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우.... 오늘도 무사히 들키지 않은간가....?


'찌이이익.... 찰칵'


무언가 찢어지는듯한 소리. 그리고 그 끝의 찰칵. 

이건 하나뿐이다.


'제길... 들킨건가... 은신처로 들어가기 전으로 시간을 

돌려버리다니.....!'


선택의 여지란 사치다. 다시 은신처로 뛰어야 한다.


한참동안 값비싼 체력을 소비한 결과인지, 아직 아무도 없는

은신처에 도달했다.


'헉....헉.... 다행히 아직....'


'아핫~ 이런데 숨어있으니까 제가 못 찾는거였죠!'


은신처 앞에서 놈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 은신처 앞에서

숨어있었다.


언제,어디서나 제딴에는 무표정이지만 웃고있는듯한 표정.

말투나 성격에 안 어울리는 19세기의 검정색과 회색을 

토대로 한 금빛 장식이 있는 신사복과  높은 실크햇, 금빛 

신사 지팡이에 한손에는 금빛 회중시계.그리고 장발에다 

금발. 마지막으로 초점없는 금색 눈. 이놈 때문에 노란색만 봐도 환장하겠다.


'젠장.... 결국... 다시 마주쳤어....'


난 절망적인 기분에 이런말이 입에서 새어나왔다.


'아뇨아뇨아뇨~ 결국 다시 마주쳤어....가 아니라~흐읍.....' 


흥분이 주체되지 않으시는지 심호흡을 하신다.


'하~ 그래, 드디어 다시 만났네! 라고 하셔야죠~'


섬뜩하다 싶을 정도로 언제나 웃고있는 저 얼굴.


난 저 얼굴이 너무나 싫다.


놈은 지팡이로 허공을 두드리듯이 휘젓다가 갑자기 

지팡이를 시공간을 찢어버렸다.


그리고 어디서 나오는지 모를 힘으로.... 날 안으로 끌고 가

버렸다.


.

.

.

.

.


'이보게! 결국 돌아왔구만! 다른놈들보단 오래 버텼어,

한 1년?'


노인네다. 이 감옥에서 최연장자라고 한다. 그렇기에

탈출하려는 사람을 도와주기도 하고 감옥에서 생활하는

팁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리고 나 역시 이 노인네의 도움으로 탈옥에 성공했었다.


'너 탈옥했데니까 그 금발년 웃고 있는데 싸악~ 살기가

서리는게 얼마나 무서웠는지 아는가?'


노인네는 탈옥했다가 다시 잡힌 나를 조롱하고 있는게

아니다. 그나마 감옥의 살가운 점을 보여줘 위로하려는

것이다.


그나마 헛웃음이라도 나오니까. 하긴 진짜 감옥도 아닌데.


이곳은 바깥에서의 자유가 박탈당할뿐 이 안에선 자유로운 

곳이다. 아니 낙원이다. 먹을것 나오고, 운동시설에 오락시설

까지. 물론 무료로. 이쯤되면 여긴 무슨짓을 하면 들어오게

되는지 궁금할 것이다.


난데없게 들리겠지만 이곳엔 몬무스와 가장 밀접히 관련된

기관이다.


몬무스 중에서 일부는 인간과 거래를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종족이 있다. 데몬의 하위종인 서큐버스와 인큐버스....

그리고 알프. 하지만 이들은 딱히 자연의 어쩌구가 아니라

자신들이 이렇게 진화한 것이다.


하지만 몬무스 중에 아주 강력하고 위험한 마법을 일상처럼 사용하며 고로 마력소모가 음식 섭취따위로는 충당되지 

않는 몬무스가 있다.


시간술사.


이 종족은 엄연히 인간이 아니지만 외형만큼은 인간이다.

물론 성격이 겉잡을 수 없다는 것과 확연히 핏줄이 다르고

눈에 초점이 없는 것으로 구별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몬무스라 불린다. 엘프와 비슷한 케이스.


어쨌든 이들이 사용하는 '아주 강력하고 위험한 마법'은

공간을 자유자재로 이동하는 것과 시간을 조종하는 

능력이다. 그럼 시간술사 하나하나가 신급 존재냐고 할 수

있지만 자연이 이들에게 건 패널티인지 이들은 사람 한두명

정도의 운명은 바꿀 수 있지만 그로 인해 큰 파장이 일어나 

여러명의 운명이 바뀌는 상황일땐 능력을 사용할 수 없다.

결국 세상에 별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분명 위협적이지만 신급 능력은 아니라는거.


어쨌든 이런 시간술사들과 데몬족이 살아가는법은 이렇다.


둘 다 인간과 어떠한 계약을 맺는다. 서큐버스는 설명이

 필요없고, 시간술사는 계약자가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을 대가로 계약자가 원하는 시간대로 돌려준다. 

