대에서 상체를 들어 올리면서 큰소리로 놀라는 데오노라
그런 데오노라의 뺨에 홍조가 들어찬 것은 착각이 아닐 것이다.


잠에서 깨어난 후 시간이 지나자 데오노라는 여러 가지의미로 흥분을 가라앉히고 벨이 자는 벨의 방으로 걸어가서 확인하기 시작했다.
벨의 정조와 동정이 안전한지..... 
 
다행스럽게도? 벨의 하반신은 안전한 것처럼 보였고 그에 안도감을 느낀 데오노라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후 날이 밝자 데오노라는 드래고니아의 왕궁에서 일하는 모든 자에게 어명을 내렸다.


드라네론티를 절대로 벨 주위에 있게 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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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래고니아왕성에 있던 모든 뚝배기들을 버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