기억을 유지한채로. 계약자가 원하는 결과가 됬든 되지 

않았든 계약자는 소원을 들어줘야 한다. 그리고 시간술사는 이를 이용해 정기를 얻는다.


이렇게 어느 몬무스와의 계약이든 계약을 깨게 되면,

이곳에 수감된다. 딱 잘라 말해 계약자들이 사회적 매장을

당하고 이곳에서 말이 자유지 정기나 마력 공장이자

계약했던 몬무스의 성노예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난 그 금발의 시간술사...

와 계약을 했었다. 내 약혼자를 살려달라고. 강도와 만나기

전으로. 난 그렇게 강도와 만나기 전에 약혼자를 데리러 

가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나는 아슬히 나타난 강도에게

칼을 맞아 반병신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 시간술사에게 가서 이야기했다. 다시 시간을 돌려달라고. 하지만 시간술사는 그것은 안된다고 했다. 

똑같은 시간대로 또 돌리는건 불가능하다고. 그러자 나는

바보같은 소릴했다. 후회된다. 나를.... 당신에게 처음

부탁하기 전으로 돌려달라고. 시간술사는 자신의 약혼자를

구하려다 반병신이 되자 다시 돌아가려는 나를 조롱하지도

혐오하지도 않고 그 웃고 있는 얼굴을 한 채 되돌려 주었다.


그리고 시간술사가 대가를 받으러 왔다. 대가는 간단했다.

자신과의 교제. 하지만 나는 어째선지 이 모든게 부당하다

여겼다. 결국 치욕스러운 기억 말고는 얻은게 없으므로.

내가 자초한 것이고 이 시간술사가 나를 위해 시간을

한번 더 돌려주었다는것을 기억하지 못했나보다.


그렇기에 나는 저항했고 이 시간술사에게 무력을 

사용하려다 제압당했다. 시간술사는 기회를 한번 더 주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차버리고 한번 더 덤벼들었고....

그 회중시계로 어린아이가 되버려 이곳에 끌려왔다.

이후 다시 시간술사가 내 원래 나이로 복구하고 

이곳에 몇달간 있다가, 노인네의 도움으로 탈출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다시 잡혀왔고.


나는 방에서 절망적으로 앉아있었다. 일어설 힘이 없었으며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찌이이이익.'


시공간이 갈라지는 소리다. 시간술사가 온 것이다.


어느새 그놈은 내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있었다.


'당신 성격에 이곳에 가만~히 있을거라 생각은 안했지만....'


천천히 나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그래도 이렇게 다시 오셨으니 그걸로 된거겠죠?'


내 턱을 잡고 입을 맞추려 한 것 같지만 난 얼굴을 피했다.

그러자 아예 내 품에 얼굴을 파묻고 부비대다가는  다시 

일어나 말했다.


'흐음~하... 최고야....'


그리곤 다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전 당신을 강간할 생각 없어요~ 더욱 날 싫어할테니깐.'


실제로 저놈은 날 강간할 권리가 있지만 그러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자신을 싫어하는것을 두려워한다는게

절대 사실처럼 들리지 않았다.


'그러니까....한번더 기회를 드릴게요~ 저와 짝을 

맺으실레요? 아니면......'


난 침을 삼켰다. 내가 약혼자를 포기했지만.... 그녀를

두고 다른 여자와 만나진 않을 것이다. 꼭.

하지만 시간술사의 눈이 점차 변하고 있었다.

그리고 두려울 정도로 광기가 찬 목소리가 나왔다.


'다른 씨싸게 새끼들처럼 정액 공장이 될래요???'


난 그대로 얼어붙었다. 하지만 거절했다. 그러자 눈에서

광기가 사라졌다. 하지만 안심할 순 없었다.


'지금까지... 제 배려로... 죄수지만 누릴거만 누리며 

이곳에서 사셨어요~'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고마움은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내일부터 그딴거 없고 다른 놈들처럼 바쁘게 

생활하실거에요~'


또다시 몸이 얼어붙었다. 그러자 시간술사가 다시 말했다.


'아시겠어요???'


난 나도 모르게 존댓말이 나왔다.


'ㄴ...네.....'


시간술사는 웃음을 짓더니 다시 사라져버렸다.


나는 울고 싶었다. 하지만 울 수 없었다.


이 망할 인생은, 어디부터 잘못된걸까.











오랜만에 도감이 아니라 소설이다.... 뇌절작품하나 썼다가

자괴감으로 살자(의 거꾸로)했는데 시간술사가 

시간 돌려줘서 살아남...ㅋ 보다보면 아시다시피 

금발,실크햇 설정은 쿠키런의 시간지기쿠키서 따온거고

나머지 설정은  제가 약간 바꿔서 썼습니다.

안대 대신 초점 없는 눈이라던지......

얜 엔딩까지 가겠네요 쓸 맛이 나.